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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푸우 조회수 : 1,168
작성일 : 2004-01-07 15:59:40
대학을 가기 전까진
책가방과 함께 늘,, 제 오른손에
들려있던 도시락 가방,,

요즘은 급식을 하니,,
이런 도시락 가방도 볼수 없게 되었지요,

제가 전에도 한번 리플에도 달았었던것 같은데,,
겨울이면 보온도시락을 들고 다니잖아요,

근데,,하루는 급정거를 하는 버스에서,,
그 보온도시락이 열리고,,
버스안으로 이리 저리 국통, 밥통, 반찬통,물통이
파편처럼 튀어,,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데,,

그땐 ,,, 또,, 자빠져서 피가 나도 창피한 것이
앞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떡 일어서는
한참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여고생이었는지라

그냥 보온도시락 거죽만 들고 내릴려고 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네 도시락 통에서 빠져나온
통들을 주워 주시며,,
물통은 못찾았다며,, 이거 왜 그냥 버리고 가냐고,,

어쨌든 도시락에 얽힌 일화들 많으시죠??

저희 엄만 제가 대학가는것 보다 도시락 안싸는걸 더 기뻐하셨지요,,
맨날 도시락 반찬 걱정에 ....
내일은 또 뭘싸가노,, 하시며,,

급식이 엄마들에겐 아주 좋은 제도라 생각되지만,,

전 학교 다닐때 ,,점심전에 까먹던,
그 꿀맛같은,,
그때는 먹으면 먹을수록 가속도가 붙는 신의 경지까지 올라
쉬는 시간 10분안에 밥다먹고 매점가서 음료수 사마시고,,
교실에 앉아도,, 시간이 남았었죠,,

누구는 김치가 맛있고,,누구는 오뎅조림이 예술이고,,

고2때였나,,
진짜 뵈기 싫은 공주님 한분 계셨는데,,
주번이 되면,, 월요일 아침조례를 안나가도 되는 특권이 있었어요,,
그때 저랑 또다른 주번인 내 뒷번호인 친구랑,,
그 공주님 도시락이 너무 궁금해 미치겠는거예요,,
그래서 몰래 그 공주님 자리에 있는 도시락 가방은 열고
첨엔 정말 도시락 구경만 할려구 했으나,,
너무너무 맛있는 반찬에 밥도 아직까지 온기가 남아있고,,

그래서 둘이서 막 퍼먹었습니다,,그 공주님 도시락을,,

그리곤,, 예의는 있어서,,
도시락을 아주 깨끗히 씻었지요,,

점심시간 까지 저랑 또다른 주번 친구는,,
실토를 하나 마나,,
이것도 엄연한 도둑질인데,,
어쩌나,,
하여간 쉬는시간마다 복도에 (교실에서 이야기 하다 들통날까봐..)
나가 실토하자,,모른체 하자,, 걱정을 하면서 묘안을 찾다가
결국 점심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랑 또다른 주번양은,, 아무일도 없었던 듯,,
각자의 도시락을 꺼내어 항상 같이 먹는 무리로 끼어들어가
멀리 있는 공주님의 도시락 무리만 쳐다보았죠,,

근데,, 이 공주님이 도시락을 꺼내고 나선,,
"우리 엄마 때문에 못산다..빈도시락만 넣어놨따... "
그 공주님 무리들 박장대소하고,

그래서 우리들의 범죄(?)는 예매한 공주엄마의 건망증으로
어이없이 해결되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도시락 훔쳐먹기의 재미를 모르겠죠..

그 담날,, 공주가 와서는 ,, 자기엄마는 끝까지 도시락을 넣었다고 우겼다면서
건망증이 너무 심하다고 그러는데,,
진짜,, 찔려 죽는줄 알았어요,,


그래도,, 그땐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었습니다,,
저 푸우에겐,,,




IP : 219.241.xxx.14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이마사지
    '04.1.7 4:12 PM (203.244.xxx.254)

    푸하하하...
    저..버스에서 널부러진 보온밥통사건..목격한 적이 있는데..
    그게 언니였어요?? 푸하하하..

    예전에 엄마가 도시락싸면서 꼭 도시락반찬걱정 하시잖아요..
    그럼 전 옆에서..그냥 김치에..김만 넣으면돼..그랬는데..
    웃긴건..
    지금 제가 제 도시락싸면서도 반찬걱정 합니다..
    어차피 냉장고에 먹다남은 반찬 넣어갈꺼면서..

  • 2. khan
    '04.1.7 4:16 PM (61.254.xxx.73)

    도시락 추억은 누구나 참많을 거예요.
    보리밥 (잡곡)검열에 매일 시달리느라 헤프닝을 많이도 벌였든것 같네요.

    식당밥도 한 두번이지 못 먹겠다고 투정인,
    직장가는 울딸은 아직도 도시락 맨날맨날 싸주는데... 언제나 벗어나려나.....흐미.

  • 3. 카푸치노
    '04.1.7 4:26 PM (211.192.xxx.241)

    푸하핫..
    오늘도 푸우님 덕분에 82cook 왔다가 웃고 나갑니다..
    어쩜 그리 잼있는 추억이 많으신지요..
    그런 완전범죄(?)를 저질렀으니, 푸우님의 아름다운 세상이네요..

  • 4. 꿀벌
    '04.1.7 4:52 PM (211.222.xxx.206)

    ㅋㅋ 저도 결혼전에 엄마가 도시락반찬 걱정 매일하셔서 그냥 아무거나 싸라고 했었는데
    제가 직접 싸보니까
    장난아니네요..(결국 3일에 2번만 싸오네요..)
    어제도 도시락 싸려고 만든 감자조림을 우리 낭군이 홀라당 다 먹어서 어찌나 허무하던지..
    근데 요즘 어린 학생들은 다 급식하지 않나요?
    전 한번도 못먹어봤는데
    참 다행이었던것 같아요 옛날에 태어난게~
    편식심해서 안먹는게 더많아서요^^

  • 5. 담쟁이
    '04.1.7 4:53 PM (211.207.xxx.140)

    푸우님!
    눈과 입주위에 웃음 주름살이 가득할것 같네요.
    재미있는 글재주에 웃고 옛추억에 웃으니 말이예요.
    몇년전에 17년만에 중학교 동창생이랑 연락이 되어서 전화선을 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그 친구의 도시락 반찬이야기에 한참을 추억속에 헤메이였었는데..
    그때 그 친구 도시락 반찬이 항상 고추장에 박아 놓았던 미약줄기였는데
    너무나 맛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침돌게 하거든요.
    도시락 추억에 저 또한 아름답게 웃고 가네요.

    푸우님의 추억과 함께...

  • 6. 치즈
    '04.1.7 5:08 PM (211.169.xxx.14)

    푸우님 ...진짜로 까먹었어요? 몬 산다...흐미.
    나도 시침 딱 잡아떼는 걸로 한 이름 하는데... 두손 들었습니다요.
    빵이라도 친한 척 하면서 한 쪽 사주시징...

  • 7. 변진희
    '04.1.7 5:46 PM (220.77.xxx.43)

    막 생각나는 엄마표 도시락
    하양밥위에 치즈 한장 그리구 노란 계란지단 덮은 그 도시락 그립네요
    밥 안먹는다고 아빠가 사다주신 분홍색 토끼얼굴 도시락도 생각나구요
    졸린 새벽 반찬 세가지 색깔맞춰 싸 주셨던 엄마의 고마움을 지금에서야
    절절히 깨닫고 있습니다
    khan님 따님도 그 고마움 아실꺼예요
    저도 직장다닐때까지 반찬투정하면서 싸갖구 다녔거든요
    지금 벌 받고 있어요
    제 아들 소풍이나 견학땐 보편화된 김밥 취미없어하고 디자인 색상 맛 모두 환상적인 메뉴를
    요구합니다.....머리에서 김나지요.. 엄마말씀이 "얘 딱 너다" ㅠ.ㅠ::

  • 8. 유진맘
    '04.1.7 6:12 PM (61.78.xxx.46)

    저는 밥 밑에 깔려있던 계란후라이가 생각나네요. 누가 뺏어 먹는다고 그걸 밑에다 자꾸 깔아주시는지.... 반찬도 늘 4가지정도로 해주시고.. 직장에 다니셔서 아침에 엄청 바쁘셨을텐데 ....그땐 몰랐어요..... 엄마의 사랑이었다는걸...

  • 9. orange
    '04.1.7 6:31 PM (218.48.xxx.26)

    ㅎㅎㅎ 푸우님의 완전 범죄(?) 네요.....
    공소시효 지났겠지요?? ^^

    저는 지금은 아무거나 없어서 못 먹는 지경이지만....
    예전엔 밥을 잘 못 먹었어요...
    도시락도 맨날 꼴찌로 먹구... 어찌나 늦게 먹었던지...
    친구들하고 수다 떨며 먹다보면 종 치대요...
    그러다 먹기 싫으면 남겨 가고도 싶었지만 저희 엄마께서 한 무서움 하시므로
    꾸역꾸역 먹었다는 슬픈 전설이..... 밥 안 먹으면 혼났어요... -_-;;

    먹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반찬은 친구들한테 습격을 받아 거의 초토화 되고
    맨밥만 퍼먹었다는 슬픈 전설도....

    그러고보면 요즘 애들은 도시락에 얽힌 재밌는 얘기꺼리가 없겠어요....

    여름에 온갖 비빔밥 재료들 가지고 오라 그래서 밥 비벼 먹기도 했는데.....
    누구는 참기름, 누구는 양푼, 고추장 등등....

    비빔밥 파에 못 낀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며 반 친구들 모두 한 숟가락씩
    퍼먹었던 그 비빔밥..... 그 때가 그립습니다......

    먹는 얘기만 나오면 왜 이리 수다가 긴지..... ㅎㅎㅎ
    푸우님 덕분에 즐거워졌네요.....

  • 10. 수풀
    '04.1.7 6:55 PM (218.235.xxx.13)

    푸우님 대단하셨군요.ㅎㅎㅎ
    khan님 혼식검열 세대신가요? 저도 밑에 들은 보리, 하나하나 꺼내 위에 심던 생각나네요.
    보온도시락은 구경도 못 해봤구, 김치국물 흘러 책의 여기저기 얼룩이 졌었죠.
    노래들으며 잠시 학생 시절로 돌아가 봤네요.

  • 11. 꾸득꾸득
    '04.1.7 7:02 PM (220.94.xxx.46)

    ㅋ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경지에 다다르는 수준이시군여...
    나의 건망ㅈㅇ 증세로 보아 아마 지후가 나중에 그런일 당하면 역시 내가 다 뒤집어 쓸듯한 이 불길한 예감!!!!!!-,.-

  • 12. 훈이민이
    '04.1.7 7:17 PM (211.51.xxx.37)

    푸우님
    저 배꼽 빠졋어요.

    모임사진서 보니까 얼굴은 새초롬 하시던데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왔대요?

    하여튼 치즈님과 환상의 82쿡 개그맨이라니깐~~~

  • 13. 푸우
    '04.1.7 7:38 PM (219.241.xxx.148)

    오~~맞아요,,
    오렌지님이 말씀하신,,비빕밥,,
    고3때 많이 해먹었는데,,,
    그땐,, 양푼도 씹어먹을만큼 식욕이 왕성했는데,

    치즈님,, 저두 빵이라두 주고 싶었지만,,그러면 더 들통날까봐,,,완전범죄를 위해 참았죠,,

    훈이민이님,,
    새초롬이요?? 하기야 전에 어떤 선배도,,
    절더러 미팅나가서 입열지 말랬어요,,

  • 14. beawoman
    '04.1.7 8:19 PM (211.228.xxx.220)

    하하하하하... 푸우님 못말려

  • 15. 이니스프리
    '04.1.7 10:06 PM (220.86.xxx.50)

    저는 중학교때만 도시락을 싸서 다녔는데
    부모님이 모두 직장을 다니셔서 3년 내내 도시락을 싸느라아주 귀찮았던 생각이 나네요
    한번 엄마가 싸주면 얼마나 편한지...
    정말 싸기 귀찮았는데 고등학교는 다행이도 급식!!
    그 맛없다고 모두들 말하는 급식을 편하다는 이유 하나로 열심히 먹었던것 같습니다
    가끔 도시락 투정하는 애들이나 급식하면서 돈을 숨기고 야자를 핑계로 도시락 싸오던 애들을 보면서[xxx들아..니네가 싸봐라..]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도시락 먹고 마시던 따뜻한 보온물병의 차 한잔도 생각나고요..
    왜 지나간 모든것이 그립고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 16. 꽃게
    '04.1.7 10:49 PM (61.43.xxx.144)

    학교에서 양푼에 비빔밥해먹은 세대는 모두 애기들입니다요.ㅋㅋㅋㅋ

  • 17. 거북이
    '04.1.7 11:03 PM (203.26.xxx.218)

    전 푸우님에게 참 감사해요...*^^*
    항상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를 마감하게 해주시고 그리고
    지난 추억을 생각하게 해주시고...
    신청곡 있어요?...저.
    다음곡은 < 이문세 >곡으로 해주세요...그럼 감사합니다...~.~

  • 18. 엠마맘
    '04.1.7 11:28 PM (202.156.xxx.130)

    태어나서 처음으로 싸 본 도시락이 외국인인 제남편을 위한 것이었죠
    저 왠만하면 제 음식솜씨땜에 안 하려고 거절을 했는데, 남편이 부득이 부탁을 해서므리...
    그래서 새 보온도시락도 장만을 했죠
    지금 기억이 나는건 김치에, 콩나물국, 멸치볶음 그리고 달걀요리정도였죠
    김치국물에 다른 음식맛을 모르게 될까봐서리 각각 조심스럽게 호일로 싸고 예쁘게 싸주려고
    노력을 했죠
    그런데 어느날 먹지도 않고(시간이 없었다고) 가져온 도시락을 열면서 저 그 쿡쿡한 김치 냄새에 아주 **맛이었습니다. 모든 반찬이 같이 한데 어우려져 김치혼합반찬이 되어 있더군요.
    나도 으윽할 만큼의 이 냄새를 맡는 사람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것도 우리 학교 시절처럼 누구랑 같이 둘러앉아 먹는것도 아니고 자기혼자 먹는 밥이 맛이나 있었겠어요.
    그래서 겨우 한달만에 마감을 했답니다. 그 한달도 참아준 남편에게 감사를 드리죠.

  • 19. 지성원
    '04.1.8 12:29 AM (220.121.xxx.3)

    저 국민학교때 이방이라는 이름의 반장놈이 하루는 야쿠르트에 또하루는 우유에 밥을
    말아먹으며 맛있다고 해서 집에서 따라쟁이 했다. 토하는줄 알았읍니다.
    그후 전학간 국민학교 오학년때 곱상하게 생긴 여자애가 반찬에 명란젓을 싸와서
    아주 맛있게 먹던게 생각나네요. 그당시는 명란젓인줄도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도 부의 상징이 아닐까 하네요.
    고등학교때는 도시락을 두개를 싸가지고 다녔는데 어쨋든 오전에 다 까먹고 매점에 가서 자갈치에 사발면 엄청 먹은 생각이 나네요.
    푸우님처럼 남의 도시락 까먹은 적은 없지만, 10여년전 친구세명과 신사동에 갔다가 그날은 일이 있어서 정장을 차려있었던차에 배꼽시계을 의식하며 남모르는 결혼식의 하객이 되어
    갈비탕을 아주 스릴있게 먹은 기억이 나네요. 먹으면서 꼭 기도는 했답니다. "하나님 신랑과 신부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 배고픈 저희를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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