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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님의 자식 사랑은....

배짱 조회수 : 884
작성일 : 2004-06-18 07:56:11

제목이 좀 거창하죠.
오늘 이곳 날씨가 참 요상하네요. 여긴 켈리포니아구요. 이번주 날씨가 참 흐려요.
이렇게 날씨가 흐린날이 많은 6월을 뭐라 한다고 하던데...

오늘은 큰 아이의 킨더과정이 끝나는 날이였어요.
참 요상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지금부터 9월 초까지는 방학인데... 9월에 1학년 들어가죠.
이런 저런 일들을 생각해 보았죠.
자유 분방한 프레스쿨에서 정식 교육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놓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잘 적응해 주었어요. 감사하죠.


그러다 문든 우리 아버지, 우리 할아버 생각에 미치더군요.
제가 저희 증조 할아버지를 뵙지는 못했지만, 저희 할아버지댁에 초상화론 늘 뵈었죠.
지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사시는 집은 60년 가까이 되는 집인데요,
물론 15년전에 저희 아버지께서 개조를 다 하셨어요.
그때 저희 할머니께서는 절대 기와 지붕은 건들여선 안된다고 하셔서,
공사가 굉장히 길어졌었어요.
대들보와 기와 지붕을 그대로 놔두고 모든것을 현대식으로 바꾸었죠.
그때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그렇게 기와와 대들보를 허물지 않고 인부들이 망치로 하나 하나 벽을 허물때
"세상에 너희 할아버지 어려서 부터 공부하시던 종이 한장 한장들이 곱게 발라져서 그대로 있더라"
하시더라구요.
저희 증조 할아버지께서는 당신 자식의 공부종이 한장 한장을 모두 모아 두셨다가 그것으로 초벌지를 쓰셨던거죠.
그집을 그렇게 다 바르셨으니, 그 종이는 몇년 동안 모아 두셨던거죠.
그것을 한장 한장 손수 바르셨답니다.
과묵한 우리 증조 할아버지의 자식 사랑이 아니였을까....


전 지난 아이의 학기동안 늘 조바심만 냈었죠.
아이가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무엇을 더 시켜야 하는건 아닐까....
제 기준에 아이가 따라와 주지 않으면 애가 탔죠.
아무래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니....

자식을 사랑함에 더 의연함을 가져야 하는데....
잠시 중얼거려 보았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IP : 128.195.xxx.25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질그릇
    '04.6.18 8:52 AM (218.50.xxx.187)

    아이가 그곳에서 킨더과정을 무사히 잘 마쳤으니
    앞으로도 잘 적응하고 잘 해나갈 겁니다.
    힘내세요.

  • 2. 노아
    '04.6.19 12:10 AM (192.33.xxx.125)

    아주 감동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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