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귀여운토끼 조회수 : 875
작성일 : 2004-06-10 16:19:20
그리고  

'그러나'에 익숙한 우리에게 '그리고'는 신선합니다.
어렵게 찾은 의미에 '그러나'는 모든 사실을 원점으로 돌리고 다시 새롭게 의미를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노자처럼 물 흐르듯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세상에는 그 흐름을 바꾸기 위해 온갖 이론과 위장된 진리로 무장된 것들이
이다지도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에 생의 희열이 물밀듯이 밀려왔는데
그러나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말에 죽음보다 더한 아픔이 자리 잡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진심어린 비판보다는 비난을 앞세워 상대를 무시하고
순접보다는 역접의 어법으로 자기 우월성에 빠지고 우리는 상대의 처음 말보다 마지막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익숙하여 그것이 당연한 당위의 것으로 받아 들여진 것들이
어쩌면 나를 좀먹고 우리 사회를 좀먹는 사회악인지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공감하고
그 의견에 이어서 나의 의견을 덧붙이는
그런 의식 구조로 탈바꿈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그 사실 하나로
아름다운 것이고
그 아름다움은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짓밟히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전쟁과 정치권의 아귀다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절실해 집니다.

'그리고' 어법이 널리 퍼져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보고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아름다움을 나누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완도 앞바다에서 돌을 주우며


   말 못할 그리움으로
   아른거리는 수평선 거리만큼
   당신 찾아 걸었네

   발부리에 부딪히는 돌하나에도
   따뜻한 가슴으로
   두 번 세 번 돌아보며
   보지못해 생긴 그리움 하나 가지고
   당신 닮은 돌을 찾아 걸었네
   밀려오는 파도 소리와
   앉을 공간이 없어
   빈 하늘에 원을 그리는 기러기 울음 소리에
   선택받지 못한 돌들이
   같이 울고 있었네

   파도에 씻겨
   하나 같이 모가없는 돌들은
   모두가 당신 모습
   어느 것이든 하나 주워
   그리운 눈으로 바라보면
   그 위에 그려지는 가지가지의 당신 모습

   버리지 못할 것 같아
   어느 모퉁이에 있는 작은 돌 하나를
   남 모르게 소중히 주웠네
   돌아오는 길에도 두 손안에 두고
   뜨겁게 바라보았네

   슬프지도 않은데
   안으로만 흐르는 그리움의 눈물이
   손 위로
   돌 위로
   목마른 가슴으로
   자꾸만 떨어지네




완도 앞바다에서 돌을 주우며 그 돌 속에 깃든 '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늘 십자가나 부처의 모습에서 '신'을 찾았는데 하찮은 돌 속에도 '신'은 존재했습니다.
이 돌보다는 저 돌이 더 아름다워가 아니라, 이 돌도 아름답고 저 돌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리고'의 마음은 돌 하나도 쉽게 버리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아니 버릴 수 없었습니다.버릴거면 처음부터 줍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둠과 빛이 함께할 수 없듯이 빛이 빛을 알아 봅니다.그리고 어둠은 어둠과 함께하게 되어 있습니다.
   눈 밝은 사람은 압니다. 이미 빛과 소금을 구분 못하는 혼돈에 와 있어서 옥석을 구분하기 힘들어졌기
   에 보석 감정사처럼 영혼을 감정합니다. 사람들의 영혼이 너무 메말라 있습니다.
   영혼에 양념을 주세요>     -   김나미의 ( 도인들의 삶을 찾아서)에서
IP : 211.57.xxx.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6.10 10:30 PM (211.178.xxx.65)

    슬프지도 않은데
    안으로만 흐르는 그리움의 눈물이
    손 위로
    돌 위로
    목마른 가슴으로
    자꾸만 떨어지네

    요 대목이 참 좋으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903 어제 병원에 갔더니.... 15 하늘별이 2004/06/11 1,497
19902 이 나간 유리컵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나? 5 깨소금 2004/06/11 1,247
19901 ▣ 6월에 선보이는 신상품들~~ champl.. 2004/06/11 1,258
19900 첫인사입니다. 1 ms.kel.. 2004/06/11 670
19899 먹는걸로만 4킬로 뺐다!! 9 who 2004/06/11 1,710
19898 내가 만약 직장을 안다녔다면,, 15 소심이 2004/06/11 1,564
19897 ## 맞나? 12 -_- 2004/06/11 1,466
19896 저.. 4 궁금. 2004/06/10 1,031
19895 제가 오늘 아주 큰 일을 했습니다요..... 14 도전자 2004/06/10 1,504
19894 내가 엄마 나이쯤 되었을떄엔.. 2 kkozy 2004/06/10 875
19893 첫인사... 10 평강공주 2004/06/10 819
19892 잘먹고 살기 너무 어렵습니다. --; 8 깜찌기 펭 2004/06/10 1,518
19891 거실 인테리어 어떻게 하시나요? 3 인테리어 2004/06/10 1,178
19890 나의소원...과연 이루어질까나... 13 김새봄 2004/06/10 1,224
19889 아들의 관찰일기-100%픽션 20 다시마 2004/06/10 1,514
19888 펌글입니다. 8 신짱구 2004/06/10 870
19887 그리고 1 귀여운토끼 2004/06/10 875
19886 혹,,도움이 될까 싶어 사진 올립니다. 13 갯마을농장 2004/06/10 1,747
19885 혼자 밥해먹기와 남편이랑 같이먹기. 10 생크림요구르.. 2004/06/10 1,472
19884 오늘 저랑 칵테일 마셔요!!^^ 5 우당탕 2004/06/10 883
19883 디올 샘플 받으세요 2 2004/06/10 1,055
19882 여름에 아기 낳기 12 예비맘 2004/06/10 1,062
19881 유통기한 넘긴 라면스프 !!! - 수타면큰냄비, 김치용기면 2 깜찌기 펭 2004/06/10 887
19880 소개한 사람으로서 한말씀 드립니다 10 무우꽃 2004/06/10 1,788
19879 매실씨 독성이 약도 된대요. 5 더난낼 2004/06/10 967
19878 가입 인사..오븐땜시 3 천하무적 2004/06/10 873
19877 경상도 여자는 솜씨(음식)가 없다(?) 23 달개비 2004/06/10 1,438
19876 줄넘기가 무서워( 요실금인가요?) 2 비밀 2004/06/10 902
19875 울 시어머니 얘기.. (밑에분과 반대) 16 며느리 2004/06/10 1,798
19874 가입인사 드려요 2 밝은햇살 2004/06/10 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