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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합니다..

익명인 날 조회수 : 1,338
작성일 : 2004-02-12 11:19:35
추위는 한결 나아진거 같네요.
제 마음은 너무 무거워 햇볕이 좋은 날에도 구름 낀 날만 같으니..
직장 생활 만 4년 이제 다음 달이면 5년차가 됩니다.
제가 맡은 업무는 비서직이라 때로 시간은 많으나 여유는 없는 직업입니다.
상사에 따라 많이 좌우되지요.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 분입니다.
4년이 되었지만 일년된 듯 거리감 여전하고 일로서만 존재하는 나름 깔끔하고 건조한 관계지요. 비서는 어울리는 직원들이 없기도 해서 외롭기도 한 직업이죠.
제가 할 말은 이런 것이 아닌데 넋두리가 길었네요.
제작년 11월에 출근길에 크게 넘어져서 다친 이후로 지금까지 크고작은 병으로 계속 한의원 약과 침을 달고 삽니다. 출근은 7시 30분까지고 집과 멀어서 집에서 6시쯤에 나가야 하는데 겨울은 너무 깜깜합니다.
버스시간에 맞처 달리다 넘어진거죠.
회사에서는 자리를 비울수가 없어 화장실도 제대로 갈수 없을 때도 있는데 그 스트레스도 만만치는 않겠죠. 지금 가장 큰 병은 건선과 떨어지지 않는 감기..문제는 감기가 건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죠.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정말 쉬고싶다는 생각밖에는 다른 생각이 나질 않네요.
건선은 양의학으로는 원인을 모르기때문에 치료법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네요.
피부과약도 먹어봤지만 먹을 때뿐이고 게다가 몸이 부으면서 속도 버리는 것 같구요.
지금 한의원에서는 아직 없어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가려운 정도나 증상이 좀 달라졌지만 차차 두고 볼 일이죠. 다른 대안이 없어서 믿어보는 심정입니다.
감기가 걸려도 양약을 먹으면 몸이 다시 나빠집니다. 감기약 하나라도 한약을 다려먹어야하구요. 이러기를 이번 겨울 내내 입니다.
식욕을 비롯한 어떤 의욕도 없이 남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힘없이 다닙니다.
직장에서는 오기로 버티고 있지만 마음이 약해지면 눈물이 나서 화장실에서 울다가 나옵니다.
퇴직금을 받아서 쉬는 동안만 그걸로 집에 보태고 다시 일을 찾으면 안될까요?
요즘 비서는 전문직이라지만 판에 박힌 일이 싫어서 이 와중에 무역센터에서 하는 무역아카데미에서 컨벤션기획과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주 부터 시작했는데 몸은 더 아파져서 수업도 빠지지 않으려 전전긍긍합니다.
그 과정을 끝낸다고 누가 당장 일하러 오라지는 않겠지만
건강해지면 인턴과정부터라도 못하랴 싶습니다.
한때는 언제쯤 제대로 아파서 보호본능을 일으키나 이런 소리해가며 까불었는데
그런 소리해서 이렇게 벌받나봅니다.
여기 일도 하시고 가정도 꾸리실 많은 분들 계실 줄 아는데 제가 너무 엄살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러다가 더 아프면 넉넉치 않은 살림에 누가 될까도 두렵답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청년실업 50만 어쩌구 이런 시기에 아프다는 핑계로 그만둔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 부모님께 말하기 전에 머리가 터지게 생각만 합니다.
속상해요..
IP : 203.233.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건강비서
    '04.2.12 11:50 AM (61.78.xxx.18)

    '건강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다, 호미로 막을거 가레로 막는다... 등등..
    건강해야 즐거울수 있고 즐거워야 직장생활두 활력이 생기는거니까요..
    혹, 그회사엔 휴직이나 병가는 없나요..? 3개월 정도 휴직하면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하세요..
    증상으로 보아 환경과 정신적 요인이 가장 많은거 같은데..(미혼..?)
    좀 공기좋은 전원에 계실만한 곳에 가셔서 약두 편히 먹구 심신을 쉬게 해야 될거 같습니다.
    5년정도 일했으면 회사에서 그정도는 가능할듯 한데요..
    전 아이들이 이젠 고등학생이 된 적잖은 나이의 비서지만.. 나이 먹으니 욕망이나 열정이 좀
    가라앉아서 비서하기엔 딱 좋습니다.. 나이의 갭두 보스와 많이 나지 않으니까 좀 심중을 읽을수 있어서 좋아요.. 누군가를 돌보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평생 비서직 괜찮을듯한데..
    모든일이 마음이 떠나면 일에 능률두 안오르고 힘이들지요.. 심기일전하시고 윗분께 상의말씀 드리고 한 3개월 쉬시는게 좋을듯 하네요.. 그동안은 용역회사에 의뢰하면 일용비서를 채용할수 있으실텐데... 암튼 정신건강이 몸을 좌우하니까 나를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고 즐거운 생각과 릴렉스 될만한 좋아하는것 하나에 빠져보시길... 힘내세요!!

  • 2. 제 생각엔...
    '04.2.12 12:09 PM (211.119.xxx.203)

    안녕하세요? 저도 회사 다니다 때려치고 무역협회에서 하는 '국제비즈니스전문가과정' 1년 수료했는데 그 뒤에 다시 직장 잡기까지 무지하게 심적/금전적으로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잘 다니고 있어요. 근데 제 생각엔 그냥 이직하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저는 별로 도움되지 않았습니다.

  • 3. 지나가다
    '04.2.12 1:18 PM (61.76.xxx.201)

    님 많이 안타깝네요
    몸도 많이 축나시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드신 거 같고..
    제 생각엔 직장을 그만두시기 보단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준비는 당분간 접어두시고
    육체적으로 부담이 많이 안가는 에너지 소모가 적은
    운동같은거를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요가나명상 등등...

  • 4. 송심맘
    '04.2.12 2:14 PM (211.203.xxx.245)

    건선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않았지만, 그렇다고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은 아닙니다. 다만 완치라고 말할수있는 --확실히 재발하지않는다고 -- 치료는 아니지만요. 님, 용기를 내시고, 건선으로 인해 더 우울해하시면, 스트레스 자체만으로도 건선이 더 나빠지는거 아시죠?? 일단, 스스로를 북돋아주면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는것도 좋을꺼 같습니다.

  • 5. 키세스
    '04.2.12 2:44 PM (211.176.xxx.151)

    변화가 없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시기군요.
    쉬고싶다... 노래를 부르다가 푹 쉬고 있는 사람인데요.
    그렇게 의욕없으실 때 그만두시면 더 힘드실거예요.
    힘내세요. 화이팅!!!

  • 6. 김혜경
    '04.2.12 8:53 PM (211.201.xxx.8)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준비를 하신 후 이직하심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냥 그만두면 사회복귀가 좀 어렵던대요.

  • 7. 밍밍
    '04.2.12 10:01 PM (211.215.xxx.107)

    비서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 님의 아픔이 가슴에 와 닿네요.
    시간은 많으나 마음에 여유가 없고.. 아파도 내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없어 병원가기 눈치보이는... 정말 상사 잘 만나야 편한 직업이지요.

    빨리 몸부터 추스리심이 좋을거 같아요. 기운 내시고~ 좋은 미래 계획 하시길 빌께요~
    화이팅~ 입니다. ^^*

  • 8. 글쓴사람
    '04.2.13 8:40 AM (203.233.xxx.253)

    고맙습니다. 여러 말씀들..
    일단 마음을 추스리고 감기를 낫게 하고서 다시 건선치료를 하면서 ..
    회사도 그만두지 말고 다녀봐야죠.
    무역아카데미 다니신 분이 계시군요.
    전 3개월 과정이라 좀 짧은 편이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직해보려는 몸부림이지요..
    위로주시고 의견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무작정 퇴사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더는 억지 부리며 괴로워하지 말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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