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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관두고 쉬고싶어요.

익명으로 조회수 : 964
작성일 : 2004-03-04 17:44:05
카드나 엽서에서 나옴직한 눈이 내리는 것이..

창경궁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퇴근가까운 시간이네요.


제가 요즘 몸과 맘이 좀 정상이 아닙니다.

직장이 너무 너무 다니기 싫어요.

사람들 말에 대꾸도 하기싫고, 지겹고,  짜증나고..
(평상시엔 제가 발랄하고 상냥해서 사람들과 잘 얘기하거든요)

맛있는 음식도 없고 항상 꿈을 꾸는 것이 숙면을 못합니다.

뭔가 불안해서 그런지 요번에도 임신이 안되었네요.

갑상선을 갖고 있어 항상 몸이 피곤해서도 그렇지만

직장생활 11년을 접고 이젠 좀 쉬고싶네요.

낮잠도 늘어지게 자보고

낮에만 들을수 있는 문화센터도 수강하고

편하게 임신준비나 하고,

상사 눈치 안보고 긴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그러나 관두려고 이거저거 생각해보니

현실이 도와주지 않네요.

계속 달달이 나가던 돈을 어찌 내며

관두면 내가 무슨일을 할 수 있을지 겁도나고..

또 꽤 괜찮은 직장이거든요. 요즘 같은 때는 더욱!

신랑은 착해서 당장 관두라고는 하지만

직장관두면 물질적으로 많이 힘들어지는 거 뿐만아니라

제가 가족이나 사람들한테 도움을 줄수 있는 일이 그나마  없어지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피곤한 몸으로 또 출근하려니..

에고..  이 생활이 넘 징그러워요.

더 참아보고 좀 더 다녀야할까요?

제 일이지만 어떻해야 할지 판단이 안서네요.. 으그..


PS: 일하고 싶은 분들껜 사치어린 투정이었다면 죄송합니다~

IP : 203.229.xxx.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3.4 5:54 PM (210.119.xxx.135)

    정말 그럴때가 있어요. 저도 11년차인데, 아이도 시댁에 맡기고 동분서주하고 있어요. 몸, 마음 모두 엉망일때가 더 많구요, 어떤 때는 너무 피곤해 정말 꾀죄죄한 모습으로 출근도 하구요, 관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그래도 제가 번 돈으로 집한칸이라도 장만하고, 차도 사고 살림을 늘릴 수 있다는 현실이 슬플뿐이죠~
    임신준비중이라면, 관 두시는것도 좋은 방법은 방법인데~
    에구에구 힘내자구요!!!!

  • 2. 오소영
    '04.3.4 6:08 PM (210.105.xxx.253)

    저두 요즘 그래요.
    아이가 내년에 학교 가거든요.
    그래서 올해까지만 다니고, 그만 두려고 맘 먹었어요.

    근데 자꾸 겁이 나요.
    어디에 적을 두고 있지 않은 생활이요.

    지금은 완벽한 개인으로서의 기능이 되는데, 나중에 그만두고 나면
    카드 한 장을 만들려고 해도 남편의 부인이라는 걸 들이대야 될 것이고,,,,,

    그런 걸 생각하면 정말 싫은데, 요즘은 슬럼프라서...

    전 이럴 때마다 여행을 가요.
    그래서, 내일 제주로 남편이랑 아이랑 여행가요.
    다행히 남편이 내일 휴가낼 수 있어서요....

    님도 당일치기로라도 서울을 벗어나서 여행갔다 오세요.

    제가 권하는 방법의 예를 들면요,

    1.뜨끈한 온천에 가서 럭셔리한 아로마 마사지를 받는다거나,

    2.새벽길 드라이브가서 해도 보고, 맛있는 것 사먹거나,

    3.남자 동창들을 만나서 실컷 수다떨고, 술도 한 잔 하거나
    (일하는 여자 동창들을 만나면 맞벌이가 힘드네 어쩌네 서로 그런 얘기만 하게 되고요,
    전업주부 동창 만나면 서로 부럽다 얘기만 하게 되거든요,
    남자동창들 만나면 학교 때 얘기부터 시작되서 REFRESH 돼요.)

    4.저두 잘 못 쓰는 방법이지만, 현찰을 들고 나가서 이쁜 그릇, 꽃, 팬시용품 이런 걸 사는 거
    에요.(잘못하면 나중에 더 큰 스트레스가...ㅋㅋ)

    5.찜질방 가서 지지고, 목욕하고, 미용실가서 머리하고, 저녁은 신랑이랑 맛있는 거 사먹고..

    기타 등등

  • 3. 크리스
    '04.3.4 8:38 PM (211.200.xxx.211)

    좋은 직장이시라면...(휴가가 좀 길지 않나요?)
    올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멋지게 보내는 계획을 한번 세워보세요.
    그것도 넘 멀다면...
    금욜 밤에 떠나 일욜날 오거나...
    주중에 휴가를 하루 이틀내어
    3~4일간 여행을 갔다오시면...좀 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아님...운동을 하나 해보시면 맘의 답답함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요가,단전호흡같은거

    회사 정말 그만두기 아까운것 같아요.

  • 4. 배정민
    '04.3.4 9:35 PM (211.44.xxx.247)

    제가 4년전에 님과 같은 생각이었구요. 첫애 낳고나서는 더더욱 다니기 싫어졌어요.
    둘째 가진지 7개월째 그만 뒀어요.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 뿌리치고... 돈 생각하면 후회쬐금 되긴되요.
    하지만 나머지 많은걸 얻는다니 후회되지 않아요.

  • 5. 김혜경
    '04.3.4 9:47 PM (211.201.xxx.192)

    잠시 휴직이나, 뭐 그런 방법이 없을까요? 갑상선도 좋지 않으시고 하면 좀 쉬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 6. 회언맘
    '04.3.4 9:59 PM (218.39.xxx.101)

    먼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비전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1년 2년후가 보이지않는다면 다른 직장을 알아보시고 옮기시면 전환점이 되리라 믿습니다. 단순히 전업주부가 되고자하시는 게 아니라면요. 나의 경쟁력, 시장에서의 나의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시는것도 의미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의 하는일에서 더 이상의 흥미를 못찾아서 그럴수도 있거던요..아무 생각없이 몇달 쉬시는 것도 큰 휴식의 방법일듯싶습니다. 저도 쉰적이 있었는데 그떈 우울한 나날을 보내곤 했었거던요.

  • 7. 깜찌기 펭
    '04.3.4 10:05 PM (220.81.xxx.200)

    님꼐서 지쳤나보네요.
    그만두기전 가능하다면, 직장을 잠시 쉬는건 어떠신가요?
    저에게 그런 기회가 있었다면..생각에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랍니다.

    짦은 직장생활이였지만..
    책상유리밑에 " 않은자리가 꽃자리니.." 란 글귀써서 넣어두고 매일 읽을만큼 힘든 직장생활, 결혼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뒀어요.
    딱 4개월 놀고나니 그자리도 그립습니다.
    뭔가 전력을 쏫을일이 그립네요.

  • 8. 석촌동새댁
    '04.3.4 10:31 PM (61.41.xxx.234)

    "앉은자리가 꽃자리니.." 맘에 와 닿는 말이네요.
    저도 직장생활 11년 꽉채워서 하고 그만 둔지 6개월정도 되었는데 다시 일하고 싶어집니다.
    새댁이라 애기도 낳아야 하고 기타등등.....
    열심히 일하던 때가 그리워지네요.직장다니면서 열심히 한 공부도 아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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