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늘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푸른나무 조회수 : 945
작성일 : 2004-05-12 16:46:39
정말 오늘같이 이런 날씨였네요.
결혼초 첫딸을 놓고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었죠.
그때는 거의 대부분이 연탄을 피우던 시절이었습니다.
아이가 있으니 집에 가서 불을 피워야 스산함을 없앨수 있어서
내심 마음으로는 걱정도 되고, 조급함도 생기고 그랬죠.
집근처 친정에서 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웬지 집안에 훈기가 있더라구요.
이상하다 싶었는데
거실 중앙에 풍선들이 둥둥 매달려 있는것이었어요.
그리고 풍선들에는 온갖 격려의 글들이 적혀 있더라구요.
" 힘내라! 우리 마누라! "를 비롯한 따뜻한 글들이요.
비교적 자유로이 시간을 낼수 있었던 남편이 몰래 집에 와서
연탄불을 피워놓고는 엉뚱한 이벤트까지 준비해 두고 갔던거였죠!
첫아기를 키우며, 직장생활에(그때 직장까지 약 한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였죠)
나름대로 적응을 못해 힘들어 하고 있던 시간이었는데,
그날 그 이벤트가 뭐라 말할수 없는 감동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남편과 사이에서 때때로 섭섭함이나 어려운 일이 생길때
그날의 고마웠던 기억을 항상 슬며시 꺼집어 내어 혼자 웃곤 한답니다.
부부란 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조그만 부분에서
도우며, 채우며 살아가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말합니다.
이 오월에
모두가 서로에게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다시 한번 꺼집어 내서
다정히 서로에게 감사의 이야기들을 건네는 시간들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어
제 추억속의 이야기를 꺼집어 내 보았습니다.

IP : 220.66.xxx.1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리
    '04.5.12 6:17 PM (220.121.xxx.118)

    제 눈에도 둥실둥실 떠있는 풍선들이 보이는 듯하네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선이네요.
    아름답습니다.

  • 2. 경빈마마
    '04.5.12 6:18 PM (211.36.xxx.98)

    아침에 심통이 나서 뭐라뭐라 하면서 말다툼을 했어요.
    사람이 막 할라치면 정말 대책이 안서지만 ...
    한 없이 가여워 지면 또 왜 그렇게 가여운지...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여유로운 엄마가 될랍니다.

  • 3. 김혜경
    '04.5.12 10:32 PM (218.51.xxx.187)

    참 멋진 남편분이십니다, 그쵸?!

  • 4. 파파야
    '04.5.13 12:22 AM (221.139.xxx.89)

    그 옛날 연탄 피우던 시절에 그렇게 낭만적인 남편분도 계셧군요.요즘에 최수종 부부보다 훨씬 앞선 분이시네요.그런 아름다운 추억이 힘들어도 버팀목이 되주는 것 같아요.
    정말 멋진 신랑분이세요^^

  • 5. 푸른나무
    '04.5.13 8:42 AM (220.66.xxx.136)

    여러분들의 칭찬이 감사하네요. 김혜경 선생님처럼 저도 남편 존경하며 살아가도록 애쓰고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981 살해된 토끼[펌] 5 여우별 2004/05/12 900
282980 오늘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5 푸른나무 2004/05/12 945
282979 으이구... 6 ^^ 2004/05/12 1,000
282978 밥 태운 건 마찬가진데(펀 글입니다) 3 테디베어 2004/05/12 928
282977 척추 교정에 대한 정보... 8 2004/05/12 938
282976 시집때문에 속썩이는 글을 보면 19 어휴 2004/05/12 1,947
282975 넌 이집 사람이다. 이제... 11 스마일 2004/05/12 1,437
282974 무엇을 보고 배우자를 선택하셨나요? 20 생각하는 2004/05/12 2,893
282973 당뇨관련 정보 얻고자... 2 초이스 2004/05/12 895
282972 대안초등학교도 있나요? 15 대안초등 궁.. 2004/05/12 1,183
282971 아기감기에대하여... 3 예은맘 2004/05/12 908
282970 아기가 벌써 '性' 에 눈을 떴나? 2 아구찜 2004/05/12 894
282969 우울한 날..... 3 얼굴공주 2004/05/12 907
282968 급질-컴이 자동종료됩니다..ㅠ.ㅠ 4 바이러스 2004/05/12 894
282967 이 봄이 가기전에.. 5 honeym.. 2004/05/12 896
282966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18 ... 2004/05/12 1,508
282965 용인지역 프리미엄 주고 사야하는지 3 집을 사야하.. 2004/05/12 1,030
282964 너무너무 짜증날때.. 어떻게 하세요?.... 4 바람~ 2004/05/12 1,066
282963 이럴 수도 있더군요.. 5 소금별 2004/05/12 1,021
282962 잘 생각해 보세요 1 기밥 2004/05/12 883
282961 김밥, 집에서 싼 것처럼 위조하기 11 왕챙피 2004/05/12 1,600
282960 [긴급] 급히 몇 분만 더 모실께요. ^^; 1 나현석 2004/05/12 997
282959 저 어떡해야 하는 걸까요? 제발 답변좀. 14 눈물 2004/05/12 1,531
282958 목록 지우기가 안되요 1 컴맹 2004/05/12 897
282957 항아리수제비집 옹기 어디서 파나요 2 에이프런 2004/05/12 904
282956 남편에게 님들은 어떤 아내인가요? (펌) 8 아로미 2004/05/12 1,237
282955 얼음과자 만드는 도구 3 강금희 2004/05/12 891
282954 배추김치에서 소독내가 나요.. 1 안미진 2004/05/12 924
282953 나랑 살고 있는 이 남자 15 잠자는왕자옆.. 2004/05/12 1,739
282952 왜 채식일까? 10 판다 2004/05/12 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