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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의 외로움.

엄마사랑해.. 조회수 : 1,479
작성일 : 2004-06-02 00:30:14
저희 아빠는 아주 선하고 여린분이셨습니다.
그런 얼굴 뒤에는 주사와 폭력이 있기도 하셨지요..
사업하실 분이 아닌데..
계속된 사업실패와 재기로 우리 엄마..부잣집에서 곱게자라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내셨습니다.

그런 아빠가 있어 우리 형제들도 너무 힘들었구요.
언니와 전 남자를 만나기 두려웠구요
늦둥이 남동생은 힘들때 사춘기를 보내 많이 외로웠답니다.

그런 아빠가 5년전 돌아가셨습니다.
이런말 하면 정말 나쁜 딸이지만 병간호한번 해드리지 못한채
뇌출혈로 바로 돌아가셨습니다.
5년 전 저는 19살이었고..어쩜 우리에게 희망이 생긴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더 나빠지진 않았지만 우릴 힘들게 했고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직장을 다니니까요..

근데..
엄마가 문제입니다.

저희엄마 선천적으로 감성적이고 아주 여린 마음을 가진 분입니다.
외할머니는 천사같은 분이셨고..(정말정말..전 그분만큼 천사같은분 아직못봤습니다.)
엄마는 그런 엄마의 사랑을 듬뿍받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분 다 돌아가셨어요..
엄마의 충격은 말할필요가 없는거였구요..
생전에 고생만 하게 하다 호강도 못해드리고 사위가 그 부잣집 다 말아먹었으니
얼마나 분하고 서러우셨을까..

지금 엄마는 50대 중반이십니다.

근데 요즘 부쩍..사이좋으신 부부들을 부러워하시고
그런 사랑받아받음 하십니다. 정말 여자로서 그러신거 같아요..
부자였을 때 친구들은 자존심과 같이 어울릴만한 경제적여유가 없어 어울리지 않으시고
마음을 의지하실 데가 없으신거 같아 너무 속상합니다.

물론 전 이런 자식들이 셋이나 있는데..엄마 호강할거라고..
우리를 믿고 우리한테 의지하라고 해도
그건 그거고 근본적인 외로움에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비오는 날이면 더하구요..

나이가 들어가는 엄마..
외로워하는 엄마..
점점 애기가 되어가는 울엄마..
엄마가 보고싶다고 우는 엄마..

어쩌면 좋을까요?

전 직장떄문에 서울에 와있어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아주 적극적이신 분인데..
인터넷도 잘하시구 까페활동도 하고..
근데 엄마 가슴 깊숙한 곳에 채워지지 않는것이 있나봐요..
직접적인 만남이 아니라 그런건지...

정말 좋은 남자분 있음 시집보내드리고 싶어요 ㅠㅠ
엄마도 진짜 좋은 분 만나 사랑한번 받아보게요..

엄마..사랑하는데..제가 해줄수 있는게 없어 너무 맘 아픈 딸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11.109.xxx.12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6.2 12:47 AM (203.246.xxx.229)

    맘이 아픕니다... 정말 착한 따님이시네요. 어머니를 생각하시는 그 심정... 눈물 나려 합니다.

  • 2. 김혜경
    '04.6.2 12:55 AM (211.201.xxx.104)

    어머니, 앞으로 계속 혼자사시기에는 너무 젊으신 것 같아요...외로우신 것 같네요...
    그래도 이런 따님이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 분인지..

  • 3. 깜찌기 펭
    '04.6.2 2:24 AM (220.89.xxx.57)

    사랑을 아는사람의 장점이자 단점이 외로움도 잘아는거죠.
    어머님꼐 좋은 인연이 나타나, 행복하게되시길 저도 바랍니다.
    그래도, 님이 있어서 어머님은 다행이시네요.
    두분모두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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