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
어느 아가씨가 공원벤치에 앉아
고즈넉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노신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조금 남아 있는 책을 마저 보고 갈 참 이었습니다.
방금전 가게에서 사온 크레커를 꺼내어 하나씩 집어 먹으며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고 시간이 얼마쯤 흘렀습니다.
크레커가 줄어가는 속도가 왠지 빠르다 싶어 곁눈질로 보니,
아니!? 곁에 앉은 그 노신사도
슬며시 자기 크레커를 슬쩍슬쩍 빼먹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니 이 노인네가...'
화가 은근히 났지만 무시하고 크레커를 꺼내 먹었는데,
그 노신사의 손이 슬쩍 다가와 또 꺼내 먹는 것이었습니다.
눈은 책을 들여다 보고 있었지만 이미 그녀의 신경은
크레커와 밉살 스러운 노신사에게 잔뜩 쏠려 있었습니다.
크레커가 든 케이스는 그 둘 사이 벤치에서 다 비어갔고,
마지막 한 개가 남았습니다.
그녀는 참다못해 그 노신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뭐 이런 웃기는 노인이 다 있어?" 하는 강렬한 눈빛으로
얼굴까지 열이 올라 쏘아 보았습니다.
그 노인은 그런 그녀를 보고 부드럽게 씨익 웃으며
소리없이 자리를 뜨는 것이었습니다.
별꼴을 다 보겠다고 투덜대며
자리를 일어 나려던 그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사가지고 온 크레커는
새 것인 채로 무릎위에 고스란히 놓여져 있었습니다.
자신이 그 노신사의 크레커를
집어 먹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고,
오히려 자기 것을 빼앗기고도 부드럽게 웃던 노신사.
하지만 그 노신사는 정신 없는 그 아가씨에게
크레커를 빼앗긴게 아니고, 나누어 주었던 것입니다.
제 것도 아닌데 온통 화가 나서
따뜻한 햇살과 흥미로운 책의 내용 조차 잃어버린
그 아가씨는
스스로에게 이 좋은 것들을 빼앗긴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가 오백원 짜리 크래커가 아니라
아주 중요한 일에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는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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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김윤곤 조회수 : 951
작성일 : 2004-01-31 12:01:32
IP : 220.91.xxx.15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은맘
'04.1.31 4:41 PM (210.105.xxx.248)마지막쯔음 코믹한 멘트가 확 날아올줄 알았는데....
욕심을 버리고 겸허해지라는 멘트가 푸드득 거리고 있네요. ㅎㅎ
나눔이라~~~~
흠~~~~~2. 아라레
'04.1.31 6:08 PM (210.117.xxx.164)좋은 얘기네요.
저는 이거랑 같은 버전으로 코믹한 것만 알고 있는데..(역쉬 사람에 따라...)
출근길 만원버스안.
한 아가씨가 너무 숨이 불러(똥배 땜에^^) 스커트 뒷지퍼를 내리기로 했다.
그런데 잠시후, 다시 채워져 있는 지퍼.
뒤에 바짝 붙어 있는 남자의 소행인 듯.
잠시 째릿 -_-+ 하고 다시 내렸다.
근데 잠시후 바로 지퍼가 채워져 있는게 아닌가.
+++++ 이 상황 리피트 너댓번++++++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오른 그녀.
"아닛, 왜 남의 치마 지퍼에 자꾸 손을 대는 거예욧!!!"
차안 술렁술렁... 사람들 남자를 변태+치한으로 오인하는 상황..
.
.
.
.
.
.
.
.
"아가씨, 아가씨야 말로 왜 남의 바지 지퍼를 자꾸 내리는 거요?"3. 키세스
'04.2.1 1:49 PM (211.176.xxx.151)흐흐흐
저는 새우깡 이야기가 생각나요.4. 새우깡은 모예요?
'04.2.1 2:07 PM (210.117.xxx.164)궁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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