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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픈 만화.
뭐 이젠 그 선을 한참(?) 넘기고보니
'별것도 없고마...'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때 당시 29세 12월 31일의 밤은 정말이지
불면과 괴로움의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나이 30이 되도록 뭐하나 이뤄놓은 것도 없고
알뜰히 한 재산 모아놓은 것도 없으며
참 한심하게 인생의 반을 살아왔구나 하는 자책감과
이젠 내 나이앞엔 3이란 숫자가 붙어서 죽어도
꽃다운(꽃이 아니라도 20대까지는 통용되는 수식어) 20대로는
되돌아갈 수는 없구나... 하며 참 절절했습니다.
같이 불면의 밤을 보냈던 동갑내기는 앉으나 서나
온통 눈앞에 매트릭스의 숫자마냥 3,3,3,3,3,3...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고 그러더군여. ㅋㅋ
(그 밤에 우리가 소주를 마셨던가 안마셨던가... -_-)
서른 한살엔 써리원 아이스크림 선전만 나와도
티비를 폭파시키고 싶었고........
뭐 그렇게 정말 열씸히 산 인생도 아니건만
나이에 관해서만 민감해서 홍역을 앓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말로 노처녀 히스테리죠. --_--
정말 딱 그런 때 만났던 만화가 있었으니
바로 <아름다운 시절> 입니다.
오사카 미에코 그림으로 11권 완결입니다.
아이돌 잡지 "피카피카"에 근무하는 30살 키레이.
어설픈 사회초년병 시기를 지나 자신의 분야서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중간관리자로
도약하려는 캐리어우먼입니다.
다정다감하고 이해심많은 연하애인 오토나시와의
동거생활과 사랑이 이 책의 기둥이라면(나중에 결혼생활도 나옴)
키레이 주변의 편집부 사람들, 친구,
선후배, 이웃,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풍성한 가지를 이루는 만화입니다.
자신의 캐리어를 쌓고자 노력하는 직장여성,
30이 넘기 전에 반드시 시집을 가야한다는(일본이나 , 우리나라나...)
관습(?)에 여기저기 선을 보고 고민하는 여성,
혼기를 놓쳤으나 애인은 한창 연하인 남자를 둔 여성,
결혼했으나 남편과의 생활에 어려움을 겼는 여성,
맞벌이와 육아를 하면서 갈등을 겪는 여성,
이혼하고 다시 자립하려는 여성....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딱 30대의 번민과 그 시기를 어떻게 두려움없이
당당하게 넘길 수 있는지에 대해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이 만화에서 저랑 참 비슷한 인물이 2명 있습니다. ㅋㅋ
하지만 그건 이 만화를 보시는 다른 분들도
느끼실 수 있는 동질감과 친근감으로
그만큼 다양한 인생의 스펙트럼이 들어있습니다.
이 만화를 권해서 보는 사람마다 다들
자기 얘기라고들 했으니까요. ^^
이 만화서 우리집 남자와 너무도 비슷한 한 부분을 얘기하자면.
키레이의 애인 오토나시의 경우
너무나 성격이 다정하고 사려깊지만 그건 타인에겐
우유부단이라는 단점으로 보이게 됩니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던 바를 남에게 정곡찔리듯 지적당한
키레이는 오토나시와 둘만의 커피잔을 쇼핑하러 나가고
선택을 오토나시에게 맡깁니다.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해 오토나시는 키레이의 맘에도
들었던 잔을 고르지만 역시 선택의 순간 우물쭈물하다
다른 커플에게 그 잔을 뺏기고 맙니다.(가게에 남아있던 유일한 잔)
남자란 선택에 있어 O아니면 X여야 하는데 언제나 미적지근한 그에게
자신조차 여자로서 △의 존재가 아닐까 싶은 불안에 다투게 되고..
'자신을 우유부단하게 만들고 있는것은 키레이다.
키레이에게 칭찬받고 싶고 기쁘게 해주기 위해
선택할 때마다 정말 심각한 고민을 한다'는 말에
(아...여기서 또 한여자가 넘어가지요 -_-;;)
자신을 이토록 화나게 만들고 사랑할 수있게 만들기 때문에
오토나시는 △는 커녕 ◎와 XX의 남자라고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빗속을 걸어가는 연인의 뒷모습엔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울 신랑도 꼭 메뉴 고를 때 나에게 미뤄서
가뜩이나 나만의 선택도 머리아플 지경인데
짜증을 유발시키지요. -_-^
'암거나 먹어'라고 퉁명하게 받아치면
내가 좋은것으로 2개 골라달라는 말에 허허거리다가
나 좋으라고 그리했다는 말엔 할 말이 없습니다.
그게 연애때나 약발이 먹히지(실은 그때도 짜증이었음)
애 간수하느라 정신없는 마당에 메뉴까지 나더러 고르라는
그 배려를 가장한 무심함과 무결단에 화가 납니다.
그러니 결혼전에 본 느낌과 결혼 후 보는 느낌은 좀 다르겠지요. --_--;;
더불어 폐부를 깊숙히 찌르는 대사와 상황까지도
모든 여성에게 절절한 동지애를 느끼게 합니다.
ex> 귀엽고 공주풍의 옷을 좋아하는 시온은
나이 서른이 되자 옷가게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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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옷」과
「어울리는 옷」과
「허락되는 옷」과의 갭......(ㅠo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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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노처녀가 막닥뜨리는 고민이란
서양이나 동양이나 다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이<아름다운 시절>을
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좀 심한 듯... 이 만화를 보면
꽃다운(?) 30살의 어여쁜 처녀에게 40살이 넘은
이상한 아저씨들로만 선이 엮이는 케이스가 많네요.
20대의 정열적인 사랑과 일상을 느끼시려면
나카야마 노리코의 <맘보걸 키쿠>를 권하고 싶습니다.
맘보걸의 열정을 지나 30대의 아름다운 시절을
지나가노라면 앞으로 다가올 40대의 고민과 동질감은
또 어떤 만화에서 얻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학원물에만 치중하는 우리나라 만화계에서
성인물이란 오로지 도색이나 스포츠로 통하는데
그것외에도 일상의 고민이나 웃음의 드라마를 통해서
잔잔하지만 큰 파문을 남기는 성인만화가 언제쯤 나오게 될지...
어서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정말로....
1. 마플
'04.2.20 3:43 PM (61.83.xxx.113)역쉬 !!
아라레님의나레이션이더 훌륭하군요 요점콕!찍어줘 밑줄쫙!그어줘 만화 다읽은듯한 느낌이네요
울동네 대여점에 있을라나....2. 김혜경
'04.2.20 4:10 PM (211.201.xxx.171)아라레님은 본격적인 만화평론가로 나서야할 듯...
3. 아라레
'04.2.20 4:13 PM (210.117.xxx.164)무슨 그런 말씀을...! 지극히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 수다처럼 쓰는 글인걸요.
제 가슴을 콕 찌르는 부분만 소개했잖아요.
'허락되는 옷'만 입고 다니는 제 감상문입니다. ㅠ_ㅠ4. 나나언니
'04.2.20 4:18 PM (221.149.xxx.121)꺄~ 당장 대여점으로 직행입니다~ 부디 있어야 할 텐데...장조림 불 위에 올려 놓고 대여점
뛰어갑니다. 다다다다~5. 아침편지
'04.2.20 4:43 PM (221.141.xxx.197)요즘저도 허락되는 옷만 입고댕기느라...ㅠ.ㅠ
내가좋아하는 옷은 입맛만 쩝접...다시고
그 갭을 못느낀다면 주책바가지란 소리들을게 뻔하고..ㅡㅡ;;6. 꿀벌
'04.2.20 5:10 PM (211.222.xxx.93)아니 어쩜 이리 글을 잘쓰십니까~
당장 울동네 만화대여점으로 뛰어가고 싶네요....
ㅋㅋㅋ
아라레님 추천만화들 날잡아서 찜질방가서 쭈우욱 빌려보고 시퍼요^^7. 꾸득꾸득
'04.2.20 8:00 PM (220.94.xxx.66)울 동네 대여점에 이것 없어 엘르 3월호 빌려왔어요....
허락되는옷 말고 좋아하는 옷 실컷 보려구요..--;;8. 키세스
'04.2.20 9:08 PM (211.176.xxx.151)82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제게 만화까지....
어릴적에도 별로 안 본 만화가 요즘 아라레님때문에 자꾸 땡깁니다.
가뜩이나 철없다고 찍힌 마누란데 만화까지 빌려다 보고 있으면 우리신랑 기절할 것 같습니다. 어쩌실거예요. 네? ㅋㅋㅋ
신랑이랑 같이 봐도 괜찮을까요? ^^;;
그집이나 우리집이나 신랑들은 똑같네요.
언제 부부번개해서 남편들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누구 속이 먼저 터지나? 궁금해서요.
저는 아라레님이랑 속닥속닥 놀고... ^^9. 깜찌기 펭
'04.2.20 9:53 PM (220.81.xxx.248)어쩜.. 저랑 만화취향꺼정.. ^^;
아라레님 아시죠?
만화도서관열면 제가 정리할꼐요.10. 아라레
'04.2.20 11:43 PM (221.149.xxx.109)키세스님 부군께서도 메뉴 안 고르시나요? ㅋㅋ
이 만화는 남편들도 숙지해서 보면 아아주 좋지요.
바람직한 남편의 교과서같은 만화니까요. (울 남푠은 보라고 시켜도 아직... ㅠ.ㅠ)11. RUI
'04.2.21 12:37 AM (211.183.xxx.53)아함~
아라레님~ 혹시 해피매니아는 안 조아하세요
거친그림, 꼭찔러 상황, 젤 좋은건 해피앤딩~
그 비슷한 쇼킹앤감동 만화 추천해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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