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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란 ..자식이란..

none 조회수 : 1,351
작성일 : 2004-07-11 15:32:51
저두 님들처럼  자유게시판에 재미있는 에피소드 올려서 즐거움을 드리고 싶은데
항상 여기에는 얼굴도 감추고 답답할때 찾게 됩니다.

전 좀 있으면 두돌되는 아기를 둔 엄마닙다
하루하루 아기랑 씨름하면서 그래도 우리아기가 세상에서 젤 이쁘다고 생각하고 살고있죠

저흰 시부모님은 지방에 사시고 친정부모님은 가까이 사십니다.
울애기가 첫손주이고 해서 저희 친정부모님이 아기를 저 이상 이뻐하세요
거의 매일 보러오시고 어디 간다고 하면 직접 차로 다 데려다 주시고...
여기 보면 연년생도 혼자서 키우시는 맘들 많으신데 전 진짜 팔자좋죠

근데 이런 관계가 좋지만은 않을떄도 있어서요
제 입장에서 볼때 간섭이라고 느껴질때도 있고요

매일 전화해서
애기 어제 몇시에 잤냐 오늘 언제 일어났냐
밥은 얼마나 먹었냐
그냥 제가 대강 잘 먹었다고 하면
멀 얼마나 먹었냐 넌 항상 잘 먹었다고 하드라
걔 먹는거 보면 영양실조 걸리겠다

사실 우리 애기 안 먹을때도 있지만
먹을땐 잘 먹구 데리고 나가면 개월보다 크다는 소리 많이 듣거든요

한 마디로 제가 애키우는거 못미더워하시는 거 같아요
가까이 살고 자주 보긴 하지만
엄마아빠 다 바쁘게 사시는 분들이고 해서
전 가까이 친정있어도 애 맡기고 친구 만나적도 없구 미장원도 1년에 한 두번 갈까말까에요
머랄까 시간도 잘 안 맞고 전 가끔 애 맡기려고 하면 엄마가 좀 어려워 하시고 선뜻 그러마 안 해주시니깐 저두 그냥 부탁안하게 되고
제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겠지만 이게 좀 불만이기도 하고요

어젠 친정 어머니랑 애기 데리고 목욕탕에 갔는데
애가 욕탕문을 열고 들어서니 더운김이 싫은지
계속 저한테 안겨서 우는거에요. 평소에도 조아하진 않았지만 제가 보기에 오늘 여기서 목욕하기 힘들겠다 싶드라고요
그래서 일단 데리고 나와서 탈의실에서 놀아주고 있는데
친정엄마가 애 데리고 들어오라고 합니다.
할 수 없이 데리고 들어가 내내 우는 아이 대강 씻기고 나왔습니다
사람들한테 민폐끼치며 전 씻지도 못하고 그냥 나와서 내내 우는 애 옷입히고 밖에 델리고 나오기 바빴죠

그 일로 친정엄마는 저한테 제가 멀쩡한 아이 겁쟁이 만들고 엄마가 애 잘 달래주지도 못한다는 둥
한 마디로 애 잘못 키운다고 한바탕 하셨죠
그러다 저두 몇마디 했더니 성질핀다고 머라 그러고
친정에 있어봤자 계속 엄마 잔소리 들을터이고 저두 기분이 그렇고 해서
시간두 좀 늦었지만 애 데리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오는 내내 엄마 차까지 따라 타셔서
제 입장에선 잔소리 엄마입장에선 할 소리 하시고
밤에도 계속 전화거셔서 머라고 하시네요
엄마 성격이 이럴경우 본인이 생각한 말 하실말씀 다 하셔야 하거든요
전 그냥 이럴땐 서로 잠시 떨어져서 각자 생각정리하는게 좋은데


오늘도 조금전에 저희집에 애기 좋아하는 설렁탕 들고 오셔서
한 바탕하시네요
울애기 먹으라고 일부러 설렁탕 사들고 오시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넘 극단적으로 얘기하시고 저하는 거 맘에 안 들다시는 엄마한테 저두 좋은 낯으로 대하게 안 되네요

어제 너 때매 한숨도 못잤다 하시는데
전 제가 엄마 잘 못자게 할만큼 잘못하고 있는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식 낳아보면 부모맘 안다는데 제가 아직 철이 없는건가요
제가 진짜 엄마말대로 우리 애기 마마보이로 키우고 있는건가 답답하네요.

오히려 시댁과의 갈등이면 누구에게 얘기라도 하겠지만 남편이나 친구한테 얘기해봤자 내 얼굴에 침뱉기고 이해도 못 하니깐 그냥 여기서 제 입장에서 하소연해봤습니다.
IP : 211.58.xxx.1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young
    '04.7.11 5:26 PM (221.151.xxx.41)

    전 이해가 가요
    아무리 친정이라도 성격 안 맞으면 어쩔수 엄쪄.. 머..
    저두 그렇거든요.. 그래서 빨랑 벗어나려고 빨랑 결혼할려고 한거고..
    산후조리때도 그냥 했는데, 둘째는 꼭 산후도우미 쓸 예정이에요..
    아무리 친정이라도 안 맞는건 안 맞는것 같아여..
    저도 친정이랑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 거의 안 가여
    그리고 이제 이사갈 생각도 하고 있어여
    차라리 그게 서로 관계가 더 좋아지더라구요
    남들처럼 살가운 사이는 아니여도 저는 이러는게 더 좋더라구여
    타고난 성격을 어찌한답니까..;;;

  • 2. noa
    '04.7.11 5:30 PM (192.33.xxx.54)

    친정 엄마와 갈등이 있는 딸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안심하세요.
    우리 나라 부모님들이 자식들을 성인이 되었어도 애취급하시는 경향이 있잖아요?
    져희 엄마도 드런 경향이 좀 있는데, 보통은 그냥 들어드립니다.
    그게 어떤 경우냐면, 저는 딸아이 머리를 길러주고 싶은데, 아이 머리가 길면
    키가 안자라니 짧게 잘라주어라. 사실 저는 과학적 근거없는 말 믿지는 않지만,
    그냥 머리 잘라주었습니다. ㅜㅡ
    그러다가 그런 간섭이 좀 심해지면, 제가 좋게 한마디 드리고 그러지요. ㅎㅎ
    사실 저는 제아이는 어린 아가 때부터 의사 존중해주면서 길렀거든요.

    나이드신 분들 고집꺽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나중에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을 하는 것일뿐..

  • 3. none
    '04.7.11 5:32 PM (211.58.xxx.180)

    이해해 주는 분이 있다니 좀 위로가 되네요
    저두 산후조리할때도 몇번이나 트러블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결혼하면 좀 그늘에서 벗어나나 했는데 가까이 사니깐 마찬가지네요

  • 4.
    '04.7.11 8:05 PM (61.78.xxx.148)

    저희 엄마 잔소리도 만만치 않아요. 전 엄마한테 고민같은거 잘 못털어 놔요....
    일단 저를 타박하시기때문에... ..
    근데 연세가 드신분이라 이제 고치는거도 힘들거 같고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참 저도 둘째 놓으면 절대 산후조리원 갈겁니다.^^;

  • 5. 여니쌤
    '04.7.11 9:24 PM (221.140.xxx.227)

    저는 시댁이 그래요.
    독립적으로 자란 저는 결혼하고나서 증말 숨이막혀 죽는줄 알았씀다..T.T
    신랑이 항상 말하길..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라고..
    평생을 그렇게 사신 분들이시니 지금 그게 바뀌어질리도 없고..
    증말 방법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수밖에 없을거 같아요.
    어쩔수 없는거 같아요...T.T
    너무 맘상해하지 마시고..
    기분 푸세요..
    자기 방식대로 다른 기분 좋은 일을 만들어서 속상한 마음을 푸는 방법이 젤루 좋은거 같아요.
    저는 그렇더라구요..

  • 6. lockey
    '04.7.12 2:16 AM (218.48.xxx.186)

    헉 예전에 제가 쓴글과 너무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전에 저도 여기분들이 위로해주셔서 맘이 좀 풀렸습니다만...
    전 외국에서 살고 있는지라 가끔 전화로 오는 그 잔소리들이 어찌나 싫던지...
    전 엄마한테 와서 봐줄거 아니면 아무소리도 말라는 말도 했었구요.
    none님도 넘 부정적으로만 생각지 마시고 다 손주를 사랑하시는 맘에서 그러려니 하세요.
    저도 그땐 사람들이 이런말해줄때 덤덤했습니다만 이젠 이해가 갑니다.
    걍 맘편하게 먹고 님 생각에 최선인 육아방식으로 밀고 나가세요.

  • 7. 샤코나
    '04.7.12 8:27 AM (211.196.xxx.49)

    친정 엄마랑 트러블 생기는 거 많이 있는 일이에요. 더구나 가까이 살아 매일 보면 그 스트레스가... ^^ 저희 시어머님이랑 시누이(외동딸) 하는 거 보면 완전 코메디입니다. 시어머님이 한 말씀 또하고 또하고 하시는 스타일이시거든요.
    그래도 친정 어머니한테는 진정으로 말하면 통하는 그런 사이 아니겠어요? 언제 날 잡아서 진지하게 한 번 말씀을 드리세요. 아니면 편지를 한 통 쓰셔도 좋고. '항상 감사하고 또 제가 아직 부족한 것도 많지만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고, 애 키우는 것도 부족한 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엄마가 나 키울 때 생각해 보면 내가 내 애한테 나쁜 거 하겠느냐고...' 감동의 물결판 편지를 한번....

  • 8. 짱여사
    '04.7.12 10:44 AM (211.194.xxx.190)

    저도 작년에 친정이랑 같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왔어요..^^;
    첨에 결혼해선 친정이랑 1시간 거리에 살다가 친정언니랑 동생도 그립고.. 평생 살던 동네도 그러워 친정 근처로 왔어요..
    첨엔 직장 다니며 살림하는게 힘들어서 도움도 좀 받겠다고 내심 좋아햇는데..
    그것도 아니두만요.. 원래 엄마랑 저랑 잘 안 맞는건 온 식구들이 다 알지만...가까이 사니..머리 아픈일도 많대요..
    차마 신랑한텐 말 못하지만....
    어제도 언니랑 엄마랑 셋이서 시장 가는데, 엄마가 대뜸 "어제 10시에 불 꺼져 있던데 어디 갔었냐?" -.-;;
    가끔 외식하러 둘이 나갔다 오면 꼭 엄마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세요..
    뭐 반찬 가져가라고 8시,9시. 10시에 전화해서 가져가라.. 아직도 불 켜져 있네 안 자고 뭐하냐? ㅎㅎㅎ
    결혼전엔 그리 살가운 성격도 아니였는데 자꾸자꾸 나이 들어가시니 더 그런거 같네요..^^;;
    제가 직장을 다녀서 그런지.... 가까이 사니 친정에 들어가는 돈도 더 많은 거 같고..
    저도 가끔 생각행요.. 과연 내가 이리로 이사와서 얻은것과 잃은 것 둘중 어느게 더 클까 하구요.. 이상 철딱서니 없는 짱여사였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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