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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하는 죄인?
아침이 되자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코에 기구 들이밀고
혀 잡아빼서 상태 보구
기다란 스텐총(?)을 입안에 넣고
"shot, shot, shot"하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분사약의 몰총도 맞았으며
목구멍 안쪽에다 면봉으로 쓴 약 바르구
헛구역질 나와서 세번이나 억억 했지만
"참아야 합니다"라는 냉철한 의사의 말에
'그럼 지금 내가 참고 있는거지, 안참으면 벌써
뛰쳐 나갔게?' 의 불량생각을 꾹꾹 누르며
치료를 마쳤습니다.
약 처방전을 컴으로 휘갈기려는 의사의 뒷꼭지에 대고
"저.. 그런데 전 지금 수유하는 중이거든요?" 했더니
바로 빙글 의자를 돌려 저를 쏘아보는 의사의 눈초리는
내가 너무 동안이어서 아기엄마인 줄 전혀 짐작조차 못했다가
뒷통수를 맞은 듯한 쇼킹의 얼굴이.......아니라.(떱.)
왜 그런 특수항목이 붙어서 약처방에 딴지를 거느냐는 식이었습니다.
"몇 개월인데요?"
"17개월이요."
"17개월이면 이젠 끊어도 되지 않나요? 왜그리 오래 먹이세욧???"
나도 끊고야 싶지... 그러나 그게 그리 맘대로 되나.
자네도 한번 애 키워봐. 헐헐... 하고 훈수 두고픈 맘을
두번째로 꾹꾹 누르며 그저 배시시 웃으며
"이제 곧 끊어야죠. 봄되면 끊을거예요."하는 얌전한
반응밖에 보일 수 없었습니다.
애한테 약성분이 가지나 않토록 잘 해달라는 뜻으로 말했더니
어떤 약이나 다 애한테 간다. 100mg의 약을 먹어서 애한테 20mg의
약성분이 간다고 딱 도식처럼 설명할 수는 없는거다.
약을 먹어서 애가 꾸벅꾸벅 졸 수도 있고(앗싸. 가오리!)
애가 더 칭얼댈 수도 있는 문제다(이건 좀...) 기타등등...
의 아주아주 불친절하고 틱틱거리는 훈계성 처방을
제가 모유를 먹인다는 이유로 들어야만 했습니다.
며칠전에도 상봉동의 유명한 이화약국에 주부습진 땜에
약을 사러 간적이 있었거든요.(이 때 찬바람 쐰게 편도선의 원인인 듯)
거기는 무조건 같은 병원에서 진찰받고 오라는 게 첫순위인 듯
병원으로 가라기에 거기서도
"저 모유 수유하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먹는 약 말고
바르는 연고만 사러 왔어요." 했더니
바로 이어지는 문답사항은 위의 의사랑 똑같았습니다.
모유 오래 먹이는 게 무슨 죄 짓는 일인양
왜 그리 오래 먹이느냐, 언제 끊을작정이냐(마약인감???)
의 반응을 보이는 주변인들과 의.약사까지도 그러니
참 짜증이 납니다.
모유를 먹이자고 권장은 하면서 6개월이 지나면 영양분이
없어지니 그 때부터 끊으라는 말들도 있고...
사육장서 사료먹여 키우는 동물도 아니고
그게 맘대로 딱딱 먹이고 끊길 수 있는 게 아닌데
왜들 그러는지...으.....
이래저래 모유먹이는게 힘들긴 힙듭니다.
모유먹이는 엄마들이여. 같이 궐기할까요?
내가 내 아기에게 먹이는 모유는 내 피요 내 사랑이니
남들이 그거에 대해 뭐라뭐라 말할 이유도 권리도 없다!!!라구요.
흐이구.... 목소리도 못나오면서 글로 웅변을 하자니 웃기네요. ^^;;
아무튼 침넘김은 좀 나아졌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먹구 있구요. 신랑더러 프로폴리스도 사오라 시켰습니다. ^^
걱정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_^)(_ _)
1. ^^
'04.2.11 7:26 PM (211.244.xxx.125)저같으면, 제 아기 4개월 됐어요~ 그럴거에요..
그 사람들이 아기 개월 수 알아서 좋을게 없으니까요..
몸 건강하시고 애기도 건강하길 바랍니다.....^^2. 김혜경
'04.2.11 7:30 PM (211.215.xxx.140)담부터는 4개월이라고 하세요...맘 푸시구요...비타민C도 좀 드세요, 전 목이 칼칼하고 재채기가 자꾸 나는 것이 감기인듯해서 비타민C를 여러알 먹었더니 좀 괜찮아지네요.
3. 아침편지
'04.2.11 7:49 PM (219.248.xxx.111)손가락 다치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이신지...^^::
4. 아라레
'04.2.11 7:58 PM (210.117.xxx.164)정말 그런 생각은 못했네요. 미련퉁이... 아픈 목 끼익끼익 해가며 힘들게 대화했는데. ㅠ.ㅠ
(자꾸 말시키는 의사가 참 거시기했다는..)
손가락마저 다쳤으면 진짜 답답해서 어찌 했을까요.
입에다 볼펜 물고 자판 쳤을라나? ㅋㅋㅋ5. 무우꽃
'04.2.11 8:03 PM (210.118.xxx.196)하하하 .... 하여튼 ... 대단들 하셔. 파이팅
6. 해피위니
'04.2.11 8:20 PM (220.85.xxx.238)17개월 모유수유.. 존경합니다.
저는 이제 2개월 됐는데, 얼마나 더 먹여야 하나 고민중이거든요.
넘넘 힘들어요~
아마 그 의사나 약사는 모유수유가 월매나 힘든지 감도 못 잡을 것 같아요.
왜 "집에서 애나 봐"라는 뭘 통 모르는 무식한 말도 있잖아요.
애 보는게 얼마나 힘든데.. 쩝..
암튼 아프지 마시고..
모유수유 화이팅 입니다!!7. candy
'04.2.11 9:07 PM (220.125.xxx.164)저도 아이 20개월까지 모유수유했거덩요! 무식한 이땅의 의료인들 신경쓰지마시고...꿋꿋하게 수유하세요~두 돌까지 먹여도 됩니다.그이상이면 더 좋고~
8. jasmine
'04.2.11 9:10 PM (218.39.xxx.130)요즘은 모유수유하시는 분이 많은데, 오히려 10여년전에는 드물었죠.
이웃엄마들이 무지 신기해하며, 저, 수유하는거 구경하곤 했어요.
전, 둘 다 20개월까지 먹었습니다. 모유를 끊으니까 오히려 허전하던데....유대감 하나가
끊긴 것 같구.....모유는 영양으로만 먹는것 아닙니다. 용기가지세요.....홧팅!!!!!9. 아라레
'04.2.11 9:42 PM (210.117.xxx.164)해피위니님. 외려 그 때가 한창 힘들 때에요. 젖몸살에 ㄲㅈ 통증도 심하고...
전 그 때 정말정말 힘들어서 애가 입에 물 땐 불에 데이는 것 같았어요.
진작 모래를 달궈놓고 거기다 가슴을 파묻는 철사장 훈련 좀 해둘걸... 하고 생각했다니까요.
(심각하고 아픈 상황에서도 왜 그런 웃기는 상상만 하고 사는지.. 참. -_-)
그런데 그 힘든 시기만 넘기면 갈수록 편해져요. 아기도 건강하구요.
나갈 때도 내 몸과 아기랑, 기저귀 몇장만 있으면 끝이에요. ^^
하실 수 있으면 가능하면 오래 먹이세요. 힘내시구요.10. 키세스
'04.2.11 10:08 PM (211.176.xxx.151)^^ 아라레님~
조금 나아지셨다니 기쁘네요.
안그래도 글 올리신 거 없길래 걱정하고 있었어요.
저 아는 언니는 젖먹일 때 감기 걸리면 아예 소아과에 가서 진료 받더라구요.
아무래도 순한 약을 처방해 줄 것 같다구요.
오늘 자고 일어나면 다 낫기를... ^^11. 꾸득꾸득
'04.2.11 11:10 PM (220.94.xxx.7)저두 그런 경험있어요..또 반대도 있구요...
수유중단 하려고 한다니,,계속 먹이세요..라는 간략한 대답..(생각해보니,,거긴 소아과 였군요..--;;
의사도 그렇지만 동네 아줌마들 6개월지나 수유하는 절 얼마나 못마땅하게 여겼는지,,이유를 모르겠다니깐요..-,.-12. 몬나니
'04.2.12 12:09 AM (220.89.xxx.133)저도 18개월 까지 먹였는데 문화센터에서 보니 24개월에도 먹이더군요(수업중에...) 그런데 무식해보이거나 그렇지 않고 오히려 나도 더 먹일걸 그랬나 하는 생각 들던걸요.. 의사나 약사들은 영양분도 없는데 왜 먹이냐고 하더군요.. 역시나..
13. 마플
'04.2.12 12:43 AM (211.195.xxx.39)아기입장에서는 영양이문제가아니라 식후 디저트쯤으로도 여기는것같아요
울동네엄마는 지금 두돌이넘어서도 아기가 자꾸달래서 먹이고 있는중인데 기껏 밥 잔뜩 먹구선 엄마쭈쭈로 입가심을 한다는....^^;
저는12개월까지먹였는데 끊고나서 오히려 제가다 허전하고 서운했다니까요 글쎄...14. 귀차니
'04.2.12 1:04 AM (61.82.xxx.71)아라레님 화이팅입니다~!!!
주변의 쓸데없는 이야기 신경 딱 끄시구요
내 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엄마의 사랑을 먹인다고 생각하시고
마지막 그날까지 떳떳하게 먹이세요.
우리 아들 버젼으로 박수~ 머찌다~!!! ^^15. 아임오케이
'04.2.12 1:19 AM (221.145.xxx.200)저도 아기 4개월쯤 되니까 젖이 묽어지는거 같애서 끊었는데 지금 넘넘 후회되요.
한 20개월은 먹였어야 했는데....
몇개월 지나면 모유의 영양은 별로다 하는거 다 거짓말이래요.
오래 오래 먹이세요..16. ㅎㅎㅎ
'04.2.12 1:34 AM (220.120.xxx.24)아라레님이 82cook에서 제일 재밌어요! 개그작가 하셔도 되겠습니다. 아라레님 팬됐다니까요.. 글이 어찌나 지루하지도 않고 재밌는지!
17. 송심맘
'04.2.12 9:27 AM (211.203.xxx.245)모유수유하시는 분은 일등엄마인데.. 다만, 변명을 하자면, 울 나라에서 임신이나 수유부에게 약을 처방할때 사실 한약이나 양약이나 약 성분이 태반을 통과하고, 모유만드는 유선를 통과한다는건 마찬가지입니다. 젖소에게 항생제 처방을 했을때 우유에서 그러한 성분이 미세하게나마 검출되는것도 사실이고요.. 그러한 사실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너무 불친절한 방법이어서 속상하셨을지 몰라도, 잊어버리고 푸세요..^^ 가끔 너무나 예민하게 구는 엄마들이 있으셔서 방어진료차원에서 그렇게 될때가 있을꺼에요..
18. 쑥쑥맘
'04.2.12 11:18 AM (218.152.xxx.176)저두 곧 수유하는 맘이 될 것 같은데, 이런 고충이 있었군요.
병원에서 수유교실 다녀요. 선생님이 몇가지 말고는 엄마가 약 먹어도 된다구..수술로 애 낳고도 바로 젖 물릴 수 있다구 했는데. 의사마다 견해가 다르군요.
ㅋㅋ
커피같은 기호품은 백일 지나면 낮엔 먹어도 좋다는데, 선생님 생각으론 낮에 카페인 섞인 젖을 주면 낮에 잘 깨어있을지도 모른다구^^ 정말 그런가요?19. 김성희
'04.2.12 11:38 AM (211.204.xxx.193)저도 12개월째 모유 수유 중이어요. 저도 가능한한 오래 먹이고 싶어요.
20. .......
'04.2.12 2:51 PM (218.47.xxx.100)일본에서는 당연히 모유수유하는 걸로 생각하고요
24개월 지나서도 먹이는 엄마들이 많아요
병원에서도 오래 먹이라고 권하구요
어떤 엄마가 첫째가 24월인데
둘째임신 4개월에 모유수유 끊었다고 의사한테 혼났다고 하더라구요
일본도 10-15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우리나라 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많이 바뀌었대요
우리나라도 과도기인것 같네여
젊은 엄마들이 당당하게 모유수유하고 정책적인 뒷받침도 있으면 가능하겠지요^^21. 리미
'04.2.12 5:25 PM (220.85.xxx.176)저도 4개월째 모유수유하는데 백일 지나니 친정부모님이나 시어머니가 난리네요.
빨리 끊으라고...
예방접종하러 병원 가보면 분유먹은 아기는 굉장히 통통하더라구요.
저희 아기는 체중이 평균보다 덜 나가니
제 젖에 영양분이 없어서 그렇다구 맨날 분유 먹이라구... ㅡㅡ;
양쪽 부모님이 아기보러 집에 오시면
어쩔 수 없이 분유타요.
저도 오래오래 먹이고 싶은데 6개월까지 지나면 아마 학대받을 듯, 쩝쩝...
다들 대단하시네요.22. 해피위니
'04.2.12 8:46 PM (220.85.xxx.238)진작 모래를 달궈놓고 거기다 가슴을 파묻는 철사장 훈련 좀 해둘걸...
저.. 요기서 웃다가 넘어갔습니다. ㅋㅋㅋ
하긴 첫째달보다는 이번달이 먹이기 훨 쉽긴 한 것 같아요.
모유수유를 하면 엄마가 포기해야하는 것들도 참 많지만 아이와의 유대 하나만으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건강은 물론이구요.
저도 가능한 오래 먹일 생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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