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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
근 오년을 긴 세팅퍼머만 하고 있어서 좀 지겹기도 하고
결정적으로는 머릿결도 예전 같지 않고, 그 많던 머리숱이 정말 절반으로 줄었거든요.
머리 빗을 때, 머리 감을 때 항암치료 받는 환자처럼 한주먹씩 빠져요.
이대로 나가다는 20년 내에 대머리가 될 것 같아요. 흑흑흑
몇주를 고민하다 결정을 못하고 미용실에 머리사진 모아놓은거 봐도 딱히 맘에 드는 건 없
고, 그래서 미용사한테 맡겨보기로 했어요.
어려 보이게, 세련되게, 귀엽게, 밝은색 염색 안해도 되게, 손질 어렵지 않게, 요렇게 간단한
주문만 하구요. ㅎㅎㅎ
평소 마당쇠같은 우리 신랑 데려다 원빈머리 해달라고 하던 사람이라, 뭐 놀라지도 않습디
다.
저번에는 자기가 마술사가 아니라더니 이번에는 그냥 웃기만 하대요.
긴머리 싹둑싹둑 자르니까 내가 깎으러 온게 아니라 깎이고 있는 것 같았어요.
고등학교 때 커트머리 비슷하게 잘랐는데 확실히 그때 얼굴이 아니더군요.-_-
살, 좀 빼야겟습니다.
퍼머하고 머리 감고 나니 거울을 보니 장정구 같기도하고, 발리에서 생긴일에 나오는 하지
원 친구 같기도한 아줌마가 앉아있더군요.
심난하고, 적응 안되대요.
검은색으로 염색하면서(흰머리때문은 아니랍니다. 멋내기용^^) 속상해하고 있는데 미용사가
머리 어떠냐고 묻대요.
그래서 그냥 “나이 들어서 애 초등학교 졸업하는데도 긴생머리하고 있는 것 보다는 나을 꺼
같아요.”하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어머 나는 고등학생 엄만데?” 이런 소리가 들리대요.
헉!!!
옆을 보니 연갈색머리의 세련돼 보이는 아줌마가 앉아서 저를 보고 있더군요.
금방 매직스트레이트를 했는지 드라이하고 있었어요.
저는 놀라서 “그게 아니고 층도 안내고 촌스런 긴머리 있잖아요?” 그랬더니 그냥 웃더군요.
주저리 주저리 그게 아니라고 했는데 그래도 기분 나빴겠죠? -_-
제가 말한건 전에 미용사랑 했던 이야기에 나오는 아줌마였어요.
어둑어둑 할 때 허리에서 댕강 자른 긴 생머리의 뒷모습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가다가 뒤돌
아보는 얼굴보고 놀란적이 있었어요.
50은 훨씬 넘어보이고 할머니귀신같은 모습이어서 많이 이상했어요.
동네에 사는 초등학생 엄마라는데 늦둥인지...
여름에는 머리위에 동그라미로 틀어올려 다니는데 그것도 참 이상하고 전혀 어울리지가 않
아요.
아라레님 쓰신 글의 할머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머리 생각나서 한 얘긴데 엉뚱한 사람이 상처를 받았어요.
지금도 미안한 마음에 맘이 편치가 않아요.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제 머리는 미용사가 손질 해주니까 괜찮아지더군요.
좀 귀엽고, 좀 세련돼 보이고...
집에 오니 회식하고 늦게 온다던 신랑이 와있더군요.
신랑한테 “머리 어때?” 물어보니까 “응, 이의정같고 귀엽긴 하네 -_- ” 그러대요.
거울 보니까 정말 남자셋여자셋에 나올 때 이의정이 쓴 가발하고 똑같네요.@.@
그래서 딸래미 핀 꽂고 장난 좀 쳐줬습니다. ^^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는... 이게 아니었는데... ㅋㅋㅋ
1. moon
'04.2.3 11:47 AM (211.229.xxx.106)이의정머리라면 아톰 머리??
정말 귀엽겠네요.
그런데 그 머리 손질이 어렵지 않나요?
( 나도 한번 해 보고 싶어서리....헤)2. 포카혼타스
'04.2.3 11:48 AM (211.221.xxx.76)저두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긴머리 버티고 있답니다
얼굴과 머리가 따로 놀게되면(아마 곧) 잘를거예요
스트레이트 긴 생머리는 추억의사진에서만 감상해야 된다니 아쉬워요3. 저도
'04.2.3 11:54 AM (68.219.xxx.13)살이 문제더군요.
찔대로 찐 상태라, 무슨 머릴해도 어울리지가 않으니...
옛날 그 옛날, 긴 생머리때는 꼭 왕조현같다느니, 장만옥같다느니.... 흑흑
이렇게 써 놓고나니 더 비참한 기분이...
긴 머리 자르러 가면, 짧은 머리가 어울리니 이젠 기르지 말라고 하고,
짧은 머리 매만지러 가면, 길러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니.
그래도 이의정같다면 일단 성공이라고 봅니다.
자축하세요!4. 아라레
'04.2.3 11:55 AM (210.117.xxx.164)헤어살롱, 아니 미용실, 아니 미장원이라도 가봤으면 좋겠어요....
머리 하러 가본게 언제적 일인지... ㅠ.ㅠ
예쁘게 되셨다니 감축드려요.5. 키세스
'04.2.3 11:56 AM (211.176.xxx.151)아직 손질 안해봤구요. (헉!!! 머리 안감은거 들켰다.)
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사실 얼굴도 크고 머리도 부풀고... 70년대 디스코 추면서 쓰고 나오는 가발 같기도 해서리...6. 오렌지쥬스
'04.2.3 12:52 PM (210.105.xxx.253)[천생연분]보면서 "나두 황신혜처럼 머리해야지" 그랬더니, 울 신랑이 박장대소하던대요.
전 그냥 층진 생머린데, 생머리든 파마머리든 상관없이 1년 365일 묶고 다닙니다.
그냥 묶거나, 쪽머리하거나...
일할 때, 머리카락이라도 한 올 흘러내리면 되게 신경 쓰이더라구요,7. 키세스
'04.2.3 1:06 PM (211.176.xxx.151)ㅋㅋㅋ 오렌지쥬스님, 그 아줌마는 앞가르마 타고 허리에서 댕강 ㅋㅋ 이었어요.
물론 염색, 드라이 이런것도 안하고 흰머리 난 것도 허리까지...
첨엔 흰색 브리지 넣은줄 알았어요.
저도 얼굴만 작으면 묶고 다니고 싶어요.
얼굴이 커서 완전히 커텐치고, 바란스 드리우고 다녔었는데...
다 잘라버려서 그것도 못하네요.
저희 이종사촌들이 다 그래요.
남들은 머리 묶고만 다녀도 세련되게 보이는데 우리는 얼굴이 커서 그것도 못한다고 모여서 할아버지 원망하고 그런답니다. ㅡㅜ;8. one day
'04.2.3 3:00 PM (61.78.xxx.18)머리 잘리면 힘못쓰게 되는 삼손두 아니면서.. 미용사의 현란한 가위만 보면 배가 아프던
시절두 있었습니다.. ㅎㅎ 우습죠...
30대 까지는 그런대로 긴머리를 잘 세팅해서 다녔지요.. 아침이면 엄청 시간이 들어감을 감수하면서...(머리땜에 한시간은 일찍 일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어느날 모 원로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앞머리 김상희처럼 자른 생머리를 하고 있던데.......띠용~ 전 경악했습니다.. 가는 젊음을 머리카락으로 발악하는것 같은
서글픔이.... 그때 부터 내 40이 되면 절대로 긴머리를 하지 않겠노라고... 그런데 42까지 긴머리했더랬어요.. 처음으로 짧은머리로 자르던날.. 독립만세 부르러 가는것두 아닌데.. 왜그리 가슴이 뛰던지.. 그리고 생경한 거울속의 짧은머리.. 아이들두 이상하다구 하구.... 다음날 출근해서.. 어머 머리스타일 바꾸셨네요.. 하면 제가 먼저 말했어요..'딴말하지마! 무조건 잘 어울린다구 해! 이미 잘린머리 다른말하면 절교한다! ' 이렇게 엄포를 놨는데..ㅎㅎ 사람들이
모두들 신선해 뵌데요.. 너무 오래 긴머리를 고수하다 보니 그네들도 좀 지겨웠던지.....
어찌나 기분이 신선해 지던지요... 하여 지금은 간이 커져서 짧게 하든 길게 하든 뽀글머리만
안되게 하구 미용사 지가 하고픈대루 전문가 답게 해달라구 해요~ 한사람에게만 머리하다
보면 그사람이 나보다 더 잘게 되더라구요9. 깜찌기 펭
'04.2.3 4:13 PM (220.89.xxx.31)키세스님~ 제머리기억나세요?
그머리가 작년 봄 단발부터 기른거랍니다.
지질이도 안길러지는 머리칼이라, 이젠 자르기가 겁나요. --;10. 키세스
'04.2.3 4:19 PM (211.176.xxx.151)머리 감으니까 다시 정정구되고 손질 절대 안되고...
앞집 아줌마 "왜 잘랐는데? @.@" 이런 반응입니다.
실패인 것 같네요. 흑흑11. 김혜경
'04.2.3 8:20 PM (211.201.xxx.77)모습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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