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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만두" 후기

무우꽃 조회수 : 982
작성일 : 2004-06-17 03:05:10
며칠 전, "파지무우에 대한 변명"을 썼었죠.
문제는 언론이라 생각되어 여기 저기 언론사 사이트에 가입해서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글을 쓴다는 것은 사실 위험성(?)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수긍하는 글 보다는 "식품회사 알바는 꺼져라". "재료는 그렇다 쳐도 처리과정을 보니까 ..." 하는 리플들이 많이 달리게 마련이죠.
소비자로서 식품회사를 욕하기는 쉽지만, 요즘처럼 매도될 때 식품회사를 두둔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알았습니다.

제 노력때문은 아니겠고, 만두소를 식품검사소에 의뢰해서 아무 이상이 없기에 사용했던 업체의 사장이 죽으면서 남긴 "우리 회사 제품은 쓰레기가 아니다"는 말 때문이었을까요?  며칠 새에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기자가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였음을 고백했고(a의 끝부분), 식약청은 여론에 떠밀려왔음을 인정했고, 심지어는 쓰레기로 오인되게 한 화면이 만두소와는 무관한 쓰레기장의 화면이었다는 보도(b)도 보입니다.

(a) 한겨레 신문 - "언론 선정보도에 ‘알권리’ 두번 죽었다" 2004.06.10
http://www.hani.co.kr/section-005200000/2004/06/005200000200406101319001.html

(b) 동아일보 - 단무지협회, "쓰레기 왜 찍습니까" 2004-06-16
http://www.donga.com/fbin/output?f=todaynews&code=c__&n=200406160141&main=1

저는 자신의 기사를 튀게 하려는 기자들의 노력(?)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신문기사를 그대로 믿지 않는 편입니다.
벼려지는 단무지로 만들었어? 그러면 쓰레기로 만든거네. (확정)
그렇다면, 만드는 과정에서 뭐 또 집어낼 거 없나?  (효과를 위한 양념치기)
물이 수도물도 아니고 우물물이잖아. 요즘 누가 우물물을 써. 농사지을 때나 쓰지.
이러다 보면 "더군다나 이런 쓰레기 무를 농업용수로 쓰이는 물에 담궜다가 ..."라는 작문이 나오고,
그것이 독자들에게는 "농업용수로 가공한 쓰레기 만두소"로 인식됩니다.
진짜 쓰레기는 만두가 아니라 그런 기사를 쓴 사람과 이를 여과없이 보도한 언론매체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우지파동이나 염산간장파동과 달리 이번에는 사태가 금방 진정되기 시작하는군요.
며칠만에 글 올린 곳에 들어가 봤더니, 이제는 흥분들이 가라앉고 객관적 시각의 글이 많아졌습니다.
일본 유학도중 관동대지진때 일본사람들 손에 맞아죽을 뻔 하셨던 저희 아버님께서 해마다 9월 1일이면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집단적 분노는 눈을 멀게 해서 죄없는 사람을 죽인다. 절대로 거기에 휩쓸리지 마라"
자신과 다른 의견이라 하더라도, 거짓이 아닌 진지한 의견은 수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IP : 210.118.xxx.13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설공주
    '04.6.17 8:12 AM (220.83.xxx.43)

    예, 언론의 문제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더이상의 이런 언론보도. 싫어요.
    소비자도 알권리를 찾아야 하지만, 이런식의
    극단적인 표현도 옳지 않아요.
    하지만, 아무리 만두소가 쓰레기가 아니라 해도
    이젠 좀 먹기가 그러네요.
    그리고, 식품회사도 위생규정이라던가, 재료문제를
    더 까다롭게 할 필요도 있어요

  • 2. 푸우
    '04.6.17 8:53 AM (218.51.xxx.245)

    저두 어제 탕수육이 먹고 싶어서 시키면서 만두 서비스 주지마세요,,라고 했더니,, 중국집 사장님께서,, 막 웃으시더라구요,, 요즘 전부 만두서비스 말고 탕수육을 좀 더 달라고 한대요,,
    휴,,

  • 3. 경빈마마
    '04.6.17 9:24 AM (211.36.xxx.98)

    저는 그래도 사다놓은 물만두 쪄서 아이들과 열무김치에 먹었어요.
    설마..? 사람들이 먹는 것인데.....쓰레기가 아니라
    남은 모서리 짜퉁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네요...그러길 바랬는지도 몰라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몸을 던졌을까? 우리는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았기에 뭐라
    말할 수 없지 않을까? 왜? 남의 말은 너무 쉽게 할 수 있기에......

    무우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 4. 요조숙녀
    '04.6.17 9:59 AM (218.148.xxx.19)

    처음부터 쓰레기 만두라는 단어가 맘에 안들었습니다 무우꽃님 말처럼 파지무우로 만들었다고 그게 어찌 쓰레김니까.
    예전에 라면유지파동때도 그렇고 조금지나면 별거 아니었다고 하는 정부의 발표.....
    죽은 사람만 억울하지요.
    남들 흥분할때 난 처음부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원래 신문보도는 30프로도 안믿습니다

  • 5. 쑥쑥맘
    '04.6.17 12:11 PM (218.152.xxx.57)

    언론사들 나뻐요...

    만두랑은 상관없지만..

    뉴스에서 건강보험 얘기하면서
    보험재정 사용은 90%가 암환자 -> 그중 폐암환자가 절대 다수 -> 폐암환자는 90%가 사망 -> 보험재정 바닥났음...

    이렇게 뉴스보도하는거 있죠. 물론 다 따로 건강기사, 보험재정기사..하면서지만.
    폐암수술받고 회복중인 친정아빠가 있는 저는
    그 기사를 보니까..
    폐암환자들 원래 다 죽는데, 그 사람들이 보험재정 다 써서 재정 바닥났다.
    이렇게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비약이 심한건진 모르겟지만....

    만두랑 상관없이 딴얘기였는데, 그냥 언론들 화나서 한마디 하구 가요..

  • 6. jiyunnuna
    '04.6.17 1:31 PM (220.75.xxx.169)

    저두 언론홍보 업무 몇년 하면서, 언론과 제 업무 자체에 실망감 많이 가졌더랬습니다..
    물론 투철한 기자정신, 직업정신 가지고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보도자료건, 신문/방송 기사건...으...정말 뻥도, 조작도 많습니다..
    그래서, 절대 모든 걸 믿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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