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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비가 와서

함피 조회수 : 723
작성일 : 2004-06-17 16:40:38
비도 오고 해서.....옛날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울집은 1남 4녀. 울엄마 맨위에 오빠낳고 아들하나 더 낳으나도 낳으게 딸만 넷,ㅋㅋㅋㅋ
자매들 모두 3살터울.. 오빠하고 나는 14살(?) 차이..

부모님은 엄청 엄하세요. 지금은 연세드시니 약해지셨지만, 어렸을땐 무서워서 말도 잘 못했어요~~
(제성격은 한 성질하고, 터프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순해졌지요. ㅎㅎㅎ)

1. 내나이 기억이 안남(아주 어렸을적 얘기) - 엄마가 둘째언니한테 나를 맡겨놓고 볼일보러 나갔는데 이놈은 울언니.  나를 길거리에 나두고 친구들하고 놀러가버렸다.  한참 놀고 와보니 내가 없더란다(당연히 없지~~~)
엄마 나 잃어버렸다고 찾으려다 못찾고 저녁이 되어 그냥 집으로 오셨는데 동네아주머니가 날안고 집으로
오셨다네요..  
아주머니 말  혼자서 길가에서 기어다니면 놀고 있어서 집으로 데려갔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그 아줌마 아니였으면 고아로 자랐을테지요..ㅎㅎㅎ
식구들 모이면 가끔씩 이 얘기 합니다.   그런관계로 저 둘째언니 젤루 싫어합니다.

2. 이건 셋째언니와 함께한 일입니다. 내가 6~7살 여름쯤인거로 기억하는데, 울보모님 친구들분들과 1박2일 여행을 가셨더랬습니다. 언니와 나 아주 신나게 놀고  부모님 오실때쯤 아주 깨끗이 정리를 해놓았지요
그런데 구석에 숨겨놓은 공기를 발견하신거에요.
(참고로 울아버지 엄청 깔금하시고 엄하세요. 자식들이 조금만 흐트려놓아도 매를 드셨으니까요..)
언니와 나 첨으로 아버지 무서워서 가출을 했습니다.
그래서 외가집으로 갔습니다. 울외갓집 기차타고 버스타고 가야하는 거리지만 어린두자매 용감하게 기차타고 버스타고 외가집에 도착.. 외할머니,할아버지, 이모, 외삼촌 기절하실뻔 했습니다.
부모님과 같이도 아니고 언니와 둘이 갔으니.... 그동안 울집은 난리가 났죠..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담날 엄마가 데리러 오셔서  바로 집으로 가서  나와 언니의 첨이자 마지막 가출로 아주 싱겁게 끝났습니다.

3. 초등학교 일학년때 - 초여름 정도에 고무줄놀이 하다가 오른쪽 팔이 부러진적이 있었음. 한달가까지 깁스를 한 관계로 왼손을 쓰게 되었지요.  그이후로 양손잡이... 기분좋으면 오른쪽, 우울하다 싶으면 왼손,
울아버지 한마디 하데요 기집애가 얼마나 과격하게 놀았으며 쯧쯧쯧.....

4. 일년후 2학년 여름방학 - 울언니 따라 놀러가다가 계단에서 넘어져서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열바늘 넘게 꿰메고 ㄱ자 모양의 흉터가 자랑스럽게 무릎 한가운데 있습니다.
저 치마입는거 무지 싫어합니다. (고등학교 선생님과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울아버지 또 한마디 하데요 기집애가 칠칠치 못하게 시리.....

5. 6학년떄 - 바쁜 울부모님 생각해서 (이것도 여름이네요) 저녁밥을 한다고 설치다기 오른쪽 팔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 흉터도 큽니다. (500원 동전보다 컸는데 세월이 지나니 점 작아지긴 했슴)
울아버지 당연히 그냥 안넘어가시죠 또 한마디 하데요 기집애가 칠칠치 못하게 시리2.....

6. 아버지 좀 무뚝뚝하죠.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는데  가끔 집에 전화하면
나 : 여보세요
아버지 : 누구냐?
나 :  아버지 나 **야
아버지 : 응 그래 왜 전화했냐..
나 : 그냥 했어요  (말하는 중간에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옵니다. 뚜뚜뚜~~~) 황당

또는

나 : 여보세요
아버지 : 응 **냐?
나 : 녜 (하기도 전에 벌써 뚜뚜뚜~~~~~~~~~~)  황당

이럴때가 한두번이 아니어서 엄마하고 통화도 못하고 끊을때 많습니다.

7. 이건 제가 다 성장한 후 일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할때쯤 부모님께 더이상 손을 벌리면 안될거같은 생각이 들어서 취업을 했습니다.
(왜그랬을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하고 ^0^ ,, 아유 간지럽군요>
몇년정도 직장생활해서 돈모아서 대학을 가게 되었지요. 그런데 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100만원 정도가 부족한게 아닙니까.. 적금은 3월에 만기여서 깨기도 아깝고 해서 아버지께 100 만원만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때가 설이였거든요. 아버지 말끝나기가 무섭게 하시는 말씀
"십원한장 못준다. 지금 시집가면 이천만원 줄께" 그러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궁금한게 많으신지..
아버지 : 전공이 뭐냐"
나 : 토목과요
아버지 : 여자가 뭐하러 그런델가냐. 다른과도 많은데
니 : 아버지 나 토목이 좋아요. 지금까지 해온일이구요. 그리고 앞으로 저하는 일에 간섭하지 마세요!
      (이런 머리좀 커졌다고 이제 부모님께 함보로 말하네요)
아버지 : .........

아버지한테 무지 섭섭했지만 별수있나요. 내가 저지른 일 내가 수습할 수 밖에...

지금은 일 열심히 하고, 부모님 소원대로 늦게나마 결혼도 했고
부모님께도 잘은 못하지만 그래도 멀리 떨어져 사니 많이 보고 싶군요.

얼떨결에 내용이 아주 길어졌네요
허접스런 내용을 읽으시느라 고생하셨네요..
IP : 211.198.xxx.9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6.17 8:14 PM (218.237.xxx.58)

    아버지가, 엄청 엄하시네요...그래도 잘해드리세요...연세 드시면, 좀 변하시더라구요.

  • 2. 코코샤넬
    '04.6.17 10:30 PM (221.151.xxx.118)

    원래 딸 많은 집 아버지들이 엄하신가 봅니다.
    아빠 살아 계실 적에, 우리집은 더 했어요.
    친구들이 우리 집에 전화도 못할 정도였고,
    한 번 집에 들어가면 밖에 나가지고 못하고
    여름에는 집에서 반바지도 못 입었어요.
    돌아가신 우리 아빠, 겉으로는 딸들한테 무척 엄하셨지만,
    속으로 정은 참 많으셨더라구요.
    함피 님의 아버지도 우리 친정아빠랑 거의 비슷하신 듯 싶어요...-.-
    저는 아빠 불치병에 걸려 돌아가실때, 우리 아빠..장애인이라도 좋으니
    살아만 계셔 준다면... 하고 속으로 얼마나 울며 빌었는지 모른답니다.

    함피님,겉으로 사랑한다는 표현 못하는 아버님 마음을 더 헤아려서 잘 챙겨 드리세요.
    나중엔 보고 싶어도,또 잘해드리고 싶어도 앞에 안계시는 분이 부모님이거든요.
    아버님께서 좋아시는 음식이라도...아님,즐겨드시는 과일이라도 꼭 사다가라도 드리고
    핑계거리를 대서라도 자주 찾아 뵈세요.
    그래야 정도 더 붙지요.. 경험에서 드리는 말씀이니,겉으로 무뚝뚝한 아버지..
    귀엽게 봐드리세요^^ (표현이 건방지다면 죄송합니다)
    그럼 멋진밤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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