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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어머니
결혼하기로 하고 첨 인사간 날 상을 거창하게 차리셨더군요. 신선로에 밀병전까지 했으니 말다했죠(신랑은 시어머님이 그런음식 할줄 아는줄 몰랐대요. 한번도 안해줘서-_-)
다음날이 상견례였는데 저희집 근처로 잡으셨더라구요. 그게 남자집에서 여자집을 초대하는 거라서 그래야 한다면서...
제가 직장 때문에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그러고 나서 얼마뒤 택배를 보내셨더라구요. 그안에는 유기농 쌀이랑 곡식들,생식,칼슘 등등이 들어있었어요.
여자는 스물다섯 지나면 칼슘같은거 꼭꼭 챙겨먹어야 한다시면서 편지 적어서 안에 넣어 두셨더라구요.
결혼준비도 너 바쁜데 최대한 신경 안쓰게 해주겠다면서 장소 예약 같은것도 당신이 직접 다 해주시고 예물 예복 같은것도 같은 백화점 안에서 다 해주시고 암튼 전 결혼 준비땜에 신경쓰이고 힘든거 별로 없게 해주셨어요.
좋은 음식 하시면 저희집에도 보내시고 신혼여행 다녀와서는 저희 부모님까지 시댁으로 초대해서 한상 마련해 주시더군요(딸이 어떤집에 시집왔는지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고 걱정하지 마시란 뜻이라네요)
그리고 가장 감동받은건 올봄에 저희 친정부모님 보약 지어드리라고 돈을 보내 주셨어요. 신랑이 공보의라고 군대대신 하는걸 하고 있어서 많이 번다 할 수 없거든요.
그 사정을 아시니 너희가 무슨 돈이 있냐고 그래도 한의사 사위봤는데 철마다 보약은 드셔야 하지 않겠냐구.. -_-
저희 부모님은 그게 너무 부담스럽다고 하시지만 전 그 마음이 참 고마웠어요.
그리고 얼마전엔 전화하다가 신랑이 생선을 잘 안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머님이 당신이랑 아버님이 아들들 뼈까지 다 발라먹이면서 키워서 그렇다고 웃으시면서 사람들이 그렇게 키우면 나중에 며느리한테 욕듣는다고 했는데 미안하다 그러시더라구요.
저희 시어머님 정말 아들들 정성으로 키우셨어요. 그래도 이제는 그 애착을 버리는 것이 아들들을 위한거라고 하시더라구요. 필요할때 도움을 주면 되는 것이고 둘이서 가정을 이뤘으니 뭐든 둘이서 해야지 어머님이 이래라 저래라 하면 사이 안좋아 진다고..
그리고 저희 시어머님 종종 우리 아들이 한의사 아니였음 너같은 애랑 어찌 결혼했겠냐 하시는데 저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신랑이 정말 성격도 좋고 외모가 빠지는 것도 아니고 집안이 안좋은것도 아니고 그거 아니었더라도 전 당연히 신랑하고 결혼했을것 같은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참..
그리고 저희는 신랑이 예단편지도 썼어요. 어머님이 쓰라고 하셔서. 그거 받구 울 엄마 우셨다는 소문이... 그래서인지 엄마는 사위가 넘 이쁘시대요.
암튼 저 아래 요즘에도 그러냐는 글이 있어서 요즘 시어머님인 저희 시어머님 얘기를 좀 해봤어요.
물론 저도 시어머님한테 섭섭할때도 있곤 하지만(그럴땐 우리 신랑 역시 '시'자는 '시'자야.. 하고 말한답니다. 어디서 들은 소리는 있어가지고..) 적어도 며느리한테 잘하려고 노력은 하신다는 거죠.
예전 우리 어머님들때처럼 당신 아들만 잘랐고 내 노후를 보장하라 뭐 이런 마인드는 없으신것 같아요. 그렇든 그렇지 않든 자식된 도리는 당연히 해야겠지만요.
저희가 뭐라 한것도 아닌데 늘 우리는 노후가 다 준비되어 있으니 그런거 신경쓰지 말고 너희나 좋은데 여행 많이 다니고 즐기며 살라고 하시거든요.
재산같은것도 큰아들 둘째아들 딱 반갈라 준다고 하시구요(물론 저희도 그것에 불만 전혀 없구요, 이미 받을만큼 받았고 안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결혼전 호된 시집살이를 한 엄마를 본지라 결혼 안하고 혼자 살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신랑이 이벤트와 꼬심으로 정신을 잃게 만들어 어찌하다 보니 유부녀가 되어 있더라구요.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아직은 여자가 결혼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조금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친구들 보고는 좋아서 늘 함께있고 싶은게 아니라 결혼을 위한 결혼이라면 절!대! 하지말라고 하죠. ^^
1. 세실리아
'04.6.10 9:57 AM (152.99.xxx.63)참 너무 좋으신 시어머님이세요~님도 그럴만하니까 그런 시어머님 보신 것일테구요 ^^
앞으로도 사이좋게 잘 지내세요~2. 빠삐코
'04.6.10 10:00 AM (61.77.xxx.70)저 정도는 아니지만 저희 시어머니두 토요일 저 출근하구 신랑이 혼자
집에 가면 직접 키우신 야채나 밑반찬 가끔 보내주시는데요 신랑이
자긴 그런거 안먹는다구 하면(신랑은 오로지 꼬기반찬!!!이 최고~)
며느리 좋아하는 거라구 가져가라 하십니다. 고맙죠..
그렇다구 저희 고부가 살가운 사인 아닙니다. 서로 며느리 시어머니 사이임을
인정하구 어느정도 어려워 하며 약간의 거리를 두루 지냅니다.
이게 오히려 맘편하더라구요...3. 저희집
'04.6.10 10:18 AM (211.178.xxx.147)저희 엄마를 비롯하야 이모들 모이시면 푸는 얘기보따리중에는 며느리편하게 해주기가 단골메뉴입니다. 자주 오라고 하지말기, 가서 냉장고 열어보지말기, 오면 일시키지말기, 친정자주보내기, 핸드폰으로 전화하지말기, 반찬해주지말기, 등등...
정말 요즘 시어머니 노릇하기도 힘들겠다 싶어요.
며느리도 힘들고 남편도 힘들고, 우리 모두 조금씩만 이해하고 노력합시다.4. 포시기
'04.6.10 10:23 AM (203.239.xxx.223)근무중에 핸펀으로 전화해서... 너 지금 날 무시하는 거냐? 하던....
울 시모가 생각나서.. 대략.. 우울모드 진입중임돠~5. 강아지
'04.6.10 10:26 AM (210.99.xxx.18)요즘은 정말 며느리살이하는거 같아요.저두 아래,위층 이렇게 사는데 저희 어머님 저희집내려오신적이 없습니다.관섭한다고 생각할까봐..그러면서도 맞벌이 며느리힘들다 생각하시고 며느리편한건 다해주십니다.김치는 기본이구,빨래도 걷어서 개어주고,음식물쓰레기까지 치워주십니다.저는 도와줘서 너무 좋은데 울 신랑은 저랑 상반대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게 아무래도 "시"자라는건가요?6. 부러워
'04.6.10 10:27 AM (203.240.xxx.20)근데 밀병전이 아니라 밀전병 아닌가여? ㅋㅋ
7. 우와
'04.6.10 10:35 AM (61.73.xxx.120)꿈에 그리는 시어머님이시네요. 이런분은 님이라고 붙여야 돼요. 윗글 '저희집'님의 시어머니가 하지 말아야할 금기 사항이 다~울 시모네요.
자기 아들도 안먹는 반찬 꾸역꾸역 챙겨주기, 그거 잘 챙겨먹이나 아들에게 몰래 핸드폰으로 확인하기, 주말에 오냐고 자꾸 물어보기, 일이 있어 못간다면, 육하원칙으로 다시 한번 물어보기, 며느리가 집에 오면 냉장고 청소하기, 대청소하기, 친정간다하면 또 육하원칙으로 물어보고, 싫다는 표현 온몸으로 표현하기, 돈없다고 수시로 알려서 용돈 제날짜에 딱 맞춰서 받아내기...등등등...아주 징글벨 시모입니다.
하하핫...그래도 자신은 착한 시모라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시누이 시어머니 욕하실땐 정말 일차적인 두뇌 소유자라고 인정해드리죠.8. 김소영
'04.6.10 10:48 AM (210.97.xxx.2)요즘 계속 우울한 기분이였는데 이 글 읽고 있으려니 저도 우리 시어머니 생각이 나네요
저는 어디가서 시부모님 얘기할게 자랑 밖에 없담니다
며느리 입장이 아니라 딸 입장처럼 생각하시고 잘 해 주시니 제가 오히려 어찌해야 할지 안절부절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물론 저희도 맞벌이라 항상 우리집에 오시면 한끼 제대로 차려드리지 못하고 어머님이 해 주시는거 먹는 입장이거는요
그래도 늘 죄송하고 감사한맘 가지고 살고 있답니다.9. 라일락
'04.6.10 10:50 AM (211.172.xxx.215)시동생 있으면 인기짱이겠군요..님 복입니다...
10. 칼리오페
'04.6.10 10:57 AM (61.255.xxx.219)넘넘 좋은 시어머님을 만나셨군요...
다 원글님의 복 아니겠어요
시어머님께 원글님도 잘하는 며느리 좋은 며느리 되시구요......
고부간이 앞으로도 쭈욱 좋은 사이로 지내셨음....11. 근데
'04.6.10 11:03 AM (203.229.xxx.149)며느리한테 칼슘제 챙겨주시는 시어머님은 아들 손자 꼭 봐야 한다는 뜻이시라던데...ㅎㅎㅎ
저두 울 엄마 동창 모임에서 들은 야그입니다...12. 김흥임
'04.6.10 11:05 AM (221.138.xxx.115)글쎄,,,
전 누가 잘해줘서 좋은게 아니라
각자의 삶 존중해 주고 노 터치일때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봐요.13. 깜찍새댁
'04.6.10 11:39 AM (211.217.xxx.177)노 터치~~~~박수받을 말이죠..^^서로를 존중하는게...............
참 어렵죠...에효.........14. 음...
'04.6.10 11:51 AM (203.232.xxx.171)울신랑도 공보의이구요...울시엄니 우리 월급 뻔히 아시면서도 의사아들한테 용돈 꼭 받아야 한다며 매달 통장으로 부쳐달라 하십니다. 글구 결혼한지 5년차 이건만 아직도 중매결혼 못시켜 당신 손해 봤다고 두달에 한번은 얘기 하십니다.
참~암 비교 되는군요...15. 김혜경
'04.6.10 12:30 PM (218.51.xxx.186)정말 훌륭한 시어머니시네요. 저도 깊이 새겨두렵니다. 좋은 시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16. iamchris
'04.6.10 12:38 PM (211.231.xxx.193)좋겠다... 울 시엄니 의식이 있으시면 어떻게 하셨을라나...
전 시누가 다섯인데 정말 잘해주세요.
가끔 어렵기도 하지만(이대목은 걍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세월이 30년인데요 ^^)
울 애기 첫 친정조카라고 얼마나들 살갑게 챙기는지... 맨날 빚지는 느낌이라니까요.
생각해보니 저도 시댁 복은 타고 났습니다그려.
남편도 애기 잘 봐주고 가끔 무신경하지만 다른 속터지는 집 남편이랑 비교해보면
임금님이구요 ^^17. 앙큼녀
'04.6.10 1:32 PM (220.71.xxx.169)울 시부모님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며느리가 일한다고 병원에 오지도 말라고 하셨어요.
아버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기냥 울어버렸어요. 울 시엄마는 울지 말라고 달래고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연기라고 하겠지만, 울 시댁서는 그렇게 안봐요.)
물론 지방에 계시지만요. 5월8일 어버이날에 걍 짠~ 하고 나타났더니, 침대에서 덜컹일어나셔서 아버님이 드실 식사를 제게 주시구요.
사실 아버님 입원하셨을 때 8일간 여행을 갔다왔는데도 아무말씀 없으세요. 울 이모들은 제가 잘 한다고 하네요. 사실 전 입으로 잘하는 것 같아요. (아버님과 거의 1시간은 이야기해요)
며느리가 잘해도 잘 했다고 말하지 않는 집이 많아요(울 엄마가 그렇게 살았거든요.) 하지만 울 시댁은 제가 한 것보다 더 많이 해 주세요. (물론 울 신랑이 속을 썩이지만, 그래도 참아요. 어머님과 아버님을 생각하면서..)
결혼기념일날 아버님께 전화해서 결혼시킨다고 고생많으셨죠? 라고 인사라면 "아버지가 너무 무심했다. 너희 결혼기념일도 모르고,, "
또 아들 생일이라 전화하면 " 아이구, 아버지 엄마는 그것도 몰랐네, 맛있는 것 해 먹어라" 하신답니다.
( 아들 생일이 모르는 부모가 어딨어요. 알아도 전화 안하셔요. 하긴 울 집에 전화 직접 하신게 아마 결혼 8년 동안 열 손가락이 안되요.)
지방에서 병원 다니시지 말고 그냥 서울로 오시라고 했어요. 물론 제가 힘들지만, 아버님과 어머님이 힘드신 것보다 낫겠지요.
에구에구 답글이 넘 길었네요.
그래도 울 시엄마가 막내 며느리랑 살고 싶다고 하실 땐 쬐끔 그렇더군요. (나도 어쩔 수 없는 며느리이지요..)18. 로즈가든
'04.6.10 2:11 PM (221.154.xxx.78)정말 쿨~~한 시어머니십니다... 모델로 삼겠습니다..
19. 여니쌤
'04.6.10 2:29 PM (219.255.xxx.70)김흥임님께서 제 마음을 대변해 주셨네요.
증말..
가만히 두는게 절 위해주시는 건데..
암튼..
요즘 좋으신 시부모님들도 많이 계셔서 증말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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