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점심 시간 맞춰서 이곳으로 나와요. 점심이나 같이 먹게."
그 사람은 가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저에게 늘 이런 식으로 전화를 합니다.
사랑은 늘 같이 나누는 거라고 말하면서, 본인이 가본 음식점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있으면
가까운 시일에 단 둘만의 시간을 즐깁니다.집에서 늘 보는 얼굴이지만 밖에서 만나면 기분은 새로워
집니다.
식당은 저수지를 넓은 창 밖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있었습니다.
뭐 사랑만 있다면야 장소든, 어떤 음식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요.
그 사람은 가끔 과용을 합니다.그 돈으로 다른 반찬을 사면 며칠을 먹을 수 있는데
사랑은 상대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이야기 하면서
그럴듯한 식당에서 음식을 나눕니다.
반찬을 세어보니 32가지 입니다.
예쁜 도자기에 예술 작품처럼 앙증맞게 2인분으로 분리되어 웃고 있습니다.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배는 부르고,행복함이 가슴 가득히 찾아옵니다.
말없는 그사람은 웃기만 합니다.음악은 제가 좋아하는 김연숙의 '그날'이 흘러 나옵니다.
<2000년 9월 남편이 보낸 편지, 쪽지, 전보 등을 묶어 내놓은 책 ‘사랑해요 로니’의 마지막 장에서 낸시 여사는 “우리는 남다른 삶을 살았다. 그러나 동전의 다른 한쪽 면은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 그 많은 추억들을 혼자서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슬프다”고 말해 독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 동아일보에서-
오늘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느껴봅니다.
서로를 안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면 미움도 사라지고,질투도 사라지고,욕망도 사라지고
행복만이 자리잡을 겁니다.치매에 걸린 레이건을 10년 동안 한결같이 지켜준 낸시여사의 헌신도
그 밑바탕은 서로간의 사랑입니다.그러기에 우리는 레이건의 죽음을 가슴으로 슬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빈 손으로 만나서 빈 손으로 떠나는 것을...
그러는 중에 당신 만나 행복했고, 당신이 나를 늘 그리워해 준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겠지요.
식사 후 손을 잡고 저수지를 거닐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잊혀지지 않은 그리움을 만들기 위해,변치 않은 사랑을 만들기 위해 되도록 천천히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들꽃 같은 우리 사랑
들꽃이 되고 싶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도
쉽게 서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으며
하나로 있을 때보다
여럿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들꽃이 되고 싶습니다
주고 받는 사랑보다는
주는 사랑을 실천하며
하찮은 것에서도 진실을 배우는 눈으로
서로를 존경하는 귀한 말을 나누며
들꽃처럼 살아 가렵니다
오늘 서로가 남기는
사랑한다는 말은
바다와 같이 넓은 마음으로
우리 가정의 가장 귀한 곳에 놓겠습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그 사람과의 황후의 만찬
귀여운토끼 조회수 : 1,031
작성일 : 2004-06-17 09:34:20
IP : 211.57.xxx.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champlain
'04.6.17 10:21 AM (69.194.xxx.234)감동적이네요..
남편분도 참 멋지시구요..
하루 하루 그렇게 예쁜 추억들을 쌓아가며 사셔요..
저도 그러렵니다..^ ^2. 설련화
'04.6.17 10:36 AM (221.143.xxx.159)제가 항상 쓰던 아이디는 야생화였어요..
띠가 말띠라 알던 사람들은 야생마라고 했다는 ㅋㅋㅋ
저도 들꽃같은 야생화 같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글쎄.. 아웃사이더가 되고 말았다느 ㅠ.ㅠ3. 아침
'04.6.17 12:52 PM (202.30.xxx.200)이름다운글에 '저주지'라는 오타가 맘에 걸리네요.
'저수지'죠?4. 김혜경
'04.6.17 8:22 PM (218.237.xxx.58)귀여운 토끼님...부탁드릴게 있는데...쪽지 보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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