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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과 82cook

champlain 조회수 : 1,041
작성일 : 2004-03-11 08:41:04
제가 처음 김혜경선배님을 만난 것은 조선일보에 쓰신 스마트쿠킹 칼럼을 통해서였습니다.
깜찍하게(^ ^)하게 생긴 사진에 끌렸고,,
야무진 글 솜씨에 끌렸었죠...
(당시에 저도 여성포탈 사이트에 이민관련 칼럼을 쓰고 있었서 다른 주부들의 글에 관심이 많았었거든요.)

그러다 혜경선배님의 글이 뜸해지면서 저도 스마트쿠킹을 잊었었는데
그 사이 선배님은 일밥 책을 내시고 82cook 사이트를 오픈 하셨습니다.
(당시 속으로 어,,이 사람 대단하다.. 그냥 전직 기자에 나 같이 인터넷에 글 좀 쓰는 주부인줄 알았는데.. 아니네.. 하는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얼마간의 질투심(?)과 함께 회원 가입을 했었죠...)

사실 요리를 별로 잘 못하는 제가 초창기 이 사이트를 떠나지 못했던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혜경선배님의 남편사랑 때문이였어요..
선배님의 글에서 뭍어나는 애뜻한 사랑의 마음과 그 표현 방식들이 제게는 참 위로가 되었거든요.

멀리 캐나다에 와서 공부하는 남편 그리고 이제 그 꿈을 펼치고 싶어 안간힘을 쓰는 남편에게
아내된 자로서 힘이 되어 주어야 할텐데 그런 속마음과는 달리 맨날 신경질 내고 짜증내고...

그러나 혜경선배님은 힘든 일을 겪으시는 kimys님께 늘 사랑스럽고 지혜로운 아내역할을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살짝살짝 내비치시는 솔직한 속내 모습도 좋았구요..
정말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아,, 이렇게 잘 나가시는 분도,,모든 것을 다 가지고 계신 듯한 분도 어려움이 있으시구나..

나도 힘 내야지..나만 어려운게 아니야..

그러나 솔직히 요리에는 이렇타할 얘기거리가 없었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러다가 제게 쪽지를 보내준 사람이 있었어요.
(처음,,쪽지가 도착 했습니다. 이 소리가 얼마나 기분 좋은지 경험해 보신 분들은 다 아시죠?ㅎㅎㅎ)

멀리 사는 저를 위해 너무나 갖고 싶었던 혜경선배의 일밥을 보내준다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제게 베풀어 준 그 따뜻한 정...

너무 좋더군요..
푸근한 부산 사투리 억양이 조금 밴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 사람과 통화를 하면서
전 막 떨렸어요..
좋아서...

암튼 일밥 덕분에 요리도 하나하나 이것저것 쉬운 것부터 시도를 해보고(사실 이 책은 그저 소설책처럼 읽기도 하지만..)..

그러다가 용기와 격려를 해주시는 혜경선배와 주위 분들 덕분에
집에서 아이들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작은 비지니스를 나름대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죠..
(아시다시피 "캐나다스페셜"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그 즈음 제가 많이 처져 있었어요.
일을 할 기회가 좀 있었는데 그냥...접고(이곳에 아이들을 돌봐주실 어른들이 계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설 기관에 보내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답답했었는데 세상과,, 그것도 한국과 연결된 공간을 만들 수 있어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82cook 가족들이 도와 주시고 계시지요..

이민생활이라는 것이요,,
남들은 외국 나가서 사니 좋겠다고 애들 영어, 불어 잘하고 국제적으로 키우니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살 수록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에,,
한국에서의 그 많은 가능성들에 대한 아쉬움에..

그런 저에게 82cook은 웃음도 주고 눈물도 주고 그러네요..
이런저런 글을 읽으면서 이민생활의 시름을 달래지요...

얼마전 키세스님의 고맙고도 귀여운(^ ^) 실수를 보고
다시한번 내가 82cook에 들어와야 할 이유를 깨달았지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저를 통해 그리고 저희 캐나다스페셜을 통해 저도 좀 82cook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봄입니다.
모두들 평안 하셔요...
IP : 66.185.xxx.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빈마마
    '04.3.11 8:50 AM (211.36.xxx.98)

    작지만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82와함께...행복을 늘 만들어 가시길 바라며...

  • 2. jill
    '04.3.11 8:51 AM (220.87.xxx.208)

    저두요.. 거기서 처방전 받아 약 구해주신단 쪽지 받고 너무너무 감동이었어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때문에 다리품을 판다는게 쉬운일은 아닌걸 알기 때문에
    그때 님에 마음을 아직 제 가슴에 담아두었답니다.
    행복하세요..
    저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 3. 궁금이
    '04.3.11 8:57 AM (65.93.xxx.248)

    궁금한거...혜경선배님이라고 늘 칭하시는데 무슨 이유가 있나요?

    공지사항에 있는 다른 분들에 비해 "캐나다 스페셜 광고"는 자주 올라오는 편이라...

  • 4. La Cucina
    '04.3.11 9:39 AM (172.208.xxx.221)

    champlain님,,그 부산 사투리 쓰시는 분. ㄸㅉ님 맞죠?
    그 분 천산가봐요~ 저한테도 보내주셨어요.
    그분 말고도 저한테 뭐 보내주신다고 하신 분 두분 더 계세요. 제가 정중히 사양했지만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쪽지 마지막으로 보낸 뒤로 연락이 안되네요.
    저 그분한테 빚 진게 있어서 편지 한장이라도 보내려고 했더니만....

    저도 여기 오는게 너무 좋아요. 따듯하거든요.

  • 5. champlain
    '04.3.11 11:19 AM (66.185.xxx.72)

    늘 따뜻한 격려 감사해요..경빈마마님..

    jill님 요즘 두통은 좀 어떠셔요?

    궁금이님..
    그저 제가 그렇게 부르고 싶어서 불러요.
    첨엔 같은 학교 선배님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구요..
    혜경선배님은 워낙 회원분들 다 똑같이 잘 대해주시잖아요..

    La Cucina님 맞아요..
    저도 첨에 이런 거 받아도 되나 했었는데..이젠 편한 동생이 되었네요..
    요즘 아르바이트 하느라 바쁜지 통 소식이..

  • 6. 키세스
    '04.3.11 5:16 PM (211.176.xxx.151)

    ^^ camplain님~
    이렇게 좋은신 분들이 82에는 많네요.
    요즘 계속 뒤숭숭했는데 이젠 마음이 따뜻해져요.
    jill님 두통때문에 고민하시는 거 알고...

    그리고 jill님^^
    전에 두통때문에 힘드시다는 글 읽고 마음이 아팠었는데 항상 밝은 모습으로 이겨내시는 거 같아 멋있어요.
    감쪽같이 다 나았다는 글 빨리 보고싶네요. 화이팅 ^^!

  • 7. 김혜경
    '04.3.11 10:44 PM (211.178.xxx.27)

    champlain님에게 쇼핑몰 해보라고 부추겨놓고, 정작 전 암 것도 구매하지 않아서...미안해요...
    정신 좀 차리고 꼼꼼히 살펴본 후 저도 쇼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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