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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면접 실패기^^

레아맘 조회수 : 1,439
작성일 : 2004-06-11 20:00:51
때는 어언~~~ 연도 초차 기억이 안나는군요....

1년 휴학을 마치고 돌아온 나.

빨리 돈을 벌어서 유학을 가고 싶었던 저는 저의 튼튼한 체력 하나만 믿고 항공사 시험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K사는 나이가 많아 시험도 못치고...A사는 받아 주어서 면접을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복장이 흰색 반팔 블라우스에 치마  단정하게 올린머리........

가을이 훨 지나 거의 겨울에 가까웠던 그때 흰 반팔 블라우스를 찾기란 정말....

결국 엄마랑 여기저기를 헤메이던 끝에 긴 블라우스를 사서 소매를 잘랐어요.
복장은 일단 해결.

그럼 이제 머리.....단정한 올린머리라.....

저는 면접날 아침 동네 미장원에 아침일찍 가서 머리를 올려달라고 했죠.

아주머니 무슨일로 머리를 하냐고 해서 그냥  머리를 올릴일이 있다고 하니 결혼식에 가는 줄 아셨는지

그때부터 무지막지한 지라시를 주시더니  제 눈꼬리가 땡겨 올라갈정도로 머리를 잡아당겨 거짓말 안하고 정수리 정 중앙에 떡 하니 머리를 묶어 놓으셨어요.

다음으로 이어지는 스프레이 폭격.....그리고는 고대기로 꽃모양 머리를 하실려고 폼을 막~ 잡으시길래
사태파악을 한 저는

'저기....그냥  심플하고 단정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좀 내려주세요..너무 위쪽인것 같은데...'

그러나 이미 스프레이에 굳어버린 머리는 움직일 줄 모르고.....

나름대로 머리수습을 하고 나름대로 이 정도면 단정하네 라고 내심 만족하면서 A사로 갔습니다.

같이 시험을 보는 친구 저를 처음 보더니
' 무용단 오디션 보러 왔냐?' 그러더군요.....

그리고 면접자들이 모여 있는 강당에 들어서는 순간....아뿔사!

전 그때서야 단정히 올린 머리란 어떤 머리인지 깨닭았다는거 아닙니까...

다들 망사삔으로 실제 스튜디어스들이 하는 식으로 머리를 하고 왔더라구요....

저처럼....정말 저처럼 머리를 정수리 부분까지 바짝 올리고 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답니다.

다들 저를 보면서
'잰 뭐냐'하는 눈길로 실실 웃더라구요.....

암튼 제 차례가 와서 들어간 면접 6-7명인가가 같이 들어갔죠.
면접관들의 질문은 ' 지금 가장 갖고 싶은것이 무었인가? 그 이유는? 이었습니다.

첫번째 면접자....'지금 제가 가장 갖고 싶은건 바로 이 스튜디어스라는 직업입니다....샬라샬라....'
두번째도 같은 대답....네번째도 같은 대답....
저도 물론 그 대답이 정답에 가장 가깝다는건 알았지만 맨 마지막이었던 저는 정말 같은 말을 또 하기는 싫었습니다.(주제에 그것도 자존심?)

그렇다고 떡히 생각나는 것도 없더라구요....

드디어 제 차례

    ' 전 오디오가 같고 싶습니다.......한 10초간 침묵.....왜냐하면 제 오디오가 고장났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해놓구도 한심하더군요...그때 맨 마지막 줄에 앉아 계시던 여자 면접관님 그제서야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저를 보시더군요

그리고 제 머리를 보시더니 피식 정말 피식....웃으셨답니다 ㅡㅡ;;
전 이미 알았답니다. 떨어졌다는 것을.....


저 참 단순 무식했던거 같아요.....지금도 그렇지만..호호호

어디가면 항상 머리때문에 떨어졌다고 말해요^^

지금도 가끔씩 내가 그때 만약 붙었다면 내 인생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해 본답니다^^







IP : 82.224.xxx.4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6.11 8:31 PM (203.246.xxx.144)

    면접 떨어지신 건 안됐지만, 저는 자꾸만 웃음이 나네요. 흐흐흐...^^

  • 2. 김혜경
    '04.6.11 8:53 PM (211.178.xxx.169)

    답은 가장 솔직하게 하셨네요...스튜디어스가 되고 싶습니다, 했던 사람들 다른 곳에 가면 다르게 말할 텐데...
    그 회사가 인재를 못 알아봤군요...

  • 3. mianz
    '04.6.11 9:27 PM (211.208.xxx.107)

    ㅋㅋㅋ 넘 재밌습니다.
    면접의 달인 울 신랑도 웃네요.

  • 4. Elsa
    '04.6.11 11:03 PM (220.76.xxx.98)

    죄송해요..
    전 피식하고 안웃고..큭큭큭 이렇게 웃음이 나요..^^

  • 5. 프림커피
    '04.6.11 11:44 PM (220.73.xxx.74)

    미안하지만, 저는 푸하하하!!!

  • 6. 크리스틴
    '04.6.12 12:28 AM (219.253.xxx.125)

    저도 하하하하. 재밌게 읽었어요.^^

  • 7. 망고트리
    '04.6.12 1:21 AM (81.48.xxx.9)

    레아맘님
    떨어지길 얼마나 잘하셨어요. 안 그랬으면 예쁜 레아가 생기지도 않았을테니까요.

  • 8. 솜사탕
    '04.6.12 1:39 AM (68.163.xxx.44)

    ㅎㅎ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
    망고트리님 말씀에 저두 한표~ 예쁜 레아맘님 제일 값진 선택이 아니였나 싶어요. *^^*

  • 9. 쭈니맘
    '04.6.12 2:31 AM (210.122.xxx.155)

    ㅍㅎㅎㅎㅎ
    면접관들이 볼때 너모 귀여웠을것 같아요..

  • 10. 생크림요구르트
    '04.6.12 10:01 AM (218.145.xxx.131)

    아침부터 실컷 웃었네요. 정말 귀여우십니다...^^;;
    스튜어디스 시험 보셨다니, 굉장히 키 크고 스타일 좋으실 것 같아요~>_<

  • 11. 키세스
    '04.6.12 10:39 AM (211.176.xxx.151)

    하하하하
    그리고 제 머리를 보시더니 피식 정말 피식....웃으셨답니다 ㅡㅡ;;
    저희들 실컷 웃으라고 올리신 글 맞지요? ^0^

  • 12. 푸우
    '04.6.12 10:45 AM (218.51.xxx.245)

    그 항공사가 인재를 못알아봤군요,,ㅎㅎ

  • 13. bread
    '04.6.12 11:28 AM (218.153.xxx.201)

    스튜어디스 시험이라면...
    레아맘님은 공인된외모?

  • 14. 티라미수
    '04.6.12 4:36 PM (61.102.xxx.91)

    상상하니... 넘 웃음이 난다는 !
    하하하~명랑만화 한편..

  • 15. 식탐대왕
    '04.6.12 10:00 PM (218.39.xxx.24)

    레아맘님 싸이 홈피가서 레아 봤는데..너무귀엽네요...
    너무너무이뻐구..귀엽네요..^^
    레아맘님두 웃기시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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