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부부싸움후 나무.의 머리를 잘라주기까지...

솜사탕 조회수 : 1,474
작성일 : 2004-07-09 05:09:27
요새 뜸했지요?

82쿡님들의 크나큰 축복을 받고.. 예쁘게 사는 모습만 보여드려도 모자를 판에..
ㅠ.ㅠ

네...  저희 싸웠어요.  ㅠ.ㅠ
아주 처절하게...  싸웠답니다.
그렇게 싸운건 7일 전이였지만, 하루가 가기전에 화해를 했지요.
살면서 이토록 화가 나보기도 손가락에 꼽을 만큼 화가 났었지만...
전 압니다.  제가 섭섭하고 화가 나고 속상한 만큼, 아니, 바로 그러한 부분들이
나무.도 똑같이 저에게 느낄꺼라는걸요...

만남.이라는건 거의다 운명.적인 요소들이 있지만...
저희의 만남은 거부할수 없을만큼 극적인 만남이였어요.
그리고 생일도 하루차이지요.  
남자와 여자의 기본적인 성향을 제외하고는...
거의 생각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에게서 저의 미래를 보았고,
그에게서 저의 과거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저의 현재를 보고 있어요.

어찌 되었던.. 처절한 싸움끝에...  화해하고 웃고 있었지만...
나무.도 저도 마음속으로 많이 움츠려 들었나 봐요.
나무.에게 불만이 생기면서 제 heart가 느껴지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어요.
아니, 거꾸로겠지요.  제 heart가 느껴지지 않으면서 나무.가 못마땅하게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결국... 한두번의 못마땅한 기분끝에... 다시 저는 폭발하고 말았답니다.

울음에서 시작되서 울음으로 마무리 된 7일간의 먹구름이였습니다.
결국은....   첫번의 싸움때... 서로 좋자고 마무리 했던것이 화근이였어요.
내 마음을 풀고 열지 못한채 일단 겉보기 불을 끄고 나니...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는 감춰진채 계속 곪고 있었던거지요.

그렇게 곪아터진 상처를 터뜨리고 난 이후에야... 우리는 빛을 느끼며 볼수 있었답니다.
서로의 눈에서, 서로의 얼굴에서, 서로의 손짓 하나 하나에...
느낀답니다.   정상인지.. 뭔가가 잘못되고 있는지....

서로가 같으면서도, 저는 직선적인데 반해서, 나무.는 그냥 집어삼키고 말아버립니다.
그래서 스스로도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모르는거지요.

어제... 서로의 상처를 다 들여내 보여주고.. 서로 보듬어 주고...
잊기로 했어요. 그 전에도 서로가 스스로 잊기로 했지만... 그건 풀지 않고 치료하지 않고 잊기로 한거고...
잊자....   뭐라고 했던... 무엇을 생각했던.. 잊자..
대신, 노력하겠다는 건 서로 기억하자.  했지요.
그말을 하면서 갑자기 나무.의 머리를 다듬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리가 길어서 잘라줘야지 한것이 벌써 몇주 되어버렸네요.

혹시... 나를 못믿을까...  하며 머리 잘라줄까 하니...
예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며....  신뢰한다는것을 느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모든것을 맡기고.. 혹시 실수한들.. 잘못된다 한들... 괜찮다는 마음가짐.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믿음이고 신뢰이겠지요?

2번째로 머리를 잘라준건데... 넘 잘되었어요.  (ㅎㅎ 요부분에선 자랑입니당.  ^^V)
싸우고 마음 정리를 할때... 여자는 자기 머리를 자른다고 하는데..
^^;;; 전 제 머리를 자르지 않고 제 눈에 보이는 남자 머리를 잘라버렸어요.
여름이라 짧게 짤라주니...  정말 뭔일이 있었던건지..  ^^;;;  쉽게 잊혀지는듯 합니다.

독립기념일에 여기서 불꽃놀이가 정말 멋있었답니다.
여러분들 보여드릴라고 비디오도 찌고 사진도 찍었는데.......
제 마음이 편치 못해서 인사도 못드렸어요.  

전......  정말이지... 사랑없이는 살수 없는 생명체인가 봅니다...  ^^

IP : 18.97.xxx.21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hamplain
    '04.7.9 6:24 AM (69.194.xxx.234)

    ㅎㅎㅎ 솜님은 부부싸움도 이쁘게 하시네요..

    우린 부부싸움 하는 동안에도 머리는 잘라 줍니다.
    울 남편 겁은 나지만(성질 더러운 제가 혹시 머리에 땜빵 만들지 않을지..^ ^)
    그래도 제 앞에 머리 들이밀고 앉아 있지요.
    깎으면서 속으로 전 확~~ 밀어 버리는 상상을 하면서 혼자 웃고..

  • 2. 쮸미
    '04.7.9 7:12 AM (220.90.xxx.230)

    솜사탕님, .....사랑없이 살수없는 생명체라는 말씀이 눈에 들어오네요.......
    전 요즘 많이 메마르고 찌든것 같은 느낌인데..
    솜사탕님은 마음에 사랑이 많은 분인것 같아요..................

  • 3. 홍이
    '04.7.9 8:43 AM (61.84.xxx.143)

    솜사탕님은 사랑많이 받고 자란분같아요 따뜻한사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것같아요 그런면이 부러워요...

  • 4. 러브체인
    '04.7.9 9:02 AM (61.111.xxx.179)

    30여년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이 부부가 되어 하나가 된다는건 그런거 같아요.
    싸우기도 하고 또 화해 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무럭무럭 사랑과 정이 자라가는 것이겠지요..
    모든것이 좋기만 하고 어떻게 딱 맞기만 하겠어요..^^
    싸우다보면 서로 감싸주거나 풀어주어야 하는것이 무엇인지도 깨달게 되는것이겠지요..^^

    아내에게 머리를 맡겨주는 신뢰하는 남편을 두셨으니..
    솜사탕님도 아마 마음이 놓이고 다시금 사랑을 느끼셨을꺼 같네요.

    앞으로도 이쁘게 이쁘게 행복하세여..^^

  • 5. 쌀집고양이
    '04.7.9 9:02 AM (64.203.xxx.167)

    좋은 소식은 싸우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된다는 거구요..
    나쁜 소식은 앞으로 그렇게 싸울 일이 쎘다는 겁니다.
    근데요.. 처음 싸울 때가 중요해요.
    자기 맘을 풀어내는 방식..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그런게 앞으로 살면서 계속 쭉 습관이 되거든요.

  • 6. 쌀집고양이
    '04.7.9 9:04 AM (64.203.xxx.167)

    글구..불꽃 사진 정말 좋네요.
    왠지 불꽃 튀게 싸우는 장면이 연상되어서
    쬐금 웃었어요.
    저도 사진 찍었는데 워낙 그 기종에 그 실력이라서 그런지
    박자를 못맞춰서 맨하늘만 찍혔다지요.

  • 7. 로렌
    '04.7.9 9:04 AM (211.50.xxx.249)

    부부란게 그렇게 그렇게 정이 들고 믿음이 쌓여가는거죠 ...^^
    사랑 없이 존재할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요 ...^^

  • 8. 핫코코아
    '04.7.9 9:07 AM (211.243.xxx.125)

    꼭 필요한 전투를 하신듯하여요~
    솜사탕님 이뿌게 사는거 참 보기 좋아요
    늘 활력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영원하시길 바랍니다

  • 9. Lek
    '04.7.9 9:23 AM (61.109.xxx.81)

    잘하셨어요. 너무 참고 살지 마세요.
    부부싸움도 가끔은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부부사이는 대화가 통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많이 많이 얘기하세요.
    저희 경우를 보면, 안참고(못참고?) 사는게 좋더라고요.

  • 10. june
    '04.7.9 10:19 AM (64.136.xxx.230)

    불꽃놀이 사진이 멋지네여...(대뜸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서...)
    다른 분들처럼 조언을 드릴 입장도 아니고...그래도 다행이네요.
    쌓이는거 울컥한거 참으면 병 된다고...
    그래도 서로 이해하고 다 마음 푸신거 맞죠?
    나무님 구박 마시고...(왠지 솜님이 구박할듯한...ㅋㅋ) 이쁘게 사세요~ 지금처럼요~

  • 11. 칼리오페
    '04.7.9 10:43 AM (61.255.xxx.158)

    늘 좋아 좋아...그래 맞어 맞어 하고 살수 없는게 사람이고 부부사이죠
    가끔은 부부 싸움도 하고...싸우고 오래가면 안되지만....
    싸움도 지혜롭게 하면....실보단 득이 많겠죠^^

    "사랑없이는 살수 없는 생명체인가 봅니다"
    맞아요 사람은요.....사랑없으면....캭...이래잖아요
    사랑할 수 있을때....그때가 가장 행복한거죠...행복하세요~~~

  • 12. 하늬맘
    '04.7.9 10:45 AM (203.238.xxx.212)

    솜님!!
    아무리 서로 닮았어도 남자랑 여자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사실..잊지 마세요!
    특히 남자는 콕 찍어서 가르켜 주어야만 알고, 돌아서면 금방 잊고 마는 특징이 있죠!!
    서운하거나 속 상할 때 마다 바로바로 얘기하세요..
    치사하고 자존심 상해도..(저는 결혼 15년 만에 터득한 진리랍니다..)

    전 머리 자르는것 땜에
    저는 죽어도 못자른다고 버티고..남편은 날 위해 그것도 못하냐...
    싸우기 시작했다가..
    자꾸 짝짝이 되는 바람에 의자를 바둑판 만들고 나서 웃느라고 화해한적 있는데..
    솜님은 솜씨가 좋으신가봐요!!

  • 13. 홍차새댁
    '04.7.9 11:20 AM (210.119.xxx.52)

    ㅎㅎㅎ
    결혼후에 친구들의 조언(?)으로 제일 먼저 읽은책이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입니다. 결혼전에는 잘 몰랐던 많은것들에 대해서 ...결혼하고 둘이 같이 사니까 도저히 이해가 안되던 많은것들에 대해서 ..맞어 맞어...맞장구를 치면서 읽은기억이 납니다.
    ^^

  • 14. 솜사탕
    '04.7.9 11:54 AM (18.97.xxx.213)

    ^^ 전 사실 싸운다는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하지만, 서로에게 상처주고 받는건 나쁜것 같아요. 쭌님 말씀대로.. ^^;;;; 맞아요.. 제가 구박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러면 저두 곧 구박 받는답니당~ ^^;;;;;;;

    불꽃놀이 사진.. 이거 찍느라.. 거의 30장을 그냥 내리 셔터를 눌러댔어요. ㅎㅎ 그중에 몇장 건진거구요... 전 제 무릎에 올려 놓고 손으로는 누르고 눈으로는 직접 보느라 정신 없었어요. ^^

    홍차새댁님~ 맞아요. 저두 그 책.. 오래전 읽었는데... ^^;;;;; 그래도 남자가 꼭 그런것만은, 아니, 나무.가 꼭 그런것만은 아니더라구요. 저두, 나무.도 남자가 가진 요소를.. 여자가 가진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어요.

    서로 보듬어 주며, 사랑하며.. 이렇게 살며 배우며.. 느끼며 살아가는것이겠지요? ^.^

  • 15. 헤스티아
    '04.7.9 3:25 PM (218.144.xxx.218)

    맞아요.. 잘 싸우는법, 잘 화해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거 같아요...
    안싸우려고 하면 결국 더 곪는거.. 제 부모님을 보고 느꼈더랬죠.. 몇십 평생 한번도 안 싸웠는데 어찌나 정없이 사시는지...

  • 16. 뽀로로
    '04.7.9 4:02 PM (211.211.xxx.2)

    두분다 촉촉하신 분들이군요. 역쉬 CC클럽은 아무나 못해~

  • 17. 티라미수
    '04.7.9 7:26 PM (61.102.xxx.91)

    영화 *Out of africa* 보면 로버트 레드포드가 메릴 스트립의 머리를 감겨주지요...
    제가 본 영화중 최고의 로맨틱 러브신~~~♡
    러브신의 로망!!!! =^^=
    그 장면이 떠오르는데요 .
    솜님과 나무님의 사랑이 더 돈독해지는계기가 되겠네요~두분의 하모니가 멋져요...

  • 18. 솜사탕
    '04.7.10 3:35 AM (18.97.xxx.213)

    ..... 제 남편도 그래요. 이제 50대 중반인데 대학원 다니며 이런저런 자격증에 지금 박사학위 준비 중입니다.
    직장생활하는 와중에도 여기저기 몇군데 학교 강의 다니고...
    IMF때의 사업실패로 지금껏 어렵게 사는데 퇴직후의 노후가 걱정이라 지금 현재가 아닌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하며 삽니다.
    그렇게 살다 건강해치면 미래고 뭐고 무슨 소용이냐고 닦달하기도 하고
    가끔 자기 혼자 머리 쥐날만큼 바쁜 남편을 보면 씁쓸하고 짜증도 많이 나지만
    기꺼이 즐겁게 힘듦을 감수하니 한편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1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1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7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2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5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6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19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11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1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4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5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04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3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9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43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09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5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3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3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5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5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7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6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1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06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