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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당황한 순대 먹기..

배고팠던아짐 조회수 : 1,395
작성일 : 2004-07-03 05:12:31

남편의 직장때문에 태어나서 28년을 자란 서울을 뒤로하고..
경상도로 이사를 가게 됐었죠..

이사가서 처음 먹어본 음식..
삼계탕..
이건 별 다른거 없이 괘안았습니다..
이사하고 처음먹어본 음식이 입에 맞았던 터라..
음~~ 이곳도 괜찮군.. 했더랬어요..

그/러/나..
그 다음날..
시장을 대충보고..
순대를 팔길래..(임신 5개월 즈음..)
아줌마.. 순대 천원어치 주세요..
엥?? 순대 천원어치를 우예 파노??
어머어머.. 서울에선 파는데..
전에 살던 서울동네 시장에선 천원어치 팔았습니다..
사실 혼자서 이천원어치는 좀 무리지 않습니까..
아.. 그럼 이천원어치 주세요..
집에와서 검은 봉다리를 여니..
쌈장같이 생긴 통이 하나 들어있을뿐..
소금은 어딜봐도 없습디다..
순대비닐을 들었다놨다 아무리봐도 소금은 없는거라..
다시 가자니 뭐하고..
그냥 소금에 찍어먹었습니다.. 집에서 제조한 소금에..
그 맛이 아니더군요..
거기는 회도 쌈장같은거에 찍어먹습니다..
그것도 특이하던데..

두번째 경험..
집정리도 얼추 됐고..
치킨 시켜 맥주나 한잔 하자는 신랑..
치킨을 한마리 시켰음돠..
웬 조그만 통이 하나 딸려왔는데..
열어서 냄새를 맡아보니..
마늘즙??
참.. 특이하네..

세번째 경험..
서울에서 먹던 버릇대로..
다대기 오이를 사러 나섰습니다..
아.. 근데..
다대기 오이는 눈 씻고 찾아봐도 뵈질 않고..
웬 취청오이만.. 그렇게도 많은지..
아줌마.. 이(취청오이) 오이 말고 다른건 없어요??
아줌마왈.. 오이지 담는거?? 그건 엄따~~
다대기 오이의 부드러운 맛에 길들여진 저는..
며칠을 온동네를 뒤지고 다녔더랬죠..
거긴 또 그게 흔하지 않데요..

네번째 경험..
서울에선 볼수 없던 콩잎..
사실.. 그게 콩잎인지 뭔지 이름도 몰랐다는..
뻣뻣하게 생긴것이..
도대체 뭔 맛일까.. 라는 궁금증 조차 없었어요..
3년을 살면서.. 안먹어봤네..
근데.. 콩잎 맛있어요?
맛있다고 하시던데..

다섯번째 경험..
고래고기..
그곳 일식당에 가니..
돼지고기 같이 생긴 고기를 주더만요..
이게 뭐야.. 하면서 한점 먹어보니..
제 입에는 안맞더라구요..
고래고기도 맛있다더만...
내 입이 이상한건지..

여섯번째 경험..
옆집 새댁이 친정엄마가 주셨다고 추어탕을 한그릇 가져왔더랬습니다..
난 맛도 안보고..
울 신랑한테 그릇째 넘겨주었더니..
한숟가락 떠먹더니..
자기야.. 나 이거 못먹겠어..
왜?? 그냥 먹어.. 어떤데?
한입 먹어본 순간..
정말.. 지금도 주신분께는 죄송합니다.. 꾸벅..
그 맛이 산초라던가.. 제피? 재피? 라던가..
여튼..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생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


타지에 가서 3년을 살면서..
맛있었던 것도 입에 맞지 않는 것도 많았습니다..
나고 자란곳에서 길들여진 입맛에..
많이 괴롭기도 했구요..
지금은 서울에 다시 와서 살게 된지 좀 됐어요..(좋아죽는줄 알았어요.. 먹는거 중요합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엔 음식이 입에 안맞아 고생 많이 하고..
집에서 자급자족하느라..(바로 그때 82를 만났어요..)
음식솜씨 많이 늘은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상하게도 지금은 가끔 순대를 쌈장? 막장?에 찍어먹고싶단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울 남편은 회를 막장에 막 찍어먹기도 하구요.. ㅎㅎ
옛날 추억에 잠기면서..


IP : 211.223.xxx.54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다
    '04.7.3 7:40 AM (218.154.xxx.43)

    일식집서 나오는 고래고기는 기름덩어리라나
    뭐 그런거라고 하데요
    제대로 된 고래고기 드셔보세요
    엄청 맛있어요
    비싸서 많이 못 먹어요

  • 2. 땡칠이
    '04.7.3 8:04 AM (220.75.xxx.240)

    ㅋㅋ 전 경상도에서 나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첨 서울에 딱 와서 순대먹는데,,그 막장이 없어서 못먹었어요...막장에 고추나 양파랑 같이 순대먹으면 넘어가는데,스릅~콩잎 또한 제가 넘 좋아하는 것이구요..쿰쿰한? 냄새에 짭짤한 그맛,,스릅~ 저희언닌 추어탕이랑 회 먹고싶어서 일부러 집에 내려간데요..꼭 서울올때 추어탕 얼린거 몇봉지씩 담아서 오는데...^^ 그래도 지금 뭐니뭐니해도,,시원한 콩국(콩국수 아님)이나,,겨울 콩국?(뜨끈한 콩국물에 식빵 부스러기 띄워주는-이건 이제 부산에서도 잘찾기 힘들던데 도대체 어디서 파는지..)이 넘 먹고싶네요..아 배고파라..^^

  • 3. yuni
    '04.7.3 8:42 AM (218.52.xxx.53)

    으아~~~ 콩잎. 먹고싶어라.
    삭혀서 젓갈 양념한거 그거 한가지만 있으면 밥 두그릇은 기본이죠.
    제 동서는 경상도사람도 아닌데 그거 무지 좋아하데요.
    시집와서 콩잎을 너무 맛있게 먹으니 시어머니가 깜짝 놀라셨다죠.
    경주에서 시이모님이 그거 가져오시면 우리 두 며느리 눈에 안 보이는 경쟁 납니다.
    누가누가 더 많이 가져가나... ㅎㅎㅎ
    항상 제가 이기지요 나이와 서열로 밀어붙이니...
    미안타 동서야... ^^ㆀ
    추어탕도 서울식은 미꾸라지가 두부에 박힌 그대로 보이더군요.
    전 그거 손도 못대요. 경상도식 추어탕에 청양고추, 산초가루 팍팍 뿌려 먹으면...
    으음~~!!! 여름에 이보다 더한 보양식이 있을까요??
    오늘아침 티브이 에서도 추어탕 나오던데 고문이 따로 없어요 먹고싶어라~~~ ㅠ.ㅠ

  • 4. GEENA
    '04.7.3 8:51 AM (211.203.xxx.43)

    어우... 산초가 얼마나 향긋한데요...
    그게 경상도식 추어탕에만 들어가는군요.

    저희 시댁은 가끔 열무김치에도 산초 뿌려서 담가 먹어요.
    설익었을 때도 산초향때문에 진짜 맛있는데... (침 꿀꺽)

  • 5. 몬나니
    '04.7.3 9:15 AM (61.78.xxx.14)

    순대 맞아요.. 된장 같은거에 찍어 먹더군요...
    전 전라도가 고향인데요.. 저희 고향에선 순대를 초장 찍어 먹었어요... 김밥도 초장 찍어 먹었구요.ㅎㅎㅎ 맛이 좀 강했겠죠? ㅎㅎ
    젤 당황돼던건 회를 시키니 양념된 된장만 덜렁 나오더라구요..전 회도 초장맛에 먹던 사람인지라...
    근데 이젠 된장에 찍어먹는 맛을 알았어요.. 솔직히 초장보다 회맛을 더 살려주는것 같아요..
    회먹고 싶은데 요즘은 안되겠죠?

  • 6. 혀니
    '04.7.3 10:42 AM (219.251.xxx.176)

    추어탕...먹고 잡다...흑....시댁이 아버님은 울산분이시지만..엄니가 서울분이셔서..음식이 서울 식입니다..고로...울 남편도..서울식에 길들여져있어서..가끔...제가 넘 좋아하는 것들에 경기?를 일으킵니다..
    추어탕에 제피 산초 넣어서 먹음 정말 맛있는데...
    부추전같은 거에 넣어먹는 방아잎도 아~~주 질색팔색이구요...
    등등..
    친정집 가면 이사람은 맨날 예의상 조금 먹다가 일어섭니다..

  • 7. 설련화
    '04.7.3 10:48 AM (221.143.xxx.97)

    전라남도는 순대를 먹을때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서 먹는다죠..
    소금은 잘 안 찍어먹고...
    전 회도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먹는 입맛 덕분에 고추냉이 싫어합니다...
    깻잎은 많이 먹지만 콩잎을 어디 가서 첨 먹어봤는데 그 맛에 반했답니다
    그러나 전라남도에서는 보기 힘든 거라... ㅠ.ㅠ
    추어탕은 들깨 가루 듬뿍 얹은 고소한 거 좋아하는것 같아요...

  • 8. 김새봄
    '04.7.3 10:49 AM (211.212.xxx.100)

    콩잎,,,,정말 맛있어요...전 친정엄마 외할머니 전부 서울분이시라..서울식인데..
    울 친정식구들중 저만 오로지 좋아하는게 콩잎 삭혀 양념한거에요.
    지금은 간간히 사돈어른 (동생 시어머니)가 보내주시는걸 얻어다 먹는답니다.
    근데 그거 정말 맛있어요.

    흐흐...저 부산에서 딱 일년살아봤는데...첨에 정말 당황했었어요.
    왜 순대를 저런대 찍어 먹을까...그랬었으니까..
    그리고 당면에 양념장 얹어서 비벼먹는것도 첨봤었고..
    근데 지금은 가끔 일부러 그렇게 먹기도 해요.

  • 9. Ellie
    '04.7.3 10:54 AM (24.162.xxx.174)

    순대... 우리집은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는데.. ^^;;
    족발도 와사비 간장...

    고래고기는... 여자들 피부에 좋다고 해서~ 엄마랑 저랑 살짜기 먹어요 ㅎㅎㅎ

  • 10. 키세스
    '04.7.3 11:29 AM (211.176.xxx.127)

    누울 자리 보고 발을 뻗는다는 말, 엄마 없으면 달라진다는 말 전 아니라고 봅니다. 몇십년 습관 바뀌지도 않구요. 할라 그래도 할 줄도 몰라요.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자랐는데 ㅡ 정말 방청소나 설거지 한번 안하고, 밥도 차려줘야 드시고 ㅡ 마흔 넘어서도 그러고 삽니다. 심지어 지 차 세차까지 엄마나 남편이 다 해줘야되고, 안그럼 집은 돼지우리에 밥은 굶거나 외식... 정말 기가 막힙니다.

  • 11. 신짱구
    '04.7.3 11:35 AM (211.253.xxx.36)

    맞아요. 순대 초장에 먹으면 맛있어요.

    여긴 회에 초장,쌈장,와사비 이리 나온답니다.

    취향껏 먹으라고요.

    근데 울 직원중에는 와사비를 초장에 섞어 먹데요.

  • 12. 달개비
    '04.7.3 11:42 AM (221.155.xxx.96)

    저도 경상도지만 순대는 안먹어보고 자라서 잘 모르겠고~~
    근데 회먹을때는 전라도 분들도 된장에 많이 드시던데요.
    저랑 친한 거래처 사장님(옛동료) 신안분인데 회먹을때
    꼭 된장만 찾아요. 저는 와사비 간장 좋아하지만~
    콩잎은 무지 맛있어요.
    물론 양념을 맛있게 했을때 얘기겠지만.
    저도 가끔 이거 먹고 싶은데~~~어디서 구할수가 없어서
    지나가다 남의 콩밭의 콩잎만 보면 걍 따고 싶은 충동을 억누릅니다.
    산초랑 재피는 틀린거 아시죠?
    저는 나무나 잎보고는 구분 할수 있는데 열매로는 구분 못하겠어요.
    대략 산초나무는 대부분 산에만 있고 재피는 일반적으로 집마당에 키우죠.
    저희 시골에서도 김치 담거나 추어탕 감자탕 이런거에 재피 넣어요.
    길들여진 저는 참 좋은데 경기도 사람인 울 형부 처음 시골 내려와서 이맛보고
    기겁을 하더니 점점 길들여져서 이젠 아주 좋아 하신던대요.
    근데 같은 경상도인데도 저는 방아는 잘 모르구요.
    울 남편은 재피는 모르고 방아만 알아요. 남도의 북도의 차이인지?
    시댁에선 방아를 먹던데 전 그맛에 길이 안들여지네요.

  • 13. 달개비
    '04.7.3 11:52 AM (221.155.xxx.96)

    제가 말한 재피는 우리 시골집 명칭이구요.
    정식 명칭은 초피입니다.
    아마 키세스 님이 말씀하신 산초도 이 초피일꺼예요.
    초피나무랑 산초나무에 관한 서울대 교수의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피를 산초로 알고 있다고....

  • 14. 키세스
    '04.7.3 1:29 PM (211.176.xxx.127)

    맞나봐요. 달개비님 ^^
    어머닌 재피라고 하시는데 제가 먹기엔 산초로 느껴졌어요. ^^;;
    그냥 나서 자란 데서 살아야 편히 사나봐요.
    여기 와서 콩잎은 잘 먹게 되었는데 재피는 죽어도 적응이 안되네요.
    우리 어머닌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지 아주 많이많이 ㅜ,ㅜ 넣으시거든요.
    심지어 취나물 무칠 때도...

    대신 전 경남 사람이라 방아는 아~~주 좋아라해요. ㅋㅋㅋ

  • 15. 아임오케이
    '04.7.3 2:20 PM (222.99.xxx.141)

    순대를 막장에 먹는건 경상도 중에서도 부산 부근의 경남에서만 그런가봐요.
    전 부산 살다가 대구왔을때 순대 먹는데 막장 안주고 고추가루 섞은 소금만 줘서 얼마나 황당했는지...
    순대는 막장에 먹어야 하는데..

    방아, 콩잎, 재피... 같은 경상도라도 대구쯤 올라오니까 아무도 안먹는거에요.
    부산갈때마다 구해와서 우리집 식구들만 먹었어요.

  • 16. 로렌
    '04.7.3 2:40 PM (211.50.xxx.249)

    서울서 태어나 여지껏 살고있어서그런지 양념 너무 진하고 짠듯한거
    젓갈맛 진한김치 잘 못먹어요 ....걍 슴슴하게 삼삼하니 원재료맛이 살아있는
    그런게 좋아요 ...ㅎㅎ
    울집 양념이 잘 줄어들지 않는게 그래서 그런강 ...?....푸힛 ~

  • 17. 쭈니맘
    '04.7.3 5:48 PM (203.235.xxx.20)

    순대는 막장에 먹여야 제맛!!!
    그립네요..오징어 전에 초장 버무려 먹는것도...
    글구 전 산초 좋던데..향이 좋더라구요..
    맞지 않으신 분들은 상당히 싫어하시데요..
    갑자기 순대 넘 먹고 싶네요..막장에다가요..

  • 18. 칼리오페
    '04.7.3 7:24 PM (61.255.xxx.154)

    부산에서 태어나 여태 살다 용인 땅떵어리에 발을 들이고 살다보니....
    흐미 순대 살때 맨날 소금만 주고....막장에 먹어야 하는디
    전 그래서 집에서 쌈장에라도...ㅎㅎㅎ
    그리고 회는 확실히 아랫지방 분들이 장에다 드시더라구요
    횟집을 조그맣게 하는데....장 찾으시는 분들 있으시면 한번 더 봐지더라구요
    고향 사람인가 하구염....ㅎㅎㅎㅎㅎ
    추어탕은 못 먹지만 산초 냄새도 좋고 방아잎 냄새...캬 가고잡아라 고향에....

  • 19. 동해네
    '04.7.3 10:56 PM (220.120.xxx.62)

    전 전라도가 고향이라 순대먹을때 소금도 먹지만 초장에 먹는거 좋아하고 회도 초장찍어먹는거 좋아하고...또 아구찜같은거나 족발먹을때도 어김없이 초장이 따라왔었는데 경기도로 이사오니 달랑 와사비와 간장만 와서 초장달라니까 고추장주면서 만들어먹으라더라구요..
    첨엔 어색했는데 지금은 적응했어요..ㅎㅎ
    근데 옆집새댁이 거제도 고향인데 순대먹으면서 쌈장먹고싶다고해서 한국 진짜 넓다..이런 생각했네요^^

  • 20. 헤이스
    '04.7.4 2:40 AM (218.238.xxx.210)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콩잎으로 물김치처럼 담아 주셨는데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산초 들어간 추어탕은 저도 못먹어요; 시골 갈 때마다 주시는데;;;

  • 21. 쩝쩝~~
    '04.7.4 7:29 AM (218.235.xxx.154)

    그리워라.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말씀하시네요.^^
    부산 떠나 15년됐는데, 그래도 아적 순대는 막장(없어서 집에서는 기냥 쌈장에)에 찍어먹어야 제맛이고, 어릴적 흔히 먹던 고래고기, 추어탕, 밀면, 돼지국밥 이런거 너무 그립네요..
    위에 땡칠이님이 말씀하시던 콩국(한천(우뭇가사리) 들어간^^), 겨울콩국(? 이건 부산역 마주편뒤 화교가 하시는 중국집에서 팔아여)도 먹고 잡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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