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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마눌....
훈이민이 조회수 : 966
작성일 : 2004-02-07 21:20:18
금요일 제가 부산 출장이었습니다.
저희집 남자 생일이 음력으로 1얼 2일이라
항상 양력으로 하거든요...
근데 출장갔다 오후 9시30분 기차타고 오는데
넘 피곤해 한잠 자고 또 한잠자고...
자다자다 일어나 심심해 핸드폰으로 이거저거 하는데
갑자기 기절초풍할뻔 했습니다.
오늘이 글쎄 남편 생일이지 뭐예요.
아침에도 역에 늦어서
(일어나보니 눈이 무지 많이와 택시도 하나도 없고
남편 달달 볶아 역까지 바래다 달라고...
남편은 회사에 30분이나 늦게하고
가는내내 이리가라 저리가라.....)
아코나~~~
이를 우짠다......
대전역 도착이 새벽 1시 15분인데
눈은 펑펑오는데 애들 재워놓고 데리러 오라고는 해놓고
(저 밤에 절대 택시 혼자 안탑니다...)
돌아가는 차안에서
"당신 오늘 생일인거 알았어?"
"미안해서 어째.... 미역국도 못해줘서..."
"당신 3년째 미역국 안끓여줬어..."
"잉? 작년은 잃어버린건 아는데 재작년은 아닌데?"
"괜찮아. 바뻐서 그런걸 뭐....
난 나보다 우리애들, 시댁에 잘해주는게 고마워...."
이러잖아요....
저 감동먹었습니다.
무뚝뚝이 갱상도 남편만나 재미없다고 툴툴댔는데
에공~~~~
저 뭐~~
애들 백일, 돌 이런거도 잔치 안하고
집안식구들하고 상차려 밥만 먹고
생일때도 달랑 미역국과 케익해주는
이런저런거 알콩달콩 안하는 무미건조한 여자거든요....
그래도3년째 남편 미역국 안끓여준 건
제가 생각해도 넘넘 미안하더라구요
맨날 맞벌이 한다고
생색은 무지내거든요.....
여보~~~
무심한 마누라 이해해 줘서 고맙구요
내년엔 꼭 미역국 끓여주꾸마 !!! (갱상도 버젼으로)
IP : 211.51.xxx.3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키세스
'04.2.7 9:39 PM (211.176.xxx.151)남편분이 천사시네요.
우리 남편은 자기 생일 열흘도 더 남았을 때 모르고 있다고 삐지는 쪼잔한 남잔데...
생일,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요. ㅋㅋ2. 김혜경
'04.2.7 10:29 PM (211.215.xxx.95)남편분 겨드랑이 확인해보세요...혹시 날개가 있을 지도...
3. 꾸득꾸득
'04.2.7 10:38 PM (220.94.xxx.11)아님 등쪽도 만져보세요..ㅎㅎ
정말 좋으시네요...4. 푸우
'04.2.7 10:59 PM (218.51.xxx.6)아코나는 뭐래요???ㅎㅎㅎ
5. 치즈
'04.2.7 11:03 PM (211.169.xxx.14)내가 문자 날려 드리리다.
착한 남편 미역국 끓이는 날!!! 이라고요.ㅎㅎㅎ6. 훈이민이
'04.2.7 11:07 PM (211.51.xxx.37)치즈님 정말이지요?
믿어도 되죠?
부탁해요. ㅎㅎㅎ7. orange
'04.2.8 12:46 AM (218.48.xxx.33)정말 남편분 천사세요.....
제가 남편한테 항상 하는 말이
말 한 마디 천 냥 빚 갚는다.... 거든요....
저희 남편두 갱상도 남잔데.... 우찌 이래 다르대요.... ^^8. 마플
'04.2.8 1:32 AM (61.79.xxx.91)드라마속 한 대사 같네요
현실속에서는 결코 들을수 없을것 같은 대사...9. 복사꽃
'04.2.8 2:05 AM (220.73.xxx.131)훈이민이님, 정말 천사표 낭군님이랑 사시네요.
맞아요, 아다르고 어다른데...마누라 맘편하라고
그렇게까지 말씀을 해주시다니...울신랑이 좀 닮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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