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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했는데

조회수 : 3,520
작성일 : 2011-08-17 12:52:58
이혼하고 혼자 5세아 키우고 있습니다. 이혼한지 1년좀 되었구요.
이혼한 분들 여기서 글을 보다 보니까
윤여정이 조영남이 나쁜 사람 아니고 미친사람이라고 한 얘기를 보니 이건 완전 내 얘기네..싶어서 로그인하게 되네요. 혼자 애키우고 일하고 돈벌고 하니까 바쁘긴 한데 연휴되면 참 외롭고 내 인생은
미친놈한명때문에 이게 무슨 꼴인가 싶어요.
하지만 그 미친놈을 선택한 게 제 잘못이니까 어디가서 제 전남편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미친놈이라고
얘기도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참 답답합니다.
너는 왜 그런 미친놈하고 결혼을 했냐는 얘기밖에 나올 게 없어서요.
속아서 결혼했다 그러면 너는 바보니? 라고 할 거거든요.
제가 다른 건 똑똑해보이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혼자 가만히 생각해도 뭐에 씌웠지 어떻게 그렇게
초등학생도 의심해볼 뻥들을 고스란히 다 믿고 결혼을 했을까? 하루에도 여러번 그런 생각을 해요.
애에게는 새 아버지가 필요한데 재혼을 할려면 우선 제가 이혼을 했다는 것부터 오픈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겉보기에 멀쩡한 여자가 이혼을 했다면 왜 했는지 이혼 사유 궁금하겠지요.
그 사유를 설명하면 저는 바로 바보...가 될 것 같구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디가서 저 사실 이혼했다고 티도 못내고
꾸역꾸역 애랑 살아가고 있네요.
윤여정 얘기 보니까 울컥해서...

도대체 세상에 왜 이렇게 미친놈들이 많은 걸까요? 겪어보니
미친놈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미친짓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없더라는 것...
논리와 이성으로 설득되지 않고 최저선의 상식이 없더라는 것...

이혼한지 일년인데 간신히 양육비만 보내고 자기 자식 한번 보러온 적이 없구요
간단한 짐만 챙겨서 나가더니 자기 짐도 고스란히 두고 끝입니다.
이혼하게 된 건 문제종합선물세트여서 크게 결단해서
너 소송을 당해볼래 그냥 이 조건으로 합의이혼할래..라고 제가
강경히 나가서 깔끔히 양육권 친권 모두 제 앞으로 돌려서 했는데

근데 겉보기엔 멀쩡하게 생겼고 말주변 좋고 인상좋게 생겼단 얘기를 들으니까
분명 어디가서 저를 얼토당토않게 말하고 다니겠죠?
도대체 미친놈은 답이 없어요.
조밑에 이혼고민하시는 분 보니까...
미친놈 붙들고 5년 싸우다가 미친짓의 막장 끝을 보고 정리한 일인..씁니다.

이혼 자체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내가 왜 그걸 참고 살았나..더 살았음 나 큰병 걸렸겠다 싶어요.

IP : 175.211.xxx.1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8.17 1:01 PM (14.45.xxx.165)

    잘하셨어요. 근데 왜 그런 사람을 선택했나 나는 바보 이런 생각 버리세요.
    그땐 결혼할당시에는 나쁜점도 좋게 보게 되고 또 거짓말도 알아도 이해 하게 되고 감싸 주고 싶고 그랬을 꺼예요. 지나고 보니 다 뻔한 거짓말 이었어도 그당시에는 어쩔수 없었다는 거죠.
    이제 이렇게 결심하신거 지난날에 자신에게 바보라는 생각 버리시고 당당한 엄마로 열심히 사세요. 그리고 제주변에도 결혼 6개월만에 이혼한 친구 있는데 저는 그친구에게 그사람을 왜 선택했냐 바보다 안합니다. 그 친구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요..남들도 님에게 그렇게 생각안할꺼니
    긍정에 힘으로 아이에게 좋은 엄마에 모습 보여주세요.

  • 2. 어머
    '11.8.17 1:06 PM (125.137.xxx.251)

    저하고 상황이 정말 비슷하시네요..저도5세남아키우는 싱글맘이구요...1년지났네요..
    전 소송까지해써 친권양육권가지고왔어요...뭐 분할할 재산같은건 없었구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한번씩...
    내눈을 내가 찔러버리고싶고..내인생이 너하나땜에 이리 꼬였다고 꿈에서 막 따귀때리고발로차고 합니다..결혼생활이란걸 할수없는 사고방식의 사람인것을 5년의연애중엔 제눈에 뭐가씌였는지 보이지도않았고..내가잘하면 다 잘될거란 안이한생각에 결혼결심했었지요
    이혼전 2년동안 악다구니치며 살아보겠다고 미친척하고 살았으나...안되더라구요.
    경제력도없고 책임감도없고 의지박약에 자존심만세서 맨날 악쓰는 나만 나쁜사람만들었어요
    그래도 난 가정이라고 지켜야한다는 일념에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외도문제앞에선....가슴이 싸~해지면서 이젠 끝이다...하며 이혼소송준비했었습니다.

    이사람은 꼬박꼬박 애를 보러오려고 합니다..정말 싫습니다..아이가 헷갈려해서 좀더크면 보여주고싶지만 본인이 아이보고싶은것만 생각합니다.

    친정부모님과 같이살고있는데...
    저땜에 피눈물흘렸던 엄마의 모습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에서 뭔가 막 치밀어오르고..
    홧병날것같은거..꾹 눌러놓고 있어요

    재혼이고 뭐고...남자는 다 꼴보기싫고..믿지못합니다..
    아들아이 잘 키우고....노후준비해서...멋지게 살아보려 노력중입니다..

    한번씩 자게에서 이혼한집 자녀와의 혼사는 꺼려진다는 글을 볼때...무서워지긴 하지만..이겨낼거구요...

    원글님도 홧~팅하고 힘내세요....

    이혼직후...내잘못인가싶어...자책을 많이 했었어요...이젠 좀 나아졌습니ㅏ...휴~~

  • 3. 저는
    '11.8.17 1:26 PM (221.138.xxx.83)

    나이가 중년에 접어들었지만
    이혼을 한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고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처럼 생각하는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 많으니 걱정 마시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도 님의 진면목을 알게 될테니
    미리 걱정하는건 기우라 생각됩니다.
    좋은 인연 만나시길...^^
    힘내시고

  • 4. 에고~~
    '11.8.17 1:29 PM (112.172.xxx.233)

    토닥토닥 힘내세요^^ 요즘 이혼이 무슨대수라고 아이를 위해서 탁월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하시고 기죽지 마시고 혹시 누가 이혼했다고 무시하면 확~~물어뜯어 버리세요

  • 5. 제이엘
    '11.8.17 1:42 PM (203.247.xxx.6)

    왠지 마음이 가는 글이네요...
    더 보란듯이...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 6. 은우
    '11.8.17 1:44 PM (112.169.xxx.152)

    오죽했으면 이혼을 했을라구요.
    이혼이 전혀 흠 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아이의 새아빠 자리는 너무 성급한 결정 내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살다보면 서서히 인연이 나타날거예요. 힘내세요^^

  • 7. 정말
    '11.8.17 1:55 PM (121.54.xxx.42)

    오죽했으면 이혼을 했을라구요..222222222

    저도 요즘 남편과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글을 보니 남의 일 같지않네요.

  • 8. 힘내세요
    '11.8.17 2:12 PM (58.232.xxx.242)

    제 주변을 봐도 여자들은 왠만하면 가정을 지키고 싶은 본능이 강합니다.
    어떻게 저러고 살지? 하는 상황에서도 이혼을 쉽게 결정 못하구요.
    정말 해도해도 안되는 경우 이혼을 선택하더라구요.
    힘내시고 앞으로 행복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9. .
    '11.8.17 3:20 PM (211.176.xxx.4)

    이혼은 그냥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겁니다. 누군가와 결혼이라는 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는 것뿐. 연애와 결혼이 크게 다른가요? 단지 그 차이죠. 그런데 이혼은 그 계약을 해지한거니까 원래 상태로 돌아간거죠.

    결혼 자체를 안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행을 가도 떠나기 전과 달리 크게 실망하고 돌아올 수 있죠. 여행지에서 험한 경험할 수도 있는 것. 누가 그걸 예측할 수 있을까요?

    전 남편이 님의 자식에게 면접교섭의 의무를 이행하든, 안 하든 그 사람 인생입니다.

    님 인생이 행복해지면 지금 느끼는 감정들은 저절로 사라질겁니다.

  • 10. 힘내세요
    '11.8.17 4:52 PM (121.138.xxx.2)

    씩씩하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셔야지요.
    지금까지 고통스러웠던 것, 정리하고 새로운 길 찾으셨으니,
    이제 해야할일은, 님이 행복하게 사랑받으며 사는 것이구요.
    아들 잘 키워서, 좋은 엄마, 좋은 딸 되시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님을 정말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이상적인 사람이 나타날 겁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구요. 기운내셔서...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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