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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레님의 글을 읽고^^;...닭에 관한 안 좋은 추억..
초등학교 들어갈 즈음 엄마랑 동네 양계장에 갔습니다. 한쪽구석에서 닭을 잡더군요. 혹시 그런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목 잘린 닭이 살아 움직인다는... 분명 목이 잘렸는데 푸드덕 거리며 주인 아줌마의 손을 벗어난 닭이 제 머리 위를 간신히 비켜가며 날아간 거에요. 그 다음은 몰라요. 저 기절했거든요.
그날 이후 닭을 안 먹었다가 몇 년 후에 다시 먹게되었는데요, 어느 날 저도 아라레님처럼 달걀후라이를 하기 위해-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먹으려고요-달걀을 깼으나 저 역시 못 볼 것을 보고 말았어요. 뒷처리는 엄마가 해 주셨는데 한 동안 저희 모녀 달걀을 못 먹었더랬습니다.
오늘날 저는 달걀은 먹지만 닭은 못 먹습니다. 시댁이 영등포인지라 시엄니랑 영등포시장에 장을 보러 가면 일명 포장마차 골목이란 데가 있어요. 포장마차 재료들을 파는 골목인데 저희 시부님은 매일 산낙지 2마리를 저녁 식사 때 드셔요. 매일 사 날라야 하는데 그게 그 골목서 팔지요. 그 골목엔 닭집이 유난히 많고 닭집엔 닭 뿐 아니라 온갖 종류 가금류, 오리, 칠면조 등등 팔아요. 어느 분은 비주얼은 참아 줄만 하다 하시지만 저는 비주얼도 냄새도 고역입니다. 그 골목 지날 땐 시엄니 손 잡고 반쯤 눈을 감으며 지나갑니다. 그 골목 초입엔 개고기도 팔아요.--a
고등학교 때 남동생과 아주 심하게 다투었는데 다음 날 일어나보니 제 손에 닭 목뼈가 쥐어져 있더군요. 저 잘 때 식구들이 치킨을 시켰나본데 동생나름의 복수였던 거죠. 저 청심환 먹고 학교 못 가고 남동생은 아부지께 먼지나게 맞았습죠.
하여간 이런 저러 사건으로 닭을 안 먹었었는데 다시 입에 댄 것은 결혼 후 임신해서 입니다. 한참 입덧을 하는데 시부님께서-평소 손에 뭘 들고다니시는 분이 아닌데-장작구이 닭을 사다 주시며 저 혼자 다 먹으라고^^; 당신 아들 주지말라고 그러시는 거에요. 시부님은 제가 먹는게 없으니 그거라도 입에 맞을까 사오셨는데 제가 닭을 안 먹는지는 모르셨던 거죠.
상황이 그러니 안 먹을 수 없어서 가뜩이나 입덧하는데 간신히 간신히 먹고 집에 와서 체해갖곤 드러누웠더랬습니다.
제 딸래미는 아마 저한테 닭은 못 얻어먹을 겁니다. 전 솔직히 닭이 무섭습니다.
1. 사랑초
'04.1.30 2:21 AM (211.204.xxx.66)동생분의 복수극을 읽구선 정말 배가 아프게 웃었답니다. 참...손에 쥐어주는 복수라...
암튼 다들 이런저런 두려움꺼리는 있네여...전 무언지 생각해봐야겠어여...^^2. 오렌지쥬스
'04.1.30 8:11 AM (210.105.xxx.253)저두 그랬어요.
봄에 사온 병아리 열심히 키워서 중닭을 만들었는데,
가을 운동화 갔다오니까, 이눔이 삼계탕이 되어 있더라구요.
우리 집 식구들 중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닭 잡을만큼 용기있는 자가 없어서 동네 아저씨가 잡아서 손질해서 시장에 파는 닭처럼 만들어서 엄마한테 드렸다네요.
밥상에서 눈물만 뚝뚝..
그 이후론 삼계탕을 못 먹었어요.
그러다가 임신해서 한 번 먹게 되어 먹긴 하는데, 아직도 삼계탕에 있는 찹쌀밥만
조금 퍼 먹어요3. 깜찌기 펭
'04.1.30 8:40 AM (220.81.xxx.159)동생분의 복수극은 다시생각해도.. ㅋㅋ
저는 갈비탕이 무서워요.
먹고 심하게 채해서 엄청 고생한뒤론 별로... --;
회도 어릴때 죽도시장에서 목잘린 뱀장어, 껍질벗겨진 광어등이 춤추는걸 본 뒤론 안먹어요.
닭고기 너무 좋아하는데 그런거 못봐서 다행이다.. 다행..4. 제 친구는
'04.1.30 8:44 AM (211.229.xxx.14)닭을 너무나 싫어한 나머지
'까닭에' 라고 쓰는 대신 항상 '이유'라고 쓴다고 하더군요.5. 나나언니
'04.1.30 8:48 AM (221.149.xxx.77)핫..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남동생이 양념 치킨 날개를 퍼뜩퍼뜩 움직이며, 이게 살아 있을 때는 이렇게 날개짓 했다. 라고 몸소 보여준 이후로 한 동안 닭을 못 먹었어요. 지금도 뼈랑 근
육이 보이는 닭고기는 못 먹어요. T.T 그나마 너넷 같이 뼈가 없어서 닭 형체가 안 보이는 건
먹구요. 달걀도 plumtea와 같은 이유로 한 동안 못먹었더랬어요. 무슨 필리핀 시장에서 사온
달걀도 아닌데, 흑흑흑...필리핀에서는 일부러 먹는다잖아요. 그 이후로도 왠만하면 유정란은
안 사게 됩니다~6. ...
'04.1.30 8:52 AM (218.237.xxx.39)저희엄마도 목잘린 닭에게 쫓긴 이후로 닭 못 드세요. 덕분에 저희는 닭요리 못 먹고 자랐죠.
저희는 먹기야 먹되,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좀 끔찍해하는 상태이구요.
근데 유정란표시되어있지 않은 달걀 사면 저런일 없는거죠?
제가 달걀 깰때마다 항상 몸서리치며 상상하는 일인데 진짜 그런일이 있군요..아우..7. miniwoni
'04.1.30 8:58 AM (220.88.xxx.91)어릴 때 병아리를 키웠는데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병아리가 추울까봐
걱정이 된 오빠가 딴에는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따끈따끈한 자기방에
함께 데리고 와 같이 잤지요.
다음날 아침, 오빠 방에서 목격된 것은 ..
자고있는 오빠 옆에서 납작하게 압사한 병.아.리.
그 후론 다신 못 키웠죠.8. 초록지붕
'04.1.30 9:21 AM (211.226.xxx.94)저흰 작년 일 입니다.
병아리서부터 마당에서 키우던 닭.
울 딸래미가 매일 꼬꼬꼬..하면서 모이를 주던 닭..
그놈의 닭이 마당에서 놀다 가끔 개 사육장(?) 앞에서 개들을 약올렸는지
어느날..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개들이 풀려나와 닭을 물어 죽였더군요.
마당에..핏자국이..... 읔....
그 닭을 시엄니께서 맛있게 백숙해 주셨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맛있게 같이 먹었죠.헤헤헤
근데..그놈이 씨암닭 였어요.정말 배속에 달걀 노른자가 여러게 있더라구요.
생전..처음...씨암닭 먹어 봤습니다..9. jasmine
'04.1.30 11:10 AM (219.248.xxx.214)참....제가 시작한 일이지만.....괜히 썼다 후회되네요.....
밤새고 아침까지 공포특급이 줄줄이......안 읽을 수도 없고, 죽겠습니다.
저도 plumtea님과 같은 이유로 닭 안먹어요. 아직도.....10. 아라레
'04.1.30 11:32 AM (210.117.xxx.164)남동생의 복수...ㅋㅋㅋ 한때 요리사가 되고 싶었지만(생각만) 철냄비짱이란 만하를 보니
살아서 펄펄 뛰어다니는 타조를 그 커단 중국칼로 휘익-! 하고 목을 잘라버리는 걸 보고
역쉬 요리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라고 맘을 바꿨습니다. -_-
그런 가금류, 생선류 모든 음식의 재료준비를 어찌....
전 삼계탕용 닭도 만지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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