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무심한 마눌....

훈이민이 조회수 : 966
작성일 : 2004-02-07 21:20:18

금요일 제가 부산 출장이었습니다.

저희집 남자 생일이 음력으로 1얼 2일이라
항상 양력으로 하거든요...

근데 출장갔다 오후 9시30분 기차타고 오는데
넘 피곤해 한잠 자고 또 한잠자고...
자다자다 일어나 심심해 핸드폰으로 이거저거 하는데
갑자기 기절초풍할뻔 했습니다.
오늘이 글쎄 남편 생일이지 뭐예요.

아침에도 역에 늦어서
(일어나보니 눈이 무지 많이와 택시도 하나도 없고
남편 달달 볶아 역까지 바래다 달라고...
남편은 회사에 30분이나 늦게하고
가는내내 이리가라 저리가라.....)

아코나~~~
이를 우짠다......
대전역 도착이 새벽 1시 15분인데
눈은 펑펑오는데 애들 재워놓고 데리러 오라고는 해놓고
(저 밤에 절대 택시 혼자 안탑니다...)

돌아가는 차안에서
"당신 오늘 생일인거 알았어?"
"미안해서 어째.... 미역국도 못해줘서..."

"당신 3년째 미역국 안끓여줬어..."
"잉? 작년은 잃어버린건 아는데 재작년은 아닌데?"
"괜찮아. 바뻐서 그런걸 뭐....
난 나보다 우리애들, 시댁에 잘해주는게 고마워...."

이러잖아요....
저 감동먹었습니다.
무뚝뚝이 갱상도 남편만나 재미없다고 툴툴댔는데
에공~~~~

저 뭐~~
애들 백일, 돌 이런거도 잔치 안하고
집안식구들하고 상차려 밥만 먹고
생일때도 달랑 미역국과 케익해주는
이런저런거 알콩달콩 안하는 무미건조한 여자거든요....

그래도3년째 남편 미역국 안끓여준 건
제가 생각해도 넘넘 미안하더라구요
맨날 맞벌이 한다고
생색은 무지내거든요.....

여보~~~
무심한 마누라 이해해 줘서 고맙구요
내년엔 꼭 미역국 끓여주꾸마 !!! (갱상도 버젼으로)



IP : 211.51.xxx.3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키세스
    '04.2.7 9:39 PM (211.176.xxx.151)

    남편분이 천사시네요.
    우리 남편은 자기 생일 열흘도 더 남았을 때 모르고 있다고 삐지는 쪼잔한 남잔데...
    생일,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요. ㅋㅋ

  • 2. 김혜경
    '04.2.7 10:29 PM (211.215.xxx.95)

    남편분 겨드랑이 확인해보세요...혹시 날개가 있을 지도...

  • 3. 꾸득꾸득
    '04.2.7 10:38 PM (220.94.xxx.11)

    아님 등쪽도 만져보세요..ㅎㅎ
    정말 좋으시네요...

  • 4. 푸우
    '04.2.7 10:59 PM (218.51.xxx.6)

    아코나는 뭐래요???ㅎㅎㅎ

  • 5. 치즈
    '04.2.7 11:03 PM (211.169.xxx.14)

    내가 문자 날려 드리리다.
    착한 남편 미역국 끓이는 날!!! 이라고요.ㅎㅎㅎ

  • 6. 훈이민이
    '04.2.7 11:07 PM (211.51.xxx.37)

    치즈님 정말이지요?
    믿어도 되죠?
    부탁해요. ㅎㅎㅎ

  • 7. orange
    '04.2.8 12:46 AM (218.48.xxx.33)

    정말 남편분 천사세요.....
    제가 남편한테 항상 하는 말이
    말 한 마디 천 냥 빚 갚는다.... 거든요....
    저희 남편두 갱상도 남잔데.... 우찌 이래 다르대요.... ^^

  • 8. 마플
    '04.2.8 1:32 AM (61.79.xxx.91)

    드라마속 한 대사 같네요
    현실속에서는 결코 들을수 없을것 같은 대사...

  • 9. 복사꽃
    '04.2.8 2:05 AM (220.73.xxx.131)

    훈이민이님, 정말 천사표 낭군님이랑 사시네요.
    맞아요, 아다르고 어다른데...마누라 맘편하라고
    그렇게까지 말씀을 해주시다니...울신랑이 좀 닮았으면 좋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20 일요일 아침 이야기. 8 아라레 2004/02/08 1,265
16719 간수에 대해 몇가지 점을 밝힙니다 3 무우꽃 2004/02/08 900
16718 실크 유산균 두부에 대해서 알려드립니다... ^^ 3 신은경 2004/02/08 935
16717 그릇을 넣을 곳이 없네요 ㅠㅠ 3 sca 2004/02/08 878
16716 포토샵 받으신 분들.~* 7 Fermat.. 2004/02/08 877
16715 대구 옹기어디서 사요? 1 아프락사스 2004/02/08 948
16714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할지.. 3 익명 2004/02/08 1,023
16713 시어머니와 가마솥. 12 경빈마마 2004/02/08 1,256
16712 피부과로 가야할지 비뇨기과로 가야할지 알려주세요 4 궁금이 2004/02/08 936
16711 아직도 닭고기 오리고기 안드시나요? 홍혜걸 2004/02/08 873
16710 [re] 선녀님, 그리고 독일 유학 생각하는 모든 님들을 위해. 기쁨이네 2004/02/08 884
16709 선녀님, 그리고 독일 유학 생각하는 모든 님들을 위해. 8 ido 2004/02/08 1,279
16708 맘님들 답변 감사드립니다 유혜영 2004/02/08 873
16707 cherokey님께 질문 드려요 2 유혜영 2004/02/08 872
16706 우엥 ㅠ.ㅠ 이젠 뭐 먹고 살아야 하나요 2 june 2004/02/08 892
16705 이틀연짱 집털이 라네 -_-* 10 깜찌기 펭 2004/02/08 1,031
16704 태극기휘날리며... 9 김새봄 2004/02/08 1,098
16703 구경왔습니다. 4 엘리프 2004/02/08 880
16702 오늘 헤어졌습니다. 7 답답합니다... 2004/02/07 1,414
16701 우린 넘 달라,,, 16 푸우 2004/02/07 1,383
16700 무심한 마눌.... 9 훈이민이 2004/02/07 966
16699 퍼온 글이에요..넘 슬프고 감동적이네요.. 12 쭈니맘 2004/02/07 1,159
16698 그 놈은 멋있었다. 8 장수산나 2004/02/07 1,239
16697 추천하고픈 만화. 9 아라레 2004/02/07 1,222
16696 차지않는 그릇 1 김윤곤 2004/02/07 1,267
16695 male & female 20 jasmin.. 2004/02/07 1,633
16694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네요.실크유산균 두부 1 우리 2004/02/07 879
16693 30개월짜리 데리고 대중목욕탕 가려고 하는데요 7 자유 2004/02/07 965
16692 시댁에 들어가려합니다 9 희정맘은정 2004/02/07 1,398
16691 소화기 하나 사자!! 5 카푸치노 2004/02/07 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