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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일이....
읽으시면서 기분나빠하실 필요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그리고 나중의 결말을 읽으시면 저절로 웃음을
지으시게 될 것입니다.(꼬시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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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2학년 때. 한창 고교생활의 꽃이라 할 수있는
그 절정기에 저와 저희반 친구들은
암울했다던 중세시대보다 못한 지옥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중세시대하면 무조건적인 기독교숭배와 이에 반하면
무조건 이단으로 몰려 마녀사냥으로 죽음을 당하는
2가지 광경이 척하고 떠오르지 않습니까?
저희가 딱 그러했습니다.
새학기가 되어 담임과의 첫대면 때
전교생들의 응응응했던(하도 부정적인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딱 한단어로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ㅠ.ㅠ)
대상의 일명....
mad dog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서자 일순 저희반은
"아이고오----"하고 초상집 분위기로 일변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곡소리와 탄식의 비명이 나오자 -_-;;
담임은 첫날이고 뭐고 당장 기선을 제압해야겠다 느끼셨는지
바로 책상위로 무릎끓고 올라가 의자를 들고서는 체벌과 함께
별별 육두문자로 저희를 제압하셨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그 일년간의 기억을 떠올리자니
자판을 치는 손이 벌벌 떨립니다..
담임으로서만 만나는 것도 괴로운데
선생님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보이라는 교장의 재량때문인지
국어1, 국어2, 한문, 윤리까지....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ㅠ.ㅠ
다른반 애들은 일찍 종례가 끝나서 집으로 가는데
우리반만 종례시간이 수업시간만큼 잡아끌었고
초딩처럼 종례수첩을 따로 안만들어서 금과옥조같은 선생님의
말씀을 받아적지 않는다고 출석부 모서리 구타에
운동장에서 완전군장만 빼고 웬만한 군대훈련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 외 별별 실미도스런 사건들이 많았지만
오늘의 주제는 그게 아니기에 이만합니다. -_-)
혹독한 독재정권하에서 급우애는 점점 똘똘 뭉쳐 빛을 발하게 마련이니
누가 공부를 못하고 어쩌고는 더이상 창피의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뭐 잦은 매질과 욕설에 저희 스스로 가축적인 분위기가 되어갔던 거죠. 푸푸푸..
그런데..! 그 와중에 독야청청 공주과를 선포하고
우리랑 외따로 노는 아이가 있었으니 황아무개.
저는 교복자율화의 첫 수혜세대로 중딩, 고딩 6년내내
교복 한번 입어보지 못했습니다. 움하하하...^∇^v
저희가 고 3일때 신입생들은 도로 교복을 입었지요.
그러니 그 때 보통의 여학생들의 차림새는
컷트머리에 청바지.
다들 죽어라 치마들은 안입었습니다.
오죽하면 일주일에 한번 치마입는 날까지 있었을까요...
(그러나 그 날 역시 애들은 그냥 무시했습니다.
교문앞 검시에 대비한 치마를 겉에 입고 오다가 다시 벗어버리는...)
그러나 독야청청 황아무개는 정말로 유별나게
찰랑찰랑 긴 단발머리에 나풀나풀 치마를 입고 다니며
책상위를 덤벙덤벙 뛰다니고 쉬는시간이면 말뚝박기를 하고 노는 아이들과는 -_-;
격이 다르게 항상 새침+우아하였습니다.
별 민폐를 끼치지 않아도 그 차림새만으로도 우리들은 그애를
'황재수'라고 부르며 내놓고 꺼리지는 못하여도 경계를 늦추질 않았는데
다같이 협동심을 발휘하여 기합을 받는 상황에도 혼자 면제받거나
선생님만 출현하시면 부지런히 일을 하는 그 독창성에
("얘들아, 다같이 일 좀 하자~~ 나만 힘들잖아?" 이런 소리까지 해대며)
쉬는 시간이면 거울앞에서 곱게 빗질을 해대는 센서빌리티로
다들 그애를 가깝지만 먼 무엇처럼 여기고
저또한 그애가 짝꿍이라는 이유로 많은 불똥이 튀어
항상 그을려 다녔기때문에 황씨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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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가 퍼스트 네임이 '황'입니다...... ㅠ__ㅠ
---*---*---*---*---*---*---*---*---*---*---*---*---*---*---*---*---*
또하나의 암울했던 과거는 바로 저의 수학..입니다.
어려서 무심코 던진 어른의 한마디가 아이의 일생과 캐릭터를 좌우합니다.
부디부디 아이들에게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말로써만 키우십시오.
제가 좀 수에 무딘 편도 있었지만 엄마의 계산문제에
재깍 답을 토해내지 않는 저를 보고 던진 엄마의 한마디.
"넌 왜그리 산수를 못하니?!"
그럭저럭 학교가서 공부도 잘하고 산수도 잘하게 되었어도
그 말은 깊이 뇌리에 박혀있다 분수와 막닥치게 됐을 때--
'그래, 난 뭐 산수 못하는 앤걸...'하고 자포자기와 함께
비실비실 제 수리능력을 허물어뜨리더군여.
어찌어찌 다시 산수점수가 올라갔어도
기초없이 모래성위로 위태위태하게 쌓아올린 점수는
(중학교까지 90점 위를 상회했다 하더라도)
고등학교때 한번 거센 수학공식들의 파도가 치자
정말 허무하게 무너지더군여.... ㅠ_ㅠ
무슨단추님께서 수학점수 5점 받으셨다구요?(거론해서 죄송합니다. m(_ _)m)
전....... 이점 받은적도 있습니다.(챙피해서 숫자로도 못씁니다.)
다행히도 고 2때(뭐가 다행이라는 건지) 가축적인 반 분위기로 인해
쇼크를 줘서 아이들의 정신을 바싹 차리게 하자는 의도로
크게 번호와 점수를 불러주셨던 수학선생님께서
유독 우리반에서만 그 실효를 거두시지 못하였지요. ㅋㅋ
정말로 지독하게 수학이 싫었습니다.
그만큼 수학선생님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그 수학선생님이 3년 내내 저의 전담 수학선생님이셨습니다.....
3년 중 2년을 저의 담임을 맡으셨었구요... ㅠ.ㅠ
고 아무개 선생님.
1학년때 교내사생대횐가, 글쓰기 대횐가에서
제가 쓴 시가 어떻게 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전교생이 운동장서 모인 자리서도 시상을 하고
전체조회 끝난 후에 각 교실에서
다시 조회하고 상장을 건네받았는데...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킬킬.."
(kill kill.. 정말 어린 문학소녀의 가슴에 비수를 꽂으셨죠?)
그 한마디로 반애들 앞에서 굼벵이가 된 저는(-_-) ) ) ) )....
그 다음의 사생대회때부터
그림그리는 건 도구가 넘 많이 필요하고
글쓰기는 원고지랑 볼펜만 뒷주머니에 챙겨가면 됐으니까
하루종일 고궁서 친구들과 니나노~~놀다가
되도 않는 글만 끄적거려 냈습니다.
고씨라면 자다가도 진저리를 칠 만큼 싫고 무서웠고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
.
.
.
.
제가 둘도 없이 사랑하고 아끼는 조카 두 놈의
퍼스트 네임 역시 '고'....
언니가 처음 형부를 소개시키기 전 고씨라고 했을 때
저 오리처럼 꽥꽥거리며 날아다녔습니다. ㅠ.ㅠ
네버네버 엮이기 싫다고 진저리 쳤던 두 성씨가 이토록
내 인생에 깊숙히 연루되게 되다니....
더군다나 웃기는 건 고교 졸업후 한 번도
친구중에도, 사회생활중에도 황씨랑 고씨랑 만난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이 두 성씨에 얽힌 인연(?)을 일컬어 저는
황고의 변이라고 부릅니다.....
1. 경빈마마
'04.2.25 11:08 PM (211.36.xxx.98)푸하하하하~~~~아라레님~~~~~^^
2. 김혜경
'04.2.25 11:12 PM (211.215.xxx.27)하하하..황고의 변..
오늘 아라레님 때문에 수백만원어치의 엔돌핀이 나왔습니다. 꼭 갚아드릴게요...뭐 드시고 싶으세요?3. 아라레
'04.2.25 11:16 PM (210.221.xxx.250)아이... 정말 왜그러셔용~~부끄럽사와요. -///-
마음과 글만으로도 벌써 충분히 호강했습니다. ^^4. 이론의 여왕
'04.2.25 11:27 PM (203.246.xxx.182)아라레 님, 퍼스트 네임이 아니구 라스트 네임이겠죠.
따님 이름이 *황* 인줄 알고 한참 갸웃거렸습니다.
- 이상, 왕잘난척 올림. *^^*
(돌 던지지 마시와요... 참고로, 저는 중고등학교 때 전세계적으로 영어 못했더랬습니당. )5. 아라레
'04.2.25 11:28 PM (210.221.xxx.250)그냥.. 우리 나라 이름 순으로...(우물우물 ^*^;;)
6. 이론의 여왕
'04.2.25 11:29 PM (203.246.xxx.182)그냥.. 나두 꼭 딴지 걸려던 건 아니구... (우물우물 ^^;)
7. 쭈야
'04.2.26 12:26 AM (211.205.xxx.41)내가 느무느무 싫어해서 소풍 사진에서 오려내기까지(독하다..^^;) 했던 중학교때 담임 선생님이 계셨는데 어쩌다 울 신랑을 보니 자구 다른 누군가가 떠올라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선생님이랑 어쩜 그리 똑같이 생겼던지... 그니까 사람 너무 미워하면 안된다니까요.^^
8. 깜찌기 펭
'04.2.26 8:15 AM (220.81.xxx.162)ㅋㅋㅋ
아라레님~~ 아침부터 절 이리 웃기시네요~~ ^0^
저도 고2때 담임생각나요.
고려대가정과나온 프라이드가 하늘을 찔러찔러 당시 35살의 콧대높은 노처녀였어요.
그 황재수처럼 날마다 "어머나~어머나~ 너희가 여자맞니~ "를 연발하며 저희의 비위를 뒤집었던 그녀.(성이 특별하여 밝히기 곤란하네요. 아주 독특한 성이라서)
별명이 짱녀+ㄴ 이였어요.
좀 과격하죠? --; 그만큼 .. 그랬습니다. 오죽했으면 담임바꿔달라 저희가 교감한테 졸랐겠어요. --;
교감선생님도 이해한다며 거의 저희 담임을 해주셨죠.
지금생각하니 사립이였던 저희학교에 어떤 백그라운드가 있어 계셨던것 같아요.
저희 졸업하고 2년있다, 학교내 유부남선생님과 결혼하면서 짤렸(?)더군요.
아..고등학교를 생각하니.. 그분이 최고의 우울함을 안겨주시네요.9. 제비꽃
'04.2.26 10:05 AM (61.78.xxx.31)ㅎㅎㅎㅎㅎ흐
10. ㄴㄴㅈㅂ
'04.2.26 10:08 AM (210.216.xxx.252)2점이나..5점이나..뭐..
그 많은 문제 중 한 문제 맞춰서 나온 점수 같은데요.. =_=;;
그런데..거 굼뱅이 운운한 고씨.. 아주 나쁘군요.
선생님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런..11. 꾸득꾸득
'04.2.26 11:03 AM (220.94.xxx.12)ㅠㅎㅎㅎㅎㅎ
12. 핫코코아
'04.2.26 11:03 AM (211.243.xxx.210)유쾌한 글~ 잘 봤습니다~^^
13. ido
'04.2.26 12:13 PM (62.134.xxx.9)혜경님.....돈으로 갚아 드리세요. 수백만원어치의 엔돌핀. 좋은 일에 쓰시게. 그럼 아라레님이 밥 사실거예요....ㅎㅎ.
14. 키세스
'04.2.26 12:16 PM (211.176.xxx.151)이도님!ㅋㅋㅋ
아라레님! 넘 재밌어요.
님의 수난이 우리에겐 이렇게 즐거움을 주다니!!!
앞으로 많은 일 겪으시라면 째려보시네요. 깨갱 ^0^15. 노국공주
'04.2.26 3:48 PM (219.253.xxx.71)정말 시원하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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