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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장만 했습니다..*^ ^*

champlain 조회수 : 1,772
작성일 : 2004-06-16 02:56:22
에고,,무슨 일만 생기면 어서 어서 82에 들어 와서 풀어 놓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여 입이 아니 손이 간질간질한 걸 보면 저도 폐인은 폐인인가 봅니다.^ ^

무지 많이 참았습니다.
주일에는 좀 바쁜(?) 관계로 좀 쉬었다가
오늘 드디어 사진을 올리게 되었네요..

꼭 사진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

지난 토요일..
제가 사는 타운하우스 단지에서 개러지 세일을 했답니다.
아시죠? 각자 쓰던 물건들을 자신의 차고를 열어 놓고 거기에 전시해 놓고 하는 개인 벼룩시장 같은거..
앞마당이나 뒷마당에서 하면 yard 세일이구요,
여러 집이 한꺼번에 다 하는 street sale도 있지요.

암튼,, 저희가 사는 타운하우스 단지는 오래 되고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
쓸만한 물건들이 꽤 나옵니다.

부지런한 캐네디언들 새벽 7시부터 웅성웅성 사고 팔고..
그 시간에 겨우 눈 비비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더군요.

자는 남편을 살짝 깨워서 나가자고 했죠.
일단 동네를 한번 쭉 돌아 괜찮은 것이 있으면 어서 어서 사고
우리도 않 쓰는 옷이랑 그런거 꺼내 팔자구요.

우선 아이들이 자고 있으니 저부터 먼저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아이들 책이랑 부츠랑 그런거를 아주 싼값에 샀습니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그런 거울과 거울과 함께 벽에 붙일 수 있는 미니 콘솔 1불
(ㅎㅎㅎ 이거 사서 현관에 붙여 두고 저도 노란 수선화(조화)로 장식을 했답니다.
집에 들어오면서 노란색이 바로 보이면 좋다는 자스민님 말씀을 기억하고 해보리라 했거든요..
현관에 노란색이 있으면 복이 들어온다면서요?)

너무너무 이쁜 하얀 전화기 1불(요건 담에 보여 드릴께요..^ ^)
상표도 그대로인 둘째녀석 부츠 25센트(300원)
책도 25센트
머리염색약 50센트(600원) 기분전환겸 머리색을 좀 밝게 바꿔 보려구요.^ ^

그렇게 여기저기 1차 구경을 하고 오는데
남편이 어서 오라며 막 부릅니다.

왜?
저기 저 쪽 집에 사는 할아버지가 와 보래.
전 얼굴도 첨 본 동네 할아버지네 집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더군요.

가보니 글쎄,,,
이 할아버지가 집안에 있는 물건의 상당부분을 그냥 주겠다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들어와서 가져가랍니다.

아니 이게 뭔일??

나중에 자세한 얘기를 나눈 남편에게 들으니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시는데
그 많은 가재도구를 따로 팔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사람들에게 준다는 겁니다.

저는 몰랐는데 이 할아버지가 우리 큰 아들을 알더라구요.
이름까지..
서툰 발음으로 한국이름을 말하면서 자꾸 들어와서 필요한 것 다 가져가라고 해서
남편과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릇이 필요하지 않냐며 이것저것 다 꺼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받은 것이 저 그릇들이랍니다.

대부분이 거의 새거나 다름없이 깨끗했어요..

않 그래도 그릇을 좀더 장만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쓰지도 않은 포장지며 포장도구들..
생수 먹는 기계(왜 있지요. 큰 통에 물을 사서 시원하게 생수 먹을 수 있는...에고,,뭐라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퐁뒤세트
브라운 핸드믹서
스푼과 스테이크 나이프세트(새 것)
이태리 대리석 사이드 탁자
너무 편리하게 넣었다 뺐다할 수 있는 양념통 세트(전 이게 젤 맘에 들어요. 공간도 않 차지 하고 깨끗하고 이쁘고.. 요건도 담에 사진 찍어 올릴께요..)
등등은 이것저것 참 많이 주셨어요.

그리고 할머니께서 옷을 만드는 취미가 있으셨다고
엄청난 양의 천과 뜨개실을 주셨죠.
이건 솜씨없는 전 필요가 없지만 네가 가져가지 않으면 다 버릴꺼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냥 버리라고 하기가 그래서 가져다가 주변에 필요한 사람을 주려고 해요.

참참,, 그리고 yard에 놓는 운치있는 벤치와 바베큐식탁세트도 주셨구요..

염치없이 너무 많이도 얻어온다 싶었지만
오히려 가져가 줘서 고맙다고 하셔서 기분좋게 이것저것 져다 날랐습니다.

일단은 초코렛과 작은 한국 기념품과 한국 인삼차 같은 것들을 좀 드렸는데
음식을 좀 해드리고 싶어요..
근데 할아버지가 채식주의자셔서 어떤 걸 해드려야 할지..
아이디어 좀 주셔요..
해물도 않 드신답니다..

그리고 밑에 사진은요~~
그 날 산 식탁이여요.
전 무심코 그냥 지나쳤는데 예리한 눈을 가진 남편이 사자고 해서 샀더니 너무 좋네요.

맨날 경빈마마님댁 식탁 사진 보면서 부러워했었는데
그거 보다는 못하지만 기본 6인용에 중간에 판대기(?)를 더 끼워 넣으면
넉넉한 8인용이 가능한 오크 식탁세트를 80불(7만원)정도에 샀으면 잘 샀죠?

저기에 팔걸이 의자가 두개 더 있답니다...
이것도 이제 양로원으로 들어가시는 할머니께서 싸게 주신 거랍니다.

캐나다에서 좋은 중고가구 사고 싶으면 부자 동네에 가서 양로원이나 노인용 아파트로 이사 가시는 분들 댁의 무빙세일에 가보면 정말 멋진 가구들을 싼값에 살 수 있다고 하던데
저희도 그 비슷한 경우에 해당이 되네요..^ ^

근데 이런 거 막 자랑하고 싶은 걸 보면 저도 진짜 주부가 다 되었나 봅니다.^ ^


IP : 69.194.xxx.234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땡칠이
    '04.6.16 3:28 AM (220.75.xxx.240)

    우와!!정말 부럽네요..저는 공짜 넘 좋아해서 그런지 새로 산것보단 얻어온게 더 정이 가더라구요,,,저도 얼마전 이사오면서 이집에 혼자 사시던 할머니께서 아들네와 합친다고 소파며,,침대프레임,,식탁,,에어콘까지 주고 가셨는데 어찌나 고마우시던지,,^^ 다른 물건들도 꼭 보여주세요..살림살이 구경하는거 넘 재미나요..

  • 2. 아라레
    '04.6.16 3:38 AM (221.149.xxx.81)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잡는다고.. 그 날 아침일찍 나가신게 너무너무 잘 한 일이셨네요.
    우와..저 많은 살림살이들을 ... 부러워용. ^^

  • 3. champlain
    '04.6.16 3:45 AM (69.194.xxx.234)

    ㅎㅎㅎ 땡칠이님..저랑 비슷하시네요.
    제가 그래서 개러지 세일을 좋아한다는 거 아닙니까..
    공짜도 무지 좋아하고..^ ^
    근데 어디 사셔요? 한국은 아닌듯..
    저보다 훨 많이 얻으셨네요.. 에어콘까징...

    아라레님..
    사진은 정말 일부구요.
    이것저것 몇번을 실어다 날랐다니까요.
    일단은 제가 쓰고 싶은 것은 닦아서 저렇게 모아놓고
    창고에 다른 사람들 줄 것도 많답니다..^ ^
    근데 할아버지는 아직도 뭐 더 줄 것 없나 찾고 계신대요.
    더 찾으면 우리 가져다 주신다고...

  • 4. champlain
    '04.6.16 3:45 AM (69.194.xxx.234)

    근데 사진은 왜 배꼽으로 보일까요?
    사이즈를 많이 줄였는데...

  • 5. 쮸미
    '04.6.16 7:15 AM (220.90.xxx.84)

    와..!!!!!
    진짜 부럽네요....!!!!

  • 6. 김새봄
    '04.6.16 8:26 AM (211.212.xxx.66)

    진짜 부럽습니다.특히나 컵...딱 제 취향입니다.

  • 7. 꽃게
    '04.6.16 8:33 AM (211.252.xxx.1)

    할아버지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채식주의이시면
    메인으로 갖은 야채,버섯 넣어서 잡채 해드리면 어떨까요?
    시원한 물김치나 백김치도 곁들이고...

  • 8. yuni
    '04.6.16 8:33 AM (211.210.xxx.124)

    왼쪽에 있는 연두색 네모난 그릇 우리 엄마도 똑같은거 있는데...
    하하 한국에서, 캐나다에서 똑같은 그릇보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아무튼 champlain님 횡재하신거 같아요. *^^*

  • 9. 남양
    '04.6.16 8:50 AM (165.246.xxx.254)

    사진이요..
    저장하실때 영어나 숫자로 저장해보세요..
    아마 한글이라서 그럴꺼에요...^^
    살림 장만 하신거 넘 부럽네요...
    전 컵 하나 살때도 남편 눈치 보고 산답니다..ㅋㅋㅋ

  • 10. 미스테리
    '04.6.16 9:08 AM (220.86.xxx.237)

    정말 싸게 잘 구입하셨네요...^^
    외국의 벼룩시장은 거의 바꿔쓰는(?) 개념이지요..판다기보담~~~
    할아버지께서 아드님이 이쁘셨나봐요...이름까지 외우고 계시고...
    부럽네요~^^

  • 11. 롱롱
    '04.6.16 9:36 AM (61.251.xxx.16)

    와~ 정말 고마운 할아버지네요.
    넘 부러워요.

    그 할아버지가 큰아들도 아신다니 저녁 초대하시면 어떨지요.
    비빔밥도 괜찮을거 같은데.

  • 12. 쵸콜릿
    '04.6.16 9:47 AM (211.35.xxx.9)

    엄청 횡재하셨습니다.
    부러워용
    남편분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십니당

    야채구절판은 어떨까요?...넘 힘들라나 ㅎㅎㅎ

  • 13. 코코샤넬
    '04.6.16 10:04 AM (220.118.xxx.229)

    정말 부럽습니다. 다 이쁘네요..식탁도..그릇도^^

  • 14. 김혜경
    '04.6.16 10:12 AM (218.237.xxx.133)

    부러워요...특히 왼쪽 옆의 사각 파이렉스 그릇들..저도 저 문양의 원형 볼 있거든요...

  • 15. 때찌때찌
    '04.6.16 10:17 AM (211.219.xxx.143)

    저두 그런풍경 보고싶어요..
    식탁도 이쁘고....... 보따리 어여 풀어주세요........

  • 16. 민서맘
    '04.6.16 11:03 AM (218.145.xxx.39)

    와 정말 좋으시겠어요.
    저도 결혼하고 자서 특히 아이 낳고 나서는 왜 그렇게 얻어 쓰는것이 좋은지.. ㅎㅎ
    특히 아이옷이랑 장난감 물려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고맙더라구요.
    너무 고마운 할아버지를 만나셨네요.
    다른것들도 꼭 보여주세요.

  • 17. 이론의 여왕
    '04.6.16 12:44 PM (203.246.xxx.132)

    저희 엄마도 저 초록색 유리그릇, 둥근 볼로 갖고 계시는데.. 초록색 톤이 넘넘 예쁘죠?
    괜히 반가워지네요.^^
    식탁도 아주 근사하고...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늘 착하고 점잖게 사시니까, 이웃들이 다 그걸 아는 거라구요. 축하합니다.
    이쁘게 잘 쓰세요. (부러워, 부러워...)

  • 18. 티라미수
    '04.6.16 4:54 PM (61.102.xxx.91)

    스필버그 영화보는것 같아요..
    스필버그가 tv시리즈를 만든게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메이징스토리>뭐 이렇게
    방송했는데요..노인과 아이의 우정을 다룬 신비하고 재미난 얘기가 있었죠..
    그릇들이 조용하고 얌전한 것이 아주 좋아요.. ^^*
    글구 식탁세트 다리가 넘 맘에 듭니다.
    클래식 한것이.. 멋져요,,.맛난 식사하시는 모습도 올려주시면,,쌩큐랍니다.~~

  • 19. 호야맘
    '04.6.16 8:12 PM (211.235.xxx.163)

    부러워요.. 정말..
    침 흘리는거 들리세요??? ㅎㅎㅎ

  • 20. 키세스
    '04.6.16 9:39 PM (211.176.xxx.151)

    우와~ 횡재네요.
    감사하는 마음에서 열심히 잘 쓰시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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