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날입니다.
어제 생각해보니, 올해 들어 생리 휴가를 한번도 안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생리를 매 달 한번씩 했는데.. 흑흑.. 생리통도 있었는데...
몸도 찌뿌둥하고, 황사 후유증으로 목도 골골하고,
이 기회에 하루 쉬어야겠다 싶어서, 짠! 하고 휴가계를 내고 왔습니다.
혼자 집에 있다보니, 거칠 것이 뭐 있겠습니까?
일어나자마자 노트북 키고 누워서 딩굴댕굴..
어제 백분토론 후기 신나게 한번 읽어주고...
결혼하고 싶은 여자랑 불새 관련 글들도 쫘악 훑어보고...
월급받는 돈 어디로 다 샜는지 인터넷뱅킹도 쭈욱 봐주고..
배고파서 미숫가루 우유에 한 잔 타 먹고..
좀 있다 또 허전해서 코코아 한 잔 타 먹고...
그래도 사람 배가 간사해서 점심 시간 지났다고 삐뽀삐뽀~~~
부엌에 다리 질질 끌고 기어 들어 가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먹을만한 게 없더군요.
고구마나 옥수수, 감자 같은 제가 애용하는 구황식물들-_-;;;도 똑 떨어지고,
냉동실에 만만하게 넣어 놓는 떡도 다 먹고, 흑흑~ 식빵 한 쪽도 이제 없고,
한 끼 때울만한 게 눈을 씻고 봐도 없는 거에요.
보니깐 얼려 놓은 밥 한 공기가 있길래.. 요거 하나 먹음 되겠다 싶은데
남편이 "이건 비상용이란 말야!! 집에 노는 날 먹으라고 그르는게 아니라구!"
.. 이런 말이 귀에 환청처럼 맴도는 거 같아 잠깐 망설임이.. ㅡㅡ;;;
결국 그 밥 렌지에 돌리고
계란 두 개 깨서 휘휘 저어 파만 썰어 넣고 계란찜하고,
김치 가위로 마구 썰어서 참치캔 하나 톡 집어 넣고 맵게 볶아서,
김치 볶은 프라이팬 채에 해동한 밥 넣어 양념까지 밖밖 묻혀
부글부글 끓는 뚝배기 계란찜 후후 불어가며 잘 먹었습니다.
한바탕 먹고난 후에야,
저 밥이 남편 비상용밥인지라 양이 꽤 많다는 게 문득 떠오르며!
계란찜 하나 혼자 다 먹고, 김치참치볶음도 다 먹었음이 실감나며!
제 배가 왜 이리 부른지 이제야 알 것 같더군요. -_-v
혼자서 점심 챙겨먹는 거, 정말 귀찮은 일이잖아요.
그냥 대충 때우는 일이 더 많은데요..
이렇게 어쩌다가^^ 혼자 챙겨 먹게 되면,
보는 이 없어 아구아구 먹다가
본인이 얼마나 먹었는지 개념이 없어진다는 걸
오늘 새삼시레 실감하게 되는군요. ㅡㅡ;;
그건 그렇고 남편 비상용밥을 홀랑 먹어치웠으니,
저 넘은 뭘로 메꿔 놓나.... ㅡㅡ;;
(마눌 혼자 점심 먹는 날을 위한 비상용 식량도 메꿔 놓으란 말이다!)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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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혼자 밥먹을 때~~~
사라 조회수 : 886
작성일 : 2004-04-30 14:43:27
IP : 211.235.xxx.16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Ellie
'04.4.30 3:39 PM (24.162.xxx.70)앞으로 통조림 음식을 쟁여 놓으심이.. ^^;;
(자취생의 노하웁니당. )2. 열쩡
'04.4.30 3:56 PM (218.153.xxx.60)이런날도 하루쯤은 있어야죠~
뒹굴뒹굴 즐겁게 보내세요3. 코코샤넬
'04.4.30 4:14 PM (220.118.xxx.101)일단, 각종 음료수..카프리..안흥찐빵..꽃빵..햄..햇반..사다가 쟁여놔 보세요...
그러면 나름대로 요긴하게 쓰입니다 ^^4. 사라
'04.4.30 5:48 PM (211.235.xxx.164)통조림 음식은 별로 안좋아하구.. (유일하게 참치캔만 좋아하죠~^^)
떡, 찐빵, 만두 종류는 종종 얼려 놓는데요.
남편이 비상용으로 쏘옥 빼서 먹고 나니, 제가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는 없어지네요. ㅎㅎ
제가 집에 있는 날은, 쉽게 채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듯 합니다. ^^5. 냐오이
'04.4.30 5:50 PM (203.231.xxx.48)사라님 홈피 가봤어요
재밌게 사시는 (살려고 노력하시는?)
분이시네요 ^^6. 사라
'04.4.30 5:52 PM (211.235.xxx.164)냐오이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
재밌게.. 라기 보다는.. 즐겁게.. 사려고 노력하지요~
p.s) 저녁은 또 뭘로 혼자 때우나.. 생각 중입니다. ^^7. 김혜경
'04.4.30 7:48 PM (211.178.xxx.176)사라님, 글 오랜만에 남기시긴 것 같네요...자주자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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