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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설명을 해야할까...

오늘은 익명이고파 조회수 : 946
작성일 : 2003-09-29 12:12:33
어젠 시동생네 집들이에 갔습니다.
울 시동생은 士자 붙는 직업이지요.
저의 남편도 인기 많다는 師짜직업의 사람이지만 사는 형편은 천양지차입니다.
한마디로 우린 금전운이 없는것 같아요.
집을 사 7년이 넘어도 집값도 그대로였고(강남임에도...) 그나마 개업하느라고 팔았는데
그돈도 홀랑 까먹고 빚이 있네요. ㅎㅎㅎ
저 지금 지방에 전세살아요.

시동생집은 강북이지만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동네의 70평입니다.
11억 줬다네요.
집 수리에 2억 가까이 들고... 정말 새색시분통같더군요.
전 솔직히 어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더랬습니다.
제가 맏며느리고 울 남편이 맏이지만 울 어머님께 크게 효도하지는 못하고 삽니다.
그저 맘으로만 하고 살죠.
하지만 울 시동생네는 심적인거 뿐만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많은 원조를 해요.
큰아들이 못하는 효도를 작은 아들이라도 해주니 시동생이나 동서에게 제가 얼마나 고마워요??
시어머님 용돈하시라고 매달 몇백씩 척척 집어드리고...
그만큼의 돈이면 난 네식구 먹고살고 애들 학원도 보내는데...

아무튼 어제 우리 시어머님  기분이 아주 좋으셨어요.
지방 사는 시이모님들도 다 올라오셨는데 그 넓은집 구석구석 다니며
붙박이장까지 일일히 열어보이시고  첨단 가전제품까지....
사촌 형제들에게까지 자랑이 끊이질 않았죠.
울 동서가 천사표이기도 하지만 솜씨가 참 좋아 어젠 입주도우미 아줌마하고
저하고 셋이서 그 많은 친척들 접대를 다했지요.
전 주방에 있느라 거실에서 친척들이랑 다들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울 아들이 어제 그 집에 다녀오더니 별로 표정이 안 좋아요.
왜 그러냐고 밤늦게 살살 꼬셨죠.
첨엔 culture shock을 느낀데요. 무슨 말이야?? 하니까 띄엄띄엄 얘기를 하는데
요지는..아버지가 너무 불쌍하다는 거에요.
어제 모인 사람들이 시동생을 많이 치켜세웠나봐요.
축하한다...를 지나쳐 너의 富를 존경한다는 말까지 나왔다는거지요.
남편은 못들은척 외면하고 앉았더래요.
아버지가 너무 초라하게 여겨졌나봐요, 그쵸??
상대적인 박탈감이랄까???
솔직히 주위에 너무 잘난 사람이 많네요.
다들 박사에, 군인 친척들은 다 장성에, 60~70평 집에....
솔직히 우리 시댁쪽 친척들은 10개 가지고 있으면 '나 11개있네... 에헴...'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사람들 속에서 아버지는 두번이나 하던일에 실패하고 그나이에
남의 밑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보기에 안타까웠나보지요.
갑자기 할말이 없더라고요.
저도 사실 그렇게도 잘난 시댁 친척들 모임엔 그리 가고싶지 않은데
어린아이가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그냥 어제는 아이에게 이런말밖에 못했어요.
세상살이란게 모두에게 공평한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 속속들이 그 내면을 보면 또 한편으로는 공평하다.
우린 가진 부나 명예는 없지만 가족간에 화목하고 건강하잖니.
##할아버지네 봐라...
그집은 수십억 재산에 건강해도 아들들이 이혼한다고 속썩이잖아.
&&할머니네는... 할머니가 몸이 안 좋아 언제 어떤일을 당할지 모르고...
그래도 엄마는 너의 작은아버지가 안가지고 있는 이렇게 잘생기고 속깊은 아들도 있고,
똑똑한 딸도 있고, 아빠하고 사이도 좋잖아. 너희 아빠도 곧 좋은 시절이 올거야...

너무 유치한 소리였지만 어제같이 머릿속이 하얀날엔 별 할말이 없네요.
IP : 211.204.xxx.9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임현주
    '03.9.29 12:53 PM (211.215.xxx.153)

    아이에게 좋은 말씀하셨네요....맞아요...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평온해보이고 좋은일만 있을것같은집도 사실 말로 풀자면 끝도 없더라구요....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아마 좋은 일 이제 많이많이 생길꺼예요....저희도 지금 당장은 아이아빠 친구들보다 부족한것이 많지만 그래도 앞을보면 우리가 더 나을꺼라고...(조금 안정적이 사업을 해요...)다른친구들은 회사원이라 정년도 있지만 우리는 없잖아...하며 달래주면 그래도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더라구요...사실 저도 요즘그래서 제 친구와 좀 사이가 그런네요....제가 넘어가야할일인데도 그것이 잘안되네요....
    님도 지금 그런심정인것같네요....정말 가족 화목하고 건강한거 절대 당연한거 아니더군요...우리 작은일도 감사하며 살아요....
    님! 힘네시구요...든든한 아들에 예쁜딸보며 속상한거 좀 푸세요....

  • 2. 우렁각시
    '03.9.29 4:20 PM (63.138.xxx.121)

    장한 아드님 두셨네요...
    오히려 돈많이 못버는 자기 아버지가 한심해보인다는 아들들을 하두 많이 봐서요..휴우ㅡ.ㅡ
    시동생들이 시부모님도 챙기시고 또 남편분을 무시하시는 것도 아닌 듯하니..속상한거 푸세요.
    행복한 분이십니다....

  • 3. 김혜경
    '03.9.29 8:09 PM (218.51.xxx.33)

    오늘도 그런 얘기했는데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요...아드님께 잘 말씀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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