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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얘기.
책을 읽을 때 문맥파악능력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듯이,
제 경우 영상매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심히 부족하기 때문에...ㅠ.ㅠ
(사람얼굴 잘 못 외우고, 복선 깔아 주는 거 다 놓치고, 앞뒤연결 잘 안되고...등등...)
일단은 '집중' 이 안되니, 도저히 티비 앞에 앉아있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지루해지면, 자꾸 옆에 있는 만화나 소설로 손이 가고...
반면 저희 남편은 티비광 영화광입니다.
저는 아는 연예인 이름을 열손가락에 꼽는데,
남편은 아마 모르는 연예인 이름을 열손가락으로 꼽을겁니다.
드라마도 제법 좋아하는 편이어서,
처음 결혼했을 때는 저를 붙들어 앉혀 놓고 강의(?)도 몇 번 했었어요.
저 사람은 누구고 이 사람은 누구고~ 쟤랑 얘는 무슨 사이고~ 어쩌고~
그래서 저도 남편에 대한 애정으로 취향 차이를 극복해 보려 애썼지만, 천성이 어딜 갑니까-.-;;
(게다가 자기는 내가 좋아하는 만화, 유치하다고 무시하면서-_-)
한동안 포기했나 싶었는데,
이 남자가, 그 '파리의 연인' 을 한번 보라고 종용하기 시작하더군요.
재밌대~ 난리래~ 그러면서, 스토리 설명까지;;
그래서 이번 주말에 드디어 처음으로 열심히 시청했답니다.
남편, 당직중이었는데도 보고 있냐고 확인전화까지 하더군요^^;;;
감상은 뭐....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일요일 방영분에서, 그 회장님 대사 중 하나가 영 거슬리더군요-.-;
"자식이라고 하나 있는 게 발목의 족쇄구나." ....뭐 그런 대사 있었죠.
'자식이라고 하나 있' 다는 건, 필시 당신 말을 안 듣는 아들자식 얘기겠지요.
아니 그럼,
지금 당신 눈앞에서 당신을 아버지라 부르는 저 여자는 당신 자식이 아닌 겁니까?
하늘에서 떨어졌대요?
딸자식은 자식도 아닙니까?
물론 드라마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이었는데도, 저는 이 대사가 그리도 앙금처럼 남습니다.
그 대사 자체보다도, 그런 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으로' 쓰인다는 사실이 싫었네요.
저희 부모님은 저와 제 남동생을 손톱만큼도 차별 않고 키우셨기 때문에,
저는 꽤 클때까지도, 딸아들 차별이란 무슨 조선시대 얘긴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들어가서 다른 친구들과 속내 털어놓는 얘기 하다가, 얼마나 황당했던지 몰라요.
설마 요즘 자라나는 아이들 또래에서야 그런 일 없으리라 믿습니다만,
저~기 아래, 먹을 거 가지고 차별당하셨던 분들 얘기 들으니 제가 다 속상합니다...ㅠ.ㅠ
더군다나 같은 여자끼리 엄마가 딸에게 여자라는 이유로 설움을 주다니,
아무리 관용을 가지고 생각해보려 해도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안되네요.
우린 절대 그런 엄마 되지 맙시다!! (불끈)
그리고, 연인들간에 '애기' 라는 호칭 사용하는 일 있지 않나요?
'우리 애기' 소리는...저도 남편한테 아직까지 가끔 듣는데...((((((-_-) (<-도망간다;)
알고보니 경상도 사람들이 그런 말 잘 쓰더라구요.
시부모님도 처음부터 애기라고 부르시고-.-;;
저는 워낙 맏딸기질이 강한 사람이라, 처음에는 간지러워서 죽을 뻔 했네요.
요즘에는 완전히 적응이 되어서, 오히려 가끔 안 해주면 좀 섭섭하더라는...^^;
하지만 우리 남편은 귀엽기나 하지, 그 박신양이라는 사람은 아저씨같이 생겨가지구서-.-;
(팬이신 분들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 여자주인공도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불만도 많다;)
남자주인공 페이스에 실컷 말려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가서는 뒤로 빼면서 '난 당신한테 짐만 되는 여자예요~' 하는 식이라니.
게다가, 그 젊은 친구(...이름 다 잊어버렸다;;)한테 이성으로서의 감정이 없다면,
다른 데서 좋은 사람 만나 잘먹고 잘살수 있게끔 확실하게 끊어줘야지요.
자기 좋다는 남자한테 '우리 친구로 지내자~' 라니, 그건 정말 잔인하고 생각없는 짓이라구요.
오히려 그 부잣집 딸래미가 딱하더군요.
주인공 아가씨는 전혀 잔머리 안굴려도 저절로 남자가 꼬셔지는데,
이 딱한 아가씨는 그 마음고생을 해도, 세상 어떤 남자가 저래가지고 꼬셔질까 싶네요ㅠ.ㅠ
...역시 저는 보는 눈이 삐딱해서라도, 저런 픽션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무리일 듯^^;;
1. 멍이
'04.7.12 4:24 PM (211.169.xxx.157)그 회장님이 말한 "하나뿐인 자식"이란 말은 대단한 복선이자, 드라마의 비밀을 담고 있는 대사 같던데요..(나는 기주홀릭..ㅋㅋ) 거기서 말하는 하나뿐인 자식이란.. 자신의 딸을 말하는 거일거에요.. 박신양이 정애리의 자식이라는게 출생의 비밀이라고 하던데요...^^
2. 생크림요구르트
'04.7.12 4:31 PM (218.145.xxx.189)앗...그, 그렇습니까^^;;;; 쑥스러워라 깨갱~ (꼬리말고 도망치기;;)
3. 저두
'04.7.12 4:44 PM (211.180.xxx.61)마저요.
거기서 말한 하나뿐인 자식은 "정애리"를 뜻함.
그 드라마가 인기긴 인기고 나두 즐겨보는데 좀 억지스럽긴해요.
1. 거기서 박신양이 일을 무척 열띠미하는 사장처럼 나오는데,
무슨 굴지의 자동차회사 사장이 그렇게 한가합니까?
2. 이런류의 드라마 여주인공은 왜 다 대개 고아이고, (골치아픈 친척이나,
오빠가 있고) 보통이상으로 가난합니까?
나도 가난했지만 집 상태가 그정도는 아녔는데... ㅋㅋ
3. 첨에 자세히 못봤는데, 강태영은 왜 파리까지 가서 고학유학생활
했나요? 뚜렷한 목적도 없이?
한국와서 별루 하는것도 없이 알바족으로 살면서?
4. 다른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중역 회의장면이 영 엉성합니다.
회장, 사장이 한두마디하고 '오늘회의는 여기까지'하고 끝내죠.
딴지는 계속된다. ㅋㅋ4. veronica
'04.7.12 4:45 PM (211.251.xxx.129)앗....반갑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또 있군요. 전 다른 영상매체는 다 매우 적극적으로 수용하는데 유독 TV 드라마는 수용이 안됩니다. 하도 여기서 파리의 아침? 파리의 연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저 아래 펌글 줄거리 읽어봤는데 그것조차 집중이 안되어서 못 읽었다는....
이상하죠....뭐라고 전달하기도 힘들었는데 쌩크림님이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그저 감사.....
ㅋㅋ5. 저기요^^
'04.7.12 5:04 PM (211.225.xxx.81)저희가 가게 문을 닫고 들어오는 시간이 지금인데 번번히 이렇게 그러시면 저희 스트레스받아요
라고 말하면
저희는 자는시간이 지금인데 번번히 이렇게 그러시면 저희 스트레스받아요
라고 말해주세요.
아무리 늦게들어와도 새벽은 새벽이건만... 개념이없네요.6. 헤스티아
'04.7.12 5:13 PM (218.144.xxx.241)흐흐흐 반가워요^^저도 한달에 티브이 한시간 보던 족속이었어요..^^
결혼하니까 남편은 아예 깨어있는 시간 전부와 잠들어 있는 시간 상당시간을(타이머를 맞추어 두고 꺼지게 하고, 아침엔 티브이를 한시간동안 이상 틀어두어야 일어남) 티브이와 더불어 지내더군요. 헉스~
생크림요구르트님만큼은 아니어도, 어릴적부터 만화를 참 좋아해서, 시간 비면 만화 빌려서 동생과 정답게 만화 보고, 책읽고, 음악듣고 했었는데 도통 적응이 안되더군요... 으~ 시끄러...
결혼하고 어쩔 수 없이, 주말마다 사극을 봐 주고,,, 점차 주중에 월화, 수목 드라마도 (따로 떨어져 있을 공간도 없으니) 보게되다보니, 작년 5월에 결혼했는데, 이젠 티브이 보면 조금씩 '감'이 오더군요..ㅋㅋ 그래두.. 남편없으면 음악듣고, 하고 싶은 데로 하는데, 남편만 오면 항상 티브이를 켜 두니, 음악도 못 듣고, 쬠 불만이에요.. 아기(100일이 얼마 남지 않은)에게도 별루 않좋을 거 같은데...말이에요..
베로니카님도 반갑구요...
다만 파리의 연인은 마치 일본 순정만화 한편을 보는 것 같아서 나름대로 즐기며 보고 있답니다. 어제 제가 드라마 보면서 "ㅋㅋ"웃었더니, 남편이 신기해 하더군요. 드라마 보면서 웃는거 첨 본다고...7. 저두님 답
'04.7.12 5:30 PM (221.138.xxx.104)3. 저도 첨부터 잘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태영이 대사중에 이런 말이 나왔어요.
울 아버지는 영화촬영기사였는데 딱 1주일 파리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마치 거기 아주 오래 있었던 것처럼 늘 파리얘기를 했다.
(요새 떠도는 글이 사실이라면 정애리와의 로맨스 때문에 더 파리에 사무쳤겠지요...)
자기가 아버지 말을 잘 못 알아들으면 네가 파리에 다녀와야 나랑 말이 통하는데...
그러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아버지를 추억하기 위해서 달라빚을 내서라도 파리에 다녀온 거 같습니다.8. 저두
'04.7.12 5:42 PM (211.180.xxx.61)앗, 그랫었군요. 친절하신 답변감사합니다.
또 딴지하나. 김정은 머리스탈좀 바꿨으면 좋겠어요.
뒤로 묶기라도 하던지... 요즘같은날 넘 더버 보여요.
정애리는 나이 먹은것은 이해하겠는데, 얼굴이 여~엉 이상하대요?9. 여주댁
'04.7.12 6:15 PM (222.99.xxx.112)엊저녁 '파리의 연인'을 남편과 같이 보면서 문득 내가 한마디 한게 생각나서 적습니다.
" 이런 로맨틱 드라마를 결혼전에 봤어야지 맨날 무협소설이나 중국활극만 보다가 이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이제서야 이런 공부? 해봐야 별볼일 없는 이 나이에야 러브스토리를 좋아하게 되다니이..."
"그러게..."
아들 하나 군대보내고 나란히 누워 tv보며 나누는 대화입니다.
참고로 남편역시 레터홀릭 거의 중증입니다. 손에서 인쇄물을 떼지 못하죠.
대체로 인간사의 모든 애환에서 떨어져 있어보여 담백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긴데 많은 사람과의 공감대가 부족하니 자신은 어떤지 몰라도 어리버리해 보입니다.
그러니 약간의 오점이 보이더라도 드라마도 보고 웃기도 하며 사는게 어떠신지요.10. 야옹냠냠
'04.7.12 6:38 PM (222.99.xxx.27)드라마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의 줄거리도 뻔하고 대사도 맨날 그게 그거고.. 그래도 한 번 보면 꼭 다음편을 찾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
저는 대장금을 그런 식으로 열심히 보았는데요. 중반 이후 이야기 흐름이 끊기고 억지스러워지고 난 후에도 안 볼 수가 없더라구요. 의리 하나로..ㅋㅋ
대장금 이후로는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없어 요즘은 뉴스(것두 앞부분만)만 잠깐 보는데요. 요즘 드라마가 좀 재미 없는 것 같긴해요. 예전의 '그대 그리고 나', '장미와 콩나물', '바보같은 사랑' 이런 건 참 재미있게 봤는데..11. 저랑...
'04.7.12 6:50 PM (221.138.xxx.104)야옹냠냠님이 좋아한는 드라마가 정확히 일치하네요.
거기다 덧붙인다면 '꽃보다 아름다워' '아줌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등
특히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라면 꼭 봐요.
(제목이 생각안나는데 이영애랑 손창민 주연했던 드라마도 보면서 눈물 엄청 뽑았었지요)
저는 사실 텔레비전을 잘 안봐요.
보는 것만 보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하지만 드라마처럼 보기 쉬운 것도 없어서 지나가다 몇 분만 봐도 스토리 파악이 금방 되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드라마 얘기하면 대화에서 빠지지 않지요.
그럼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드라마를 보냐고 하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본 드라마는 별로 없어요.
그래서 첨에 생크림요구르트님이 드라마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해서 에이~~ 설마 했는데 글을 읽어보니 그런 사람도 있구나 싶어 신기하네요~~~12. lyu
'04.7.13 12:36 AM (220.118.xxx.14)개그 콘서트에 이런말이 나오데요,
'개그는 개그일분 따라하지 말자'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열받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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