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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의 커밍아웃..

누나 조회수 : 19,235
작성일 : 2011-08-10 01:39:28
다섯 살 아래 남동생입니다.....


집에 들어오면서 너무 울어서 머리가 아프네요. 지금도 계속 울고 있네요.



이제 서른이구요. 술 한잔 하자고 하더니, 저런 얘길 하네요.




솔직히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어요.

제 동생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너무 키도 크고 남자답게 잘 생겼는데..

여자한테 너무 잘 하고 여자 대할줄 아는데.. 여자친구가 군대 이후로는 없었거든요.

주변에서 보면서 혹시나, 혹시나.. 아니겠지 생각했었는데. 듣는 순간 가슴에 쾅.. 하더군요.



집안 어려운데도 혼자 독하게 이루어낸 앤데..

학원 하나 안 다니고 과외 하나 안 받고 지독하게 해서 부자 사촌들보다 좋은 대학 가서

늘 기죽어 사시던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고.. 그랬던 동생인데...

뭐가 부족해서 여자가 없을까... 했었어요.

저녁시간에 통화하면 운동만 하고 있고, 그런 눈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긴 했는데...

근데 정말.. ‘쾅’ 이더라구요... 제가 여자친구에 대해 물으면 표정이 좀 안좋긴 했었어요.. 많이 물었거든요...




왜 얘기하니... 그런 말은 하면 안되는 것 같아서...

근데 차라리 저한테 얘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그래도 나라도 알아야겠다는 마음도 들고... 그런 뜻에서 말했겠죠...




부모님한테는 말씀드릴 생각이 없다고 하고. 저도 동의했어요.

많이 배우지 못하셨고 신앙이 깊은 분들이라서, 그냥 모르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자기는 자살기도도 했었다는 말에 놀라서 제가 막 울었어요.

그리고 누나 자식 내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살겠다는 말에 더 눈물이 막 나는데...

그 순간엔 그냥 내 동생이니까, 받아들여야겠다라는 마음이 너무 커지더라구요....



부모님이랑... 결혼 얘기를 넌지시 꺼냈는데, 정색을 하네요.

누나는 매형이 남자를 좋아하면 받아들일 수 있냐고.

매형이 남자를 좋아하는 걸 숨기고 누나랑 결혼해서 누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그게 누나 탓이라고 생각할 것 같지 않냐고. 너무 인생이 지옥같을 것 같지 않냐고..

평생을 연기하면서 살라는 얘기냐고... 효도하자고 여자 하나 인생 망쳐야 되냐고...

할말이 얼른 안 떠오르더군요. 그래도 제 동생이니까. 결혼하고 자식 낳고 행복했음 하는 마음이 너무 커요...

그래도...




잘 모른다고, 고칠 수 있는 건 아닌거 안다고, 니가 행복하면 된 거라고 이야기해줬어요.

동생의 의지가 결연한 듯 했어요. 원래 그런 아이이긴 하지만..

어릴때부터 자기 앞가림은 지독하게 잘해냈던 애고.. 독하게 해냈고..

저한테도 너무 잘하는 멋지고 예쁜 동생인데... 울 남편만큼 사랑하는 남동생인데...

지금 너무 속상하고 슬프네요.




한 살 어린 동생을 만나고 있다는데 제가 너무 괜찮은척을 하다가..

조만간에 함께 식사라도 하자고 엉겹결에 말했는데.. 얼굴이 밝아지더라구요..

근데 그런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어째야 할지...




너무 우울한 밤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를 다시 좀 보면 도움이 될지...

우리나라에서 게이가 행복할 수 있나요?  

저 말을 입에 담는것조차 꺼림칙한데... 받아들여야겠죠...

정작 이러면서도 제 주변사람에게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여기 익명을 빌어서 이러고 있네요...



남편이랑 둘이 꽤나 친하고, 당구도 치러 다니고 했었는데 남편이 꽤나 보수적이라..

저런 변태XX들.. 이런 말 몇 번 했어서 안 하려구요...

모르는게 낫겠지요...

소문나면 어떤 취급을 받을지 상상만해도 막 눈물이 나네요...

방금도 검색을 해보다가 뉴스 댓글을 보고 또 울었네요...




너무 우울하네요...

그래도 이렇게라도 말하니까 조금 정리가 되네요.. 신기한 82...



혹시 가족 모임이라던가... 이런 걸 아시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제가 뭘 보면 좀 안정이 되고 이해를 할 수 있을지.. 도움좀 부탁드립니다..
IP : 119.198.xxx.111
4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3
    '11.8.10 1:44 AM (115.138.xxx.115)

    힘들고 맘이 안 좋더라도 내색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것 외에는 님께서 달리 하실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뭔가 바꾸려고 하면 동생분은 더욱 숨으려 하고 숨기려 할 뿐이지
    실제로 바뀌는 건 없을테니까요.

    님도 동생도 힘 내시길 바랍니다.

  • 2. ...
    '11.8.10 1:44 AM (175.214.xxx.135)

    동생분 마음가짐은 속이 꽉 찼네요.
    그게 병이 아니고 또 고쳐질 수도 없는거니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세상편견속에서 기댈 수 있는 기둥이 되어주세요.
    동생분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래요!

  • 3. 전요
    '11.8.10 1:45 AM (222.106.xxx.201)

    동생분이 참 좋은 누나를 두었다고 생각하고, 동생분도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어떤걸 본다고.. 이해를 하시겠습니까? 이해하는게 아니라,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셔야할거같아요.
    앞으로 많은 일이 동생분께 있겠지만, 누나께서 잘 도와주시길 빌어요.
    동생분도, 원글님도 화이팅입니다!

  • 4. 좋은
    '11.8.10 1:46 AM (121.160.xxx.175)

    좋은 누나분이네요.
    누나만 동생분 커플과 만나시는게 좋아요.
    그리고 원글님 생각하신 것처럼 원글님만 알고 계시고..
    부모님이나 남편들이 결혼이야기 꺼내면 그냥 옆에서 듣기만 해주세요.

    사랑을 하다보면, 온전히 둘이서만 감정을 주고받는 것 외에
    나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있다..하고 이야기 하고싶고, 손도 잡고 걷고싶고 그렇잖아요.
    애인있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거짓말해야 하는 것이 동성연애거든요.
    그 한부분에, 숨쉴 틈이 되어주세요.
    동생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구나, 그정도로 받아들여주시면 되요.

  • 5. 하아
    '11.8.10 2:06 AM (211.246.xxx.74)

    꽤 친하던 동성애자 친구들이 몇 있었는데 굉장히 재기발랄한 친구들이었어요.
    어두운 면도 거의 없고 되려 그 비주류감성이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거 같았어요.
    힘이 되어주세요. 그럼 밝고 멋있는 동생을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 6. ...
    '11.8.10 6:45 AM (175.121.xxx.12)

    친구사이 라는 남성 동성애자 인권단체가 있습니다.
    http://chingusai.net/
    제가 볼 땐 여기가 가장 좋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가지 자료도 찾아보시고 궁금하시면 상담도 하시구요.
    상근자가 있으니 찾아가셔서 상담을 받아도 좋을거예요.
    성소수자 인권 단체에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 많으니 새로운 커뮤니티를 맺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곳에 가면 가족 모임같은 것도 있을 겁니다.
    혼자서 속앓이 하지 마시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가장 현명한 방향으로 나가셨으면 좋겠네요.

  • 7. 미니메이
    '11.8.10 7:55 AM (180.70.xxx.185)

    라가와 마리모의 뉴욕뉴욕 추천드려요 ⓑ

  • 8. ...
    '11.8.10 8:29 AM (115.140.xxx.126)

    시간이 필요할 뿐이에요.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꼭 옵니다.
    너무 인위적으로 학습하려하기보다
    천천히 선입견을 지우고 마음을 여셨으면 해요.

  • 9. 문화
    '11.8.10 8:57 AM (211.41.xxx.15)

    이젠 동성애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차이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세월이 더 가면 아마 당연히 받아들여질겁니다.
    정 힘들면 좀 문화적으로 개방된 나라에 가서 살 수 있도록 하세요.
    저도 외국 생활을 하면서 문화라는게 그냥 에티켓 정도로 이해가 되더군요.
    나라마다 많이 다르니까요.
    캐나다 살 때는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길에서 스킨십에 키스 하는 것도 많이 봤어요.
    그래도 주위에서 눈길조차 주지 않더라구요.
    그냥 그 사람의 취향으로 받아들이나봐요.
    그들끼리 퍼레이드도 하고 자~알 사는 것 같았어요.
    죄의식을 가질 필요 남을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제 나이도 50이 넘었지만
    인생은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10. ...
    '11.8.10 8:59 AM (14.52.xxx.174)

    am i blue? 라는 책을 요즘 읽고 있어요.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어요.
    힘내세요

  • 11.
    '11.8.10 9:23 AM (203.218.xxx.121)

    내 동생이니까 결혼하고 아이 낳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시다구요...
    이 마음은 100% 접으셔야 하는 거 아시죠..?
    동생은 여자와 결혼해서 행복할 수가 없는 사람이잖아요.
    원글님보고 여자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라고 하면 말이 안되듯이요.
    사귀는 분 만나시게 되면 그냥 동생 친구 만나듯이 대하세요.
    그리고 요즘엔 결혼 안하고 사는 싱글들도 워낙 많고 해서 그렇게 이상하게 안봐요.
    부모님은 좀 속상하시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구요.
    본인들은 모르시지만 어쨌든 그렇게 낳아주신 걸 어쩌나요..
    남편한테도 부모님한테도 절대 함구하시고 누나니까 보듬어주세요.
    얼마나 힘들게 얘기를 꺼냈을지 그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 12. 괜찮아요..
    '11.8.10 9:48 AM (63.216.xxx.34)

    동생분이 야무지고 알찬 사람인것 같네요...그래도 비주류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텐데...원글님이 잘 보듬어주세요...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동생분한테 힘이 될거에요...말씀하신대로 부모님한테는 절대 비밀이구요....
    결혼안하고 연애만하고 독신으로 사는 사람 쎄고 쎘는데...뭐...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정도로만 생각해도 될 듯해요..

  • 13. 원글님...
    '11.8.10 10:00 AM (211.41.xxx.15)

    편견은 가지면 가질수록 불행해져요.
    독신이 이제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적이구요.
    결혼해서 자녀 낳고 산다고 더 행복한게 아니잖아요.
    그냥 그대로 자신의 삶을 즐기게 도와주세요.
    애틋한 시선 같은것 절대로 보내지 마시구요.
    가끔 ....자유로운 영혼이 부럽다~고 립서비스 해주시면
    동생의 삶에 좀 위로가 될 듯 해요.

  • 14.
    '11.8.10 11:10 AM (119.193.xxx.245)

    누나 자식을 내 자시처럼 여기고 산다는 말에 저도 눈물이 나네요.
    누구보다 힘이 되어 주셔요. 다른 사람 모두 등 돌리고 이해 못해도, 누나이고 가족이니까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잖아요...

    이런게 고민이 되지 않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다시 한 번!

  • 15. 할말은
    '11.8.10 11:40 AM (61.37.xxx.12)

    많은데 이말만 해드리고 싶어요.

    언제 어느순간에서도 동생편이 되어주세요...
    부탁드려요..

  • 16. 순이엄마
    '11.8.10 12:17 PM (110.9.xxx.114)

    누나에게 말할수 있다는것이 동생분에게는 얼마나 큰 기쁨일까.

    참, 어려운 문제이지만. 어느때고 비난하지는 말아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원글님 힘내시구요. 동생분도 꼭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 17. 남동생
    '11.8.10 12:44 PM (59.6.xxx.65)

    근데..게이 선언하는 남자들중에..그렇게 키도 크고 인물도 잘생기고 멋진 청년들이 많다더군요
    너무 곱상하게 생기거나..그런 남자들도 많구요..

    성정체성이 확실히 다르다는걸 본인이 스스로 받아들이게 되면..
    주위에서도 어쩔수없이..그들을 받아주는게 최종적으론 제일 편할꺼에요..

    어디가서 숨어 살아라..꺼져라..이런 시선들..너무 힘들테니까요
    가족이라도 보듬어주세요..어차피 인생 다 세월가고..나이먹으면서 종국엔 늙어가는거니까요..
    너무 우리의 상석선이 아니래도..그냥 그럴수 있다고 인정하는게 최선일꺼에요..

    원글님의 무너지는 마음 이해됩니다..힘내세요..

  • 18. 살 빼고파
    '11.8.10 12:54 PM (115.140.xxx.36)

    그냥 받아들여주세요. 생물학적으로 전체인구의 10%가 그렇답니다. 근데 그걸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를 속여가며 주변을 속여가며 살고 있는 거랍니다. 남동생이 90%가 아닌 10%에 든 것 뿐이라 여기시고, 덤덤히 인정해 주시면 좋겠어요. 전 이제 2돌된 딸이 하나 있는데 얼마전 남편과 그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혹여라도 우리 딸이 다른 여자를 데려와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 하면 그 친구도 허그해주면서 행복하게 살라 해주겠다고요.

  • 19. ..
    '11.8.10 1:20 PM (69.171.xxx.74)

    위에 지금은 113님
    읽으셨다는 그 책은 문제가 있네요.
    "대부분 동성애자들이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너무 많은 시간 잘못된 육아방식이나 가정환경의 혼돈 속에서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동성애자는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입니다.
    되고 싶다고 되고, 되기 싫다고 안되고, 어떻게 키웠느냐에 따라 되고 안되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환경이나 육아 방법에 따라 자기가 동성애자라고 느끼면서도 숨기고 부정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살게 만든 것이지요.

  • 20. 저두요
    '11.8.10 1:47 PM (221.148.xxx.15)

    저두 남동생이 커밍아웃한지 한 2년정도 됐어요. 저도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설마설마 싶다가.. 얘기하는데 너무 속상하더라구요. 저보다 언니가 더 속상해해서 오히려 언니 위로하고 그랬네요. 지금은.. 그냥 동생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동성애자 손가락질 받는 이 세상에서 너무 많이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흰.. 어쩌다 부모님도 다 알게 되셨는데 아직도 인정 안하세요. 계속 결혼얘기 꺼내시구요. 저라도 동생 지지해줄려구요.

  • 21. 흠..
    '11.8.10 1:48 PM (14.55.xxx.238)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그래서 제가 울 남편한테 물어봤어요..우리 아들이 저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느냐고..그랬더니 때려서라도 고쳐놓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구요..가당치도 않다는 식으로...그런데 제생각은 달랐거든요...정말 믿기지 않고 충격적이기겠지만...박혜숙처럼..가족이라도 받아들여줘야 설자리가 있을거 같아요..가족마저 등을 진다면 그아이가 기댈곳이 하나도 없는거잖아요...모두 등을 돌려도 가족이라도 품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윗님들 말대로 병도 아니구...고칠수 있는거며 스스로 고치려 애썼겠지요...세상에는 정말 안되는것도 있으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수밖에 없을거 같아요...

  • 22. 글쎄요....
    '11.8.10 3:09 PM (124.111.xxx.237)

    저는 113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자라온 환경에 의한 후천적인 성격형성,특히 왜곡된 가정의 환경...
    %는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동성애는 모두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다라고 하는 경우는
    다름을 인정해주게되는... 더 자유로움을 주는것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럴경우
    대부분인 일반인들과 영원히 구별되어 격리되어 생각하는 존재로 남게되어버리죠.
    사실도 그렇지않구요.
    이분들이 어떤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선천적이

  • 23. ㅇㅇ
    '11.8.10 3:46 PM (121.169.xxx.133)

    얼른 결혼해서 애낳고.... 이게 동생에게는 최고의 불행일지 모릅니다.
    지켜봐주심이 어떨까요..

  • 24. 눈꽃
    '11.8.10 3:46 PM (211.56.xxx.174)

    동생분의 취향을 인정해주십시오. 받아들이는 순간 또 하나의 삶이 됩니다.
    다큐멘터리 <종로의 추억>이 추천합니다. 영화 상영하면서 감독과의 대화도 수시로 진행되는데, 참 즐거운 게이 인생을 사는 멋진 남자들 보면서 많이 즐거왔습니다. 저도 최근 커밍아웃하고 어쩔줄 몰라 하는 레즈비언 친구랑 함께 봤는데, 황금기를 즐기는 멋진 게이 오빠들 때문에 큰 감명을 얻었어요.
    그리고, 동생분 친구 꼭 초대하셔서 식사 하세요. 많이 맘이 가벼워질거예요.

  • 25.
    '11.8.10 3:51 PM (1.252.xxx.132)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딸이 둘인데 남편하고 그런 얘기도 해봤거든요
    둘 중 하나라도 혹시 레즈비언일수도 있는데 어쩌겠는냐고요
    결론은 남편도 나도 상관없다 였어요
    지 인생이고 그게 본인이 행복한거라면 행복을 찾아 가야한다고요
    남편도 나도 서로를 만나 행복한거지 남편이 나 아닌 다른 여자였으면 행복하지 않았을꺼라 하네요
    그래서 우리 딸도 남자를 만나 행복하지 않다면 그런 인생은 살 가치가 있냐고 했어요
    저도 남편도 전혀 상관 안합니다
    만약 이웃집에 게이들이 살고 있어도 별로 개의치 않을꺼예요
    남의 말이라서 쉽게 하는거 아니구요
    우리딸이 만약이라서 주제로 남편과 심각하게 얘기해보고 내린결론이에요
    이 세상에 남자와 여자 딱 두종류만 있다 근데 서로 무조건 좋아야 한다는 결론도 이상하다 생각해요
    단 하나 똑같은 얼굴도 없고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없으니까요
    저같은 생각 가진 사람도 있으니까 원글님은 울지 마세요
    참 저희 시누한테 물어봤는데 시누도 아들이 게이라고 괜찮데요
    하지만 고모부(시누남편)은 용납 안된다고 하네요
    다들 다양한 생각이 있으니까 무조건 나쁜건 아니에요
    전 남자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이지만 게이나 레즈비언이 똑같은 인간으로 존중받아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26. 태클아님
    '11.8.10 4:34 PM (61.37.xxx.12)

    눈꽃님 <종로의추억> 이 아니라 <종로의 기적> 인것 같습니다. 최근 상영한 영화라면 말입니다.

  • 27. 막연히
    '11.8.10 5:36 PM (121.165.xxx.113)

    잘 모르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뭔 상관일까요.
    단지 생물학적인 행위로서만 상상하는 사람들이 문제 아닐까요.
    행위가 아니라 감정이라면,
    이해못할 것도 없지요.

    내가 아니니까 이해는 잘 안되지만 님도 이해할려고 하지말고 그냥 받아들이는게 좋을거 같네요.

    어차피 이성만 좋아해야 한다는 것도 관념일 뿐이죠.
    이성이나 동성이나 다 안좋아할수도 있고
    이성을 좋아하는게 일반적인 편이고 동성을 좋아할수도 있겠죠.

    어찌보면 다수가 정답이라고 여기는 관념이 문제인지도 몰라요.
    남한테 폐끼치는것도 아니고 단지 좋아하는 대상이 이성이 아니고 동성이라는데 그걸 뭐 색안경끼고 볼일은 아닌거 같다는...

    아마도 선천적으로 아이 만드는 남녀성적 행위 자체에 본능이 없어서 그럴수도 있고요.
    자기 본능이 그러니까 자긴 여자가 아니고 남자랑 사겨야겠구나 할수도 있겠죠.
    나도 이해는 못하지만 어차피 세상은 내가 다 이해하고 사는건 아니니까요.
    내가 이해못하는 다른 사람의 인생도 있다 생각하면 간단할수도 있죠.

    그걸 무슨 큰 걱정거리로 생각하는 자체가 문제 아닐까요.

    자식키우는 재미도 있지만 고통스런 의무도 있으니까 애낳고 키우는게 행복이라는 말도 못하겠네요. 그냥 다수의 관념일뿐.

  • 28. 남동생
    '11.8.10 5:36 PM (115.138.xxx.32)

    저도 30대 게이입니다.
    친한 지인들에겐 거의 다 커밍아웃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또 문화예술쪽이라 오픈되어있는 편이죠.
    그런데 가족들은 몰라요. 저역시도 누나가 두명인데
    글 읽으며 저희 누나가 떠올랐어요.
    어쩌면 누나도 살짝 의심이나 눈치는 챘을수도 있는데 정식으로 얘기는 안했거든요. 더구나 결혼해서 떨어져 살고, 저 역시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죠.

    성소수자에 대해 이해나 동의를 떠나,
    가까운 사람이 한국사회에서 마이너로 산다는게 좀 안쓰러워보일수도 있어서 우울하신거 이해해요. 그래도 너무 슬퍼하진 마세요.
    그 사실을 알기전에도, 알고난 후에도
    동생은 여전히 그대로의 사랑하는 동생이잖아요.

    글 보니 저도 나중에 어떻게 가족에게 얘기해야할지..고민되네요.

    가족이나, 남들에게 말할수있는 고민은 그나마 나은 고민이죠.

    암튼 동생분을 바라보실때
    다르게 보지 마시고,
    일반 이성애자랑 똑같이 봐주세요.

    동성애자나 게이라고 변태나, 자유분방한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성애자중에서도 변태, 자유분방한 사람이 있듯
    다 똑같습니다. 연애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영화 실화를 소재로 한 <밀크>랑 <엑스맨>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왠 엑스맨이냐고요? 저기서 돌연변이 란 단어대신 동성애자를 대입해 보시면
    영화 곳곳에 메시지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감독이나, 이안 맥클렌도 게이이고요.
    특히 엑스맨2는 커밍아웃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 걸작이죠.

  • 29. 남동생
    '11.8.10 5:39 PM (115.138.xxx.32)

    아, 참고로 씨네21북스에서 나온 <게이컬쳐홀릭>이란 책을 추천합니다.
    게이 문외한인 이들에게 좋은 프렌들리한 가이드입니다. ㅎㅎ

  • 30.
    '11.8.10 5:53 PM (210.205.xxx.2)

    한번사는인생 행복하게 살아야죠.. 남동생이 가장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 31. ..
    '11.8.10 6:11 PM (110.15.xxx.153)

    좋은 누님에 좋은 동생이네요.....
    내 동생이니까 결혼하고 아이 낳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시다구요...
    요즘 남자 여자 만나서 결혼해도 애 안낳고 사는 사람도 많잖아요....
    너무 그렇기 때문에 불쌍하다 생각지 마시고 동생이 선택한 삶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누님이 뒤에서 작은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 32. 저도 할말은
    '11.8.10 6:15 PM (203.152.xxx.127)

    많은데 이말만 해드리고 싶어요.

    언제 어느순간에서도 동생편이 되어주세요...
    부탁드려요.. 22222

  • 33. 아는 분의 아들
    '11.8.10 6:45 PM (78.120.xxx.26)

    제가 아는 분 아들이 동성애잡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숨기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아들의 애인과 함께 밥도 먹고,같이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합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여친을
    예뻐하는 것처럼, 아들의 남자 애인도 어여뻐 하고, 헤어지고 그냥 친구로 남은 아들의 옛
    애인과도 오랜 친구같은 관계를 유지하더라구요. 오히려 그 부인 되시는 분은, 손자를 앞으로
    가질 수 없다는 허탈함에 안타까워하지만, 너의 인생이고, 너의 선택이다 라는 판단에는 이견이
    없더군요. 여긴 유럽이긴 합니다만, 굳이 결심하고, 다짐할 것도 없이, 그 아들의 사생활에 대해서 존중해주고,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같이 좋아해주고, 챙겨주는 그 자연스런 마음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그렇게 마음만 먹으면 되는 거거든요. 서로가 행복해지는 방법입니다.

  • 34. ////
    '11.8.10 6:56 PM (211.172.xxx.235)

    남동생이 선택해서 그렇게 된건 아니자나요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봐주세요...

    남동생옆에 그렇게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 한명은 있다고 느껴야,,,

    남동생도 덜 불행할것 같아요...

    전 제 남동생이 성소수자라고 말해도 아 그래? 그러고 말것 같아요...

    전 이전부터 성소수자에게 오픈마인드였습니다...

    그사람들이 저한테 피해준것도 아니고...

  • 35.
    '11.8.10 8:08 PM (211.196.xxx.39)

    원글님, 제가 이 글을 이제야 보았는데요.
    책 한권 추천합니다.
    그리고...동생에게는 그래도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가족이니 의연하게 대해 주세요.
    동생이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을 보니 정말 잘 자란 좋은 사람이네요


    GAY CULTURE HOLIC-친절한 게이 문화 안내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지음/씨네21북스 펴냄
    이성애가 자연스러운 딱 그만큼, 동성애도 자연스러울 수는 없는 걸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한국에 꼭 필요한 게이 문화 안내서를 만들어보자!”라는 일념으로 지난 2년간 준비해온 책이 나왔다. 게이들이 직접 팔 걷어붙이고 게이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 36. 온살
    '11.8.10 9:37 PM (180.66.xxx.84)

    전 처음엔 동성애혐오자, 그다음엔 그냥 불편한정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진보를 지지하면서 성소수자에겐 불편한 제 자신의 모순을 항상 숙제로 안고 있었죠.
    그런데 (불편해도 괜찮아)란 책을 읽고 완전히 받아들일수 있게 되었어요

    님. 보세요. 세상이 다 손가락질 할거 같지만 여기에도 지지하고 인정해주는
    40명 넘는 사람이 있잖아요. 남동생도 행복해야합니다

  • 37. 도토리부인
    '11.8.10 10:31 PM (110.8.xxx.131)

    세상엔 너무사랑해서 결혼한 남녀도 죽네사네 하며 이혼하구요...
    저처럼 결혼12년차인데도 아기가 없는 부부도 있어요...
    사실 결혼해서 10년 넘으면 남녀의 사랑도 퇴색하고 그냥 가족처럼 사는데
    이성애만이 꼭 정답은 아니죠...그런 사람들의 숫자가 많은 것뿐이죠..
    꼭 이성과 결혼한다고 행복한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의 시선보다는 본인의 행복이 젤 중요하잖아요
    동생분에게 힘주세요

  • 38. ..
    '11.8.11 1:19 AM (58.140.xxx.127)

    이 사이트에서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자주는 아니고 아주 가끔씩 와서 눈팅하는 20대 후반 게이입니다. 20대 후반이지만 나름 사자 들어가는 전문직에 슬슬 주위에서 결혼압박이 들어옵니다. 저도 누나가 있는데 내색은 안하지만 누나가 대충은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부모님은 매우 보수적인 분들이라 아직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만 언젠간 누나에게 털어놓을 예정입니다. 그나마 남동생이 있어서 심적인 부담이 덜합니다만 가끔씩은 이땅에 게이로 태어난것 자체가 원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2살 어린 애인이 있습니다만 애인을 당당히 남자친구라 소개하지 못하고 저의 연애 자체를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 아주 많으니까요.

    아무튼 남일같지 않아서 지나치지 못하고 리플 답니다. 아마 남동생이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였다면 게이라는 사실-성적취향-이 바뀌진 않을겁니다. 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노력해 보는건 어떨까요? 동성애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심도있게 접근한 도서나 영화들도 좋지만, 저는 요즘 미국에서 한창 인기 많은 modern family라는 드라마를 보시길 추천합니다. 시트콤 수준의 가벼운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거기 gay married couple이 나오고 그 중 한명의 누나는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는 주부이며 부모님도 그 게이커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일상에서 겪는 좌충우돌이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일단 드라마 보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게이 커플들 이야기를 접해보세요.

  • 39. ..
    '11.8.11 1:20 AM (58.140.xxx.127)

    한번 심각하게 생각하면 한도끝도 없이 심각해지거든요. 있는 그대로의 남동생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시길 바랍니다..

  • 40. .
    '11.8.11 2:42 AM (114.205.xxx.5)

    대학 다닐 때 교양과목 숙제로 퀴어영화제에 가서 아무거나 보고 감상문 제출하라는 게
    있어서 우연찮게 서양사회에서 동성애자를 어떻게 봤었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감상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시대는 기억이 안나지만 흑백필름으로 당시에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담은 거니까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니겠지만..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저 위에 목사님이 쓴 책에 대한 내용 쓰신 분. 그 다큐멘터리 보여드리고 싶네요.

    서양역사에서 동성애자는 일종의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뇌를 해부하더군요.
    지금의 해부학같은 접근이 아니고 머릿속의 병을 고쳐보겠다는 무지한 시도로..... -_-
    우리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라고 하는 서양 사회에서도 게이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거
    누구나 다 아실꺼에요. 가끔 AFN같은데 틀어놓으면 몰래카메라 같은 거 할 때가 있는데
    거기서도 단골소재가 사람들이 다 같이 앉아있는 레스토랑에서 엄마와 아들로 연기자들이
    앉아 아들이 게이라고 커밍아웃하면 그 엄마가 미친X라고 소리소리지르며 아들을 몰아붙이죠.

    그러면 옆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건데 거기서도 비교적 소수가
    당한 아들역을 한 연기자를 달래주는 게 나와요.
    그거보면서 미국서도 저런데 우리나라에선 오죽할까 싶었어요.

    동생분. 아마 그 얘기 누님한테 꺼내기 굉장히 힘들었을꺼에요.
    저도 제 동생이 그 얘기 저한테 했을 때 한 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막연한 짐작과 확인사살의 갭은 하늘과 땅 차이였죠.

    지금은 동생의 영원한 버팀목입니다.
    동생이 혹시나 가족을 만들지 않고 여생을 살게 된다면 그 모든 울타리는 제가 되어 줄꺼거든요.
    지금은 누님도 힘드시겠지만 동생분 얘기 많이 들어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담담해지실꺼에요.

    그리고. 저 위에 그 목사님 책 얘기하신 분.
    성적취향이 아버지가 가정에서 롤모델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라니 -_-;;;;;;;;
    책 좀 읽으세요 책 좀. 그런 책 말고 제대로 된 책. -_-;;;; 아 화나

    그럼 저는 레즈비언이 일억번은 되어야 했습니다.
    엄마 미안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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