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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른들은 다 이러신가요?

오늘은 익명... 조회수 : 1,755
작성일 : 2004-05-30 21:48:35
저에겐 5년이상 사귀어서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결혼하기로 상견례까지 한 남친이 있습니다.
저와 남친은 늙은 학생인데 전 원생이라 그나마 좀 한가합니다. 남친집은 가게를 몇개 하시는데 남친은 그중에 하나를 맡아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사귀고 일년쯤 됐을때 남친이 자기는 공부때매 가게에 신경쓰기도 싫고 돈관리는 원래 취미없다고 가게일이랑 돈관리를 저보고 다알아서 하라더군요.
그러기를 몇년...작년에 제가 지방교대시험에 합격했지만 막상 가려니 지방이라서 좀 망설였습니다. 남친에게 말하니 교사월급보다 가게 운영해서 버는 돈이 배는 더 많고 어차피 결혼하면 우리껀데 지금부터 잘 경영해야 되지않냐고 하더군요. 학교에 가게된다면 결혼해서 따로 떨어져사는것도 맘에 걸리곤해서 그냥 학교를 포기하고 가게일을 봐왔습니다.
여기서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가게를 남친이 하긴하는데 매일 버는돈은 남친이 집에 가져갑니다. 그런데 남친부모님께서 남친에게 월급이나 적금을 들어주시는것도 아니구 남친이 필요할때마다 그때그때 얼마씩 가져가는 식이라 남친앞으로 모아둔 돈은 하나도 없어요. 나이서른가까이에 통장에 십원한푼 없다는것이 황당했지만 일단 제가 돈관리를 맡은터라 조금씩이라도 돈을 모으도록 노력했고, 남친에게도 차라리 부모님께 가게관리를 하니까 월급조로 한달에 얼마씩이라도 받는게 맞지않냐고 했지만 결혼하면 우리꺼라는 말만 되풀이하더군요. 별수없이 식사대금 적을때 몇천원 꼬불치고..뭐 이런식으로 남친의 통장을 불리고 있습니다.
남친은 기계엔 아주 관심이 많지만 그외에는 너무너무 무관심합니다. 심지어 옷도 제대로 된게 하나두 없어서 어디 결혼식장이나 문상갈때 입을 기본양복조차 없습니다. 매번 제동생꺼나 남친아버님껄 빌려입죠. 어디갈때도 츄리닝차림으로 다닙니다. 그래서 5년동안 제가 옷이나 신발 기타등등을 사입히며 복장에 투자했습니다. 요즘엔 시험대비로 공부를 해야하는데 남친은 성격상 "깡"이 없고 기분파라 자기가 공부잘될때는 좀 오래 하지만 안된다면 아예 책도 보지 않아요. 요즘처럼 모든 자격증시험이 고시화된 마당에 그렇게 공부해서 뭐가 되겠어요. 그래서 제가 매일 도서관에 같이가서 공부를 "시킵니다". 정말 이렇게 근성없고 게으르게 남친을 키우신 남친부모님이 쬐금은 원망스럽더군요.  
근데 어제 남친어머님이 남친에게 "가게돈 빼내서 **(제이름)에게 퍼다주고 매일 둘이서 놀러다니네"라고 하시더랍니다. 집에 가지고오는 돈이 적대요. 근데 요즘은 극심한 불경기라 몇년전처럼 벌리지가 않잖아요. 작년이맘때보다도 매상이 뚝 떨어진데다 들어오는 물건값은 다 올랐으니 집에 가져가는 돈이 적을수밖에요. 그래서 남친이 화가나서 어머님께 그게 아니라고 소리쳤더니 어머님이 "넌 니가 불리한말하면 소리치더라" 이러시더랍니다. 오늘 남친이 기분이 굉장히 안좋아서 전화가 왔더라구요. 전 그런사정을 몰랐으니 남친에게 늘 하던대로 공부했냐고 물었고 남친은 자기기분은 생각도 안하고 넌 공부밖에 모르냐고 짜증을 내더군요. 그래서 다투던중에 어머님이 남친에게 하신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전 남친집에 놀러가면 어머님이 잘대해주시고 집에서 기른 야채도 주시고 딸이없어서 딸같이 생각한다는 말씀에 어머님을 참 좋아했었거든요. 그래서 아버님생신은 슬쩍 넘어가도 어머님생신은 챙기고 어버이날에도 아버님은 암것도 못해드렸지만 어머님옷은 사드리며 제나름대로는 이쁘게 보이려고 했는데 어머님의 본심은 그게 아니셨나봅니다.
게다가 남친어머님이 남친에게 여름샌달 7,8만원짜리로 좀 좋은걸로 사라고 하셨다길래 제가 7만원짜리 샌달을 골라줬거든요. 그러니까 저보고 사치가 심하고 돈빼내서 사치하는거 아니냐고 하셨다는군요(이것도 남친과 싸우던중에 나온 말입니다).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하셔놓고 제가 골랐더니 사치가 심하다고 하셨다는것도 전 너무 속상했거든요. 근데 같이 도서관다니며 공부시킨다고 수고한단 말은 커녕 돈빼내서 놀러다닌다는 말씀이 너무너무 서운하네요. 지금은 남친과 계속 봐야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울정도로 맘이 안좋습니다. 지금 남친이 먹고살 능력이 있다면 몰라도 그런것도 아니고 지금 맡고있는 가게를 밑천으로 시작해야 할터인데 시부모님되실 분들이 절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서로 괴로울것 같아요. 아까 남친 저에게 전화해서 헤어지잽니다. 어머님께 그런말들으니 자기는 살기싫고 공부도 때려치우고싶은데 그러면 저 먹여살릴수가 없으니 헤어지재요. 정말 5년동안 사귄게 이런 말한마디로 무너진다고 생각하니 속이 뒤집어지더군요. 그리고 남친에게도 서운했고요. 저도 속물이라서 시집에서 미움받아가며 생활까지 어렵게 살고싶지도 않아요. 저희집이 잘살면 제가 남친보고 집나오라고 하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럴여건도 안되고요. 남친가게에서 손떼버리고 싶지만 그럼 남친부모님이 남친을 들들 볶으셔서 가게내보내실것 같아서 안내켜요..남친부모님께선 이상하게도 자식들 공부엔 무관심하시더군요. 대학안가도 돈만 잘벌면 된다고 남친에게 대학가지말라고 하셨다더군요. 지금 남친이 공부하는것도 부모님과의 투쟁에서 얻은 승리의 결과라대요. -_-;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미움받으면서도 계속 가게에 나와야 할까요..아님 남친을 포기해야할까요..  
IP : 211.118.xxx.1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5.30 9:54 PM (211.178.xxx.239)

    남친을 진정으로 사랑하시나요? 남친이 내 자신 만큼 소중한가요?
    그렇지 않다면 잘 생각해보세요. 지난 5년 세월이 아까워서, 앞으로 새털처럼 많은 날을 번민속에서 보내실 건지...아니면 지금이라도 혼자 설건지...

    그 남친과 헤어지라 마라 하기에 앞서, 남친 친구네 가게운영에서는 손 떼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 2. 지나다가
    '04.5.30 10:05 PM (221.151.xxx.116)

    제가 님이라면 전 그 남친과 헤어지겠습니다.
    님? 현재의 남친과 결혼하시면 더 힘들어 지는 거 뻔한 얘기예요...
    남친 가게에서 쏜 떼시고, 생각 다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엔 더 좋은 사람..더 좋은 조건 너무나 많습니다......

  • 3. 피유
    '04.5.30 10:14 PM (219.250.xxx.139)

    사귄지가 오래되었으니..
    믿었던 만큼 실망과 배신감도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저도 학교에서 만나 7년을 사귄 남친과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7년의 세월동안 중간중간 집안행사가 있을때마다 남친의 부모님을 뵈었고,
    자연스럽게 양가에서 예비며느리/사위 대접을 받게 되었는데..


    막상 이제 날을 잡고 결혼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니
    그동안 그렇게나 살갑게 대해주시던 어머님이 딴사람 처럼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저 모르게 저에 대해 안좋은 말씀 하셨던것도 알게되었고..
    그런 대접을 받고 살 생각을 하면 한숨이 나옵니다.

    (님처럼) 일반적인 부모자식관계에서 빗나가서,
    남친의집에서도 남친을 너무 부리려고만 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 집에서 제 욕을 했다는 것도 모른채 (님처럼) 남친에게 옷도 사주고, 밥도 챙겨주고..
    뭐, 마치 결혼한 아내처럼 앞뒤 계산없이 살았던게 후회스럽습니다.

  • 4. 몬나니
    '04.5.30 10:53 PM (61.78.xxx.27)

    예전 제 친한친구가 연애를 님과 비슷하게 했었네요..
    그 남친네는 이동통신을 막 시작했었는데 제 친구가 거의 안주인 노릇을 했었답니다.. 가게 알바생들 챙기고 식사챙기고 ... 남친과 같이 있는게 좋아서 그랬지요.. 그 당시엔...
    월급은 기분내키면 그나마 한 50만원 챙겨주고 (초기라서 사업이 불안정하다면서...) 툭하면 야근에 휴일도 없고... 그 남친어머님은 아예 여종업원 못 뽑게 하셨었지요... 뭐하러 사람있는데 돈 들이냐면서...우리들끼리 많이 말렸는데 어쩝니까...자기가 좋아서 한다는데...
    친구는 끝이 안 좋아서 결국 그 남친과도 헤어져서 결국 자기 상처가 너무 많이 남았답니다...
    제 친구도 자기일은 포기했었거든요...
    님께서도 교직까지 포기하시면서 맡으신 일인데 확실하게 결정난게 있어야 할것 같아요...
    결혼하면 네거다라는말 제 친구도 많이 들었지요...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약간은 냉정하고 이기적으로요...

  • 5. 깜찌기 펭
    '04.5.30 11:26 PM (220.81.xxx.247)

    님과 같은 경우가 바로 제 친구경우였습니다.
    결혼할꺼라 믿고 남친가게 열심히 봐줬지만, 시어른꼐 좋은말씀 못들었고 경기악화로 가게형편이 어려워지니 제친구에게 원망이 돌아오더군요.
    결론은.. 둘은 결혼못했고, 남친은 선봐서 딴여자와 결혼. 친구는 대졸 실업자에 아직 싱글입니다.

    결혼뒤 두사람의 재산과 시댁에 잘하시는것은 좋으나, 결혼전에 시댁과 남친에게 너무 자신을 보이지도, 노력치도 말라 권하고 싶네요.

    가벼운 예로, 남친 옷사입혀 꾸뭐봤자 바람만 납니다.
    차라리 그돈으로 내옷 사입고 예쁘게 꾸며서 남친 꼭잡고, 결혼뒤 내남자 꾸며주시는게 알차죠.

  • 6. 산수유
    '04.5.31 12:35 AM (220.123.xxx.44)

    글쎄요. 저도 제의견을 올리고 싶은데 매우 조심스러워져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아직 결혼도 안하셨고 그래서 그 가게가 완전히 님과 남친에게 넘어오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이러저리 꼬불친것은 큰 잘못인것 같아요. 가게를 여럿 하는 사람들은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과는 많이 틀려요. 들어오느것 나가는것 귀신같이 알거든요.님이 보기에 남친을 위해 아무것도 안해놓으신것처럼 보이지만 가게 여럿 몇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그렇게 헐렁헐렁 돈 낭비 하지는 않습니다.절대로 우리네 평범한 사람 잣대로 보시면 안되지요. 거기에서 예비 시부모들은 님을 믿지 않게 된것 같아요. 아무리 조그마한 수퍼를 운영해도 경리가 완벽해야 다시 말해서 바가지기 새지 말았어야 제대로 굴러갈까 말까인데 님은 큰실수를 하신거지요. 아직 결혼안하셨는데 남친이 초라하거나 말거나 님이 샌달 하나라도 사시지 말았어야 해요. 아직은 그런것은 예비시부모 소관인데 너무 앞질러서 나가신것 같아서 그점이 매우 안타 깝습니다.저부터라도 미더운 느낌이 안들어 안심하고 가게를 못넘겨 줄것 같아요. 제 주위에도 장사로 성공하신 분들이 계시는데 정말 짠돌이중의 짠돌이 짠순이랍니다. 십원 한장에도 아주 완벽하게 철저하답니다. 시자 들어가는 식구라고 매도하기에 앞서서 잘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과 결혼하고 안하고는 나중 문제이구요..님의 성격으로 보아서 월급쟁이하고 궁합이 맞지 가게로 생활 할 사람으로는 보아지지 않아서 주제넘은 소리 좀 했어요. 마음 상하셨다면 용서하시구요.

  • 7. 님이 경솔하셨네요
    '04.5.31 9:28 AM (152.99.xxx.63)

    님이 너무 앞뒤없이 하신것 같아요. 결혼도 안했는데 왜 그집 가게 안주인 노릇을 하셨나요?

    사람은 너무 가까워지면 허물이 보이게 마련이거든요...결혼할때까지만이라도 시댁과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한데, 님이 너무 쉽게 생각하신것 같아요.

  • 8. 바스키아
    '04.5.31 9:45 AM (220.74.xxx.10)

    남친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갖으시는 것이 현명할것 같네요...

  • 9. 흠..
    '04.5.31 10:16 AM (130.126.xxx.143)

    헤어지시더라도 지금까지 일한 것에 대한 보수는 받아야 하지 않나요? 월급도 받지 않으신 것 같은데... 꼬불친 것도 '남친' 통장에 넣으셨다잖아요. 게다가 샌달 산 것도 남친 것으로 산 것이고... 답답한 상황이네요. 학교 포기하고 무보수 노동한 것의 대가라니.. 가게를 해서 알만큼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월급조로 한달에 얼마씩이라도' 주는 게 당연히 맞지요, 어떻게...

  • 10. 써니투
    '04.5.31 10:59 AM (218.156.xxx.90)

    우리 시어른들이랑 똑같네요.....
    이제 와서 대학공부한 게 아깝다... 대학 돈들어간게 아깝다...(아닌말로 시부모가 해준것 하나있네요..처음 대학 합격해서 등록금대준것,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애기아빠가 장학금타서 다녔고, 학자금대출받아서 다닌것 내가 다 아는 사실인데요.....)
    우리도 7년사귀었습니다.......전 7년이라는 세월이 아까워서(원글님처럼 옷사다입히고 밥사먹이고........)내가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결혼했는데 아니라는 것 입니다......
    님이 앞의 길도 창창하시구만 왜 그리 목을 메시는지........

  • 11. 안양댁..^^..
    '04.6.2 4:50 PM (211.211.xxx.116)

    지내왔던 시간에 미련 두지마세요.이미 큰것을 잃고 있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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