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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아주 큰 일을 했습니다요.....

도전자 조회수 : 1,504
작성일 : 2004-06-10 23:43:48
여러분은 제가 솔로인줄 알고 계셨지만 사실 남친이 있었습니다요...
장장 8년이나 연애를 한~~~~~(쑥스러워라....ㅋㅋ)

오늘 그 집의 잘생긴 작은 형님의 딸래미 돌잔치를 했죠.
그래서 제가 8년 만에 첨으로 그 집안 식구들을 만나러 갔죠. 큰 맘 먹고.....

오늘을 위하여 어제 2시간 동안 팩이란 팩은 다 하고 오늘 아침에 제가 아끼는 에센스를 두 알이나 바르고 제일 참해 보이는 하얀색 드레스(?)같은 원피스를 입구요...(참고- 하얀색이지만 나름대로 날씬해보이는ㅋㅋ)

저녁 6시 서울 시내 모처
도전자 : 오빠 어디야?
남친 : 차 밀려 한 30분 기다려야겠다.
도전자 : 빨랑와

20분 후...

남친 : 내려와라 다 왔다.
도전자 : 알았어.

1분 후....
도전자 : (세상에서 제일 참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15분 후....
도전자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1분 후...
남친 : 너 진짜 웃긴다. 너 목소리 아닌거 같애.ㅋㅋㅋ
도전자 : 밥도 많이 못먹겠다. 조금만 먹어야지....(처음으로 먹어보는 중식 부페였음니다. 맛나더군요.)

2분 후....
예비 큰 형님 : 많이 드세요. 그리고 빨리 시집오세요.
도전자 : 호호호...그래야죠...호호호

30초 후....
저는 속으로 왠지 괜히 왔다라는 생각과 이제는 꼭 이사람과 결혼을 해야하는걸까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면서 또 한 편으로는 오늘 잘 왔다. 맘 잡고 시집가자 라는 생각과....
반대로 남친도 우리집에 인사오면 나같이럼 속이 편하지는 않겠지? 나도 빨랑 복수해봐?
모 이런 생각을 하면서 최대한 목소리 낮춰서 얘기하고 남친은 그런 저를 보면서 재미있어하고
음식도 최대한 얌전하게 가지런히 담아다가 먹으면서....남친 것도 제가 떠다 주면서(평소에는 안그럼,
일단 내 입이 중요함 = 이래서 살이 나 혼자 찌는거였음)......이러고 있는데

30분 후 또다시....
도전자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늦게 오신 친척분덜)

1분 후
남친 : 너 진짜 웃긴다. ㅋㅋㅋ

오늘 저녁 이랬습니다요.
저의 복잡 미묘한 심정을 여기 계신 결혼 선배님들은 이해하시겠죠?
돌잡이(?)하는거 보고 나오는데 온 친척분덜한테 또다시 세상에서 제일 참한 목소리로다가....
도전자 : 안녕히 계세요. 담에 또 뵈요. 곱하기 10번
온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나왔습니다요.

그 장소에서 나오니깐 어깨에 짐이 100개는 내려간듯한 기분이더라구요.
이 식구덜을 언제 제 가족이라고 느낄 것이며 언제 친해져서 맘 편히 얘기 할 것이며 기타 등등
이런 생각덜이 마구마구 들었더랍니다.

하여간 왠지 괜히 마구마구 싱숭생숭해지네요.
제가 과연 결혼 생활이라는 것과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정말 싱숭생숭한 밤입니다.
IP : 220.118.xxx.1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싱아
    '04.6.10 11:52 PM (221.155.xxx.248)

    잘 하실거예요.
    원래 첫번째가 힘들지 다음번엔 더 자연스럽게 지내실수 있답니다.
    올해 국수는 드실수있나요?ㅎㅎㅎ

  • 2. 키세스
    '04.6.10 11:56 PM (211.176.xxx.151)

    넘 재미있는데요. ㅎㅎㅎ

  • 3. 이론의 여왕
    '04.6.11 12:01 AM (203.246.xxx.202)

    어유... 얘기만 들어도 저는 막 긴장되는 걸요.
    싱숭생숭해하지 마시구, 편히 주무시와요.
    다들 그러더군요, 인연이면 자연스럽게 혼인이 성사된다고요.

  • 4. yuni
    '04.6.11 12:18 AM (218.49.xxx.76)

    저도 결혼전에 울 남편 사촌누나 결혼하는 명동성당에 끌려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그날따라 왜그리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안그래도 속알머리 없는 머리카락은 얼굴과 친하려는지...
    긴장, 난감,.. 기타 등등 평생 잊지못할 경험을 하셨네요.
    올해안에 좋은 소식 듣는거죠?? *^^*

  • 5. 서산댁
    '04.6.11 12:24 AM (211.224.xxx.35)

    키세스님, 말 처럼 재미 있네요.
    많은 분들 이런 경험 한두번씩은 있을걸요....

  • 6. 김혜경
    '04.6.11 12:52 AM (211.178.xxx.65)

    도전자님의 얼굴이랑 표정이 글과 오버랩되고 있습니다...
    지금 피곤하시죠?

    암튼 국수는 먹여주실 건지...

  • 7. 아모로소215
    '04.6.11 8:43 AM (211.185.xxx.251)

    와~~~짝짝짝!
    잘했어요. 저의 약 20년전 모습을 보는듯....
    저도 호호호 호호호 이렇게만 웃다가 결혼식을 한후 시댁에 갔는데 저도 모르게
    아~~하하하 하면서 입을 크게 벌려서 웃었더니 아버님 하신말씀
    "아가~ 입이 참 크구나..."
    화들짝 놀라서..."어머나 아버님!"하면서 얼른 입을 다물었다는....
    아~~하하하...

  • 8. 지나가다
    '04.6.11 9:17 AM (221.151.xxx.85)

    근데 그 중식부페가 어디예요? (맛있어보인다는...^^)

  • 9. MIK
    '04.6.11 9:26 AM (210.95.xxx.206)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시집왔더니..
    더없이 좋은 시부모님과 형님, 동서이지만 그래도 아직 어쩐지 친정식구 같지는
    않더라는 말이지요..
    그래도 절 위해주는 신랑땜에 결혼 잘했다 생각하고 삽니다..

  • 10. 히메
    '04.6.11 9:27 AM (210.113.xxx.5)

    ㅎㅎ 전 결혼한지 두달 좀 넘었는데..

    시댁가서 밥 먹을때도 신혼집에 잘라구 누웠을때도 나 지금 여기 왜 있지?

    빨리 우리집 가야 하는데-_-; 그런답니다

    그래도 즐거움이 더 커용 -

    낯선 시댁식구들한테 어느순간 흡수되어서 친정사람들보다 더 친해지기도 하나봐요^^

  • 11. 재은맘
    '04.6.11 10:04 AM (203.248.xxx.4)

    도전자님...인사드리셨군요...ㅎㅎ
    올해안에는 꼭 국수 먹게 해주세요

  • 12. 꾸득꾸득
    '04.6.11 10:09 AM (220.94.xxx.38)

    그때가 좋으실땝니다요..~~

  • 13. 김흥임
    '04.6.11 10:15 AM (221.138.xxx.115)

    여자로서 일생에 손가락 안에 꼽힐
    말 그대로 큰일을 치르셨군요^^

  • 14. 쵸콜릿
    '04.6.11 11:17 AM (211.35.xxx.9)

    애쓰셨네요...얼른 복수하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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