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십몇년만에 명절에 친정에 내려갔다.(서울에서 설날 차례를 지내고..오후 1시에 출발해서 6시간 걸려서 대구에 도착.) 굳이 시집살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둘째니까 대구 친정에 명절날 차례지내고 내려갈 수있지만, 교통이 문제고, 직장여성이니 피곤한 것도 문제되고... 물론 명절은 시집에서 차례지낼려면
그 전날부터 일해야하고 피곤은 하지만..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고.. 이제는 부모님도 연세가 많으시고, 보살피고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 친정이 멀다보니 명절이 아니더라도 일년에 한번정도 다녀올까..
친정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다녀와도 마음이 편한데, 그렇지 못하니 항상 마음에 부담이 된다. 오빠네도, 동생네도 조금씩 챙길려면, 한 백만원을 챙겨가도 지갑이 비워진다. 누구하나 사는 것이 너무 힘든 상황은 아닌데, 나보다 사는 것이 못하니 항상 더 주어야 할 것 같은..
친정부모님은 행여나 딸이 피곤 할까봐 못내려오게 하시지만, 그렇게 단정하시던 아버지도, 딸앞에서 왈칵 눈물을 흘리시는 여린 모습이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마음에 걸린다. 항상 딸도 똑같은 자식이라 생각하며 나름대로 매달 생활비(60만원 정도)를 보내지만, 그 이외에는 부모님에게 해드리는 게 없다. 전화도 자주 안하고, 무소식이 희소식이게 생각하게 하고, 그냥 무정한 딸이다. 자주 전화해서 안부도 챙기고 다정다감한 여동생을 보면 참 기특한데도 말이다. 그냥 맏딸의 듬직함은 있을려나?
나도 딸만 둘을 가졌는 데, 내 노년에 나의 딸이 나처럼 무정한 딸이면 얼마나 외로울까 하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딸로서의 친정부모님에게 하는 나의 의무는 한번도 얘기해 본적이 없다. 아이들은 받기만하는 친정부모님의 맏딸로 엄마를 몰아 부치지만.. 최소한 친정부모님의 자긍심은 지켜주고 싶은 딸로서..
그냥 아이들은 외가집 음식은 모두 맛있고, 외할머니는 자기들에게 너무 세뱃돈을 많이 주실려고 하고,
엄마에게는 무엇이나 가득 퍼주고 싶어하는 할머니로..
정말 친정이란 딸에게는 부모님 살아계시는 동안은, 그냥 빛과 그림자가 상존 하는 곳이 것 같다.
좀더 따스한 딸노릇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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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란....
익명으로.. 조회수 : 1,462
작성일 : 2004-01-26 13:26:26
IP : 218.153.xxx.24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경빈마마
'04.1.26 1:31 PM (211.36.xxx.231)님~!!! 존경합니다.
60만원이 작은 돈 아닙니다. 없는 집 한달 생활비가 되는 돈을...
꼬박 꼬박 주신다니...세상에...시댁도 아니고 친정을 그렇게 주실수 있다는 것은
정말 제가 엎드려 존경합니다..
전 정말 불효에 불효를 하고 있는 딸같아 답답하네요...전 한 푼도 못보냈는데...2. 몽실이
'04.1.26 4:14 PM (218.48.xxx.253)친정이란 말만으로 맘이 포근해지는 하짐나 결혼횟수가 늘어갈수록 친정보단 내집이 편하고 내가족이 우선이되고 그렇다.
친정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못할때 턱하니 목돈내놓을수없는 나로서는 답답할뿐이다.
다른집 친정엄마는 이것저것챙겨주고 딸이 친정가면 푹쉬고온다는데 난 친정가면 더 열심히 청소하고 챙겨주고 그렇게 온다.어떨땐 속상할때도있지만 부모님이 계시지않다면 찬정은 별의미가 없을것같아 그냥 몸으로만이라도 떼울려고한다.
그래도 부모님이 살아계심을감사해야되겠죠....3. 김혜경
'04.1.26 8:11 PM (218.51.xxx.43)전화 자주 드리세요. 연세드신 부모님들, 자식들 얼굴보고, 목소리 듣는 낙으로 사십니다...전화 자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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