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있어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는 말아야 한다. 욕망과 필요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욕망은 분수 밖의 바람이고, 필요는 생활의 기본 조건이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당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된다.
내가 흔히 드는 비유가 있다. 한때 나는 괴팍해서 글을 쓸 때 꼭 만년필을 고집한 적이 있었다. 만년필도 보통 만년필이 아니고 촉이 아주 가는 것만을 썼다. 그래야 내가 가진 투명한 감성을 그대로 표현할 것 같아서였다.
한번은 동경대학에 유학중인 스님이 문구점에 가서 내가 좋아한다고 촉이 가는 만년필을 하나 사준 적이 있다. 나는 아주 고맙게 여기고 그걸로 글을 많이 썼다. 그런데 파리에 갔더니 그곳에 똑같은 만년필이 잔뜩 있었다. 그래서 촉이 가는 만년필을 하나 더 사왔다.
그랬더니 그날부터 내가 처음 가졌던 그 필기구에 대한 살뜰함과 고마움이 사라졌다. 나는 결국 나중에 산 것을 아는 스님에게 줘 버렸다. 그러자 비로소 처음의 그 소중한 감정이 회복되는 것이었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그 하나만을 가져야 한다.'
- 법정 스님, <산에는 꽃이 피네> 중에서 www.funnyf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