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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또 어떤 방법으로 제 맘을 추스러야할까요.

산넘어산 조회수 : 1,836
작성일 : 2011-08-14 10:57:57
남편하고는 6살차이나요.

아직 결혼식도 못올렸구요.
남편에게 받은건.. 매달받는 150만원의 생활비밖에 없어요.
월급통장을 본적도.. 월급외에 영업해서 버는 돈은 규모가 얼만지.. 어디다 쓰는지도 알 수 없어요.


제가 사용하는 신용카드 한장빼고는,
남편이 사용하는 카드는 회사로 고지서가.. 어디서 얼마를 쓰고 다니는지 알 수 없어요.


저희는 섹스리스, 애정리스 부부에요.


섹스리스여도 사이는 좋다, 남편은 다정하다 하시는분들이 저는 부러워요.
그것만이어도 살 수 있을것 같아요.
부부관계가 없어도..


매달 남편에게 욕먹어요.
잘 깍이는 감자깎이를 샀어도. 주방을 진상을 치면서 고구마하나 깎아먹는다고
꺼내들고.. 이건 왜 또 돈주고 샀냐고. 전에건 어쨌냐고.. 욕을욕을.. 하여튼.. 너는..

늦은나이에 책펴고 공부를해도.
학교때나 공부하지 하여튼.. 너는.. 니가 무슨..


얘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남편은 티비보다가 거실에서 자구요.
저는 안방에서 아이랑 자요.
같이 살이 부딪힐 일도 없구요. 부딪힌다면.. 지나가다가 제 이마를 툭!때리는거 정도?


그놈의 차는 있어도 얻어탈일도 별로 없어요.

자기 자식한테 생일날 블럭을 사줘도 욕을 바가지로해요.
그러면서 명절에 조카한테는 비싼 축구화를 사주죠. 삼촌으로써 해준게 없다나..
그게 축구화 세개짼데...


자기 자식한테는 운동화 하나를 사주려고해도.
집에 신을만한게 있냐없냐. 다 가져와봐라. 억지로 신겨보고 어쩌고..
자기 옷을사러 리복매장에 갔다가,
아이가 28000원짜리 세일하는 빨간색 샌달을보고
제발 사달라고. 사달라고 하는데. 안사줘요.


아이가 제 용돈 만원보탤테니까 사달라고하는데도
자기옷만사고 안사줘요.
물론 제 생활비로 사주지요.



남대문에 데리고가서 아이 만원짜리, 오천원짜리 티셔츠 사오면
애 옷은 금방크는데 왜 맨날 사냐고 욕해요.
3년째 입은 티셔츠가 동네사람 보기도 민망해..
인터넷으로 티셔츠 두어장 사입으면 니가 무슨.. 돈이나 아끼지 옷을샀냐.
옷도 뭐 그런걸 샀냐.


그러면서 자기옷은 백화점에서 로가디스 매장에서사요.
거기옷이 아니면 못입겠다나요.
지*병나셨죠.



아이 학습지 신청할때도,
태권도에 보낼때도..
욕을 먹었어요.
돈들어간다고..


일주일에 3~4번 많으면 5번 새벽1시는 기본이고. .안들어올때도 있어요.
결혼식도 안해 가족끼리 여행한번 안가본 인간이
회사에서 가는 해외여행은 올해가 세번째였어요.
그리고 주말에는 잠만자요.

예전에는 정말 트집잡고 싸우고 울고.. 싸우다 맞고, 제 손이 꺾어져 한달을 손을 못쓸정도로
다치기도 하고 그랬지만.. 중간에서 그걸 듣고 보고 있는 우리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그래도. 평일에는 아이랑 맛난거 해먹고, 친구불러 반찬만들어 같이 저녁먹고,
주말에는 냉장고 비워놓고. 먹을거 없다고. 라면이나 끓여먹고,
롯데월드로 어디로 아이와 둘이 놀러다니고.
저녁에 들어와 티비보고, 주말에 집에서 퍼자는거 꼴보기싫어
도닦는 심정으로 열심히 공부도 하고.
큰소리를 내지 않고 있어요.

우리 아들 크면..
우리 아들이 어른이되면.
이노무 새끼가 기껏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키워놓으니.
불행했다는둥.. 왜 이혼을 하냐는둥 이해를 못해도.

다 버리고 이혼해서 나가야지. 그 생각만 하면서 살고있어요.
어차피 나중엔 안볼거니까..
얼마를 쓰는데 얼마를 버는데, 생활비는 조금만주고. 돈없다고 욕을하는지..
밖에서 뭘하길래 매일 늦는지..
덜 억울하더라구요.

제 나이 34이에요.


나중에 이혼하면. 돈 벌어서 돈 모이면 혼자 여행다니고.
그러려고 영어공부도 열심히하고 있어요.


그런데 올여름에.. 이놈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겠대요.
갈데가 없다고..
갈데를 알아보지도.. 어딜갈지 저와 상의도 없이.. 언제나처럼 아이랑 셋이 여행은 한적없으니.
휴가를 반납해서, 추석때 시댁에갈때(대구) 휴가를 쓰겠대요. 시댁에 오래 있겠다고..

첨에 좀 싸우다가.. 그래..
휴가때 집에서 밥해먹이고 뒹굴지 않는것만 해도 어디냐싶어서
단념했습니다.


며칠전.. 간만에 얻어탄 그놈의 차에 골프채가 실려있더군요.
친구가 골프를해서 대충은 아는데..
골프 돈이 많이 들어가는 걸로 아는데..


무식하니. 목소리 높여 우기면 다 통한다는 인간이라..
골프채도 누가 공짜로 줬다. 어쩌고... 당당하데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더니 골프연습한다고 나가네요.
하하..


힘내야죠. 여기서 주저앉으면 우울증이 도져서 또 약먹어야할테니까요.
힘내야죠. 고혈압에 당뇨까지.. 혈압오를테니까요.
힘내야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데.. 낼모레 생일인 엄마가 허무한것 정도는 참아야죠.
힘내야죠. 니 생일인데 어쩌라고? 하는 인간한테 뭘 바라겠어요. 아들이 만원짜리 귀걸이도 사줬는데요..된거죠.
힘내야죠. 돈들여 골프치러 가셨는데.. 저도 롯데마트가서 비싸서 엄두도 못내던 수박한통 사와야죠.


아들래미랑 닭갈비집 둘이가서 점심도 사먹으려구요.
IP : 222.232.xxx.24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8.14 11:07 AM (122.38.xxx.90)

    잘하고 계시는 거에요. 남편이 그렇다고 암것도 못하는것보다 훨 나아요
    꼭 수박도 사드시고. 닭갈비도 드세요. 귀걸이 사주는 아들 있다는게
    어디에요. 무슨 공부하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경쟁력을
    갖추셔서 자립하세요. 너무 아까운 나이에요 그냥 사시기엔.
    화이팅하세요

  • 2.
    '11.8.14 11:13 AM (203.226.xxx.133)

    눈물 나네요
    마치 오래전 가물 가물한 기억속 내 이야기 처럼. ...
    음 울집에 있는 인간이랑 비슷한 인간이 또 있었네요
    님 힘내세요
    님의 용기에 박수를

    저도 용기 내려고 합니다
    님의 말이

  • 3. 원글
    '11.8.14 11:24 AM (222.232.xxx.246)

    감사합니다.
    그냥 영어공부 하고 있어요. 경제력을 갖추는 공부는 돈이 들더라구요.
    아이가 아직 어리기도 하고.. ^^;;

  • 4. 11
    '11.8.14 12:00 PM (121.73.xxx.35)

    요즘도 저런남자가 있다니..참 놀랍습니다.
    이혼은 생각안해보셨나요..?
    그렇게 사니 차라리 이혼을 하심이 좋을거같아요(죄송해요)
    이혼하자하면 맞을거같기도 하네요.

    자격증은 제말대로 일식조리사를 하세요.
    이게 어디 외국나가서도 쓸모가 있답니다.
    한번 시도해보세요.
    서른넷.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남편놈땜에 너무 힘드시네요.
    위로드립니다. 그래도 아직 젊으니 뭐든 가능해요.

  • 5. ,,,
    '11.8.14 12:24 PM (110.14.xxx.164)

    죄송하지만 그런 남편이랑 6년 사신게 신기해요
    애정이 없음 월급이라도 넉넉히 주던가 참견을 말던가
    돈도 그렇고 온갖 구박에... 남편분은 성격 자체가 문제가 있어요
    치료가 필요할거 같은데 ... 안하겠죠
    포기하고 님 뭐라도 해서 경제력 갖추고 돈 버세요 그래야 이혼도 멋지게 합니다

  • 6. 토닥토닥
    '11.8.14 12:32 PM (112.104.xxx.138)

    원글님께서 담담히 써내려가신 글을 읽어보니
    진흙탕에서 피어나는 연꽃이 떠오르네요.
    그런 남편과 사는 건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현명하게 길을 찾아가시는 듯 보입니다.
    아이가 어릴때 열심히 영어공부도 하시고,이것저것 알아보시고
    아이좀 크면 본격적으로 자기계발에 집중하시면 될 듯 합니다.
    지금도 절망만 하지 않으시고 극복방법들을 찾아가시면서 희망을 갖고 사시니
    앞으로도 점점 좋아질거예요.

    악처가 소크라테스를 만들었다고 하는 속설처럼
    나쁜남편이 원글님을 더 발전시키는 자극이 될 것입니다.
    남편도 그리 행동하는데에는 나름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어쨌거나 인간적으로 어리석은 놈이고요.
    불쌍한 인간이다 생각하세요.
    지새끼한테 박하고 남에게 후한 사람치고 마음에 병이 없는 사람이 없답니다.

    원글님은 고통을 승화시키면서 잘 사실거 같습니다.
    힘내시고요.
    좋은날 올거예요.

  • 7. 원글
    '11.8.14 1:31 PM (222.232.xxx.246)

    다들 감사해요.
    좋은 말씀..
    지금 7살난 아들은 샤워하고있어요. 요즘 머리만 감겨주면 그런대로 잘 씻네요^^
    아들하고 같이 청소도 했구요. 걸레쥐어주며 먼지닦으라고 맡겨놨더니. 키보드 사이사이
    젓가락으로 쑤셔가며 깨끗이 닦아놓았네요.
    아빠가 도와주면 이렇게 땀흘리지 않을텐데.. 하는 어린아들을 보면서
    울컥하지만. 얼른씻고 방학숙제 한가지 끝내놓고 닭갈비집에 가려구요.

    이혼은 여러번 생각했습니다.
    친정에서 친정엄마가 제 카드로 빚을 1억3천이나 만들어놓으셔서
    개인파산, 면책자여서 취업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혼전에는 경리로 일하다가
    엄마의 카드빚이 제 명의여서 회사그만두고 남편과 살림차리기전까지.
    밤새서 김밥을 쌌었습니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출근하는 사람들 상대로 오빠와 같이 팔았구요.
    지금도 엄마는 식당, 오빤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면서 하루벌어 하루먹습니다.
    이런 제 형편에 오히려 친정갈때 냉동실의 생선이라도 가져가야 맘이 편해서..

  • 8. 원글
    '11.8.14 1:35 PM (222.232.xxx.246)

    이혼을 해도 아이가 아빠랑 살면 큰집에 보내질텐데..
    아주버님은 남편보다 몇술 더뜨는 사람이라, 그집에 아이가 보내지길 원치 않습니다.
    저랑 살면 아침부터 밤늦도록 일하고 아이는 외로울텐데.. 그것도 싫어서 참고있어요.

    첨엔 힘들어서 친구들에게 많이 말했는데
    행복한 결혼생활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아니라 아이까지 무시당하는 기분에.. 자격지심에..
    오늘도 이곳에 하소연했네요. 맘이 가벼워졌어요. 감사해요^^

  • 9. 가로수
    '11.8.14 2:28 PM (221.148.xxx.16)

    좋고 젊은 나이에...맘이 너무 아파요
    그래도 원글님 참 현명하시네요
    남편의 유책사유 증거를 차근차근 모으시고 정확한 상황으로 일기도 쓰세요
    나중에 중요한 자료가 될거예요
    남편이 눈치채서 재산을 이전하지 않도록 신경쓰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시구요
    님의 그런 태도는 아이도 안정되게할거예요
    지지합니다 맘속으로 많이 응원해요

  • 10. 가슴쓰린 사연...
    '11.8.14 4:27 PM (222.112.xxx.48)

    힘들겠네요...하지만 이겨낼 수 있어요
    삐거덕삐거덕 하나 둘 쌓인 일들이 큰 골이 되어 서로에게 못할 짓이 되었네요
    관계 개선 할 수 있다면 원글님이 먼저 시도해보세요
    남을 변회시키는건 정말 어려우니까요
    아이와 행복하길 바래요,,,건강 잘 챙기고요

  • 11. ..
    '11.8.14 9:08 PM (119.192.xxx.203)

    힘내세요. 글을 읽는 내내 엊그제 봤던 ebs 다큐프라임 남편이 달라졌어요 3부가 생각났어요. 그집 아저씨도 참 아내를 무시하고 돈 제대로 못 쓴다고 타박하고 그런 남편이었거든요.. 님 지금도 잘하고 계시지만 그 프로그램 보셨으면 좋겠어요.. 천하에 몹쓸 인간 같은 남편이지만 본인이 행복한 가정을 몰라서 그러는 걸 수도 있어요. 본인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아내탓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이혼도 방법이지만.. 그 전에 같이 부부상담치료를 받길 권해요.. 슬프게도 아내 말을 신뢰하지 않는 남편이지만 전문가의 말은 신뢰할 거에요.. 전문가의 말이 곧 아내의 속마음 아니겠나요..

    저도 불행했던 부모님 밑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아이가 너무 마음에 쓰입니다. 부모는 나름의 발언권이라도 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주체이지만 어린 아이는 그저 감내할 수 밖에 없잖아요.. 아이가 지금은 착하게, 어머니 말대로 자랄지 몰라도 응어리는 어른못지 않을 거에요. 학교에 가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친구들의 집에 놀러가고.. 행복한 집을 배경으로 하는 TV드라마를 인지하게 되고.. 그러면 우리 부모님, 우리집이 얼마나 행복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은가 깨닫고 굉장한 상처를 받을 거에요.. 그 상처는 집이 행복해지기 전까지 치유되지 않을 거고요.. 제 경우는 사춘기때 그 응어리들이 발산되서 엄마한테 엄청 모진 말을 건넸습니다. 왜 나를 낳았냐고 행복하지 않다고 등등등.. 잘 하시겠지만 아이 말 경청해주고 소통이 잘 되는 어머님이시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성바른 아이로 잘 자랄 것 같아요.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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