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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바푸리~~

장수산나 조회수 : 1,275
작성일 : 2004-02-20 16:50:23
* 수산나의 아들 별명이 밥풀이임다.
그 눔에 관한 이야기가 몇개 있는데 가장 최근판으로 하나
델꾸 왔습니다.

봄햇살이 하두 좋아 기분좋게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 제목 : '반드시'라는 시나리오는 No!

바푸리눔~~수능이 끝나고도 몇날 며칠 빈둥빈둥대드만....
어느날인가 월 백만원씩 주는 알바가 있다고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서
면접을 보러 간다고 합디다.

결과는 함께 간 친구들은 모두 붙어서 출근을 하는데
울바푸리만 떨어져서 집안에서 구박덩이로 전락하고 말았더랬슴다.
(자칭 신데렐라라고 부름, 방 닦으면서 주로 부르는 노래가
'♬♪신데렐라는 어려서 어머님을 잃고요~~언니와 새엄마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어이샤,어이샤, 하이샤바~~얼마나 울었을까요?♬♪')

원인은 입술밑 턱주가리를 관통한 피어싱과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하고 댕기는 레게머리 때문이라고
스스로가 인정을 하더구먼요.

대학교는 별볼일 없는 학교에 가,나,다군으로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비번호40번 쯤에서 도무지 진도를 못나고 있는 중임다.
하여 울식구 모두 만장일치(본인만 빼고)로 K대를 적극 추천하였슴다.

헌데....요즘 K대도 장난이 아니랍니다.
경쟁률이 8 : 1이라 카등가?
좌우지당간에 무쟈게 힘들다고 합니다.
(지금 신청해도 내년이라야 가능하다네요.)

그나마 H대는 지원만 하면 갈수는 있는 모양이지만....
실미도라는 영화를 보고나니 왠지 H대는 분위기가 넘
살벌할 것 같아서리.....저가 용기가 안납니다.

(이해를 돕는 중간설명 : H대는 해병대, K대는 군대)

군대는 가기 싫다는 바푸리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산나엄마의
제안 하나!
언능 장가를 간 다음, 쌍둥이를 낳던지 아니면 연년생으로
둘을 낳아라~~그러면 군대는 면제라더라~~

그러면 이모랑 둘이서 아기는 우리가 잘 키워줄테니 너희부부는
맞벌이를 하여 우덜까정 모두 먹여살려라,
그럼 내가 빚을 내서라도 장가를 들여주마, 그리고 안방도 신혼부부를
위해 내어주고 우덜은 거실에서 자겠노라~~고 했더니

바푸리눔....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그럽니다.
"엄니....군대 갈께요. 가면 될꺼 아녜요~~~~~"합니다.

짜식~~이 엄마가 기회는 언제든지 준다니까!
선택은 너의 자유라는거 아니냐~~~캬캬캬

그러구러 일단 군대가기전까지 복학해라, 학교는 댕겨얄것
아니냐 했더니 딱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겁니다.
이름하여 삼수를 하시겠다~~ 그 말씀이지요.
(대학 휴학중임. 갑자기 과를 바꾸겠다고 저 난리임.)

집에다가 절대 손벌리지 않고 스스로 하겠다고 한다면
우리도 반대할 뜻은 없다! 단지 우리는 일전 한푼도 도와줄 수 없다는것만
명심해라! 라고 못을 쎄게 박았씁지요.

그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레게머리를 스포츠머리로 자르고
입술밑에 박고 다니던 못도 빼고, 5개나 뚫어서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귀걸이도 모두 빼고....갑자기 모범생 아들이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그러더니 친구들이 다니다가 개학이 가까워지자 그만둔
그 회사에 취직을 하여 오늘은 첫출근을 하였습니다.
LG텔레콤이라는 회사인데 국민은행 창구 요불떼기에서 핸폰을
파는 일인가 봅니다.

많이 팔면 아마 성과급으로 월급위에 더 얹어주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낮에는 핸폰팔고, 밤에는 다른 알바를 해서 3개월만 바짝 돈을
땡긴 다음, 삼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늘 계획은 거창한데 도무지 건지는게 엄써서리.....

그래두 어쩝니까!
속는 장사인줄 뻔히 알지만 또 믿어봐야지....

기본복장이 양복을 입으라니 어제는 델꾸 나가서 양복한벌에
와이셔츠 두장, 구두까정 거금을 쓰고 왔습니다.
당근, 첫월급에서 까기루 했씁죠!

짜식이 쫘아아악~~ 빼입으니 참말로 멋지더구먼요.
ㅋㅋㅋ....
거기에다가 여자친구가 선물한 '꽃을 든 남자'라 카등가
얼굴 뽀샤시 해지는 로션까정 바르니 진짜루 피부가 장난이 아닙니다.
김재원이나 안정환이는 쨉이 안됩니다요. ㅎㅎㅎ(엄마생각)

고등학교 졸업하면 반드시 대학을 가야하고
대학 2년을 마치면 군대를 반드시 가야하고
군대를 마치고 와서 반드시 복학하고
또다시 취업준비를 하여 반드시 취직을 한 다음,
참한 색시를 만나 반드시 장가를 가고....
그런 '반드시'라는 시나리오는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어짜피 장거리경주입니다.
바푸리가 돌아돌아서 가더라도 그냥 바라만 보려구 합니다.
그러다가 혹 압니까?
지름길을 발견하여 더 빠르게 갈수도 있을것이고,
돌아 돌아가다가 남들이 보지못한 아름다운 길을 발견할 수도 있고
그런게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우짜등가 오늘은 그렇게 기도했습니다.
"바푸리가 핸폰을 많이 많이 팔게 해주세용~~~~"
이라고....ㅎㅎㅎㅎ

IP : 211.227.xxx.11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2.20 5:09 PM (211.201.xxx.171)

    수산나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수산나님 말씀이 맞습니다. 인생이랑 장거리 경주인것을...

    저도 아드님 핸폰 많이 팔도록 기도하겠습니다.

  • 2. 솜사탕
    '04.2.20 5:18 PM (128.197.xxx.90)

    좋으신 어머니세요.
    맞아요. 세상에.. 모든것을 다 가질수는 없을것 같아요.
    빨리가면.. 그만큼 놓치는것이 있고.. 더디게 가는것 같다면.. 또 그만큼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도 하지요.

    언젠가 새벽에 산에 올라가면서... 해돋이를 보려고 무척이나 빨리 산에 올라간적이 있어요.(산이라고 하긴.. 좀 쑥스럽지만요.. ^^;;)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서 그리고 해돋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저는 주변 경치를 즐기지 못하고 약간 고통스럽게 올라갔습니다.
    한순간의 영광을 위해서 그 모든 힘든 과정을 견뎌야 했던거죠.

    그 전날 올라갔을땐 여유롭게 즐기면서 올라갔었는데..
    그 10분 정도를 아끼기 위해 힘들었던거죠.

    물론 제가 일찍 일어났더라면 괜찮았겠지요.
    하지만 거기에도 또 다른 댓가(?)가 있더군요.
    좀더 잘수 있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거죠.

    결국.. 깨달은건.. 모든것을 다 가질수는 없다.
    하루는 24시간 정해져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느 길에도 그 길 나름대로의 삶이 있다는거...

    그래서 그나마 여러가지를 즐기고 싶다면
    게으를 틈이 없을꺼라는 거였죠.

    그렇지만.. 전 여전히 게으르답니다. ^^;;

  • 3. 경빈마마
    '04.2.20 5:28 PM (211.36.xxx.98)

    멋쟁이 엄마~
    정말 글솜씨 죽여요~
    82 반장과 맞장 뜨겠어요...^^ 돌 맞을까????? 3=3=3==3=3

  • 4. 아라레
    '04.2.20 5:34 PM (210.117.xxx.164)

    저희 엄마는 그 '반드시 시나리오'로 자식들을 키우고 싶어하셔서
    엄청나게 자식이나 엄마나 괴로왔어요....떱...
    제 남동생도 그 시나리오에서 잠시라도 도망가고자 지금 캐나다로 토꼈다는...

  • 5. moon
    '04.2.20 10:26 PM (218.150.xxx.174)

    너무 멋지세요. 글솜씨도 대단하시구요.
    " 반드시 시나리오 " ....
    저도 지금 그 시나리오 초반부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항상 원고 수정해야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6. 맑음
    '04.2.21 12:02 AM (211.104.xxx.205)

    멋진 엄마시네요. K대, H대 얘기에 저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맞아요, 인생은 장거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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