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5학년 시절, 나는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됐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은 맑았지만 항상 슬픔이 고여 있었다.
당시가 힘든 시기였지만 유독 그녀의 주변에는 모순과 어려운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받아들였고 다시 그만큼 성숙해갔다.
그리고 성숙한 소녀의 감수성은 내게로 전염되면서 선망과 사랑으로 변했다.
가끔 그 큰 눈망울에서 뚝뚝 눈물을 흘릴 때면 내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그림 속의 소녀였다.
그림은 곧 환상이 되고 환상은 현실이 되었다.
내 마음은 온통 그녀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었다.
몇번인가 꿈에 나타나기도 했지만 안타까울 정도로 짧은 순간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삽십육칠년 전이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하지만 그 모습을 잊은 것은 아니다.
그 사이 내가 겪은 모순은 그녀를 눈물짓게 했던 일들 못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해바라기"의 마지막 장에서 보여줬던 그녀의 맑은 모습을 떠올렸다.
오늘 우연히 그녀를 다시 만났다.
혹시나 하면서 인터넷 검색창에 그녀를 그린 사람의 이름을 넣었다. "엄희자"
사춘기 직전의 소년에게 눈물과 성숙을 선사해주신 고마운 분.
http://sidi.hongik.ac.kr/~moksha/ist/1.htm
제가 그나마 맑게 살 수 있었다면 내 어린시절에 보내주셨던 당신의 소녀때문이 아닐런지요.
이제서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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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소녀
무우꽃 조회수 : 1,141
작성일 : 2004-05-30 02:35:58
IP : 210.118.xxx.19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강금희
'04.5.30 11:02 AM (211.212.xxx.42)에이, 난 또.... 저도 엄희자 만화 많이 봤어요.
2. 가운데
'04.5.30 12:50 PM (211.215.xxx.111)엄희자로 시작해서 엄희자로 만화를 끝냈죠.
3. 푸우
'04.5.30 2:53 PM (218.51.xxx.202)에잇,,뭐예욧~~!!!
4. cutebird3
'04.5.30 5:18 PM (222.108.xxx.144)엄희자씨 이름을 여기에서 보게 되다니..반가워요^^^
저도 크면서 그분 만화를 만화가게에서 많이 봤는데..5. 아임오케이
'04.5.30 6:25 PM (222.99.xxx.110)나도 엄희자 만홥
6. 아임오케이
'04.5.30 6:25 PM (222.99.xxx.110)저도 엄희자 만화 많이 봤답니다.
7. 질그릇
'04.5.31 12:53 AM (218.50.xxx.187)오- 추억은 방울방울..
8. 안양댁..^^..
'04.6.2 5:06 PM (211.211.xxx.116)..옴마나....팔자가바뀔번했던...ㅋㅋㅋ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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