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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정말 사랑합니까?

익명 조회수 : 2,406
작성일 : 2004-02-04 00:26:46
저는 중매로 만난 남편의 열렬한 구애로 6개월만에 결혼했어요.
애틋한 감정은 없었지만, 사람이 선하고 성실해 보이고, 무엇보다도 너그러워 보였어요.
그리고 그런 저의 예감은 지금까지 한치도 어긋난 적이 없습니다. 부부 싸움 한번 해본적이 없어요.
20대 중반에 일년 반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은 있지만, 잘 안 맞아서 헤어졌고, 그뒤로 다른 사람과 짧게 교제를 해본 적은 있지만, 잘 안되더라구요. 선을 몇 번 보기도 했지만 이런 식으로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기란 너무 힘들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제가 처한 여러 상황이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결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금도 설레이지 않는 마음으로  결혼을 결심했을 때는 어른들 말씀처럼 살면서 정이 들어 가는 부부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 사람이 좋으니, 사랑은 결혼하면 생길거야 라고...
그런데, 남편에게 편안함과 안도감은 느끼면서도, 여자가 남자에게 느낄 것 같은 그런 감정은 한번도 느껴보질 못했어요. 이런 저의 마음 상태는 우울증과 다른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저는 팬더 암컷 처럼 행동했지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사이좋은 오누이처럼 살았어요. (이 부분 알아서 해석하시길...)

그런데 남편은 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 같아요. 굉장히 착해요. 아기가 없어도, 남편은 저와 같이 살게 된 것만으로도 자기 인생에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고요. 좀 믿기 어려우시죠. 저도 그래요. 다른 남자 같으면 바람 피웠을 텐데...

문제는 저에게 있는 겁니다. 마음이 너무 허전해요. 남들은 저희 부부를 아주 사이가 좋은 걸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사이는 좋아요. 그런데 저는 제 생활이 위선적인 것 같아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곧잘 끌려요. 주위에 괜찮은 남자를 보게 되면요. 그 사람이 유부남이든 미혼이든 상관 없이요. 그렇다고 바람을 피우거나, 나쁜 짓을 하려고 한 적은 없어요. 혼자서 마구(?) 맘에 드는 남자들을 짝사랑 하다가, 제풀에 지쳐 끝이 납니다.

요즘, 이렇게 사는 제가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에게도 못할 짓을 하는 것 같구요.
노력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나요? 저는 안돼요...이건 노력으로 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제가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혼할 만한 용기는 없지만, 요즘 별거를 제안해보는 상상을 합니다. 나이가 많아서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구요. 하지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제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은 남편을 사랑하십니까? 사귈 때부터 정말 사랑하셔셔, 도저히 이 사람 아니면 안된다 싶어서 결혼 하셨나요? 그리고 지금은 어떤가요? 사랑이 식어도 애들 때문에 그럭 저럭 참고 산다.. 이런 말도 많이 들었어요. 바람 피우는 여자들도 많다고 하더군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 안 계신가요?
IP : 194.80.xxx.10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익명
    '04.2.4 1:08 AM (218.50.xxx.90)

    ...-.-;...두서없이 글을 적기 시작했는데..뭐라 말씀드려야 하나...남편분이 정말 착하신 분이네요.근데 세월이 많이 지난 후엔, 많이 지치실 것 같은데요. **리스부부들은 많이 있지만 일이라던가 주말부부라던가 하는 여건때문이지, 심리적인 요인때문은 아닌데 님은 후자라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군요, 본인도 자신에 대해 잘 알고있고, 그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셨겠지만 결혼을 결심했을 정도의 남자라면은 뭔가 매력이 있지 않으셨나요? 남편분을 다시 차근차근 보시고 다시 한번 사랑해 보려는 노력을 해보세요....라는 구태의연연한 말밖에 해드릴 게 없군요.

  • 2. 저도 익명
    '04.2.4 1:16 AM (210.82.xxx.211)

    님.. 저랑 많이 비슷하세요. 전 비록 연애결혼이었지만 마찬가지로 남편이 몇년동안 목매고 쫓아다녀서 정이 들어서 결혼했어요. 우리 남편도 저 한결같이 사랑해주고,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나랑 결혼한거라고.. 너무 고맙고 미안합니다. 근데 저희도 부부라기 보다는 사이좋은 오누이 내지 룸메이트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금실이 안좋은것도 아닌데 제게 문제가 잇는것도 같고.. 그게 참 이상합니다. 연애할때부터 한번도 가슴떨리거나 설레여본적도 없구.. 남녀간의 사랑과는 좀 거리가 있거든요. 저도 다른 멋진 남자 보면 연애하는 상상 합니다.
    짝사랑까지는 아니지만 남편한테 못느껴본 에로스적 사랑? 설레임.. 이런거에 미련이 많아요.
    님과 다른점이라면 전 남편을 깊게 사랑하고 있구요. 근데 이 사랑이 부부간의 정상적인 사랑인지.. 의심이 들때가 많답니다.

  • 3. 빈수레
    '04.2.4 1:22 AM (211.205.xxx.127)

    가장 좋은 부부관계는, 친구처럼 그렇게 지낼 수 있는 사이라고 어디서는 말하더이다.
    **리스, 사이가 좋은 부부 경우에도 종종 있다고들 하더군요. 주변에서 봐도 남편이 아내를 더 좋아하는 경우 아내가 귀찮아해서 횟수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경우도 봤고...

    누구때문에, 결혼할 당시의 심정이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구요.
    지금 현재의 님의 심리상태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님의 마음을 깊이 차분하게 기존의 잣대가 아닌 님 자신의 마음 그 자체를 한 번 들여다 보세요. 남편에게 미안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글에 쓴 것처럼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은 것인지.

    사랑이 없이 살아도 애들 때문이 아니라, 이게 인연인 것 같아...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런저런 면으로, 내 시각이 아니라도 한번쯤은 깊이 들여다보고 많은 다각적인 생각을 해 보셨으면...싶네요.

  • 4. 빈수레
    '04.2.4 1:27 AM (211.205.xxx.127)

    아, 저 역시 선 봐서 결혼했고 한술 더 떠서 나나 남편이나 서로 좋~~다고 목매달아 한 결혼이 아닙니다. 그냥 무덤덤하게 한......
    당근, 현재도 님이 바라는 식의 그런 사랑은...전혀 없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애때문에 참고 사는 것도 아니고, 둘 중 그 어느 쪽도 바람핀 적도 필 생각도 없구요...^^;;;;

  • 5.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04.2.4 1:38 AM (211.216.xxx.246)

    저와 남편은 소위 말하는 지독한 사랑 내지 미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구요,
    결혼한지 3년 넘었어요. 정말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혓바늘이라도 날것처럼
    매일매일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만나서 새벽까지 같이 있고, 그래도 아쉬워하면서
    새벽 2-3시에 헤어져서는 집에 들어가서 또 한시간씩 전화를 붙잡고 속삭였구요...
    저희 둘다 엄청 바쁜 직장에 다니면서도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났는지, 정말 그때는 그랬어요. 그렇게 2년정도를 사귀다가 정말 너무 떨어지기 싫어서, 데이트후에 같은 대문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결혼을 했어요.

    결과는, 물론 지금도 서로 많이 사랑하고 존중하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예전의 가슴 두근거림
    또는 설레임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lovers라기 보다는 룸메이트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살아요. 결혼하고 한 4-5개월 지나면서 그랬구요, 그게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절대로 예전의 그 감정과 같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그게 인간본성이기도 하구요.

    위의 분들이 말씀하신 에로스적 사랑이요, 그거 결혼생활 6개월이면 다 날아갑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선배들, 친구들, 후배들까지 한 커플도 예외를 본적이 없습니다.

    님께서 남편분을 사랑하시지 않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단순히 그것이 에로스적 감정을 동반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 느끼시는 건
    조금 사안을 단순하게 보시는것 같네요. 그런 감정은 다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하잖아요...
    아무리 길어도 18개월이면 그 "in-love-feeling", 즉 사랑에 빠진 그 황홀감은 호르몬분비가
    멈추기 때문에 지속될수 없다고 하잖아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결혼생활은 인생이라는 긴 오솔길을 배우자와 함께
    천천히 산책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존중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고,
    힘이 되어주고, 사랑하고 하면서 오래오래 옆에 같이 있어주는 것이요.
    서로 감정의 교류가 없다면 분명 문제가 있어요.

    님은 남편분을 깊이 알고 이해하시나요? 그런 노력을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정말 사랑할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실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시길 바라구요.
    그리고, 님께서 걱정되신다는 부분이요--다른 남자들을 보면 두근거리신다는--
    그건 별로 걱정안하셔도 될것 같네요. 어차피 그들의 겉모습만을 보고 끌리시는 거니까요.
    님께서 경험해보지 못하신 그런 짜릿한 연애감정을 동경하시는것 같아요.

    이 세상에서 나를 존중해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만나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조금 더 가슴을 열어주고, 님 자신에게도 그 사람을 사랑할
    기회를 한번 주시는게 어떨까요?

  • 6. engineer66
    '04.2.4 1:57 AM (220.124.xxx.173)

    요즘 KBS에서 하는 인간극장을 보시는지요.

    이번주는 '노부부의 겨울이야기'라고 깊은 산골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분의 생활과 말씀을 들으면서 참 많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월요일날 첫 방송에 할아버지께서 할머니 얼굴을 한번도 못 보시고 결혼을 하셨대요.
    그러시면서 요즘사람들은 젊었을때 너무 정을 쏟으면서 연애를 해서 결혼하고 나서는
    오히려 정이 없게 사는 것 같다고...그래서 이혼들을 쉽게 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부부는 살면서 정을 붙이고 사는 거라는 말씀에 공감을 했습니다.

    드릴 말씀은 없구요, 님의 글을 보니 그 할아버지 할머니 사시는 모습이 생각이
    생각나서 그냥 적어봤습니다.

  • 7. ....
    '04.2.4 2:04 AM (69.5.xxx.107)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님의 의견에 한표를 던집니다..
    새로운 사람과 가슴 떨리는 사랑을 해서..과연 행복 할까요?
    사랑이라는 단어가 예전에는 그러한 떨림. 열정..그런 단어로 느껴졌다면 나이가 드니..이해, 배려, 존중, 책임, 편안함, 희생, 그런 단어와 더욱 가깝게 느껴 지더군요..
    결혼해서도 계속 그렇게 가슴이 떨리고 황홀하면..사람들..다 심장병 걸리지 않을까요?^^

    전..너무 좋은 남편분을 두시고도 그 소중함을 못 느끼시는거 같아..조금 안타 깝네요..

  • 8. 나의 경우
    '04.2.4 2:22 AM (218.48.xxx.251)

    제가 알고 지내는 모임의 부부 두쌍이
    최근 이혼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요...
    그 부부들 보면 평소에 너무나 다정해보이고 남들앞에서 애정과시하고
    스킨쉽하고....제가 보기에 부럽구 질투가 날 정도 였어요...
    그런 장면 너무나 스스럼없이 해서 애꿋은 우리남편만
    저한테 맨날 "좀 배워...배워 저 집 좀봐.." "우리도 누구네처럼 팔짱좀 껴 보자.."...등등.
    시달림을 당했더랬죠...
    근데 정작 알고보면...그런 부부들일수록 문제가 더 많은거드라구요..바람도 피고...
    신혼도 아닌데 애정 철철 넘쳐보이는 부부들....글세요...
    확신이 없어서 계속 사랑을 확인해야만 하는건지도 모르죠.

    저도 울남편 오래 짝사랑하다 결혼했는데....지금은
    남편이 그냥 일가친척으로 보여요...
    싸울땐 정말 결혼을 후회하기도 했고, 홧김에 이혼생각도 했었구..
    한동안 저도 무슨 드라마 대사처럼...."사랑이 다시 올까?"...무척 회의가
    들었었지만...끊임없이 사랑에 목말라 하는 인생도 가엾은거죠...
    저희도 결혼 햇수가 더해질수록...점점 남편인지...오빤지...삼촌인지...
    무덤덤합니다만.....
    전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9. 무우꽃
    '04.2.4 7:06 AM (218.55.xxx.225)

    사람이 어떤 선택을 했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죠.
    제가 볼 때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알거 다 알고 볼거 다 본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구요.
    하지만, 새롭게 보이는 사람이라고 해도 속내를 알고 보면 별로 차이 날 것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자기 삶에 성실하고 배우자에게 성실하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일단 서약을 하셨으니 충실하도록 노력하세요.
    한번 실패했던 사람으로서 드리는 충고입니다.

  • 10. scymom
    '04.2.4 9:06 AM (218.39.xxx.15)

    저는 남편한테 섹시~함을 느껴본 적은 거의 내지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남편이 날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라고 느낄때
    굉장히 안정감도 느끼고 좋던데...(이기적인감요.)
    물론 살면서 님이 느낀 것 같은 위기감 느낀 적 많았습죠.
    요즘도 가끔 그런걸요.
    하지만, 위의 다른 분들이 하신 말씀처럼 길동무같고 친구 같고 오빠 같고
    심지어는 아빠같기도한(...??;;;) 감정으로 살아요.
    가끔 이 남자랑 헤어지고 싶을때는 헤어지는 상상을 해요.
    그러면 이 사람이 너무 가여운것 같아서....눈물이 나요.
    마음도 찢어질듯이 아프고,,,,(해석은 마음대로 하세용^^ 반대 상상일수도 있죠, 제가 가여운)
    예전에 어떤 할아버지께서 방송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부부란 해가 갈수록 오래묵은 된장같아진다 "였던가...
    결론은 저는 제 남편 없이는 몬살겠다 입니다.

  • 11. 지나가다
    '04.2.4 9:10 AM (211.200.xxx.8)

    저도 열렬히 연애해서 결혼했는데요, 지금은 설레임 없습니다. 남편은 매우 사랑하지만 님께서 말씀하신 팬더부부처럼 지냅니다.--;; 남편이 절 배려해주기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는데요. 님의 남편도 님을 배려하시는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제 생각에 사랑은 노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저도 결혼 후 힘든 일 겪고 남편과 문제 생기면서 애정이 식은 적도 있었거든요. 그때 저 노력 많이 했어요. 애정없는 사람과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으로 남편의 장점보고 일부러 사랑한다고 말 많이하고 그렇게 살다가 차츰 다시 애정이 생기더라구요. 한번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12. 아라레
    '04.2.4 9:39 AM (210.117.xxx.164)

    나의 경우님과 같은 경우 많이 봤습니다.
    회사 다닐 때 동료한테 근사한 꽃바구니와 선물 배달해서
    여직원들의 염장을 지르던(특히 나) 동생...
    결혼 1년도 안돼 이혼했습니다. 남자의 바람과 구타땜에....

    남들 보는 앞에서 찐한 애정행각과 프로포즈를 하던 커플들(뭐 거의 한몸으로 다니더군여)
    지금 다 전혀 모르는 타인입니다....

    연애때부터 '산지 한 10년 된 부부같다'는 소릴 듣던 저희만 진짜
    부부가 되어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 13. 빈수레
    '04.2.4 9:47 AM (218.235.xxx.148)

    그리고 감정이라는 것이, 아니, 감정 이외의 대부분의 일들도....

    된다, 된다 자꾸 되뇌이게 되면 되게 되어가고,
    안된다, 안된다 되뇌이면 될 일도 자꾸 꼬이고....

    왜, 춥다춥다 하면 더 추운 기분인 거...잘 아시잖아요....

  • 14. 키세스
    '04.2.4 11:15 AM (211.176.xxx.151)

    이렇게 생각해보세요님의 글 읽고 놀랐습니다.
    어쩜 저희랑 저렇게 똑같은지...
    나름대로 절절한 사랑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오빠같고, 동생같고 그렇습니다.
    저녁 먹고 온다면 기분 좋고...^^;
    다 그렇게 살던데요?
    그리고 빈수레님 말씀도 잘 생각해보세요.
    권태기였는지 한동안은 하는짓마다 미워보일 때도 있었어요.
    그때 저한테 주문은 걸었지요.
    '내 남편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정말 수도없이 마음속으로 되뇌이니까 정말 사랑하는 포근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한번 해보세요.
    님의 마음만 조금 추스리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것 같네요. ^^

  • 15. 영양돌이
    '04.2.4 11:22 AM (61.76.xxx.85)

    그래요~여러 님들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연애시절 짜릿한 사랑보다는 저는 지금의 친구같고 오빠같고 남동생같은..그런 울 남편이 훨씬 좋답니다...
    원글님! 부부가 되면, 아니 연애를 조금만 오래해도 열정적인 사랑은 지나가 버린답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된 연인이 좋아요~

  • 16. 어쩌면
    '04.2.4 11:51 AM (68.163.xxx.229)

    님께서 이미 사랑하시고 계시는지도 몰라요. 사랑이라는 것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답니다. 너무 익숙하고, 너무 편안해서 못느끼는것이지만.... 막상 헤어지신다거나 그러면 그제서야 깨달으실꺼에요. 예를 들면 엄마의 사랑이 그렇지요.
    가슴 설레이는 사랑..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것처럼.. 그렇게 사랑하고 결혼해도 나중엔 무덤덤해져요. 그리고 가슴 설레이면서 고통없는 사랑도 드물고요...
    가슴이 설레인다는것은 나의 모든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얘기도 되는데.. 그런 상황에선 집착도 커지고, 기대도 커지고... 따라서 실망도 커지고... 내 자신을 잃는 가장 쉽고도 빠른 길이에요. 한번 다르게 생각해 보세요. 사랑이라는거, 행복이라는거 멀리있지 않습니다.

  • 17. 아하핫
    '04.2.4 12:15 PM (211.192.xxx.217)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거였는데....

    불과 2,3년전만해도.. 아니 작년만 해도.. 이사람 없으면........ 이란 상상만 해도 눈물나고 보고싶어 전화기 찾아 들었는데..
    요즘엔 (결혼7년차) 이사람 없으면...... 흠.. 뭐 그런대로 살순 있겠지.... 싶은게.. 요즘 감정이 떨떠름해 있었어요.
    그래서 어젠 저도 저희 신랑한테 이런 내 마음이 정상이냐... 하고 진지하게 얘기했었는데...
    ^^;;

    결론은 정상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겠죠.
    결혼생활... 그 지긋지긋한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찌 불같은 연애감정이 있을수가 있을까요?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정'이란게.......... 오히려 더 맞는말 같아요.
    사랑...... 환상이죠. ^^

    저위에 '나의경우'님이 쓰신 '일가친척'이란 표현..... ㅎㅎㅎㅎㅎㅎㅎ
    딱 맞네요.
    남편인지...오빤지...삼촌인지... ㅎㅎㅎㅎㅎㅎㅎ
    가끔은 아들 같기도하고... ㅎㅎ
    (자식이 없거든요. ^^;;)

  • 18. 음...
    '04.2.4 12:35 PM (211.244.xxx.125)

    님께서는 가져보지 못한 것,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미련이 있으신 것 같아요...

    사랑이란 열렬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시는 것 아니세요?

    님께서 하고 계신 것도 열렬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인데........

  • 19. 흠..
    '04.2.4 1:21 PM (211.241.xxx.32)

    혹시...님 글에도 있지만...
    "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곧잘 끌려요. 주위에 괜찮은 남자를 보게 되면요. "
    끌리는 그 마음의 죄책감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사랑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닌지요....
    흠...
    허전해서 다른데로 끌리는지....다른데 끌리니까 미안해서 허전한건지....
    함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마음이 문제이지 않을까요....
    공동 취미생활을 해보는게 좋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일단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구요 -.-;;;;;

  • 20. 나르빅
    '04.2.4 1:57 PM (210.82.xxx.211)

    맞아요.. 일가친척.. 남자로서가 아닌, 피를 나눈 형제로서의 끈끈한 정이랄까..
    저에게 신랑은 오빠, 아빠도 아닌 딱 아들입니다..(ㅠ.ㅠ)
    사람들이 빨리 애낳으라고 하면 지금 키우는 아들도 힘이 부쳐셔.. 한답니다.

  • 21. 헤라
    '04.2.5 10:15 AM (61.253.xxx.196)

    저는 비교적 결혼이 늦었고 한 남자를 죽을 만큼 사랑해봤습니다.
    저는 너무 지쳐서 정말 이기적으로 남편을 선택했습니다.
    누군가 가지않은 길에 대해서 이야기하셧는데 정말 인생은 그런거 같습니다.
    저도 남편이랑 결혼 6년째 더할나위없이 안정되게 살고 있습니다.
    착하고 한결같고 온화하고 멋부려 자기 감정을 표현할줄은 절대 몰라도
    딱한번 밋밋하게 사귀다가 결혼 할적에 했던 말
    자기가 사는 이유는 이제부터 제가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고 말하더니
    묵묵히 그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남편 자랑하느냐고요?
    아니요....
    이런 저에게도 님과 같은 허전함이 있답니다.
    가지않은길... 남편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줄때 조차 저는 아직도 에전 연인을 생각하곤하지요.
    그사람도 이렇게 해주고 싶다.
    지금 이렇게 편안하게 옆에 있는 사람이 그라면..
    심지어 침대에 누워서도 그렇게 생각하기도해요.
    정신적 외도인가요?
    하지만 항상 고개를 내저어요.
    이것은 그저 감각적 감상이라고생각해요.
    그리고 절대로 남편을 상처받게 할수는 없어요.
    결혼 생활의 근본은 열정이 아니라 신뢰와 우정이라고
    짧지도 길지도 않은 결혼 생활에서 얻은 결론 입니다.
    님도 저도 가끔 산발적으로 찾아오는 사춘기라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야할거 같아요.
    가끔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그런 존재는 이세상에 없습니다.
    일시적일 뿐이지요.
    남편하고 사는 일이 전쟁과도 같은 불행한 커플들도 알게 모르게 많습니다.
    우린 감사하고 성실하게 살아야되요.
    그리고 가끔 마음의 동요는 편안히 받아들이고 마음속으로만 즐기세요.
    그정도에 너무 자책하지마시고요...고교시절 선생님을 연모하듯이 드라마속 주인공에
    설레이듯이 하는 정도로만..때로 활력이 되기도 하지요...
    제자리로 돌아와서 남편을 이쁘게 바라보아야하니까요 그사람을 상처주어서는 안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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