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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샤워하는 남자.

아라레 조회수 : 1,587
작성일 : 2004-01-02 19:25:10
자기 남편이 가장 섹쉬해 보일때는?
이란 질문을 던져놓고 몇몇가지의 대답을 알아맞추는
아침프로를 잠깐 봤는데

베개를 바위삼아 바다사자처럼
방바닥에 옆구리를 늘여붙이고
멍한 눈으로 티비를 보는 남편을 보며

내 경우라면 없다...라고 웅얼거리며
흐트러진 물건을 주워담고 있는데
글쎄 나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주부가 많았는지
1위가 '없다'가 정답이었네요. ㅎㅎ

다른 순위권으로는 돈 벌어다 줄 때,
샤워를 하고 막 나왔을 때 등등이 있었구요.

남들눈에는 섹쉬하게 보여 순위까지 오른
샤워하는 설정이 저희집에서는
전혀 딴판이 됩니다. -_-

자꾸 아기 핑계를 대는 것 같지만
나도 한 때는 아침샤워의 상쾌함을 온몸으로
만끽하던 시절이 있었지만서두
작금의 현실은... 그저 세수할 때만이라두 좀 봐주라..
할 정도가 되어버렸군요.(울컥)

뱃속에 있을적부터 (임신중엔 왜 그리 덥던지...)
하루 3~4번의 샤워를 하면서 그때마다
"엄마 지금 샤워하고 있어. 너두 기분좋지?
지금껀 좀 찬물이네... 비누칠 해주니까 좋아?"
(불뚝 솟은 배에 비누칠하면서) 등등...
아기와 대화를 나눠가며 샤워를 했던 추억을
조것이 기억하고 있다가
자기만 빼놓고 샤워를 한다는 설움에 북받쳐서인지

엄마 혼자 욕실에 들어가는 꼴을 죽.어.도 못봅니다.
더 어릴적에는 업고서 세수하고 ...도 하고.(에구..)

살살 재워놓고 이제야 좀 씻을 수 있겠다며
좋아라 욕실로 들어가면 귀신같이 깨서
달려와 욕실문을 탕탕 거리며 서럽게 웁니다. -_ㅜ

그러니 하루 한번의 세수마저 사치가 되어버린 요즘엔
남편의 자유로운 샤워가 섹쉬는 커녕 곱게 보일리가 없죠.

난 애 땜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데
자기는 하루 2번씩 씻어대고 말야,
사람 약 올리는 것두 아니고...
빨래가 순 자기 팬티 뿐이잖아.
남들은 하두 안씻어서 씻으라 등떠민다는데
팬티도 이틀정도 같은 걸로 입고
더러우면 뒤집어서도 입고..응? 그럼 좀 좋아? 궁시렁궁시렁...

이렇게 내가 맘편히 씻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괜히 엄한 남편한테 더러움을 강요(?)하며
잔소리를 해대고 눈을 흘기고 삽니다.

한마디로 매일 샤워하는 남자 vs (멜랑꼬리해지면서)맨날 꼬리한 여자의
아침 대화는 "그만 좀 씻어" "또 씻어?" "나도 좀 씻자"의
서로 꼬리잡기식의 절규가 되어버립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이 엄마의 샤워를
울 아가가 허락해 줄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네요. (살껍질이 ㅋㅋ)

IP : 221.149.xxx.10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젤라
    '04.1.2 7:57 PM (219.248.xxx.84)

    베개를 바위삼아 바다표범처럼
    방바닥에 옆구리를 늘어붙어서
    멍한 눈으로 티비를 보는 남편을 보며

    내 경우라면 없다...라고 웅얼거리며
    흐트러진 물건을 주워담고 있는데
    글쎄 나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주부가 많았는지
    1위가 '없다'가 정답이었네요. ㅎㅎ

    동감,동감.......
    촌.철. 살.인 . 의 필력을 자랑하는 아라레님.
    저 오늘부터 아라레님의 폐인됨을 선언함돠. ㅋㅋㅋ
    애 얼른 얼른 키우시고 빨리 등단하소서.^^

  • 2. 김혜경
    '04.1.2 8:27 PM (211.201.xxx.171)

    팬티 뒤집어서 이틀 입기!! 하하하

  • 3. ㅋㅋ
    '04.1.2 9:37 PM (218.148.xxx.240)

    저도 그거 봤답니다. 없다'가 정답이라니 @@~
    전 남편이 옷갈아입을때 일부러 뒷모습을 보거든요.
    궁뎅이가 얼마나 이쁜지..ㅋㅋ

  • 4. 초은
    '04.1.2 10:27 PM (211.200.xxx.125)

    우리집도 남편 옷빨래가 장난 아닙니다.
    한 번 입고 제대로 걸어놓지 않으면 며칠 지나 그냥 빨래통으로 직행하기도 하구요.
    설 지나고 보름간 미국 연수 갔다 온다는데.. 이 남자의 고민은 오로지...
    팬티 15장과 양말 15+알파를 어떻게 챙겨가느냐.. 이것뿐이라는.. -_-;;;

  • 5. 꾸득꾸득
    '04.1.2 10:33 PM (220.94.xxx.46)

    저같은 분이 한분 더 계시다는게 이렇게 위안이 되다니.....
    참고로 4살이 되어도 내가하면 지도 해야 하는줄 알고 자동으로 옷벗고 따라 들어옵니다...--;

  • 6. 푸우
    '04.1.2 11:49 PM (219.241.xxx.227)

    ㅎㅎㅎㅎㅎ
    돈벌어다 줄때 섹시하다???

  • 7. 키세스
    '04.1.3 1:39 AM (211.179.xxx.80)

    우리 신랑은 섹시할 때 있어요.
    밤에 불끄면... 아~~~
    야한 상상 금지!!!!!
    19금 아닙니다. ^^;;
    어두울때 보면 옆얼굴 라인이 얼마나 멋있는지 ~ @.@
    낮에도 보인다구요?
    저~얼~대 안 보여요.
    잡티에 가려서 ㅋㅋㅋㅋ

    이정도는 돌은 안 날라오겠죠?

  • 8. 설순기
    '04.1.3 2:11 AM (202.156.xxx.130)

    저에겐 우리 신랑 샤워한후의 그 기름끼 빠진 뽀사시한 얼굴이 섹시해 보여요.
    저까지도 개운한 느낌이 들거든요.

  • 9. 아라레
    '04.1.3 9:38 AM (221.149.xxx.100)

    안젤라님. 졸필을 재밌게 읽어주시고 폐인선언까지... 황공하네요.
    어디로 등단할까요? 동네 슈퍼에?ㅋㅋㅋ
    꾸득꾸득님.. 애가 다 커도 그렇다면 도대체 어찌해야 합니까? ㅠ.ㅠ
    희망이 안보이네요.푸욱==33
    초은님. 저 목빠지게 기달리고 있어유... 반지 일러스트...-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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