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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들...

aflo 조회수 : 1,071
작성일 : 2011-08-03 01:59:43
새벽에 센치해져서 글 남겨 봅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이젠 십 오년이 다되어 가요.
어릴 적엔 우르르 몰려다니며 재밌는 일도 많았고,
서로에게 참 중요한 사람이었죠..

헌데 십 오년이 지나 단짝으로 남은 다섯명은
참 많이 달라졌어요.
아니 저만 달라진 것 같기도 하네요.

저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다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첫 째 낳고, 둘째 낳고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템포대로 잘 살아가고 있어요.

저만 친구들과 다르게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죠.

고등학교 땐 모두 비슷한 것 같았는데..
대학을 가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향이며, 취미며, 돈 씀씀이며,
조금씩 틈이 보이더니 이젠 저만 너무 다른 사람같아요.

다섯명이 만나면 네 명이 즐겁게 하는 대화를 웃으면서 지켜보지만
솔직히 마음 한 편이 쓸쓸 합니다.

유대관계가 예전 못지 않고 만나는 횟수도 살아가는 사이클이 다르다 보니
저만 점점 줄어들게 되고, 대화의 내용도 달라지네요.

그런 느낌을 받은 지 오래됐지만 모두들 소중한 친구니
참고 잘 만나야 겠다 생각했지만..

왠지 이번 주 주말 약속이 두렵네요.
또 가서 아이들 이야기에 웃어주기만 하고, 별 다른 이야기도 없이
와야 되나 싶네요.
이젠 제 이야길 궁금해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저도 이젠 친구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결혼식, 돌잔치, 장례식..이런 일들만 챙기게 되는 사이인 것 같아요.
힘들어서 전화하는 일도, 기뻐서 전화하는 일도, 때론 궁금해서 전화하는 일도 없이..
그저 친구들이 만나면 일하러 나가는 것 처럼 나가
되도록 친구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 하네요..

친구들 한 명, 한 명과 좀 더 마음을 나누고 싶은데..
더 이상 이렇게 다섯명이 모이는 모임이 버거워 져요..
어떻게 해야 할 지..참 속상해서 하소연해봅니다.
IP : 222.233.xxx.15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8.3 2:10 AM (122.34.xxx.15)

    함께 여행을 가는건 어떨까요? 시간맞추기 정~말 힘들겠지만.. 가보면 공통의 추억이 생겨서 두고두고 그 얘기 하게되거든요. 다시 함께하는 기억을 만드는 것이 친구관계든 가족관계든 참 중요하죠..ㅎ

  • 2. ...
    '11.8.3 2:14 AM (211.246.xxx.114)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마음씀씀이가 이쁘십니다. 하지만 미혼과 기혼은 너무 달라요. 그 친구들과의 관계에 비중을 많이 두지 마시고, 공감대를 나눌 친구들을 새로 만드세여. 저도 지금 젤 친구들 6명 중 1명만 대학동창이고 나머진 사회서 만났어요. 기혼친구들은 다 멀어졌구요. 어쩔 수 없어요.
    그 모임도 굳이 나가지 마세요. 차라리 동호회 나가시고, 같은 미혼 친구들을 만드세요^^

  • 3. 제경우
    '11.8.3 2:20 AM (218.49.xxx.36)

    무리의 친구들 하나둘 결혼하기 시작하면서 나머지 친구들도 다들 초조해했었어요..
    꼭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걍 다들 하니 해야하나부다......당위성이 생기면서 가장친한 친구보다는 빨리 하려고 노력했네요... 그 친구가 먼저하면 너무 외로울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 친한친구 제가 먼저 결혼하니까 한마디 했어요.....야, 너까지 가는거야......

    저도 음님처럼 생각이 같아요,,,적당히 타협하면서 남들 하는대로 하는거 뭐 괜찮다고 봐요

  • 4. 원글이..
    '11.8.3 2:29 AM (222.233.xxx.152)

    댓글 고맙습니다. 약간 쓸쓸했었는데 많이 위로가 되네요.^^
    살아가는 긴 시간에 비하면 잠시 서로 멀게 느껴지는 건 사소할 수도 있다 생각하고,
    조금 마음에 여유를 가져볼까 합니다.
    가치관이나 취미가 비슷한 분들과의 모임도 더 활발하게 가지구요...
    언젠간 친구들도, 저도 비슷한 느낌으로 살아가는 날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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