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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를 아시나요?

jasmine 조회수 : 917
작성일 : 2004-02-23 17:54:15

며칠전, 서울 갔다 오는길에
원당 지하철역에 잠시 정차했는데,
눈에 띈 프랭카드땜에....
푸하하하.....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차가 출발해서, 내려서 찍을까 잠시 고민까지 했다는....
[ 전국 족구연합회장기, 고양시 지부, 족구대회 ]......
아니, 전국족구연합회가 언제 생겼대요? 있기는 한거랍니까?????

족구를 아시는지....
알아보니, 군대문화가 사회로 유입된 케이스 중의 하나랍니다.
전, 대학가서 처음 봤어요.
우리 동기중에 예비역이 하나 있었는데,
선배도 아니고, 뭐라 불러야할지 막막한 이사람을...
모두 형이라 부르기 시작하데요.
형은 선배에 대한 호칭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인간이 우리과 남학생들을
족구의 광품으로 몰아넣은 주역입니다.
제대하고 직장까지 다니다왔으니,
선배들조차 어찌 대할지 몰라 쩔절매던....아저씨....

공강시간이 10분만 나도
미친듯이 뛰쳐나가는 남자애들....
현관앞에 흙받이로 있는 쇠로 된 발판을 세워 네트만들고,
바지는 무릎까지 걷어붙이고 공을 차는 모양이...참....그래서....
여학생들은 무지 싫어했습니다.

족구하다 강의 늦기는 일 쑤고,
여름이 다가오자, 가만있어도 냄새나는 남자애들에게선....
닭통 냄새 같은......ㅠㅠ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는 저희는 참. 죽을 맛이어서,
족구를 그만 두던지, 씻고 와라...여러번 얘기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그 고된 훈련 덕인지.
학년별 족구대회가 열리면,
언제나 우리 학년이 우승을 했다는....

한 번은 유심히 지켜본적이 있는데,
그때 깨달은 것이 있죠.
족구는, 아무리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다.,
축구골대도, 농구바스켓도, 라켓이나 그 어떤 도구도 없이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더군요.
어쩌면, 과의 특성상 다수의 여학생 사이에
섬처럼 표류하는 남학생들만의
단합수단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제게 족구의 기억은 좀...그랬답니다.
그런데, 전국족구연합회라니....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제가 오늘 실사를 해봤더니,
전국족구연합회 및 시도별, 직장별 지부가 있고, 전국대회가 있답니다......흐미.....^^
hs형....뭐하나...보고 싶네요....
IP : 219.248.xxx.10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쭈니맘
    '04.2.23 6:28 PM (210.124.xxx.146)

    맞아요..
    학교다닐때 남학생들 강의 없으면 다들 우루루 몰려서
    자동판매기용 컵으로 족구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 무덥던 여름..
    땀 질질 흘려가며 얼굴 뻘개져서 족구에 환장하던 모습(?)이..

    저희 신랑도 족구를 엄청 잘한다고 자랑하더라구요..
    (그게 자랑이냐..??)
    자기가 족구를 하면 사람들이 다들 우와~~화고 감탄사를 날렸다나..??
    몸을 2바퀴 돌려서 공을 차면 다들 기절했다나..?? (왠 곡예??)
    상상이 안갑니다..안보았으니..

    지난 토요일 신랑네 회사에서 체육대회가 있어 울 신랑 족구 경기에 참가하고
    돌왔왔슴죠..
    돌아와선 앓아 누웠답니다...어제까지 이틀간...약 먹어가면서...
    공중 2바퀴는 어쩌고...
    계속 민망한지..."몸이 예전과는 달라..운동 부족인가봐.."
    "그립다..엤날이..."그러고 있네요...

  • 2. 무시꽃
    '04.2.23 6:29 PM (210.118.xxx.196)

    하하.... 그런 땀내나는 추억이 ....
    하긴 여자들이 족구 하는 건 못봤군요.
    족구란 게 장소 제약도 없고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어렸을 때 여자애들 고무줄놀이는 했던 거 생각하면 여자들도 족구 잘 할텐데 ....
    (왜 있죠 제일 높은 단계 - 고무줄 높이를 머리높이로 하는 거)

  • 3. honeymomne
    '04.2.23 7:00 PM (218.50.xxx.214)

    졸업하고 첫 직장이 반도체 공장이었어요..
    식당동이 따로 있고 식권색에 따라 3개조로 나뉘어 시차를 두고 밥 먹을 수 있는...
    전 거기서 족구 첨 봤어요...목숨걸고들 하는거 지금도 이해가 안되요..
    저희부서 아자씨들...요즘도 점심시간에 땀 뻘뻘 흘리며..실내에서 컵족구하는것도.

  • 4. 키세스
    '04.2.23 7:07 PM (211.176.xxx.151)

    여름 땡볕에 익은 건지 열심히 뛰어서 상기된 건지... 빨갛게 익은 아저씨들... 깜짝!!!
    그때 그 아저씨들은 지금의 나보다 열살쯤 어리네요. 허어~

  • 5. 나나
    '04.2.23 7:40 PM (211.49.xxx.188)

    맞아요,,ㅋㅋㅋ
    울 과에도,,남자들 중에서,,
    족구는,,항상 그들만의 리그 였어요.,
    예비역들만이 즐기는 건전한 스포츠 경기!!!

  • 6. 이론의 여왕
    '04.2.23 8:10 PM (203.246.xxx.170)

    우유팩을 접어서도 했었죠.
    하필이면 단과대 현관 앞 공터에서 족구하는 남정네들...
    건물 드나들기 힘들게 만들어서 저는 맨날 째려보기만 했었어요.

  • 7. 아라레
    '04.2.23 8:15 PM (210.221.xxx.250)

    내가 *구 들어가는 운동을 다 싫어하는 이유.
    꼭 옆에 지나갈 때마다 그 공들이 내 머리에 꽂힌다. ㅠ.ㅠ
    농구공, 축구공, 야구공, 우유팩, 종이컵....

  • 8. ripplet
    '04.2.23 8:50 PM (211.54.xxx.72)

    예비역들의 족구경기는 항상...바지 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다리만 움직이더군요
    족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인정 못받는건 아마 그 특유의 게으른 포즈 때문이지 않을까 싶음 ^^.

    족구경기에서 감탄스러운건..'네트'용으로 세워놓은 도구들의 기발함입니다. 배구네트 내려 쓰는건 어쩌다 누리는 호사고요...책가방 일렬로 세워놓기, 벽돌, 전공서적..

  • 9. 솜사탕
    '04.2.23 10:52 PM (68.163.xxx.119)

    어? 우리는 족구하면.. 여학생들 쭈~욱 앉아서 응원해주고, 가끔 끼기도 하고 했는데요..
    과가 워낙 남자일색이였으니... 그랬나 봅니다.

  • 10. 이희숙
    '04.2.23 11:27 PM (211.61.xxx.191)

    자스민님글 보니 옛날 생각나네요.
    전 전자과라서 우리과 남자들 맨날 예비역대 현역 편먹으며 족구를 즐겼는데 그때 족구 선두
    주자였던 예비역중 한명이 지금 저랑 같이 살고 있거든요.
    92명중 딱 4명만 여자였는데 우린 항상 현역편이었지만 맨날 예비역들한테 깨지더니...
    이유가 군대에서 갈고 딱은 실력인줄 이제 알았습니다.

  • 11. plumtea
    '04.2.24 2:02 PM (210.217.xxx.68)

    혹시 자스민님...저희과 선배님 아니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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