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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여든다섯!

복주아 조회수 : 1,241
작성일 : 2004-01-29 00:42:26
지난 설 연휴에 스키장 한번 가자고 졸라대는 아이들 덕분에
시부모님들의 따가울 눈총을 당당하고도 떳떳하게 벗어나서
강원도 모 스키장으로 23일 오전 1시에 1박 2일 예정으로 떠났습니다.
느닷없는데다가 팔자에도 드문 스키장길은 처음부터 순탄치가 않더군요.
새벽이라 그런지 길은 펑펑 뚫려 신나게 가는데 이노므차가 스팀이 고장 났는지
그 추운날씨에.. 그 새벽시간에... 꽁꽁  온가족이 동태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어김없이 이기주의자요, 지나치게 신세대(철없음의비유)인 남편은
저보고 운전좀 하라고 사정을 하더군요.

그렇게 스키장을 일찍 도착한 덕분에 아침을 먹고 애들은 신나라 스키를 탄다고
어디론가 뿔뿔히 흩어지고 남편은 차를 손본다고 카센타를 찿아 떠나고...
저는 몸도 한쪽 가누지도 못하고 뚱뚱하고 춥고해서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근데 우찌나 발이 시리고 바람이 찬지... 괜히 이쪽저쪽 왔다갔다 하다가
그만 그 눈밭에서 꽈당 넘어졌습니다.
주위에 아는사람 당연히 없고.... 한참을 버둥거리니 지나가던
생면부지의 전국각지 여러분들에 의해 가까스로 일어났습니다.
에지간 하면 챙피해서 얼른 일어났을텐데...... 제가 요즘 그 에지간한 몸이 아니라서...
그렇게 된지(넘어진지) 두어시간이 다 되도록 제 가족들... 아무도 저를 찿지 않더군요.
주위 사람들이 별 이상한여자 다 보겠다는 생각을 하겠지? 하면서
질뚝거리며 양지바른 한쪽에 찌그리고 앉아있으니 그제서야 남편이 오더군요.

애들과 남편은 밥 두그릇을 시켜 셋이 나누어먹더니만 또 스키를 타러 올라가고
저는 입맛이 없어 가지고간 퍼먹는 요구르트만 먹었습니다.
그만 집에갔으면 하는 나의입장과 바램은 속으로만 삭히고
하룻밤 새고(식구들은씩씩자고) 아침에는 이름모를 바닷가에가서
해뜨는것도 보고...... 혼자 ㅜ콘도에서 낑낑대다가  저녁때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는길은 차가 매우 막히더군요. 7시간도 넘게걸렸어요.

며칠동안 죽도록 앓다가 오늘 병원가는날이라서 부시시한 몸으로 갔더니
진찰 하시던 의사선생님이 제 몸을 보시더니 기암을 하십니다.
어쩌다가 몸이 이 지경이냐고.......
스키장... 냉동차.......얼음밭에서 나자빠짐........ 조심조심 띄엄띄엄
가끔 계멘쩍은 미소를 섞어가며 말씀을 드렸더니

의사샘 제게 하시는 말씀이 수술후 몸이 어찌어찌하여 어찌어찌 되었으니
지금 저의 몸에 나이가... 쉽게 말하자면 여든다섯이나 된답니다.
그러니 제발 몸조심좀 하고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아침엔 쪼금 살것 같더니만..... 몸 나이가 여든다섯이라 하니 갑자기
더욱 환자가 된듯....... 엎드려 휴지한장 줍기도 힘이듭니다^^.

82cook 여러분 제가 여든다섯이랍니다. 몸이 힘들긴 했지만 사실 충격입니다.
* 저 다시 회춘할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IP : 221.140.xxx.18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짱
    '04.1.29 1:22 AM (211.50.xxx.30)

    올해는 꼭 복주아님 몸이
    여든 다섯에서 서른다섯 나이로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저도 저의 건강 나이가 꽤 나갈거 같아
    심히 걱정되긴 하지만...

    우리 같이 82cook에서 젊은피를 수혈받아
    일산 몸짱 아줌마는 아니라도
    싱싱한 아줌마가 되보자구요
    화이팅!!

  • 2. 이희숙
    '04.1.29 2:32 AM (211.61.xxx.10)

    우린 맘은 20대쟎아요? 복주아님은 10대셨던가?
    하여튼 몸보단 마음으로 살아 봐요~

  • 3. 치즈
    '04.1.29 9:53 AM (211.169.xxx.14)

    회춘 하시와요.
    멀리서 꼭!!!!!!!!!!! 기를 불어 넣어 드리겠습니다.
    의사 선상님 말씀 잘 들으시고요.
    무리하지 마시고 제가 불어넣어드리는 기를 받아 회춘하셔서 30대가 되어 버리셔요.

  • 4. jasmine
    '04.1.29 10:04 AM (218.237.xxx.82)

    수술한지 얼마 안되셨는데.....가족들이 엄마가 아픈 것에 무심하네요.
    엄살이라도 좀 부려야 식구들이 앗뜨거할 것 같아요. 엄살 좀 부리고 사세요.....

  • 5. 푸우
    '04.1.29 10:18 AM (211.109.xxx.73)

    복주아님 전에 산타클로스 춤 따라 한다고 하던 때가 불과 얼마전인데,,
    마음만은 청춘이시잖아요,,
    가족들에게 도움 받으시고,, 빨리 나으시길 바래요,,
    아마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 이실것 같아,, 금방 회복되실것 같아요,,^^
    화이팅~~!!

  • 6. 오렌지쥬스
    '04.1.29 10:28 AM (210.105.xxx.253)

    전요, 안경하러 갔더니, 노안이 왔대요,

  • 7. 키세스
    '04.1.29 11:36 AM (211.176.xxx.151)

    아픈와중에도 글속에 유머가 가득 들어있네요.

    저도 한의원 가면 시체가 걸어다닌다고...-_-
    잡다한 원인모를 병에, 백혈구, 호르몬수치도 안맞고...
    찬바람 한번 쐬면 일주일씩 앓아눕는 바람에 집밖을 못나갑니다. 엉엉엉
    동호회라도 하나 만들까요.

    빨랑 나으세요. ^^

  • 8. 김혜경
    '04.1.29 5:09 PM (211.215.xxx.181)

    복주아님...
    복주아님 생각만 하면, 제 가슴에서 뭐가 치밀어오릅니다.
    스스로 몸을 아끼셔야 합니다. 건강 주의하세요...날씨 풀리면 한번 봐요.

  • 9. 경빈마마
    '04.1.29 11:21 PM (211.36.xxx.98)

    힘내십시요..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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