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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귀여운토끼 조회수 : 913
작성일 : 2004-06-12 08:07:12
제가 자주 타는 지하철 4호선은 외로운 사람에게 더 큰 외로움을 주는 그런 지하철입니다. 안산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내리고 오이도로 향하는 짧은 여정은 혼자 텅빈 객석을 지키며 연극을 보는 기분입니다.저마다의 숙소나 목적지로 급히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인생을 생각해 봅니다. 인생이라는 열차는 아무런 변화없이 주어진 선로 위를 달리기만 하고 우리들은 주어진 시간이나 거리만큼 인생을 살다 어느 순간 내려야 하는 그런 인생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4호선에는 인생의 아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탑니다.붉어지는 황혼이 유난히 아름다운 날 장애인 부부가 탔습니다.남편은 뇌성마비여서 말을 할 때 안면 근육이 수십 번 움직인 후에 한마디를 했고 소아마비여서 휠췌어를 타고 있었습니다.아내는 화가 솔거가 그토록 찾아 헤맺던 여인을 닮은 아름다운 소경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부부는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아내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 문장이 되는 남편의 이야기를 환한 미소로 기다리며 들어 주었습니다. 불과 서너 마디의 말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듣기 위해서 십여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 옆자리에서 이루어진 일이라 저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그들의 아름다운 대화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장애인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은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랑의 드라마였습니다.

몸은 비록 장애이지만 마음은 천사보다 아름다운 그들을 보면서, 몸은 정상이지만 마음은 심한 장애를 앓고 있는 나를 반성했습니다. 바쁘다고 다른 사람이 건네는 말도 건성으로 들을 때가 많았고,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너무 많이 했거든요.

어느 역에선가 장애인 부부가 힘들게 내렸습니다.
수없이 긴 계단으로 된 역사를 그들이 어떻게 빠져 나갈까하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리프트카가 있고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경우를 거의 못 보았거든요. 그런 생각만 하고 도움을 주지 못한 제가 한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소경 아내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을 남편이 어디를 가든 불편을 느끼지 않을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결국 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귀한만큼 모두가 차별없이 귀한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이 대접받고 맘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방안이 있으신 분
리플 부탁드립니다.

  


                           어느 날


귀한만큼
귀하고 싶은 갈등이
어둠처럼 조용하면 말없이 다가옵니다

원인모를 죽음을 대할 때는
또 한번
무의미한 눈물을 흘리지만
내 속에 쉬지않는
피빛 울음의 맥박 소리가 가까워질 때
유리창에 기대어 먼 별빛에 두손 모읍니다

어제도 오늘도
나뉘지 않는 시간의 울림만을 들으며
그저
너와 내가 하나될 수 없다는 사실에
멍한 한숨으로
한줌 흙이되기 위한 공간을 만듭니다

낙엽이 좋아
온 숲을 헤매어 갈래가 유난히 붉은 잎사귀에
사랑과 소망을 적었던
돌아오는 오솔길이
천국가는 길마냥 포근했던 황금빛 추억들이
먼지앉은 책위에 세월되어 부서지고
그 위에
도시의 웃음이 내려앉습니다

땅에 누울지언정 꺾이지는 않는 풀잎 소리가
마음은 끝없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울음 소리가
공간을 메우던 어느 날

귀한만큼
귀하여지고 싶은 마음이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습니다


IP : 211.57.xxx.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6.12 8:33 AM (211.201.xxx.250)

    나가수가 가수들 사이에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는 상황은 아닐거에요.
    그렇다고 나가수란 프로 자체에 대한 염려지...
    출연가수들에 대해 뭐라고 말한것도 아니구요!솔직히 잔인하긴 하잖아요.프로그램자체가...
    그저 가수분들이 안쓰러울뿐이지.

    이같은 견해는 유희열씨도 말한바 있어요.
    나가수와 같은 프로도 그렇고 가수들이 점점 예능에 종속되고 있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고...

  • 2. 서산댁
    '04.6.12 11:39 PM (211.229.xxx.191)

    서산에 와서 사귄 친구가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전혀 느끼지못한 것들이 친구에겐 힘들어 보였습니다.
    계단, 제일 힘이 들지요. 언덕길 역시. 눈오는날, 비오는날. 힘들어 하는 친구의 모습.
    하지만, 절대 그친구는 내색안해요. 오히려 이 서산댁보다 웃는얼굴로 이런날은 좀 힘들어.
    하고, 말하지요. 여러분 장애우분들이 왜 거리로 밖으로 안나오는지 아십니까..
    바로, 우리들의 시선때문입니다. 그냥 같은 사람인데도. 한번 더 보게 되고 뒤로 물러나고
    그러지 않으시나요. 전염병환자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 같이 사는 세상입니다. 우리들보다 쬐금 몸이 불편할뿐이지요...
    이상하게 보지 말고, 힘들어 보이면, 도와주고 한번 웃어주세요.
    저도 그전에는 그냥 지나친 계단들이 요즘들어서는 왜 이리 계단이 많은지 한번더 생각하게
    됩니다.... 친구로 인하여..

  • 3. 솜사탕
    '04.6.13 7:06 AM (68.163.xxx.173)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요.
    서산댁님 말씀대로... 도움 한번 주는것보다 우리들 마음속에서 "다르다" 라는 선입견을 버리는것이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조금 나보다 불편한 사람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정도야지, 측은하거나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그들에게 크나큰 상처가 될듯 싶어요.

    미국에서 인상깊었던것들중 하나가 장애인에 대한 시선과 배려였습니다.
    어느누구도 쳐다보지 않아요. 일부러 안보는것이 아니라 그냥 일반사람들과 같이 취급합니다.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여자들도 밝은 대낮에 거리낌없이 거리를 활보해요. 누구도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불쌍하게 쳐다보지 않는답니다.

    마음속에... 평등을 가장한 우월감의 위선을 버리는것이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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