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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딸

짱구유시 조회수 : 968
작성일 : 2004-02-19 09:46:14
어제 저녁에 아이에게 야단을 좀 쳤습니다..
가계부에 끼워둔 메모지를 꺼내서 그림 그리고 글씨 적고 해서 예쁘게 했다고 가지고 왔더군요..
화는 내지 못하고, 차근 차근 설명을 해 줬습니다.. 인혜야, 네 스케치북에 그렸으면 더 예쁘게 그렸을
텐데.. 엄마가 칭찬 많이 해줬을텐데.. 인혜가 아끼는 수첩이 있는것처럼 엄마도 있단다.. 하면서 얘기
해줬죠..
아이는 조용 조용 얘기하는 엄마때문에 더 미안하고 속상했나봐요... 혼자서 책상에 앉아서
뭘 찢고 가위로 오리고 하더군요...
"왜 그러니"
"엄마, 그냥 짜증이 나서 내가 그린 그림 없앨려구요"
전 잠깐 생각을 했죠..
"엄마도 그냥 짜증이 날때가 있단다... 인혜도 지금 그런가보다.. 엄마도 같이 해줄까,
짜증난 마음을 이 종이에 담아서 마구 마구 구겨서 버리자.."
"응"
이렇게 해서 둘이서 종이를 찢고 오리고 구기고..
.... 잠자리에서  ...
아직도 혼자 화가 났는지.. 눈물이 글썽 글썽
"왜, 아직도 짜증이 나니.."
"엄마, 나는 왜 엄마랑 안 닮았어,, 엄마는 어릴때 착하고 말 잘들었다했는데, 내 신경은 왜 엄마신경이랑
틀려(?).. "
"인혜야, 어린이집 선생님도 인혜가 착하다고 칭찬 많이 해주시잖아. 인혜 나이(7살)때는 다 그렇다,,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정리도 잘해지고, 스스로 하게된단다.."
"난 계속 하기 싫은데.."
.. 그렇게 조근 조근 얘기하다가 아이는 잠들고..
아이를 쳐다보다가 그냥 눈물이 나데요..
아이가 하는 말을 대충 듣고 넘어가서는 안되겠구나... 이 조그마한 아이 머리속에도 온갖것이 다 있구나..
이런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살았으면... 아니지, 이런 험한 세상을 살아갈려면...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스스로 개척을 많이 하겠죠.. 상처도 받을거고 행복을 찾기도 하고..
옆에서 바른길로 갈수 있도록 행복과 사랑을 잘 찾도록 도와줘야죠...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IP : 210.95.xxx.2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2.19 10:54 AM (211.201.xxx.30)

    따님이 참 총명한 것 같으네요.
    그런 아이들은 조근조근 알아듣게 설명해주면, 말귀도 잘 알아듣고 제 앞가림 잘 해나갑니다.

    엄마가 어떤 태도로 아이를 대하느냐..그거 참 중요한 거 같아요.

  • 2. 백설공주
    '04.2.19 12:14 PM (211.205.xxx.168)

    우리 아들도 7살인데요.
    꼭 사춘기 소년처럼 잘
    삐져요.
    맨날 설겆이 한다고 설치고,
    바쁜데 요리한다고 설치고, 하여튼 여려가지를
    할려고 하고, 고집도 많이 부립니다.
    한번 못하게 하면, 삐지고 화내고...
    하옇튼 조금 어렵더라구요.

  • 3. 아주착한아들
    '04.2.19 4:55 PM (61.78.xxx.18)

    너무 착해서 소심한 아들이 있었답니다.
    엄마가 속상할까봐 말썽 부리지 않구 말두 잘듣던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어느날...
    퇴근해 집에 갔더니 여동생을 때려서 울렸어요..
    내심 조바심을 하고 있었던가봐요..
    안방으로 불러서
    진우 왜그랬어..?
    그랬더니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해서는
    엄마 나 요즘 괜히 화가 막 나구 참을수가 없어요.. (눈물 뚝뚝..)
    진아가 까부는데 갑자기 화가 나서 한대 때렸어.. 또 눈물 뚝...
    저 무쟈게 눈물 많은 엄마.. 눈물이 나는데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진우가 드디어 사나이가 되나보다...
    사춘기가 되면 여러가지 호르몬들이 전쟁을 해...
    그래서 남성 호르몬이 승리하면 좀 터프해 지는거야...
    사실 진우처럼 착한 오빠는 없어... 옛날에 우리오빠 큰외삼촌 말야..
    얼마나 나를 못살게 굴었는데... 엄마한테 이르면 죽어 하면서 말야...
    아이의 눈에 눈물이 가시면서 호기심어린 얼굴로 우린 그런 이야기를 재미나게 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생기는 변화에 나의 어린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이해하면 아이가
    속 시원해 하더라구요... 그녀석 이젠 대입걱정하는 엄마보다 키큰놈이 되어서 야~ 19세이상이다 하면.. 엄마 나두 알건 다알아.. 하는 유들유들한 청년이 되가고 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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