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무능한 남편의 질문

푸념 조회수 : 4,707
작성일 : 2011-08-20 17:13:23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이름에서 보시다시피, 남자입니다.

이 사이트는 어찌어찌하다보니 알게 되어서 가끔 글 읽고 갑니다.

유익한 정보가 많더라구요. ^^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작년에 결혼하고 지금 와이프가 임신 중입니다. 참, 지금 맞벌이 중입니다.

12월쯤에 애기가 태어날 예정입니다.

첨엔 별 생각없었는데, 요즘엔 나의 2세가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좋네요.

와이프가 애기 낳고는 출산휴가 쓰고, 미니멈 1년 동안은 육아 휴직을 쓸 계획입니다.
(다행히 육아휴직을 맘껏 쓸 수 있는 좋은 직장입니다)

어릴 때 애기는 직접 키우는 게 낫다고 하니까... 그 이후로도 복직을 하든 안 하든 왠만하면 저희가 키울 생각이고요.


근데 와이프가 돈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합니다.

지금 경기도 20평대 아파트에서 1억대 후반으로 전세 살고 있거든요.

근데 집도 좁고 오래된지라, 애기 있으면 큰 집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인근의 30평대 새 아파트로 전셋집을
옮겼습니다.

전세값이 좀 비싸서 5천 정도 대출을 받았구요.

그 중에 일부는 만기 일시 상환이지만, 일부는 거치기간 없이 바로 원리금 상환하는 거라서 당장 다음 달부터 돈이 통장에서 나가게 됩니다.

이제까지는 여유있지는 않아도 빚은 안 지고 살다가 빚을 지게 되고 월세처럼 돈이 나간다고 생각하니 걱정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래도 지금은 둘이 버니까 괜찮다고는 하는데, 문제는 육아휴직하고 나서라는 거죠.

제가 한 달에 받는 월급이(세금 제하고 통장으로 들어오는 금액) 350만원 정도 됩니다.

야근/특근 수당이나 보너스, 복지혜택 등은 제외한 금액이고요(수당, 보너스, 복지혜택이 그리 크진 않아요).

와이프의 육아휴직 후 매달 기본적으로 나갈 돈이 원리금 상환 금액 40~50만원, 연금/장마/복리저축 등 90만원 정도 됩니다. 토탈하면 월 130~140 정도네요.

원리금 상환 금액은 내년 5월이 지나면 25~30만원 정도로 줄어들 예정이구요.

만기 일시 상환해야 하는 전세금은 2013년에 장마 타는 걸로 갚을 계획입니다.

맞벌이 하다가 외벌이로 바뀌는 건데다(한시적이긴 하지만) 애기 낳으면 돈 많이 든다고 해서 저도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래도 월 200 정도면 급할 때마다 마이너스 통장 쓰고 해서 어찌어찌 살 수는 있지 않을까 싶은데, 와이프는 화장품도 못 사고 살 것 같다고 울상입니다.

지금 이사온 집은 지은 지 얼마 안 됐고 위치도 좋고 제가 봐도 집이 참 괜찮습니다.

그래서 와이프가 꼭 이사오고 싶어했구요.

저희한테 조금 부담이 덜 되는 다른 집도 있었는데(솔직히 전 그 집도 괜찮았습니다), 본인이 결정한 거면 초기의 어려움은 약간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습니다.


요즘 부쩍 누구는 부모님이 집 얻어준다는 둥 남들은 다 잘사는데 우리만 왜 이러냐는 둥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와이프 주변엔 다 부자들만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세상에 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건가요? 우리가 그렇게 가난한 건가요?

결혼할 때도 제가 모은 돈 1억이랑 부모님이 지원해주신 돈 합쳐서, 와이프 쪽에서 보태주는 돈이나 빚없이 1억 후반대 전셋집 구했습니다.

이 정도면 많이 부족한 건가요?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건 알겠는데, 저도 그런 얘기를 계속 들으니까 힘이 드네요.

사랑하는 와이프 행복하게 해주려고 결혼했는데 그래주지 못하는 것 같아 내 자신이 한없이 무력하게 느껴집니다.

‘이래서 부모님이 나 대학갈 때 그렇게 의대 가라고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고집대로 간 학과에서 공부도 열심히 안 하고 놀다가 겨우 졸업하고 그냥 이처럼 평범하게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슬퍼졌습니다.

주변에 잘된 사람들 보면서, 대학교 때 공부 열심히 할 걸 아님 부모님 말이라도 들을 걸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합니다.


쓸데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결론적으로 제가 궁금한 건 3가지입니다.

첫째, 갓난애기 키우면서 한 달에 200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한지?(생활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략 어떠한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둘째, 와이프가 돈 때문에 우울해해서, 위로해줄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셋째, 이건 개인적인 질문인데, 비싼 동네에서 살면 확실히 좋은 게 있나요? 애가 학교에 다니면 학군 때문이라곤 하지만. 솔직히 저는 학군도 잘 모르겠습니다. 강남 산다고 다 공부 잘하는 것도 아닌데, 전 솔직히 지방 출신이고 별로 부자 동네에 살지도 않았지만 공부 잘했거든요(지금은 비록 허접하지만ㅠㅠ).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잘 이해는 안 갑니다. 조금만 더 나가면 싼 지역이 있는데, 여자들은 싫어하더라구요.


내가 아는 사이트 중에 여성 분들이 많은 곳은 여기 밖에 없어서 올려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03.247.xxx.12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8.20 5:52 PM (125.186.xxx.132)

    음 친정부모는 못도와준대요?

  • 2. ...
    '11.8.20 6:05 PM (220.117.xxx.51)

    남편 분이 참 좋은 분 같네요 ^^ 서운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마음 아파 하시고.

    아내분은 남편분이 이렇게까지 마음 아프고 신경쓰시는 걸 모르니

    푸념하듯 별 생각 없이 상대방에게 아픈 말을 던지는 듯 합니다.

    임신 때문에 조금 예민하고 우울한 것도 있을 테구요. 한 번 터 놓고 이야기를 하세요.

    아가도 기대되고 당신 몸도 걱정되는데 돈 때문에 마음 편치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

    그 생각을 하면 항상 내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모자란 듯 해 마음이 아프다.

    너무 미리 불안해하지 말고 내가 최선을 다해 당신과 아이를 위해 노력하고 살테니

    우리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보자. 당신이 그렇게 말할 때 마다 내가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당신을 이해하지만 우리 현실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한 번 이렇게 말씀해 보세요. 아마 아내 분이 미안하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분이 선택하신 분이니까요. 그냥 푸념하는 거고 그 말이 남편 분에게

    이렇게 스트레스가 될 거라고는 생각 안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쁜 말인 거거든요... 평균 보다 상위 신랑이시구요...

    그니까 한 번 좋게, 와이프 입장을 이해해주면서 마음 속을 털어 놓아 보세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 3. ...
    '11.8.20 6:07 PM (220.117.xxx.51)

    그리고 절대 무능한 남편 아니십니다.

    대한민국 평균 이상이에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1%를 원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구요.

    그리고 와이프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대한민국 1% 남편감이신 것 같네요.

    사람은 손에 쥔 행복은 그저 자기 것 같고 갖지 못한 것만 원하지만

    이러다 남편 분을 다치게 하거나 잃으시면 아내 분은 너무 너무 후회하실 겁니다.

    그러니 터놓고 말씀하시고 행복해지세요!

  • 4. 친정에서
    '11.8.20 6:18 PM (114.206.xxx.43)

    한일억해오라고 해보세요. 남편분이나. 본가에서. 많이. 해주셨네요

  • 5. 생활비는
    '11.8.20 6:32 PM (114.206.xxx.43)

    어느정도는 고무줄이라고 봐요

    줄이면 한없이 줄어지고 그것도 어느정도이긴 하겠지만 늘이면 한없이 늘어지는....분유대신 모유먹이고 피부에 않좋은 기저귀대신에 천 기저귀 하면 별로 돈 들어갈것 없을것 같아요

    그리고 손수건 쓰면 될텐데 물티슈는 왜들 그렇게 헤프게 쓰는지...

    내가 하루종일 그 찝찝한기저귀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싫은데 아기들도 말을 안해서 그렇지 그 연약한 피부에 얼마나 가렵고 싫을까...

  • 6. ...
    '11.8.20 7:13 PM (118.176.xxx.72)

    좋은남편에 어리석은 부인입니다.. 그리 돈걱정을 할거면 좋은집을 어느정도 포기하든지
    할것이지 스트레스 받을거 알면서 선택한 후에 사서 걱정을 하는군요.
    어쨌든 200만원으로 3식구 얼마든지 잘 살구요. 돈타령 안해도 됩니다.
    쓰자고 들면 500만원인들 남겠어요. 형편껏 살아야죠....

  • 7. 대화
    '11.8.20 8:01 PM (121.135.xxx.240)

    1. 음 애없이 둘이 100만원에도 살아 봤는데요.. 200은 충분할 거 같구요.
    2. 어떻게 위로하겠어요? 자기눈을 자기가 낮춰야지.. 여기 쓰신 내용을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잘 쓰셨는데..)
    저는 아직 남편이 누구누구네 부인은 어떻다 그런 얘기를 한번도 못들었는데 만일 들으면 대답할 말은 있어요.
    그럼 그 년(죄송~)이랑 결혼하지 왜 나랑 결혼했니 하구요. 음..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라고는 못하겠고
    우선 임신중이니 먹고 싶어하는 맛있는거라도 먹으면서..
    3. 애가 태어나지도 않았잖아요. 벌써 학군 걱정을 하시나요. 집을 산 것도 아니고 전세라면서요.

    제 생각에 남편분 정말 1% 안에 들어갈 거 같아요. 위에 적으셨듯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시고..
    그런 분이 선택한 부인이니 괜찮으신 분일거 같아요. 허심탄회하게 두 분이 서로 대화하시면 잘 해결될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7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6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1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5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8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7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6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5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0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3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3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3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2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0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7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