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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시는 시어머니
77세이신 시어머님이 4년째 혼자 살고 계세요.
제가 어머님의 막내 아들과 결혼한 이후부터이지요.
제가 셋째 며느리인데요.
큰형님 내외는 어머님을 모실 생각이 아직은 없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맏동서분과 성격도 너무 안 맞는 것 같구요.
그 점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같이 살지 않는다는 것뿐 맏며느리 노릇 잘하시구요.
문제는 어머님이 요즘 자주 편찮으시다는 겁니다.
기력이 없고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몹시 우울해 하시는데요.
혼자 사시면서 식사를 제대로 안 챙겨드시구요.
더구나 틀니를 하셔서 음식을 골고루 잘 드시지 못하세요.
진 밥하고 찌개 국물 같은 것만 드세요. 과일도 좋아하지 않으시고...
제가 보기에는 편식으로 인한 영양소 결핍과,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증인것 같은데요.
병원에도 가셔서 검사를 하셨는데, 특별한 이상은 없데요. 정신도 말짱하시고..
마음 속으로는 저와 같이 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전 자신이 없어요.
직업도 있고 대학원도 다니고 있어서 너무 바쁘구요.
게다가 남편도 다른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주말 부부랍니다.
오늘도 병원에 계신 시어머니를 뵙고 왔는데 마음이 너무 우울하네요.
제가 모실 생각은 없으면서도, 모실 생각이 없는 큰 형님 내외가 원망스럽기도 하구요.
저희 어머님이 보통 성격은 아니셨다고 해요. 지금은 많이 약해지셨지만요.
저에게만 유독 부드러우신 편인데요. (정말 죄송!)
꼬박꼬박 씹어먹기 좋은 식사를 챙겨드려야 하고, 무엇보다도 말벗이 필요하신 것 같은데.
친구분도 많지 않고, 노인정도 싫어하시고.
큰형님 내외는 어머님의 심리 상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세요.
신체상으로 큰 병이 없고,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약 드시게 하시니,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항상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고 설교만 많이 하시고...
저 참 마음이 무거워요. 둘쨰 형님 내외도 아무 말씀 안하시고.
그냥... 사연을 올려 봅니다. 비슷한 처지에 계신분 많겠지요.
1. 딸기
'03.7.28 10:44 AM (210.117.xxx.130)저랑 정말 상황이 비슷하시네요...
저두 삼형제 중에서 막내아들과 결혼을 했고, 시어머니 연세는 70 이세요.
어머니가 절 가장 예뻐해 주시고...
현재는 건강이 좋으신 편이긴 하지만...
안 좋아지시면, 전 제가 모시려고 해요...
저두 회사다니고, 모시고 싶은 마음이 큰것도 아니고...
위에 두 형님들이 계시니까 미루고 싶긴한데요...( 나이 차이도 많이 납니다. 15살 나요...)
어머니가 절 가장 딸 같이 예뻐해 주시고
절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시니까요
저희 집에 계시는게 어머니는 젤 좋으실꺼 같더라구요.
사랑하는 남편을 멋있게 키워주신 분이기두 하고요...
전 그냥,
같은 여자 입장에서
어머니가 어디에 계시는게 가장 마음이 편하실까를 생각해 봤어요.
한번,
사랑하는 남편을 한번 바라봐 주세요.
생각이 달라질꺼예요...2. vampire
'03.7.28 1:05 PM (211.119.xxx.211)딸기님 마음이 참 고우세요.
그리고 시어머니도 잘해주시나 봐요.
작년 까지 남편이 있을 땐 가끔 찾아뵈도 마음이 편하고 좋았는데, 남편 없이 저 혼자 어머니 댁에 가서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힘들어요.
전 원래 말수도 별로 없고 싹싹하지 못한 편인데 뭐라고 말을 붙이시면 꼬박꼬박 응대를 해드려야 하고, 심심하실까봐 뭔 얘기라도 해드려야 하고...차라리 설겆이를 하든, 일을 하고 있을 때 맘이 편하더라구요.
가면 보통 어머니와 저 두사람이 우두커니 앉아 TV를 보며 시간을 죽이는데(?) 전 집에 있을때 시간이 없어서 TV를 잘 안보거든요.
남편은 거리가 멀어, 격주로 집에 들리곤 할때가 더 많아요. 오면 피곤해서 잠만 자지요.
어머니 댁에 갔을때 친구분이라도 와 계시는 걸 본 적이 없고, 어디 근처에 마실도 안 다니시고, 안됐지만 인복이 좀 없으신 것 같아요. 주변에 사람들이 안 모이는 걸 보면요.
그리고 저 장녀인데, 62세이신 친정 어머니도 혼자 계시거든요. 나중에 친정 어머니 모시고 싶습니다. 엄마도 멀리가서 취직해 있는 아들은 어려워 하시고....3. 김혜경
'03.7.28 5:53 PM (211.215.xxx.23)vampire님도 참 마음이 고우시네요. 그런데 여건이 모실 여건은 아닌 것 같은데요.
형님들도 계신데 vampire님이 나서시기도 좀 그렇고...4. shu
'03.7.28 6:47 PM (61.48.xxx.228)네. 정말 착하시네요. 그런데 남편분과도 떨어져계신데, 과연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 트러블이 안생길까요. 너무 일방적으로 희생하시는게 아닌가 싶네요. 저의 이기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희생은 본인과 남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친정어머니도 혼자 계시고..
더구나 막내시라면서요. 물론 맏이나 막내나 다 같은 아들이지만.. 형님들과 상의해보세요.5. vampire
'03.7.28 11:41 PM (211.119.xxx.211)착한 게 아니구요... 모시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씀드린 것도 아니었는데요.
다만 지금 상황이 절 우울하게 한다는 거죠. 남편과 떨어져 있어서 더 그렇겠죠.
말씀...듣고 보니, 죄책감을 덜 가져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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