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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할말들 많으시죠?
찾아보면 여기에도 건망증에 관해 글 올리신 분들 많으실 꺼에요...
전 둘째 낳은지 만 2년이 지났는데도 건망증이 점점 심해지는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들 하시던데...........어째 저는 더하네요............
몇가지 말해볼까요........
1.
1년 넘게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오셨던 큰애 학습지 선생님....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봉변을 당하셨습니다...
정신없이 애 씻기고 옷입히고 동서 전화받느라 바쁜 와중에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더군요....
"누구세요?" (접대용 고운 목소리로....)
"!@#%" (잘 알아 들을수가 없는 작은 목소리)
"누구세요 ?!!" (조금 큰 목소리로....)
"!@#$" (역시나 뭐라 웅얼거리는데 잘 들리지는 않고....)
"누구세요 ?!!!!! (더큰 목소리로...이때쯤 인터폰 화면 확인 했는데 검은 머리카락만 보임...)
"!@#$%%^&" (역시나 웅얼거리는 .......)
"누구세요?!!!!!!!!!!!!!!!"(약간 고함 수준으로........무서워지기도 하고 잡상인 인가 싶기도 하고............)
" 어머니!! 저 ***교사라구요....!!!!!!" (슬슬 짜증난 선생님 드디어 소리를 버럭 지르십니다....)
문 열어드리고는 백배사죄하면서 " .................선생님 목소리가 너무 작으셔서............."
매번 그시간에 선생님이 오시는데도 선생님 오신다는 생각은 하얗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그 다음 다음 주일날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반복.................
얼굴 들고 선생님 뵐수가 없었지요.........
그다음주에는 아침부터 별렀습니다.....
절대로 잊지 말자...오늘은 선생님 오시는 날....선생님 오시는 날.....
애가 학교에서 돌아와 씻고 간식 먹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둘째가 심하게 보채더군요...
너무 힘들고 차차 승질이 나는데 이러다간 어매한 큰애한테 엉뚱한 화살이 돌아갈것 같아
나가놀라고 했습니다...스스로 착한 엄마라고 행복해 하면서.........
5분도 않돼 누가 벨을 누르길래 애가 왜 벌써 들어왔나 하고 문을 벌컥 여니
선생님이 서계시더군요..금새 문열어준것에 약간 당황한 눈치로...............
제가 어떠했겠습니다....둘째 들고 부리나케 뛰었지요...........놀이 터에서 애 찾아오는데..........
애는 금새 나간걸 다시 들어오라니 입나오고 선생님은 학생없는 빈집에 앉아
웃으셨는지 욕을 하셨는지 .................역시나 엎드려 백배사죄...
정말 왜이러나 기분이 울적했습니다...
얼마전 그 학습지 과정이 끝나 마지막 수업을 하는날....조그만 선물 준비하고 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너무 죄송하고 죄송해서.................
누군가 벨을 누르더군요....그래서 제가 어떻했을까요?
"누구세요?" "!@#$#$" "누구시냐구요?" "!@#@#$"............계속 반복 모드............
믿지 못할 일이지만 저 정말 그랬어요....
문열고나서 선생님 붙들고 ....웃음 밖에 안나더군요............제가 계속 사과하니 선생님 말씀이
"괜찮아요,어머니...어머니 덕분에 가끔 웃을일 생겨서 좋았어요......"
정말 착한 선생님 아닙니까? 복받으실꺼에요......
2.
꽤 오랬동안 큰애 수영을 데리고 다녔는데 둘째가 있으니 그것도 많이 힘드네요...
둘째 낳기 전에는 몸이 무거워도 다니긴 홀가분 했는데 ...
두녀석 안고 끌고 애기 짐보다리 들고 차에 태우고 카시트 채우고나면 전 벌써 혼이 싹 나갑니다.
백화점 주차창에 차세우고 (수영장이 백화점 꼭대기라...) 트렁크 열고 유모차 꺼내고
애 차에서 꺼내 유모차에 앉혀 묶고 그와중에 수영복 챙기고 뛰어다니는 큰 놈하테 잔소리하고....
천신만고 끝에 큰애 수영장에 넣고 작은애랑 백화점 돌면서 씨름하고 운 좋게 자면 차 한잔 마십니다...
일주일에 세번씩 그러구 살어요............
하루는 수영 끝나고 차에 오는데 어!!! 차열쇠가 없는거에요....너무 놀라 가방 뒤집고
유모차 다뒤지고 오던길을 몇번이다 다시 가봤는데도 없더라구요..............
결국 백화점에 열쇠분실 신고하고 안내 방송하고 난리를 쳤죠........
차열쇠도 그렇지만 거기에 집열쇠도 있는데 집에는 어떻게 들어가나...나쁜사람이 맘먹고
가져갔으면 어쩌냐........현관키 다 바꿔야 하나....................별생각 다나고 ..............흑흑
결론적으로 열쇠는 차안에 꽂혀있었습니다.........사람불러 열었죠....사람올때까지
근 이십분넘게 보채는 작은애와 잔소리하는 큰애한테 시달리면서 스스로가 한심했습니다 ....
왜이러고 사냐............
며칠 후에 작은애만 데리도 은행에 갔는데 애안고 가방 꺼내고 키빼야지....생각하면서 ...............
손이 저절고 문고리 누르더니 쾅 닿아버리데요.............
이번에는 불행하게도 핸드폰까지 차안에...........
뻔뻔하게 지나가던 은행 직원분 핸드폰 뺐아 썼습니다...
못믿을 일이지만 얼마후 수영장에서 또한번 열쇠 꽂고 내렷습니다.......
이번엔 정말 눈물이 나더군요....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어쩝니까 또 아저씨 불렀지요...................아저씨 올때까지 애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제가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그러면서 그 지하주차장에서 한 십분넘게 서있었어요..........
다시는 그러지 말자..
잠금버튼 쓰면 열쇠 꽂혀있을때는 문이 안잠기니까 그거 누르면 되는데 왜자꾸 이러냐...............
아저씨가 오셔서 차로 모시고 갔습니다...........
황당하게도 차문이 그냥 열리더군요....................아예 잠그지 조차 않았던 겁니다............
아저씨는 너무 기가 차서 뭐라 말도 못하시고...
어쨌든 출동했으니까 출장비는 생돈으로 그냥 받아가시데요....
3.
봄에 저혼자 애들 둘 데리고 동물원에 갔습니다...
큰애 때는 서울에 살 때라 친구들하고 어린이 대공원, 롯데월드, 과천 서울 대공원, 에버랜드 등등등....
정말 열심히 몰려다녔는데....
여기 이사와서는 같이 다닐 친구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해서 집에만 있느라
둘째는 거의 무슨무슨 공원이라고 별로 다녀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그날은 맘잡고 둘째를 위해 근처 동물원에 갔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담하게 잘꾸며져 있더라구요......
오랜만에 보는 동물들이라 큰애도 생각보다 재미있어하고...
쭉 둘러보고 사파리를 보려고 갔지요....
작은애가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니 기분이 막 좋아지면서
아빠 바빠도 혼자 애들 둘 데리고 여기까지 나온 제가 스스로 막 자랑스러우면서....ㅎㅎ
유모차를 펜스에 자물쇠로 걸고 열쇠뽑아 들고 ...제가 정신 집중을 했습니다........
열쇠 잘 챙기자...열쇠..열쇠..............
대기 라인을 한참 따라 올라가는데....(에버랜드만큼 오래 기다리지 안아도 되요...호호)
누가 뒤에서 절부르더군요.....
아줌마!!!...애데리고 가야죠..!!!!!.................................
둘째는 유모차에 그냥 앉혀놓고
한손에는 큰애 잡고 한손에는 열쇠만 꽉 쥐고 사파리 보러 간 에미입니다.제가................
그 이후에는 겁나서 애 아빠 없이는 나들이 잘 안나갑니다.....................
그리고도 할 말은 많지만 좀 창피해지기 시작해서 여기까지만 할래요......
에구 별 것두 아닌 얘기 길게 써서 죄송하네요..................
저만 이런거 아니겠죠?.................
1. 키세스
'04.7.3 11:31 AM (211.176.xxx.127)ㅋㅋㅋ 졌습니다. ^^
2. 항아리
'04.7.3 11:56 AM (218.153.xxx.188)어제 은행통장 없어져서 난리난리 생난리치다가 냉장고에서 찾았습니다.
쮸미님 기억은 최근것부터 없어지는 거래요.
주부들이 기억해야할것들이 3000가지가 넘는답니다.
남편들이 주부들 한심하게 쳐다보는것 항변하세요...
자기들 회사일 하나만 잘하면 되는거아닙니까?
적어도 주제는 한가지이잖아요.
저도 깜박 깜박 하는편이라서...3. 델리아
'04.7.3 12:21 PM (222.99.xxx.233)전 가끔 무선 전화기로 전화하다가 그거 핸드폰인줄 알고 들고 외출했다가 오기도 해요.
4. 홍이
'04.7.3 12:56 PM (61.84.xxx.177)전에는 한번 소님한테 찬것드릴까요 시원한것 드릴까요 하고 멍하니 있었다니까요....이게 먼소리데 혼자 놀라서..ㅋㅋㅋ
5. 쮸미
'04.7.3 1:00 PM (220.90.xxx.206)에고,,,예상은 했지만 다들 비슷하시구먼요....호호호
6. 확실함
'04.7.3 2:54 PM (211.37.xxx.63)백화점에서 자동차 문 여는것, 또 차 밧데리 방전된것 충전 써비스는 무료로
해 줍니다. 주차 안내 하는 분한테 말하면 어디선가 차를 타고 출동해서요
여기는 부산인데 전 그 써비스 여러 번 이용했습니다. ㅎㅎ7. 재은맘
'04.7.3 3:53 PM (211.209.xxx.134)저는 핸드폰으로 전화하다..동료가 점심먹으러 가자고 하길래..지갑들고..계속 핸드폰 찾느라..책상을 이잡듯..디졌다는것 아닙니까??ㅠㅠ
통화는 계속되고..8. 맑은날
'04.7.3 4:03 PM (218.153.xxx.138)저는 주유소에서 차 기름넣고 그냥 도망(?)친 적도 있어요.
그래도 다행한 것이 기름값으로 5만원 빼서 옆자리에 둔것을 나중에 발견하여..
돌아오는길에 드렸다죠.
그러지도 않았으면 주유소 직원이랑 대판 쌈날번한 일에요.
직원이 대로까지 차쫓아오며 소리소리 질렀다는데 번개같이 도망(?)치더라는군요
그리고 또하나..
첫애 낳고 4달정도 됐나... 친구랑 너무너무 오랜만에 약속하고 찻집에서
수다 떨다가... 찻값계산먼저 할려고 푼수떨다가..
애는 옆자리에 놓고 나왔다죠.
대학로를 헤매면서...이상하다..내가 왜이렇게 짐(?)이 없나/..
집에서 나올땐 꽤 무거웠었는데....했다니까요..
한 15분 지나서야.. 애가 없다는걸 알아챘다니까요..
친구도 애달린 아줌마 만난적ㅇ 없으니 걔도 적응이 안되었겠져...
하여간 애델구 외출하는게 첨이라 적응안되던때였어여... 지금도 모골이 송연...9. 프림커피
'04.7.3 4:07 PM (220.73.xxx.222)열쇠 잠김 서비스는 가입한 보험회사에 연락하시면 20분내로 오더라구요.
무료니까 요걸 잘 이용하세요.
저는 지하주차장만 들어갔다나오면 헤드라이트 기냥 켜놓고 잊어버리기 일쑤여서
밧데리 충전서비스 여러번 받았지여...
보험료도 많이 내는데. 이런 서비스라도 자주 받아야 되지 않겠어요?ㅋㅋㅋ10. 쮸미
'04.7.3 4:23 PM (220.90.xxx.151)아!! 그런 서비스들이 있었군요.!!
하지만 앞으로 그런 서비스 받을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ㅎㅎ
맑은날님..애기 놓고 나오시다니 저랑 비슷하시네요....11. 나루나루
'04.7.3 4:40 PM (220.71.xxx.162)홍. 홍. 홍...
너무 재미 있네요. 글도 잘 쓰시고....
웃느라고 눈물이 났어요....12. 쌀집고양이
'04.7.3 4:48 PM (64.203.xxx.167)ㅋㅋㅋㅋ 전 결혼하기 전부터도 맨날 차에다가 열쇠 꽂아놓고 내렸었어요..
열쇠아저씨 부른건 몇번 없었구 그때마다 지나가던 아저씨..각종 총각들이
철사때기 같은걸로 열어주곤 했었지요.
저도 그 기술을 배워볼까 심각하게 고려했었답니다..
그렇게 일찍부터 뇌세포파괴가 심각했었으니 지금은 어떨지아시겠죠?13. 화이트초콜릿
'04.7.3 7:03 PM (219.241.xxx.25)전 오늘 아들래미와 병원 다녀오다가
둘 다 정신이 없어서 진료비도 내지 않고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예쁘게 인사하고 나왔답니다.
1층에 내려오니 생각이 나서 다시 4층까지 걸어올라가서 지불하고 왔습니다.
왜냐구요?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본의 아니게 4층까지 왕복으로
운동까지 했네요. 간호사도 정신이 없나 봐요.
모르고 있더라구요!14. 칼리오페
'04.7.3 7:07 PM (61.255.xxx.154)푸하하하하하하...
쭈미님의 건망증 이야기에 이렇게 웃고는 있지만....
저두 만만치....ㅋㅋㅋㅋㅋ
외출때 현관 문 잠그고 열쇠는 그대로 꽂아 두고 나간다죠~
도둑님이 얼매나....귀찮을꼬 걍 열어두면 될껄 꽂아두기까지 친절하게...ㅎㅎㅎㅎ
베란다에 화초 물 주러 물 가지고 나갔다가....
그 물을 왜 가지고 나왔는지 잊어버린채...베란다 청소만 하고 들어오고
좀 전엔 쌀이 떨어져...쌀 사러 갔다가...자두가 하도 맛있어 보여 샀다가
쌀은 두고 자두만 달랑 들고 와씀돠...조금 이따가 아자씨가 직접 가져다 주신다네염...
그런데 왜 사람들 건망증은 어디다 두고 오질 않는건지....
그것두 어디다 내 버려두고 왔으면 좋겠다는...ㅎㅎ15. 쮸미
'04.7.3 9:13 PM (220.90.xxx.218)예상대로 여러분들도 만만치 않으시네요................ㅎㅎㅎㅎㅎ
16. 푸우
'04.7.3 9:41 PM (219.241.xxx.27)전 까마귀 고기를 열댓마리는 더 잡아먹은거 같아요,,
요즘,,17. 무우꽃
'04.7.3 11:11 PM (210.111.xxx.12)항복
18. iamchris
'04.7.6 11:25 AM (220.74.xxx.179)행주 푹푹 삶아서 탁탁 털었다가 건조대에 넌다고 하다가 먼놈의 정신으로 냉동실에 모셔두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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