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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의 건망증.
울친정엄마가 좀 잼있는 분이시죠. ㅎㅎ
어릴때부터 몇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그중한가지가 툭하면 저를 잃어버리는것이였데요.
울아빠는 그것만 생각하면 아직도 어이가 없다시죠. --;
2살터울의 남동생낳고, 몸약한 울엄마가 두남매 데리고 다니려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병원에서 가방과 동생만 챙기다, 저를 깜빡해서 혼자 집에 몇번을 오셨데요.
그때마다 다행스럽게 병원에서 저를 잘 챙겨(?)주셔서 퇴근하던 아빠가 데리고왔죠.
시장에서 장보다 우는동생달래느라 저를 깜빡- 했어도, 동네아주머니가 저를 집에 데려다 주셨데요.--*
그렇게 수차례 딸내미 깜빡..깜빡..하고 살던 울엄마.. 대형사고한번 쳤죠.
늘 다니던곳이 아닌 시내에서 5살인 저를 놓친거예요.
(말씀은 놓쳤다고 하는데 역쉬 깜빡일듯.. --*)
역쉬나 시내볼일보고 집에와서보니 제가없어, 버스회사와 시내에서 들렸던 가게에 전화해봤지만 저는 없었습니다.
당시 시내은행에서 근무하던 울아빠꼐 전화드리고 경찰에 신고했죠.
울아빠 사무실길건너엔 제가 다니던 안과와 소아과가 붙어있어서, 병원가는날이면 저데리고출근해 병원진찰하고 숙직실에서 아빠퇴근하실때까지 놀다 집에오곤했데요.
그덕에 울아빠 직장분들은 저를 모르는분이 없었죠. ^^
저없어졌단 소리에, 직장동료들도 퇴근하고 시내를 이잡듯 뒤지며 저를 찾았지만 저는 없었답니다.
울엄마 앓아눕고, 울아빠는 포항시내 파출소를 다 뒤지며 저를 찾기를 일주일.
일주일쯤 지나면, 파출소에 보호됬던 미아는 다 고아원으로 보내진다더군요.
그래서 고아원은 또 어찌 뒤지냐며 우리집 분위기 정말 안좋았답니다.
다혈질 고모는 득달같이 쫒아와서 딸잃어버린 엄마붙잡고 역정내고 화내고... --;
일주일이 지난 월요일..
아빠사무실분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포항시청뒤 파출소에 가보셨죠.
세상에.. 파출소로비에서 즐겁게 노는 제가 "아저씨~~" 라며 품에 폭- 안겼데요.
바로 울부모님 파출소로 쫒아와서 울음바다 됬답니다.
알고보니, 시청인근에 당시 노부부가 하는 작은 슈퍼(점빵이죠. ^^)에 먼 친척손녀라며 제가 와있었고, 저는 파출소에 라면배달갈때 따라가서 놀던것이였데요.
길잃고 울던 저를 발견한 노부부가 적적..하던차에 키울려고(?), 저를 접수. 컥..
주변에는 먼친적집 손녀인데 사정있어 우리집에서 살꺼다..라고 말씀하셨데요.
울아빠.. 제가 초등학교까진 있었던 그 슈퍼앞을 지날때마다 "내딸 날로먹을러던집!! "이라 화내시기도하고, 이리 말안들을줄 알았으면 그때 안찾는건데.. 라며 저를 놀립니다.
울엄마.. 그뒤론 다시는 저를 '깜빡' 하는일 없죠. ^^
나중에 그일알고나서 제가 맨날 엄마보고 "계모"라 부릅니다. 친엄마가 그럴순없다고..ㅋㅋ
1. Green tomato
'04.6.25 6:25 PM (219.241.xxx.68)진짜 큰일날뻔 했네요. 티비에 그렇게 사소한일로 잃어버려서 2-30년 뒤에
부모, 자식 찾느라 나오는거 보면 진짜 남일 같지 않겠어요. 펭님~!
삼신할머니가 도와 주셨나~? ^^2. 깜찌기 펭
'04.6.25 6:28 PM (220.81.xxx.227)찾은게 다행이긴 하죠.. ^^;;
아직도 울아빠 직장동료분들 뵈면, "조숙해서 5살에 가출한 녀석"이라 놀리세요. --;3. 다시마
'04.6.25 6:28 PM (222.101.xxx.3)건망증 심한 저더러 '애 안 떨구고 다니는게 용타' 라고 했던 거
지금 생각하니 농담만은 아니었네요. 건망증이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거론되어야할 듯 싶네요. 미아방지 차원으루다..^^
부모님께는 등줄기에 식은 땀 흐르는 일화겠어요.4. 쮸미
'04.6.25 6:29 PM (220.90.xxx.183)ㅋㅋ..........일주씩이나요........ㅋㅋㅋㅋ
지금은 웃으면서 읽지만 그당시 부모님 마음을 생각하니 저도 몸이 떨립니다.......
애는 단 30초만 눈에서 없어져도 하늘이 무너지는데.........일주일씩이나..................
그래도 펭님이 복이 있으셔서 부모님께로 무사히 돌아오셨네요...다행입니다....5. 키티
'04.6.25 6:35 PM (211.35.xxx.170)ㅎㅎ 파출소에서 지낸것 저랑 똑같네요...
저는 단 하루였지만 친정엄마 아직도 그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세요.....너무 아찔하셨나 봐요...
펭님 부모님은 일주일이나?.....얼마나 놀라셨을까요?6. 칼리오페
'04.6.25 7:16 PM (61.255.xxx.120)펭님의 이른 가출기(?)ㅋㅋㅋㅋ
읽어 내릴때 사실은 좀 웃으면서 이렇게 푸하하......
하지만 뒷 부분에서 식은땀 아주 찌매 흘렸습니다
결말을 짐작코 있었던탓에 하지만 과정은 그리 순탄은 아니네요
건망증 요고이 요즘 심각하죠????
하긴 핸폰 손에 쥐고 찾고 댕기는 저도 심각한건뎅.....ㅋㅋㅋ
어쩔땐 핸폰이 빨래랑 같이 서랍장에도 들어가고.....쌀퍼다 전화 받고선
쌀통안에서 울기도 하죠...하긴 세탁기 안에 넣고 같이 돌린 울 아빠보단....ㅋㅋㅋ7. 꾸득꾸득
'04.6.25 7:18 PM (220.94.xxx.78)우와~~진짜 드라마 같은 얘기네용~~
8. 김혜경
'04.6.25 7:33 PM (218.51.xxx.32)큭큭...지금이야 이리 웃지만..펭님 어머니 아버지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모골이 송연하시겠어요..찾아준 아저씨 넘넘 고맙네요...
9. 깜찌기 펭
'04.6.25 7:50 PM (220.81.xxx.227)울엄마..어린애둔 엄마만나면 꼭 하는 이야기가 자식잘챙겨란 말씀.
뼈저린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겠죠. ㅎㅎ
저 찾아주신 아저씨는 아직도 자주 연락드리고 뵙는데, 뵐때마다 놀리셔서..--;10. 키세스
'04.6.25 7:53 PM (211.176.xxx.151)헉!!!!!!!!!!!
세상에...
어찌 키운 딸을...
펭님이 아이 키워보면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는지 다시 느낄걸요?
못찾았다면... 넘 끔찍하네요.11. 기냥
'04.6.25 7:57 PM (211.172.xxx.165)그 슈퍼 주인 정말 못 됐네요...
그런데 애 잃어버리는 거 웃을 일이 아닌게 제가 아는 언니가 세 살때 엄마를 잃어버려
시설에서 자랐어요,,,엄마랑 언니랑 같이 가던 기억은 난데요....언니 생긴 걸 보면
말짱한데 안쓰러워요,,,시설 친구들이 나중에 커서 부모 만나서 좋게 된 경우가 별로
없다네요,,그래서 안 찾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어요..잃어버린 부모님은 얼마나 속이
타겠어요,,,그렇다고 찾으라고 말하기도 그렇고,,,쩝..12. Ellie
'04.6.25 8:18 PM (24.162.xxx.174)합. 펭님, 저는왜 이야기가 섬뜩 하지요~ ^^;;
우리엄마가 한 가장 획기(?)적인건....
리모콘 냉동실에 넣어놓고 난리 쳤던일이요...ㅡ.ㅡ;;13. 위풍당당
'04.6.25 8:19 PM (219.248.xxx.26)펭님 글읽고 재미나게 웃었는데 정말 티비에 가족찾기하는거 보면 정말 안됐어요.
순간적인 실수로 몇십년을 서로 그리워 하며 살잖아요.
정말 다행이네요. 일주일이나 지난뒤에 아주 우연히 만나게 되다니.. 드라마 같아요.
안그랬으면 펭님~ 지금쯤 라면배달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14. lyu
'04.6.25 9:06 PM (220.118.xxx.14)칠순 바라보시는 울엄마는 얼마전 모임에서 누가 자기 신발 바꿔 갔다고 난리 난리......
알고보니 집에서 부터 짝짝이 신고 나오셨다는 사실.
우리도 조심할 나이입니다.
남의 야그가 아니여ㅉㅉㅉ15. 아라레
'04.6.25 9:37 PM (221.149.xxx.16)허거덕덕덕!!!! 큰일 날 뻔한 얘기잖아요.
그 때 다시 만나서 다행이어요...16. 프림커피
'04.6.25 10:54 PM (220.73.xxx.147)펭님,,, 저두 다섯살때 미아됐다가 "육거리 약국"간판보고 집찾아갔다는 사실,,,
저희 아빠가 좀 편찮으서서 엄마가 그 약국을 단골로 다녔거든요.
다른 글자는 몰라도 그 약국 간판만은 확실히 알았거든요.
저는 그때 느꼈던 공포가 아직도 생생하답니다,..17. 밴댕이
'04.6.25 11:34 PM (68.78.xxx.109)다 지난 일인데도 머리가 쭈삣...하네요.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저두 요즘 하두 정신없이 굴어서 울머슴이 이러다 얼라들 잊어먹고 다니겠다고 구박...ㅜ.ㅜ
정말 조심, 또 조심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당.18. beawoman
'04.6.25 11:35 PM (61.85.xxx.4)천만 다행이어요
19. 무우꽃
'04.6.26 12:08 AM (210.111.xxx.12)에구구 .. 웃자고 한 농담이었는네 ... 그랬나요. 급히 내렸슴다
20. 쭈니맘
'04.6.26 12:15 AM (203.235.xxx.53)큰일날 뻔한 얘기네요...
정말 다행이에요..*^^*21. 재은맘
'04.6.26 12:16 AM (211.209.xxx.118)에고..펭님..큰일 날뻔 하셨네요..
저도 재은이랑 시장, 백화점 외출하기전..신신당부 합니다..
엄마 옷 꼭 붙들고 다니라고..ㅎㅎ..워낙 정신 없는 엄마라..딸에게 부탁하죠..22. 깜찌기 펭
'04.6.26 2:22 AM (220.89.xxx.21)다들 놀라시네요. ^^;;
웃자고 올린것이긴 하지만.. 저도 가끔 미아찾기프로보면 등이 섬득해요.
아무튼.. 다른분들 모두 자녀분잘챙기세요.
제가 그때 집전화번호,주소모두 달달~ 잘외웠던 애인데도, 그 점빵집 과자에 홀렸는지 일주일간 집에 전혀 연락안됬데요.
프림커피님..ㅋㅋ
육거리약국 아직있겠죠? 저도 간판기억나요.
저는 죽도시장에서 길잃으면 개풍약국앞에서 엄마기다리기로 약속했었어요. ㅎㅎ23. jiyunnuna
'04.6.26 2:27 AM (220.75.xxx.185)ㅋㅋ 저희 시외할머님이요, 지금 약간 치매가 있으신데요..
저희 신랑을 볼 때마다 마치 테이프를 틀어놓은 것처럼 20~30번씩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저 놈이 맨날 내빼서 내가 저놈 찾아다니느라 혼났어. 한번은 저놈 없어졌다고 연락이 와서 달려가보니,
애미란 것이 애 찾다말고 배고프다며 밥을 먹고 있더라. 그래서 애 잃어버리고 밥이 넘어가냐..했더니
밥을 먹으며 "아니, 엄마..기운이 있어야 애를 찾지요.."하는거야, 내가 기가 막혀서.."
사실, 저희 어머님도 건망증이 좀 심하셔서 시장이나 길에서 저희 신랑을 자주 잃어버렸다 하시더라구요.
어머님 말씀으로는 저희 신랑이 이리저리 도망을 잘 다닌거라고 말씀하시지만,
저희 신랑은 어머님이 자기를 팽개치고 여기저기 시장구경을 다니시거나,
지하철에 두고 혼자 내리는 등등의 당시 상황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위 사연도 근 30여년간 시외할머님과 어머님 외에는 아무도 모르던 얘기인데,
시할머님의 치매가 시작되며, 온집안에..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답니다..ㅋㅋ24. 깜찌기 펭
'04.6.26 2:37 AM (220.89.xxx.21)ㅋㅋㅋ
시어머님꼐서 울엄마처럼 집중력이 뛰어나셨나봐요.
다른것에 집중되면, 잠시 주변을 잊으시는듯..
울엄마는 초등학교 운동회/소풍때 선생님도시락신경쓰다 저희남매 도시락 깜빡한적도 있답니다. --;25. 레아맘
'04.6.26 3:56 AM (82.224.xxx.49)아휴~ 저말 다행이네요..무사히 부모님께 돌아가셔서...
전 제 딸을 잃어버렸다는 상상만 해도 넘 끔찍해요~
근데 저도 건망증이 출산 이후에 너무 심해져서 걱정이랍니다..에고~26. 헤르미온느
'04.6.26 6:51 AM (61.42.xxx.184)ㅋㅋㅋ...푸우님 울 언니 아니신지 잠깐 착각^^
울 언니도 점빵집 딸래미 될뻔 했었거든요...^^
암튼 아이들은 눈 깜짝할사이에 사라지더라구요...
한번 친구 아들 데리고 볼일보러갔다가 사라지는 바람에 십년감수한 적 있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서는 엉덩이 옷색깔만 같으면 자기보호잔줄 알구 따라가는것 같아요.
다행히 금방 근방에서 찾았지만,,,친구한텐 여태 말 안했구요, 지금은 봐줄때 화장실 안에도 델구 들어가요...^^27. 카푸치노
'04.6.26 8:28 AM (220.75.xxx.196)에고..그 옛날도 무서운 세상이었네요..
남의 아이 그냥 기르려 하다니요..
그나저나 펭님은 엄마찾고 울고불고 안하셨나봐요??
정말 애 잘 봐야해요..28. 헤스티아
'04.6.26 2:58 PM (218.152.xxx.152)와~ 다들 사연이 넘 재미있어요^^
저도 두살아래 남동생을 '까치고개'라는 곳에서 찾아온 적이 있죠^^ 동네 형들이 집과 정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라고 알려주는 바람에 순진한 동생이 엉뚱한 곳을 헤메는 것을 겨우겨우 찾았었네요...
당시 찾아 주셨던 가게 아저씨에게 로보트 장난감을 하나 사가지고 택시를 탔는데, 남동생은 영문도 모르고 마냥 로보트 장난감을 들고 흐뭇해했던 기억이나네요..29. 푸우
'04.6.26 9:56 PM (218.51.xxx.245)제가 둘째 낳고 그러는거 아닌가 몰라요,,
둘째 낳으면 집에만 있어야 겠어요,,
절대로 안나가고,,
미아 때문에 애태우는 집들 너무너무 많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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