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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만 해야하나요? 이런 형님에게 말이에요.

돌무덤 조회수 : 1,349
작성일 : 2004-05-06 13:03:24
저번 주말에 감기에 심하게 걸리셔서, 도통 입맛이 없으시다고, 맛있는것이 드시고 싶다는 시어머니 전화를 받고, 조금 걱정을 하다가 남편과 상의해서 광어회와 감기엔 매콤한것이 좋을것 같아서, 여기에서 배운 홍합매운볶음을 하려고 재료를 준비해서 시댁으로 갔습니다.

시댁에 가니 아주버님이랑 형님이 와 계셨는데, 또 형님에겐 아무말 안하시고, 저희에게만 입맛없다고 말씀하셨는지, 두분은 그냥 빈손으로 오셨더라구요. 저희만 횟감이니 과일이니 바리바리 싸와서 조금 눈치가 그렇더라구요.

저희가 사는것이니 뭐니, 아주버님 수입의 반도 안되고, 아직 신혼이라서 부산스러운데도 꼭 시어머니랑 시아버지는 저희에게 기대실려고 합니다. 결혼 얘기가 오갈때, 형님부부 앞에서 저희랑 같이 살고 싶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시는 두분 때문에 시선을 어디다가 둬야할지 정말 난감했습니다.

워낙 똑부러지게 잘하시는 효자 아주버님이십니다., 시부모님들이 좀 어른답지 못하셔서 큰아들에게 많이 어려워하시죠. 두분이 실수하시면 아주버님이 부모님처럼 뒷처리해주시고, 또 뭐라고 한소리도 하시거든요.

어쨌든 돈도 그렇고 아주버님내외가 오실줄 몰라서, 많이 못 사간 회가 맘에 또 걸렸지만, 그냥 밥이랑 먹으면 대충 되겠지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저희 형님 저랑 나이차이는 좀 나지만, 아직까지 큰형님 같다는 생각을 못해봤습니다. 시어머니와 그냥 비슷한 분이네...라는 느낌만 많이 받았지요.

홍합을 꺼내고 미리 다 씻어왔기 때문에 볶을 준비를 하는데, 뒤에서 형님이 ' 요즘 홍합 못먹는다고 뉴스에서 나오고 난리인데, 몰랐어?' 순간 이럴꺼라는거 알고 있었기에, 그냥 웃으면서 그렇게 위험한건 아닌것 같다고 했더니, 아픈분에게 이런걸 드시게 할꺼냐고 계속 뒤에서 뭐라고 하시는거였습니다.

시댁이 워낙 좁기 때문에 마루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다 들리지요. 시어머니도 제 등뒤에서 요즘은 조개먹는것이 안좋다는둥, 갯벌이 오염 됬다는둥...휴...

화나가서 그냥 다시 봉지에 넣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대충 차려서 회를 상에 차리니, 또 한소리...광어 무슨맛에 먹냐구...자기는 광어 맛있는 줄  잘모르겠다고...

정말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옛날 성질 같다면, 상을 뒤집고 뛰쳐나왔을텐데...그냥 바보처럼 웃으면서 밥먹는 남편만 째려봤습니다.

저희 형님...이번엔 정말 못참을것 같네요. 시어머니는 그렇다고 치지만, 형님까지 시어머니랑 동격으로 나오니까 속에 울화가 너무 많이 치밀어 오르는것 같아요.

시어머니가 저에게 사사껀껀 그렇게 시비거시는걸 봐서 그러시는지, 아님 그래도 막내며느리라고 자기보다 실수를해도  조금 봐주는것이 원망스러운지...(시어머니...형님 실수하는것도 가차없습니다.) 아니면 시집올때 형님보다 제가 더 많이 해와서 그런지...(제 혼수를보고 꼼꼼히 뒤져보시더니, 계속 비꼬셨거든요.)

하여튼 이젠 결혼생활이고 뭐고, 징글징글합니다. 남편에게도 모든 시댁일은 이제 돈으로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괜히 선물 사가도 시비랑 꼬투리...뭘 해드려도 시비랑 꼬투리...정말 화가나서 못살겠네요.

이렇게 시어머니 형님이 뭘 그리 제가 잘못을 했다고, 이런식으로 비꼬는지...

하여튼 결혼은 비슷한 집안끼리 만나야지,사는 풍습이 차이나는 집끼리 혼인을 하면, 이렇게 며느리 기를 못죽여서 안달이네요.  두분이 항상 저에게 하시는말씀...잘나봤자, 그집 며느리지...입니다.

저도 이젠 더이상 가만히 듣고, 바보처럼 웃질 못하겠네요. 어젠 좀 인상쓰고 집에 왔더니, 시어머니랑 형님이 의아해하는 눈치였습니다.



IP : 61.73.xxx.22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병상련
    '04.5.6 1:20 PM (221.149.xxx.87)

    저는요.. 제가 하지도 않은 소리랑 행동들을 제가 했다고 조작해서 뒤집어 씌우는
    형님땜에 오만정이 다 떨어지고 시댁에도 정 떨어진 사람입니다.
    손아래도 아니고 손위형님이라는 것 땜에 어쩔 수 없이 성질 죽이며 행사때만 만나요.
    어버이날 다시 마주칠 생각하니 가슴이 돌 얹힌것 처럼 답답해 집니다...

  • 2. 하세요..
    '04.5.6 1:23 PM (220.118.xxx.220)

    돌무덤님께서 한번 흔들어 놓으셔야겠습니다. 좀 우습군요..형님이라는 분과..시댁분들...아직 며느리 귀하고 어려운걸 모르시나 보죠? 지금이 기회인것 같습니다...아무리 나이어린 동서라지만,그 형님.. 동서를 너무 깔보는 경향이 있는듯...자기가 무슨 시어머니인가요? 정말 분위기 파악 못하는 형님일쎄....

  • 3. ......
    '04.5.6 1:24 PM (220.121.xxx.56)

    밉게 말씀하시면 참 속상해서 다신 잘해주고 싶지 않은 생각이 치밀어오를때도 많이 있더군요.그러나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은 모양새있는 말표현을 잘 모르시는것 같아요. 같은 말을 해도 꼬는듯하고.. 생각해서 해준건데 왜 이걸샀냐.. 맛이 없다느니..솜씨가 어떻다느니..물어보고 하질 그랬니라든지...마음은 고마워할텐데 말이지요.

    고마워라도 하면 다행이지만..그렇지 않다면... 걍 욕먹지 않을만큼만 내 도리한다 정도만 신경쓰세요. 너무 쉽게 보이지 마시고요.그래야 정신건강에 도움이될듯..힘내세요..저두 그맘 압니다.

  • 4. 익명
    '04.5.6 1:29 PM (210.219.xxx.63)

    시어머님 사람 볼 줄 아시네요. 그런 형님이니, 형님 내외와 안 사시고, 님 내외에 기대
    려고 하시지...시댁에 오면서 빈손으로 오는 건 또 뭡니까!

    일단 너무 화가 나네요. 저희 시어머니도 큰 형님 내외를 어려워 하시고, 꼭 저희 부부에게 기대세요. 저는 시어머니 입원 하셨을때, 변비 생길까봐, 비싼 요구르트, 키위나 부드러운 복숭아 뭐 이런 거 매일 매일 사갔는데, 큰 형님은 바나나, 홍시, 과자 나부랭이를 사가지고 오더라구요. 변비 때문에 관장을 해야 할 판인데, 그런 거 사가지고 오는 거 보니까, 열 받더라구요.

    큰 형님 많이 꼬이셨네요. 한번 뒤집으세요. 성질 부리면, 함부로 못 밟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상사에게 미친 척하고 고함 한번 질렀더니, 슬금슬금 피하데요.

    쓰고 보니 별 도움이 안 되서 죄송해요. 휴. 이런 충고 말고, 좀 더 좋은 말 없을까요.

  • 5. 바비공주
    '04.5.6 1:45 PM (203.231.xxx.205)

    제 생각도 한번 엎어야한다는 겁니다.
    아무소리 안하고 다 받아주면 고마운줄 알아야하는데 오히려 사람을 우습게 보죠.
    님께서 그간 참을만큼 참으셨으니 이젠 화를 내세요.
    대놓고 말로 따질수 없다면 웃지말고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시고
    필요한말 이외에는 절대 하지마세요.
    그럼 절대 우습게 못봅니다.
    담부터는 함부로 말하지 못할거예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때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겠죠.
    일방적으로 참는것은 관계회복에도 도움이 안되고 님의 정신건강에도 절대 도움안됩니다.

  • 6. bero
    '04.5.6 2:19 PM (211.194.xxx.116)

    요즘 이런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군요..
    명절 못지않게 어버이날도 주부들에겐 스트레스군요..
    공포의 5월(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등) 모두들 슬기롭게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 7. 브라운아이즈
    '04.5.6 2:42 PM (61.80.xxx.50)

    저라면 한판 뜨겄습니다.. ^^
    참지마세요..
    저같은 경우는 만약에 남이 열받는 소리를 한다.. 그럼 금방 되받아칠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게 너무 속상해요..
    그래서 항상 마음속에 칼(?)을 갈고 있죠..
    내가 여차하면 저 인간에게 꼭 복수를 해야지.. 하는 칼을 갈고 있으면..
    되더라구요..
    아무생각없이 있다가는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그 방법을 씁니다..
    속으로 걸리기만 해봐라.. 하는거죠..

  • 8. 현영
    '04.5.6 2:49 PM (70.16.xxx.210)

    홍합 왜 그냥 넣으셨어요....싫으신분들은 구경이나 하시라고 하고 맛있게 냠냠하면서 드시지...회도 없어 못먹지 싫긴 뭐가 싫겠어요?
    어짜피 나이 어린사람은 어른에게 똑부러지게 말하기란 너무나 힘듭니다.
    난 모르겠네...하고 맘 내키는데로 하세요..대답은 네네하고 행동은 느릿느릿 자기 하고싶은대로...
    하지만 바비공주님 말씀대로 지나치다 싶을땐 얼굴에 힘 팍 주세요...

  • 9. 그러면
    '04.5.6 3:06 PM (210.92.xxx.50)

    동서 못된사람은 시어머니 시누이보다 한술 더 뜹니다 ...
    자기가 그집안에 먼저 들어온 텃세에다 시어머니한테 당한거 아랫동서한테
    몇배로 갚는사람 종종 있습니다 ...좋은동서도 많지만 ..
    신랑 얼굴 봐서 참는것도 힘들죠..?
    언제 한번 뒤집어엎어야 되겟네요 ...
    동서 성질머리 그런사람이니 아주 잘 지내기는 좀 힘들거같고 돌무덤님 맘이라도
    편하게 하고 사셔야죠 ....

  • 10. 난 맏며느리
    '04.5.6 3:15 PM (211.52.xxx.250)

    왜 신랑은 그렇게 바보같이 앉아서 밥만 먹는답니까?
    나와 반대의 경우이군요.
    우린 부모님 가까이 있다가 뭔일 있을때마다 우리만 찾는답니다.
    난 직장다니고 동서는 전업주부인데도 오히려 반찬해가는건 나고, 동서는 몸만 달랑달랑와서 밥만 얻어먹고 가고,,, 만약 내가 그집 형님처럼 했다면 우리 시동생은 가만 안있었을텐데, 남편의 답답한 행동때문에 더 화가 나겠군요.
    이제부터라도 거리를 좀 두세요.

  • 11. 익명
    '04.5.6 3:54 PM (219.240.xxx.50)

    어른들께서 "씨앗 하고는 잘 지낼 수 있어도,동서 하고는 잘 지내기 어렵다"는 말씀하시는걸 들은적 있어요.
    한판 뜨는건 어렵지않지만,서먹거릴 관계의 뒷정리라는게...
    저라면,그때 그때 제 생각을 표현하겠어요.조금은 어눌하게 그러나 앙큼하게...

    제 동서는 제사때,행사때 잡채할 줄 모른다고 결혼3년째 저한테 하라더니,얼마전엔 집안 행사라고 여기다 양장피잡채 사진 올려놨더군요.
    피를 섞은 형제간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관계에 의한 인연이니..설령 섭해도 그때 그때 넘어가세요.깊이 생각지 마시구요

  • 12. 김혜경
    '04.5.6 10:11 PM (211.215.xxx.242)

    화가 났을 때는 참으세요...
    그리고 화를 가라앉힌 후 조근조근 한번 따지세요...웃어가며 따질 수 있으면 더 좋구요...
    일단은 좀 참으세요...

  • 13. 이건 익명으로
    '04.5.6 10:42 PM (211.228.xxx.241)

    쥔장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과거 한번 손윗동서와 한판 뜬 경험이 있는 자로서 말씀 드립니다.
    한판 뜨는거 어렵지 않습니다. 인간관계 끝내는 것도 생각보다 쉽습니다.
    그렇지만 그놈의 보기싫은 동서 결혼생활이 유지되는한 계속 봐야하니
    한판 잘못뜨면 누가 덜괴롭고 누가 더 괴롭고가 아니라 둘다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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