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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야기...

익명으로 조회수 : 883
작성일 : 2004-01-27 11:41:37
고향을 떠난지 딱 25년이 되는 해다. 대구에서 초,중, 고교,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서울에 올라와 직장다니며 결혼해서.. 지금까지 서울에 사니까.
처음 서울에 올라와 놀랜 것은, 서울사람들은 서울아닌 대도시도 모두 시골이라 칭한다는 것, 그리고 대구도 대도시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문화의 차이가 심하다는 것, 정말 좀 촌스럽다는 것, 등등... 지금 생각해도 그 때는 참 촌스러웠던 내 모습이 떠 오른다.

처음 몇해는 대구를 가는 고속버스를 타면 정말 가슴이 설랬고, 그리움과 정다움으로 가득했는데...
몇년이 지난 후에는 왠지 대구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대구는 한 두사람만 건너면 대충 아는 사람이 나왔으니... 항상 행동에 제약이 많았다.
결혼해서 는 언제부턴가 서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서울의 특성상 지극히 개인적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눈에 뛰지 않으니까.. 항상 바쁜 서울 생활로 고향인 대구는 점점 잊혀갔다. 친정이 있지만, 자주 못 내려가니, 더욱.. 정말로 가끔 내려가면, 너무 많이 변해서 이제는 친정집도 혼자 찾아 갈 수가 없다.
학창시절 떡 앞에 버티고 있었던 앞산은 바로 턱밑에 순환도로가 생겨  옛날의 정취는 찾아 볼 수가 없었고.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무려 이십몇년 동안 대도시는 얼마나 변했을까!! 특히 그곳이 대한민국의 대도시니까..(미국의 도시는 이십년만에 방문을 해도, 옛날 잠시 살았던 아파트와 쇼핑몰이 그대로 있고, 도로와 백화점코너까지 그대로였는데...)

처음으로 다 성장한 딸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을 방문했는데, 옛날의 아름다운 기억을 전해줄 장소가 없었다. 너무나 아름답지 않게 변해버린 아파트 군락속에, 엄마가  대학학창시절 가슴설랬던 수성못 둑길도 너무도 메마르게 변해있었고, 그 속으로 아파트만 가득했었다.

시험기간 작열하는 태양때문에 아스팔트의 지열때문에 걸음을 옮기기 어려웠다는 엄마 말을 이해도 못하고, 대도시의 스모그에 후덥지근한 대구의 여름 기온만 느끼게 될 우리아이들...

정말 변하지않는 산골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너무 변해서 자기 살던 곳도 못찮는 그런 고향이 아닌....  
IP : 218.145.xxx.7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27 1:30 PM (211.201.xxx.12)

    기왕 아이들을 데리고 발걸음하신 걸, 옛모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으면 좋으련만...

  • 2. 새벽공기
    '04.1.28 12:43 AM (69.5.xxx.107)

    이 글 읽으니..저두 저희 아이랑 고향에 다녀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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