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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버이날 친정 시댁에 잘 다녀오셨는지요?
각오를 단단히하고, 즐겁게 즐겁게 생각하면서 떠났습니다. 차가 너무 막혀서 늦는다고 혼날까봐 좀 가슴을 졸이면서요. 장장 두시간 반만에 도착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심통이 잔뜩 나신 시어머니가 불도 꺼놓고, 혼자 가만히 앉아 계셨어요. 아버님은 주무시고...
차가 막혀서 좀 늦었다고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지만, 화나신건 풀리지 않으셔서 정말 진땀 뺐습니다.
경기도에 사시는 형님내외는 더 늦게 오셨는데, 현관에 두분이 들어서지자마자, 조카들이 놀랄정도로 니들은 막힐거 따지지 않고 왔냐고, 막 뭐라고 하셔서 옆에서 저도 같이 얼굴 빨개지는걸 느끼면서 조용히 꾸중을 들었습니다.
왜 그렇게 화를 내시나...했더니, 잡채를 해놓으셨는데, 때 맞춰서 안와서 좀 불었더라구요. 휴...
형님과 부랴부랴 준비하고 다들 모여서 저녁을 먹고, 조카들이 재롱잔치를 잠깐 보여 드리니 두분의 입가에 화가 좀 물러난듯해 보였어요.
무리해서 넣은 봉투를 드리니 그제서야 웃으시고...에효...
동내 아줌마들은 벌써 선물이니 봉투를 받으셔서, 자랑하러 오셨다 가셨나보더라구요. 그래서 생각의외로 늦게오는 자식에게 화가 많이 나셨던거구요.
역시 그날도 시어머님께 서러운 한소리를 들었지만, 그래도 머리속에는 나는 즐겁다를 새겨놓고 나니까 좀 견딜만 했네요.
이제 한동안 행사는 없으니까 좀 편한 맘으로 지낼수 있겠네요.
1. 김혜경
'04.5.10 11:10 AM (211.201.xxx.84)돌무덤님...잘 하셨네요...어머니가 좀 너그러우셨으면 좋으련만....
진짜 길이 장난이 아니었는데...2. 흠모
'04.5.10 11:32 AM (221.141.xxx.242)잘 하셨어요.
잡채를 해 놓구 기다리시는 분이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잖아요.3. 나리
'04.5.10 12:58 PM (61.80.xxx.225)어버이날 강변북로 정말 난리도 아니였는데...저도 일산서 한남동 시댁까지 두시간삼십분걸렸답니다.차막혀서 늦는다가 대한민국 제일 거짓말이라지요?근데 그날 강변북로 막히는건 사실이었는데....
4. 에혀...
'04.5.10 7:24 PM (218.152.xxx.251)저희는 저녁이나 사드릴껄 괜히 선물사드리고 안좋은 소리듣고.......먼일인지 원.....
친정에는 저녁사드리는것도 겨우겨우 오늘같은 날은 우리가 사는거라고(맨날 이제 신혼애들이 머가 있다구 사냐구 하시면서 사주싶니다..)우겨서 사드렸더니 넘넘 맛나게 드시고...고맙다 하시고...2차로 호프집은 아빠가 쏘시고...
시댁에는 신랑한테 총각때 어버이날 어케 지냈냐고 했더니(결혼하구 첨맞는 어버이날 이거든요) 선물을 드렸다고해서 그럼 우리형편대로 선물과 저녁을 같이는 못하니까 그동안 필요하셨던거 좋은걸로 사드리자고..
그래서 사들고 갔습니다...걍 봉투 드리려다가 신랑이 선물이 더 낫다고 해서 그렇게 했지요...
낫긴 머가 낫습니까..
대뜸 머할라고 사왔냐고 하시더군요(물론 첨에는 이게 걍 인사말인줄 알았습니다)
면도기 사드렸거든요(필립스꺼...)..요리조리 뜯어보시더니 당신이 얼마전에 사신 19000원짜리 있다고 하시더이다....그래서 첨엔 반품하자고 했는데 신랑이 이거 19000원짜리랑 비교 안되는거라고..(가격은 10배가 차이 나거든요..거의)...우리가 드린걸로 쓰시라고.........그다지 탐탁하지 않으신 눈치...
충전 첨에 4시간 하라고 누누이 설명서에 써있는거 보여드렸더니만 30분하시더니 해보시겠답니다..........면도 하시면서 말씀하시길...."영 못쓰겠구만..."......(옆에서 보는 신랑 면도 잘되고 있는데 이런말씀 하시니 황당해 합니다...)
아버님 말씀에 제맘 무너졌습니다...........넘하신거 아닌가요......선물하고 후회하는거 첨입니다...선물할때 부담되더라도 받는분이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고 살때 심혈을 기울여서 사는건데.....
게.다.가.......
누님(머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슴다...아직 애가 없어서 애들 고모라고 할수도 없고..)이 들어오시더니 점심 머 먹겠냐구.....지금까지 니네 기둘렸다고...(우리 배고플까바 기둘려서 같이 갈려는 뜻인줄 알았습니다....근데...)니네가 와서 밥사주길 기둘렸다고..~~~.............
이번달 우리집 가계 형편이 영 안좋습니다...그래서 시댁에 가기전에도 신랑하고 약속했습니다...내년에 선물하고 저녁사드리는거 다 하더라도 올해는 선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그렇다고 선물비도 작은것도 아니고.....그랬더니 신랑도 그케하자고 합의했거든요...
누님의 한마디에....넘어갔습니다.......
어쩌겠어요....카드를 긁더라도 우리가 내야지......
에혀....이래저래 돈쓰고 맘상하고 기분상하고....우울하고....게다가 배탈까지나서 고생하고..
생각하기도 싫은 어버이날이었습니다...
돌무덤님...제가 너무 제얘기를 주저리 주저리 했으나........속이 답답해서 그랬으니 이해해 주시구요....^^.....님도 억울하셨겠지만 맘푸세요....5. 돌무덤
'04.5.11 10:22 AM (61.73.xxx.175)에혀...님...쩝...저랑 정말 비슷하시네요. 저도 첨에 시댁에 남편과 상의를 정말 오래해서 선물을 사갔지요. 그런데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너는 이런거가 필요하냐? 나는 필요가 없다...휴...남편도 어이없어서 아무말 못했지요. 그때 시어머니가 저에게 평소에 어떻게 대하나 대충 눈치챘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요. 몇주뒤에 보니까 빈박스만 베란다에 뒹굴고 있었습니다.
아마 아버님도 그렇게 말씀하셔도, 뒤에서는 친구분들에게 자랑하시고 다니실껄요.
왜 좋게 말씀 못하시죠? 사람맘이라는것이 정말 이해못하겠네요. 솔직히 좋으면 좋다고 그냥 말씀하시고, 싫어도 사람의 성의를 봐서 좋게 받아주시면, 어디 덧난답니까?? 부모라는 분들의 맘보가 그러니 자식들에게 존경을 그리 못받는거겠지요.
그저...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은공뿐이지요...그게 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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